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8 멕시코

마야의 땅 멕시코 3(팔렌케)

코렐리 2018. 11. 26. 20:10

2018.5.23.(일)

피곤함이 몰려왔는지 10:00까지 늘어지게 자고도 사실 더 자고 싶었다. 맥스는 이 도시에서 하루 더 머물고 다음 도시(?)로 가 그 곳에서 빈으로 돌아간단다. 나는 대충 씻고 나서 전날 미리 싸놓은 짐을 들고 맥스와 하직인사를 한 뒤 택시를 잡았다.


1등급 버스를 탈 수 있는 ADO터미널로 갔다. 약간의 기다림 끝에 11:05차를 타고 다음 도시인 팔렌케를 바라고 출발했다.


장거리 이동에 시간 절약을 위해 밤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젊은 날의 이야기지 나이 먹고 하자니 체력의 문제가 생긴다. 낮에 떠나 보니 시골풍경을 내다보는 것도 그런대로 재미가 쏠쏠하다.




장시간의 이동 끝에 6시간만인 17:10에 팔렌케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오아하까로 가는 버스를 예매했다. 프로모션 행사로 반값 할인 대신 환불은 불가능한 표를 보여주며 이걸 원하는지를 물었다. 환불 가능한 표는 두 배였다. 당연히 전자를 선택하고 529페소를 지불했다.


터미널 밖으로 나오니 바로 옆 한 여행사에서 필렌케 왕복 패키지를 홍보하고 있어 물어보니 요금 나쁘지 않았다. 아침 8시에 출발하는 것이 가장 빠르단다. 예약은 하지 않고 내일 아침 다시 오마고 자릴 떴다.





이 곳 팔렌케도 자그마한 도시였다. 마을 자체에 볼거리는 많지 않고 이곳은 팔렌케 유적이 가장 중요한 볼거리였다, 도착하자마자 은행부터 찾았다. 나는 이 시간이 은행 영업시간이 아니라는 시간은 까맣게 잊고 페소화가 필요하다는 사실만 생각했다.


길가다 한 무리의 남정네들에게 은행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치절한 설명을 뒤로하고 고맘단 인사를 하며 길을 가는데 자기네 사진을 찍으란다. ㅎㅎ 


방코 아즈테카? 함 드가보자


오토바이, 가구, 컴퓨터 매장 끝에 은행이 있었다. 제법 긴 줄이 세 개나 나란히 영을 지었다. 나도 한 줄을 골라 꽁무니를 꿰찼다. 적잖은 시간 후 내 차례가 왔다. 달러를 내밀었다. 뭔해서 직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환전해달라고 했더니 안된단다. 왜 안되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을 하지 못한다. 왜 안되는지 대답을 들어야 물러설 것 같은 나의 표정에 당황했는지 여직원은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지만 영어를 하는 직원은 없었다. 날이 훤하니 대낮이라고 착각한 나는 영업시간이 니잤다는 생각을 그 때까지도 하지 못한 나는 설명이 불가능해지자 망설임과 우왕좌왕 끝에 원하는만큼의 환전금을 내 준 뒤에야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들은 아마도 내가 무대뽀 외국인이라고 생각했을게 틀림없었다. 웃음도 나오고 약간은 미안해지기도 한다.


어쨌든 환전에 성공했으니 숙소 방향으로 걸었다. 운치있는 카페가 즐비해 멕시코의 관광지에 와 있음을 실감하게 한한참 걷다 보니 중앙공원이 나온다. 역시 팔렌케를 형상화한 문자배열과 함께.






가고자 했던 카넥 유스호스텔. 아 젠장 바로 앞이 나이트클럽인지 초저녁부터 쿵작쿵작 쥐롤 난리부르스다. 밥새 이지경일텐데 여긴 좀 아니다.


중앙공원을 마주바라보는 이 호텔. 비쌀 것 같지만 의외로 비싸지 않다. 19:00 200페소. 도미토리를 체크인하고 나자 팔렌케 왕복 프로그램 예약을 권했다. 물어보니 값이 터미널보다는 비쌌다. 터미널로 가기로 하고 일단 방으로 안내받아 들어갔다.


복도 계단에서는 공원도 내다 보인다.


4층의 가족실 같은 도미토리 4인룸을 혼자 쓰게 됐다. 에어컨은 고장이었지만 창문만 열어도 시원했다.


방에 들어가 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욕실 겸 화장실 안에는 옷걸이와 잡다한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받침이 있어 너무나 쾌적하고 편안했다. 내다봤을 때 공원이면 좋겠지만 집들과 거리가 내려다보인다. 이 정도만 해도 아주 훌륭하다. 최소한 쿵작쿵작거리진 않을테니... 샤워를 마치고 방을나서 19:50에 내려갔다.


에어컨디션은 고장이지만 크게 분제 없다.




시간도 이르지만 마을은 오면서 거의 봤고... 카페로 내려가 봤다. 메뉴판을 봐도 모르겠고... 직원에게 물어 고기가 푸짐한 메뉴를 물었다.





킥테일부터 하나 시키고...


스테이크를 기대했던 내 앞에 나온 접시는 타코였다. 그래 여긴 멕시코다. 언제 여기 다시 오냐 이것도 아주 잘 나왔는데 타코 한 번이라도 더 먹어보자... 맛은 아주 좋았다. 사실 본토의 타코는 이태원에서 즐겨찾던 타코 보다는 맛이 더 좋지도 않았다. 내겐 이태원의 타코가 훨씬 고급스럽고 더 깔끔한 맛이 좋다.



식사 후 칵테일 한 잔 더 시킬 즈음 밖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카페는 젊은이들이 하나 둘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내 테이블바로 앞에 한 청년이 혼자 와 앉았다. 영어는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녀석이 자길 찍으란 시늉을 했다. 쉬지 않고 말을 시키는데 영어가 아닌 에스파뇰.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한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쉬지 않고 말을 걸었다. 아 귀찮아 나중에는 아예 외면했다. 맥주를 더 주문하고 작은 안주 하나 더 시켰다.


피쳐 맥주를 시켜보고 싶었지만 너무 많아 통과.



자리를 뜰 때 즘인 밤 11:00쯤엔 현지인 젊은이들로 가득찼다. 계산해 보니 425페소만큼 먹었다. 75페소를 주고 방으로 올라가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