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생의 추억(복종으로부터 필승까지) 1. 복종 진해의 교육사령부에 처음 입소해서 어리둥절하던 우리가 피복을 지급받으면서부터 뭔가 지겹게 돌아가기 시작했음을 깨달았을 때 느낀 극도의 긴장감이 지금도 또렷이 뇌리에 남아 있다. 입대전 즐겨듣던 사이먼과 가펑클의 "Sound of Silence"라는 노래의 제목에 말같잖은 소리라고 치부했던 적.. 생각여행/군바리시절 2008.05.29
후보생의 추억(구대장 열전 제 2편) (구대장 열전 계속) 2중대 훈육관 정운채 소령 이 사람은 호인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구대장이 훈련과 다그침으로 후보생의 군기를 주입하는 역할이고 훈육관은 다독이는 입장으로 볼 수 있다면 정운채 소령은 그 역할에 충실한 사람인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종교활동을 항상 천주교로 다녔지만 하루는 호기심에 불교로 가보았다. 충용관(후보생 숙소) 뒤편에 열을 맞추어 대기하고 있는데 정운채 소령이 후보생들과 함께 절에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데 후보생들에게 "오늘은 힘든것 잠시나마 잊고 마음의 위안을 얻고 돌아오라"며 하는 말은 별말 아닌 것 같지만 초긴장 상태였던 후보생들에겐 적잖은 위안의 말이었다. 이 사람은 그런 걸 잘 했던 것 같다. 2중대 1구대장 박신 중위 키는 좀 작고 다부진 체격에 가는 눈매를 가진.. 생각여행/군바리시절 2008.05.29
후보생의 추억(구대장 열전 1편) 우리 후보생 시절의 훈육관과 구대장들 생각만 해도 재미있는 일화가 참 많았다. 하나씩 별명은 다 있었다. 그 별명은 성격적, 외모적 특성이 상당히 반영되어 있었고 지금 돌이켜 보아도 웃음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당직 구대장이었던 김명규 선배는 자신을 훈련관이라 소개하면서 '훈련관'이라는 호.. 생각여행/군바리시절 2008.05.29
후보생의 추억(첫 번째 상륙) 후보생으로 입교한 후 훈련 11주차 토요일이이었던가? 해군 용어로 "상륙"이라 불리던 토요일날 외출이란걸 처음으로 나갔다. 상륙 나가기 전 내무실과 복장 점검이 이어진다. 점심식사후 잘 손질한 그린셔지 근무복은 손댔다간 손을 베일 정도였고 눈이 부실 정도로 금속제 벤젠계급장(육각형의 사관.. 생각여행/군바리시절 2008.05.29
후보생의 추억(포항에서의 각개전투) 후보생 시절의 포항 전지훈련중에 있었던 각개전투 훈련은 여러가지로 기억에 남는다. 비온 직후 황토가 대부분인 포항 각개전투장은 그야말로 진흙투성이였다. 훈련 도중 김명규 선배는 우리를 쉬지 않고 선착순을 돌렸다. 왜 그랬는지는 말 안해도 우리 동기들 모두가 기억하고 있을 터다. 포항의 .. 생각여행/군바리시절 2008.05.29
후보생의 추억(배변전쟁) 후보생시절 아침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배변전쟁이었다. 내무실은 그렇게도 많은데 화장실공간 배려는 왜 그렇게도 인색하냐. 천지관(식당)에서 밥먹자마자 너도나도 충용관(후보생 숙소)으로 달려가 화장실 앞에 줄을 늘어선다. 오죽하면 변비가 있던 나도 맨날 동싸냐. 이유인 즉슨 .. 생각여행/군바리시절 2008.05.29
후보생의 추억(입대하던날) 어리버리 더벅머리를 한채 입대 하루 전 진해로 내려갔지만 그나마 장교로 입대한다는 사실때문인지 그리 크게 두렵다거나 심란하진 않았다. 게다가 나는 서울에서 필기, 면접, 체력검사, 신체검사, 신원조회 등을 하며 알게 된 친구들과 전날 함께 내려 가서 외롭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해병에는.. 생각여행/군바리시절 2008.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