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27.(목)
떼우띠우아깐에 들러 유적을 관람한 뒤 곧바로 구아나 후아또로 이동할 날이었던 만큼 서둘러 일어난 시간은 07:40. 08:00쯤 준비를 완료하고 아침식사를 기다렸다. 주방엔 아무도 없고 식탁은 정리되지 않았다. 08:05쯤 프론트에 문의했다. 반응이 황당했다.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처자가 아직 안와서 그래요.”
너무나도 별거 아닌 것 같은 표정과 담담한 반응에 놀랐다. 조금도 미안해 하거나 문제를 인식하는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개념 부족한 사람들과 실갱이 해봐야 실익도 없을 터였다. 아침을 안벅고 나가자니 적당한 아침식사 카페를 찾아야 했고, 그러자니 시간만 더 뺏길 것 같았다. 08:38이 되어서야 문제의 차자가 늦은 사람 치고는 당당하게 나타났다. 당신 때문에 나의 thwdgks 38분이 날아갔다고 하면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길래 나한테 화를 내냔 대답이 돌아올게 틀림없었다. 끓어오르는 화를 참고 아침식사를 요구했다. 엥 이게 뭐냐? 나하고 지금 소꿉장난 하자는거냐? 아님 고양이 밥이냐? 화가 나는게 아니고 어이가 없었다.
큰 그릇에 아침식사가 될만한 양을 달라고 했다. 아 젠장 그냥 떠날걸 난 짐 여기서 얘네들하고 뭐하는거냐. 처자는 그제서야 지배인으로 보이는 놈에게 그래도 되느냐고 묻고 그놈이 그렇게 하라고 한 뒤에야 설득력 있는 양을 내놓았다. 우유도 ㅂ어먹을만큼을 다시 요구하니 그제서야 마지못한 듯 더 줬다. 세상 살다살다 이런 희한한 게스트 접대는 처음 봤다. 두 번 다시 안오는건 당연지사지만 절대 비추 하우스다. 글쓰다 보니 아직도 욕지기 나온다.
네버추천.
이 집에서 먼지를 털고 나온 시간은 08:80분. 웬수 때문에 예정시간보다 30분이나 늦었다.
지하철을 타고 Autobuses del Norte역에서 내려 터미널로 갔다.
테우티우아칸 가는 버스 테켓 부스를 찾아 표를 구입했다. 돈 내고 표와 함께 돌려주는 거스름돈을 보니 50페소 장난질 친 것 같다. 왕복 버스표 52+52=104페소다. 200페소 주니 96페소가 아닌 46페소 준다. 큰 돈도 아니고 실갱이 하기 싫어 그냥 버스승차장으로 가 09:50차를 탔다.
1시간 정도 달린 끝에 도착한 테우티우아칸 입구.
1번 출입구로 들어가자마자 우측에 보이는 께살꼬아뜰 신전과 요새는 그냥 한 번 전체를 관망한 뒤 이동했다.
유적지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넓어 위압감부터 들 지경이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가는 동안 다른 유적지 같았으면 눈여겨 보았어야 할 정도의 축조물이 이정도면 하찮게 느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곳이었다.
잔디가 깔린 녹지 유적터를 지나면 죽은자의 길이 나온다.
드디어 도달한 태양의 피라미드. 이제까지 본 마야의 피라미드 중 규모가 가장 큰데 그 정도가 다른 유적의 피라미드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멕시코에 왔다면 이 곳은 반드시 봐야 할 가장 중요한 유적으로 보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급경사인데다 규모가 커서 짓누르는 태양의 열기와 함께 오르는데는 만만치 않은 힘이 소요된다.
꼭데기에 올라 기념촬영.
저 쪽에 달의 피라미드도 보인다.
지대가 높은 덕에 뙤약볕 아래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 휴식하기에 좋다.
경관을 내려다 보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내려와 죽은자의 길을 걸어 달의 피라미드 방향으로 갔다.
달의 피라미드까지의 거리 역시 만만치 않다.
이 곳 달의 피라미드는 비교적 규모가 작아 오르는데 크게 노력을 들일 필요는 없었다. 크기가 작아 이ㅐ 곳을 달의 피라미드라고 이름했나보다.
기념 촬영 후
주변을 둘러본 뒤
내려와 오른쪽으로 보이는 께쌀빠빨로뜰 궁전으로 가봤다. 이 곳엔 멕시코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문양과 부조가 눈길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공간이 있다. 여기까지 왔다가 이거 놓치고 가는 사람이 있다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는 셈이다.
충분히 구경한 뒤 가까운 2번 출입구로 나가니 기념품점이 즐비하다. 마음에 드는 모자(300페소)가 있었지만 이미 쓰고 있는 모자도 있는데 짐이 될 것 같아 멕시코 시티에서 사기로 마음을 굳혔다. 결국 그 모자는 비슷한 것은 만났지만 같은 것은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멕시코시티의 북터미널로 돌아와
구아나후아또로 가는 버스편을 알아봤다. 이 곳 터미널은 어마어마하게 규모가 크고 전국 각지로 가는 차편이 다 있고 버스회사도 원낙 난립하고 있어 적당한 부스를 찾는것도 큰 문제였다. ADO는 가는 편이 없고 프리메라 플루스 버스편이 있었다.
16:00발 버스편을 구입한 뒤 식당부터 알아봤다.
나가서 먹고 올 시간은 없고 안에서 해결해야 했다. 패스트푸드라 해야 왠지 엉성했다. 주문 후 계산하니 이런거 준다. 헐...
나온 음식맛은 생긴것과 똑같았다. 만족도? 이거 왜이래? 다 알믄서...
바로 옆 커피숍에서 커피한 잔 사다가 동전을 하나 떨어뜨렸다.
이게 또르르 굴러 한켠 벽에 세워둔 테이블 뒤로 들어가버렸다. 그걸 치우니 내 동전보다 더 비싼 동전이 나온다. ㅋㅋ
커피 한 잔 마셔 주시고
어쨌든 버스를 타고 보니 이 곳엔 이어폰도 주고 시설도 ADO보다는 나았다. 문제는 내자리에선 고장인지 이어폰이 쓸모가 없었다.
역시나 먹거리 준다.
어쨌든 출발한다.
21:30 구아나후아또에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멕시코시티로 돌아갈 17:00발 버스표(645페소)부터 구입했다.
터미널 밖으로 나가 시내로 들어갈 버스는 22:00가 넘어서야 도착했다. 20분정도 가니 시내 중심부에 도착한다.
이 곳은 차량들은 지하도를 따라 운행되고 그 위로는 사람들만 다니고 이따금 소형 차량만이 어슬렁거린다. 도시 분의기는 보통 아기자기한게 아니다.
파스텔 톤의 건물색과 낭만적이 모양새의 가로수와 화려한 외벽의 성당 등이보인다. 밤이 되어 더 없이 아름다운 이 거리를 걷는 기쁨은 매우 컸다.
가다 보니 자그마한 노천극장이 나온다. 이 곳엔 유명한 음악대학이 있다고 하는데 고풍스러운 의복을 입은 청년들이 단체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좀 더 일찍 도착하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정도였다. 그게 끝이었다. 공연이 재개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계속 앉아 있었다. 모두 한 켠에 앉아 있고 두어명만 남아 뭐라고 뭐라고 떠들며 관객을 쉬지 않고 웃기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결국 공연 재개는 없이 공연팀도 관객도 이내 흩어졌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도 일어섰다.
예약은 하지 않았지만 정해둔 숙소 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거리는 무알콜 상태에서도 취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라 빠스 광장과 광장에 면한 성당.
라 빠스 광장의 동상.
후아레스 극장. 이 곳에서 홍콩인으로 보이는 청년이 사진을 찍어 달라며 말을 걸어왔다. 나는 구경도 더 하고 숙소도 잡아야 했던데다 그가 별로 호감이 가지 않았다. 사진만 찍어주고 인사 잠깐 나눈 뒤 나는 나대로 내 갈길로 갔다.
돈키호테 박물관앞을 지키는 돈키호테.
이 근처인 것 같은데 찾는 게스트하우스는 눈에 띠지 않았다.
이 곳은 워낙 유명한 관광도시여서 숙소가 비싼데다 시설은 그 값에 미치지 못했다.
찾다찾다 못해 한 숙소를 잡았는데 300인가 불렀다. 이 곳이 싼 곳임은 이 곳을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다가 다른 곳은 상당히 비싸다는 사실을 알고서야 알게 됐다. 다시 갔을 때는 이미 문을 닫았다.
더 고약한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방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의 게스트하우스에 문을 두드리니 한참만에 한 노인이 문을 열었다. 아무리 봐도 노쇄한 정도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정도가 아닌 것 같은 노인이었다. 문도 간신히 열고 걷는 모양새도 쉽지 않아 보였다. 어디에도 창은 없는 답답한 공간인데다 현관 중앙에 큰 사다리를 놓은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보여주는 방에도 창은 없었다. 내가 들어온지 얼마되자 않아 한 덩치큰 청년이 들어왔다. 멕시코인인 듯했다. 아깝다는 생각을 누르지 못하며 600페소를 낸 뒤 노인이 내미는 숙박계를 적시 시작했다.
이름을 쓰자마자 노인은 내 이름을 가리키며
“놈브레! 놈브레!”만 끝없이 되뇌었다.
놈브레는 에스파뇰로 이름을 말한다.
“이 건 제 이름이 맞습니다.”
노인은 계속 날 보며 놈브레 놈브레만 계속 되뇌었다.
복장터져 미칠 지경이었다. 왜 남의 이름을 가지고 시비를 거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노인은 내 이름을 보며
“세상에 이런 이름이 어딨어. 똑바로 적어.”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노인의 나이로 보아 90은 족히 넘어 보이는데 내가 외국인이어서 스페인식 이름과는 거리가 멀다는 판단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여권을 꺼내들고 방금 적은 이름과 여권의 이름을 대조해 조였지만 나는 이미 인내심의 한계를 잃고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수지 않고 내 눈을 보며 되뇌이는 놈브레는 이제 지긋지긋할 지경까지 왔다. 세상에 똥을 밟아도 이런 똥은 없었다. 나는 이 곳에 머물 생각이 조금도 없으니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노인은 돈을 돌려줄 생각도 안하고 지겹도록 놈브레 소리만 외쳐댔다.
돈을 돌려달라고 반 소리를 지르자 노인은 일어나 일반인의 반보도 안되는 보폭으로 걸으며 방금 들어온 청년을 불러 제꼈다. 청년이 나와 나를 보며 무신 일인지를 물었다.
“숙박계에 이름을 적었는데 당신이 들어온 시점부터 지금까지 내게 놈브레 놈브레 떠들며 성질을 건드리는데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어 더 이상 이 곳에 머물고 싶지 않으니 노인이 돈을 돌려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그는 웃었다.
“노인이니 이해하세요.” 하고는 노인에게 내가 목고싶지 않고 돈을 돌려받길 원한다는 내용의 통역을 했다.
노인은 그제서야 들어가 내게서 받은 돈 600페소를 들고 나왔다. 나는 청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멕시코에서 나를 두 번째로 화나게 만든 사람이지만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속좁은 이 가슴은 복장이 터진다.
어쨌든 이 곳을 나와 비싸지만 가장 깨끗해 보이는 곳을 에누리 없이 900페소 주고 체크인 했다. 창은 없는 방이었고 게다가 화장실은 정화조 냄새가 올라봤다. 이 곳은 아침식사 제공도 없었다. 이 곳도 완전 비추다. ㅠㅠ
숙소를 잡느라고 사투를 벌인 끝에 23:30까지 도시 구경을 마친을 마친 뒤 1시간 30분간의 헤매임 끝인 01:00에야 체크인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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