배낭여행/18 멕시코

마야의 땅 멕시코 9(멕시코 시티)

코렐리 2018. 11. 26. 20:42

2018.9.28.(금)

아침식사가 아주 훌륭하다. 원하면 이곳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집 만의 장점이다. 건물 옥상에 일부 지붕만 얹은 이 식당 겸 바 한 켠에는 낭만적인 모양새의 돔은 아래층 채광을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한 것 같다. 멕시코 시티 아침의 거리가 내려다 보인다. 남쪽 지방은 더웠지만 이 곳 멕시코 시티의 아침과 저녁은 제법 선선하고 때로는 쌀쌀하디까지 하다.




가진 돈의 전부다. 소매치기 당한 1,200페소가 수중에 더 있었다면 여유 있게 다녔을텐데 아쉽다. 그렇다고 해외 은행에서 현금서비스 받기도 싫었다. 빠듯하게 살아도 보는 거지 뭐.


이 날은 여유롭게 뭉기적거리다가 10:00 정도에 숙소를 나섰다.



소깔로 한 켠의 잡지 가판대


이곳에도 록뮤직이 꾀 활성화 되어 있는 모양.





카테드랄



소깔로의 대형 국기



카테드랄 안으로 들어가 봤다.


스페인의 카테드랄들과 비교를 하자면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곳은 아메리카 대륙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며, 또 가장 아름다운 대성당이라고 한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태양의 신전 Cuauhshicalco를 허물고 이 대성당을 지었다고 한다. 그 신전은 그대로 내버려 두고 다른 땅에 카테드랄을 세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신전이 어떤 모습인지 무척 궁금하다.


1524년에 건축을 시작해 240년이 소요되어 완공된 이 성당은 고딕, 바로크, 르네상스, 네오 클래식 등의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있다. 5개 중앙제단과 14개 채플이 설치되어 있고, 외관에는 2개의 종탑에 16개의 종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은 과달루페의 성모라는 이름의 종인데 무게가 12톤이나 나간다고 한다.

여기저기 공사중인 이유는 지반이 약한 탓에 조금씩 서서히 가라앉고 있어 보수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란다.

안으로 들어가면 황금빛 찬란한 내부 장식이 눈을 압도한다. 한 쪽에 아기의 세례가 진행중인 것이 눈에 들어온다.


황금색 제단


기둥은 고딕양식, 천장에 보이는 여러개의 돔은 르네상스 양식이고, 거대 파이프오르간이 보인다.






검은 예수상도 인상적이다.



여기저기 기도하는 주민들의 경건한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거대 광장인 쏘깔로를 기준으로 북쪽엔 카테드랄이 위치하고, 동쪽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일부 행정부가 들어서 있는 국립궁전이 면해있다. 궁전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카테드랄과 국립궁전 사이에 옛 마야인들의 복장을 한 일단의 사람들이 연출하는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 줄을 선 사람들은


이들 고대 마야인으로 분한 사람들이 피우는 연기를 몸에 쏘이기 위해서다.


나쁜 기운을 몰아내 준다나...


눈길을 끄는 화려한 복장이 무척 인상적이다.



이들은 관광객을 위해 매일 이 퍼포먼스를 벌이는 것 같다.





이 곳에서 국립궁전의 관광객 입구가 있는 골목으로 들어서면 멕시코시티 도착 첫날 숙소를 찾기 위해 헤매던 음침하고 으슥하던 그 골목인데 낮에는 장사꾼들과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다. 숙소에서 나오기 전에 가이드북을 확인했어야 했나보다. 국립궁전은 무료지만 신분증을 확인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숙소가 가깝고 볼거리가 근처에 몰려있다 보니 귀찮은 짐은 최대한 두고 카메라만 들고 나온 참이었다.


국립궁전은 뒤로 미루고 템플로 마요르부터 가보기로 했다. 벌써 적지 않은 사람들이 코스이동을 하며 관람중인 모습이 보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입장권을 사기 위해 관광객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다. 일요일에는 무료입장이어서 장사진이라고 한다. 다음날 보는 것 보다는 이 날 보는게 나을 것 같았다


얼마간의 기다림 끝에 손아귀에 쥔 입장권.




템플 마요르는 14~15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터만 남아있는 이 신전은 높이 40미터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꼭데기에는 전쟁과 태양의 신인 Huitzilopochtli의 사당과 비와 다산의 신인 Tlaloc의 사당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스페인 정복자들이 이를 파괴하여 자신들의 건물을 짓는데 사용하고 남은 터는 묻혀 있다가 나중에야 발굴되었다고 한다.



















코스 끝은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과 연결되어 있다.


이 곳엔 멋진 볼거리가 많다.
















최대 볼거리 중 하나인 꼬욜하우끼의 석판.













박물관 관람까지 마친 나는 숙소로 다시 발길을 잡았다. 카테드랄 뒤로 이동하다 보니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는 한글이...


숙소에 거의 코앞에 다다르자 아 이게 뭐냐. 많은 사람들이 이걸 사먹는다. 맛있나보다. 잘됐다. 점심 먹을 때도 이미 지난 시간이고 주머니는 그놈의 소매치기를 당한 뒤 얄팍해졌으니 저렴하고 맛있는 길거리음식이라면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


굽지 않고 튀긴 께사디아인가 보다. 만두처럼 속을 넣어 튀긴 음식 위에 야패와 치즈를 얹어준다.


나도 이 곳 주민들과 같이 가게 앞 의자에 앉아 길거리 음식을 즐겼다. 저렴하기도 했지만 맛이 아주 좋아 만족스러운 점심식사가 됐다. 길거리 음식이지만 멕시코에서 먹어 본 중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역시 길거리 음식이라고 무시할 건 못된다는 사실.



이 숙소 Hostel Amigo Suit는 멕시코시티에서 마지막 3일을 머물렀는데 친절도, 시설, 음식 등으로 강추할 만하다.


음료수 없이 짭짤하게 튀긴 음식을 먹고 나니 음료수가 땡긴다. 호스텔 프론트에 있는 것으로 하나 꺼냈다.




잠시 쉬었다가 여권을 들고 나시 국립궁전으로 향했다. 이들은 아직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었다. 녹록한 직업은 아닌듯하다.





다시 국립궁전의 입구로 통하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신분증을 맡기고 방문객 패용증을 받아 목에 걸고 들어간다.


낭만적인 모양새의 아치형 입구



이 건물을 세운 건축가는 아치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모양이다.


이 곳은 아스텍의 황제 목테수마의 궁전이 있던 자리였으니 정복자 코르테스가 총독부 건물을 세웠고 지금은 매년 915일 성대한 독립기념일 축제가 벌어지는 곳이라고 한다.


건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는 디에고 리베라가 1951년 완성한 거대 벽화 Mural부터 눈에 띤다. 인물을 다닥다닥 빼곡하게 그려넣은 내용은 원주민의 부흥, 스페인 침략, 멕시코의 독립 등 역사적 사건을 8개의 장면으로 나누어 하나의 대서사시로 그려낸 작품이다. 인물 중에는 프리다 칼로도 보인다.




나찾아봐라~~~




가는 곳마다 보이는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 보는 재미는 여간 쏠쏠한게 아니다.









그 외에도 베니토 후아레스 대통령의 기념관, 1800년대 의회 홀 등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이곳을 보고 나와 숙소로 돌아와 옥상의 카페로 가봤다. 후안은 아직 출근을 안 한 건지 보이지 않는다. 맥주 한 병 냉장고에서 꺼내 마시고 잔돈이 없어 쪽지를 써 놓고 나왔다.  


숙소에서 퍼지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레코드 가게를 한 번 찾아가 보기로 했다. 가까운 곳에 구글 지도상 레코드 가게가 표시되어 있어 그 중 하나 가보기로 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찾아간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지도상으로는 이곳 주변이 틀림없었다.


헛걸음질을 뒤로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오니 후안은 아직도 바에 없었다. 또 한 병의 맥주를마신 뒤 쪽지 내용에 마신 맥주 내용을 추가해 적어 놓았다.


저녁식사 시간 18:00가 되어 콜롬비아 친구와 옥상으로 올라가 보았다. 무료로 제공되는 식사 치고는 진수성찬이었다.


마카로니는 맛깔스럽게 마요네스에 버무렸고, 호박 볶음도 아주 훌륭하다. 역시 오이, 삶은 감자와 햄 등을 마요네스로 버무린 스페인식 샐러들도 맛있고 무를 절여 만든건지 시큼한 닥광 같은 맛의 애피타이저도 김치 대용으로 아주 좋다.




소화도 시킬 겸 숙소에서 가까운 레코드 가게로 가봤다. 레코드 가게 치고는 아주 화려하고 멋진 건물 안에 있다.


대형 매장에는 거의 CD가 대세이고 LP는 입구 왼쪽으로 소량 구색만 맞춰 놓은 것이 고작이었다. 중고는 없고 전부 신품이었다. 멕시코의 록뮤직이나 멕시코 프레싱의 영미 록뮤직반을 구하겠다는 생각은 물건너 갔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소년 버스커.

어린 소년이지만 기타가 싸구려로 보이는 형편없는 물건이었지만 그는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였다소년에게 현지인들에겐 결코 작은 돈이라 하기 어려운 50페소를 내놓고 엄지를 치켜세운 뒤 장차 큰 뮤지션이 될거라고 격려했더니 지나가다 동전을 넣던 한 아주머니가 나를 흐믓한 미소를 띠우며 나를 본다.


돌아와 보니 후안이 와 있었고 미나와 또 다른 멕시코 젊은이가 와 있었다. 낮에 마신 맥주값을 지불하고 미나가 마시던 칵테일이 특이해 보여 나도 주문해 봤다. , 이게 재료였더냐. 이건 좀 아니다 싶어 말까 하다가 호기심이 발동됐다.


아 이거... 이건 좀 아니다. 군대에서 진급식에 억지로 퍼먹이는 이상한 술 용도면 딱이다. 오기가 생겨 다 마셨지만 별로 느낌이 좋지 않다.


방으로 돌아가 쉬다 보니 한스 영감님이 돌아와 오늘 관람한 레슬링 이야기를 하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내일 같이 보러 가자고 했지만 사양했다. 어린 시절엔 김일의 박치기에 열광했지만 성인이 된 지금 레슬링엔 별 관심이 없는데다. 게다가 주머니에 돈도 간당간당 하는 주제에 가긴 어딜 가냐. 옥상 카페로 올라가 맥주를 마시자는 제안에는 나도 벌떡 일어났다. 10:30에는 프레디도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