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8 멕시코

마야의 땅 멕시코 8(구아나후아토/멕시코시티)

코렐리 2018. 11. 26. 20:38

2018.9.28.(금)

내 방에 바깥을 내다 볼 수 있는 방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건 현관에서 내다 본 사진.


이런 잠은 나름 충분히 자고 09:00에 일어났다. 더 잘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이 도시의 볼거리가 너무 많았다.



밖으로 나오니 일장기는 왜 있냐. 일본인이 주인인건지. 이래저래 비추 호텔이다.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고약한 냄새는 지금까지도 비위가 상한다.


아침에 보는 후아레스 극장. 내부를 공개하는걸로 아는데 왠지 이 날은 공개를 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날은 이 도시에 축제가 있는 날이었고 모든 전시관이 문을 열지 않는다. 아 염병. 축제는 항상 반가운 일이지만 이들의 퍼레이드는 특색도 없이 시시하고 재미가 없다는게 문제였다.



우니온 정원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버스킹이 인상적이다. 실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나는 삐삘라 기념상이 있는 전망대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승강장으로 갔다.




전망대에 오르자 전날 밤부터 저 알에서 조명받은 채 자그맣게 보이던 기념상을 보니 규모가 매우 큰 편이었다.



전망대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은 도시 전체가 내려다 보였다.





내려가는 길에 만난 재활용품 수집 노동자 이 언덕빼기에서 djsej로 치열하게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자 인생의 무게가 숙연하게 느껴진다.



축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전망대에서 내려와 라 빠스 광장에 와서였다. 처음엔 어? 축제가 있네? 멋도 모르고 대박이라며 즐거워했다.



헌데 평범한 퍼레이드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아 광장에 면한 성당으로 들어가 보았다. 화려한 장식과 성상과 성물을 꼼꼼히 둘러본 뒤 나왔다.










라 꼼빠니아 데 헤수스 교회로 가봤다.


1765년에 지어진 것으로 핑크색 외관은 칠한 것이 아니고 자연석 그대로의 색이라고 한다.



내부의 실내장식과 성화 등은 그다지 눈길을 끌만큼 뛰어나지는 못한다.






그 가까운 곳에 구아나후아또 대학이 자리잡고 있다.  


건물 하나 달랑 있는데 대학이란다.


하지만 대학의 석조 건물은 빼어나게 아름답고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10:40이 되어 아점을 먹기 위해 현지인들 사이에 인기있다는 TRUCO 7이라는 식당을 찾았다.




이 곳에서 백포도주 잔술(65페소)


쇠고기요리(155페소)를 주문했다. 다양하게 접시에 담았다.


쇠고기는 양이 많지만 질기고 다양하게 얹은 음식은 그닥 맛있진 않다. 이 곳에서 식사를 하며 충분히 쉰 다음 밖으로 나왔다.






퍼레이드는 쉬지 않고 계속되었다. 곳에 따라서는 퍼레이드 행렬과 구경꾼들로 인해 이동 자체가 쉽지 않았다.






상황이 해제되고 나니 쓸만한 숙소가 여기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 젠장.



디에고 리베라 박물관을 찾았다. 아 젠장 이 곳도 문을 안열었다. 날 잘 못 잡아 왔다. ㅠㅠ










이달고 시장도 가봤지만 그닥 살건 없었다.



이건 뭘까. 돼지 껍데기 튀기게 아닐까 싶어 맛보고 싶었지만 이미 아점을 푸짐하게 먹고난 뒤였다.




12:50부터 터미널로 갈 교통편을 찾기 시작했다.



아뿔싸. 전시관 개방은 안한다 하더라도 차량 운행은 해야할거 아니냐. 속이 타기 시작했다. 버스는 어쩌다 한 대 오기는 했는데 터미널로 가는 차는 아니었다.

 






가까스로 택시를 잡아타고 터미널에 간신히 도착했고 14:20에 출발하는 차량을 간신히 탈 수 있었다. 도시는 아름다웠지만 숙소 잡느라 헤매고 도시를 빠져 나오느라고 몸부림 친걸 생각하면 지금도 아득하고 지겹다.



멕시코시티의 터미널에서 내려 다시 지하철을 탔다. 1200페소가 들어있던 지갑이 없어졌다. 소매치기 실력 참 대단하다. 갯늠쌔이... 지하철을 나오니 추적추적 비가왔다. 18:00 정도가 되어 마음에 드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냈다. 바로 이 곳 Hostel Amigo Suit.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하소연하니 생각지도 않게 이틀 숙박비 160페소에서 60페소를 감해줬다. 작은 친절이지만 소매치기 당한 섭섭함도 금새 날아가 버렸다. 아침 뿐 아니라 저녁도 제공한다는 반가운 안내도 남은 비상금 1000파운드로 버텨야 하는 내겐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었다.


정해진 방으로 가봤다. 벌크침대 두 개의 4인실이었다. 화장실도 샤워실도 깨끗했다.



조금 있으니 컬럼비아 출신의 여행객 프레디도 들어왔다. 그는 통성명과 출신국 외에는 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로 영어를 할 줄 몰랐다. 꼭데기층 바 겸 식당으로 가보니 벽도 없고 테이블도 정리가 되지 않고 의자도 쌓아놓은 그런 곳이어서 바 또는 식당이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하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음식은 최고였다. 거기에 맥주 한 병 보태니 더 바랄게 없었다. 볶음밥, 호박요리도 맛있고 파스타 등도 맛이 아주 좋았다.


저녁식사 후 바텐더인 후안, 먼저 와서 바텐더와 이야기를 나누던 독일 처자 미나와 더불어 맥주를 마셨다. 소매치기 당한 사건에 열을 내고 떠드는걸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니 그 섭섭함도 많이 가라앉고 그 사건은 곧 잊게 되었다. 조금 있으니 역시 독일 출신으로 나중에야 같은 방 룸메이트 한스 영감님이 합류하고 함께 맥주 마시며 간만에 수다를 떨었다. 이들과 맥주 몇 병 마신 뒤 22:30쯤 내려와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