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9.21.(금)
항공권은 일찍 구입할수록 싸지만 명절연휴에 휴가를 덧대지 않으면 여행 떠나기가 쉽지 않은 나로선 이것도 그나마 싸게 산 항공권이다. 10개월이나 기다렸다. 항상 그렇듯이 떠날 때가 되면 미지의 땅에서 만날 사람들과 눈으로 확인하고 느껴 볼 문화에 마음이 설렌다. 아침 07:20에 일어나 준비하고 공항철도를 타고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뒤져 유심칩부터 알아봤다.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통화를 시도해봤다. 생각보다 신속하다. 공항 어디어디에서 찾아가란다.
안내받은 대로 유심칩을 공항 한 켠에서 받고나서 체크인을 완료하고 보니 09:40이었다. 유심칩을 알아보기 위해 일찍 나왔지만 바로 처리되는 통에 여유있게 온다는게 12:25발 항공기 타기 위해서라면 지나치게 일찍 도착했다.
남는 시간 여유있게 사우나를 즐기고 11:20에 밖으로 나와 열차를 타고 108번 탑승구로 갔다. 항공편은 정시에 이륙했다.
기내식은 국내보단 외국계 항공사의 것이 대부분 더 맛있다.
날이 바뀌기도 전에 시간을 거슬러 올라 11:45에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예약해 둔 메리다행 국내선 항공편으로 바로 갈아타기 위해 국내선으로 이동했다.
아, 여기가 아니라고 ㅠㅠ
엉뚱한 곳에서 줄 서 헤맨 뒤 알고 보니 그 곳은 항공권 구입처이고 체크인 창구가 아니었다. 짐부치는 칸이 없는 것만 확인해도 금방 알았을텐데 난 뭐한 거냐. ㅠㅠ
줄서서 순서가 내 순서가 되어 항공권 예매바우처를 내밀었더니 무슨 문제가 있느냔다.
“엥? 발권 안해줘요?”
“당신이 들고 있는게 바로 이게 항공권예요. 이걸로 타시면 돼요.”
아, 젠장... 시작부터 왜이러냐 ㅡ,ㅡ;
항공편은 40분이나 지연되었다. 아, 지루하다... 메리다에 도착예정시간은 17:10이었는데 한시간 가까이 늦은 18:00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바깥쪽으로 걸어나가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처자에게 물어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 6페소. 가고자 했던 Nomadas 게스트하우스로 가기 위해 구글지도를 활용했다. 일단 시내로 들어가니 버스는 한동안 게스트하우스 방향으로 가다가 방향을 틀었다. 하차했다.
한 잡화점 주인에게 주소를 디밀고 물어보니 걸어서는 못간다며 30분 이상 걸리니 택시를 타란다. 30분 정도면 걷기에 좋은 시간이다. 거리 구경도 할 겸 걸었다. 방향이 헷갈리던 통에 가게 주인이 찔러 준 방향으로 잡고 구글지도 지시대로 이동했다.
걷길 질했다. 역시 듣던대로 메리다는 밤이 화려하다. 대광장(Plaza Grande)에는 불이 훤하게 밝혀지고 시민들은 이 곳에서 밤을 즐기고 있었다.
카테드랄(Catedral) 벽에는 조명을 쏘아 화려하게 비추어 놓았고
그 앞에는 연예인들인지 방송 촬영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옛스러운 모습도 보이지만 안땡긴다. 아스완에서 이미 타봤다.
당장은 숙소를 찾아 짐부터 푸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찾아가는 길은 식민지풍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거리인데다 사방이 불을 훤하게 밝혀 밤거리를 보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드디어 도착한 Nomada 게스트하우스
주방도
샤워장과 화장실도
특히나 수영장과
가든에 놓여진 테이블도 좋지만
정작 어수선하게 팬이 돌아가는 도미토리 천장은 지나치게 높고 창도 없어 우중충하고 어수선했다. 아무리 하루 자고 나갈 곳이지만 침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나마 2층이어서 돌아가는 팬의 바람으로 더위를 어느 정도는 식힐 수 있었다. 생활하기 편리하긴 하지만 아래 침대였다면 밤새 더위에 시달리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것 같다. 여행중 시간 빼앗기고싶지 않아 그냥 눌러 앉았다. 체크인 199페소
우선 민생고부터 해결하기 위해 식당부터 찾았다. 매니저로 보이는 전형적 히스패닉 미인 처자는 뛰어난 미모를 흘리며 수시로 훔쳐보게 만들었다. 20:00
멕시코 도착 첫 날 첫 식사인 만큼 고급식당에서 기분 좀 낼 참이었다. 자그마한 공원에 면한 식당 야외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았다.
이 지역 맥주란다.
미리 나온 버터와 소스. 난 용도도 모른다. 암거나 마구 찍어 보자...
갖가지 빵과 스틱
맛있는 샐러드 한 접시 비우고 나니
제대로 구원진 스테이크 나와 주신다.
도촬하다 들통난거 같음. ㅋㅋ 여유있게 1시간 넘게 식사를 즐긴 뒤(식비 578페소 + 팁 57페소)
시내를 열심히 돌아다녔다. 밤거리는 식당과 바가 불을 밝혀 잠들지 않을 도시로 왠지 들뜨고 흥분된 분위기다. 가는 곳마다 공연이란 말이 이해가 간다. 공연장이 따로 있는게 아니고 식당이나 바에서 거리 공연이 여기저기 벌어진다.
마리아치의 길거리 공연
조명을 걷어낸 카테드랄의 본모습.
메리다의 대광장에는 도시의 이름을 형상화 해 놓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멕시코의 관광도시마다 이러한 도시명 형상화를 낭만적으로 설치했다.
왠지 촌스러운 거리의 화가의 작품
이 화가의 작품은 좀 감각이 있어 보인다.
어디선가 맥주 한 잔 더 하고 싶었다. 돌아다녀 봐도 한 잔 하기 좋은 곳이 눈에 띠지 않았다. 한 클럽이 눈에 띠었다. 젊은 친구들 일색의 분위기라 조금 망설여졌다. 마침 누가 아는 척을 해왔다.
“어? 너 내 룸메이트 아냐?”
내게 아는 척을 하는 그에게 맥주 한 잔 하자고 제안했지만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해서 숙소로 돌아가야 한단다. 행선지를 물으니 위쉬말이란다. 마침 잘됐다. 나도 마침 아침에 우쉬말로 떠날 참이었는데 그가 터미널과 차량 출발시간을 알고 있었다. 메리다에선 도시의 분위기만 보면 더 볼 것이 없다고 판단한 나로선 하루 더 머물면 하루가 너무 길고 지겨울 것 같았다. 함께 떠나기로 했다. 그는 숙소로 돌아가는 길을 찾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거리에서 만난 내가 내가 유별나게 반가운 이유였다. 함께 숙소로 돌아가던 중 크고 깨끗한 편의점이 보이기에 잠시 들렀는데 맥주냉장고가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늦은 시간엔 팔 수가 없단다. 확실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밤 10시가 넘으면 일반 가게에선 술을 팔 수 없다고 표기되어 있었던걸로 기억된다. 할 수 없이 그냥 가게를 나왔다. 계속 숙소로 돌아가던 중 학생이라고 생각하기엔 조금 나이가 들어보였지만 동행자에게 예의상 물었다.
“학생이냐?”
“응.”
직장 다닌단 소리가 나올걸로 기대했던 나로선 의외의 대답이었고 약간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러면 나이먹은 대학생일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나이는 나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다. 몇 살일거 같냐고 물어보길래 예의상 엄청 깎아 22살로 지레짐작해 보였더니 20살이란다. 아 젠장. 미안하다. 그의 이름은 Max. 빈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그는 순진해 빠진 그의 인상이 서글서글해 보였다. 아침 일찍 함께 출발하기로 했으니 맥주 한 잔 보다는 일찍 자 두는게 상책일 것 같았다. 인천에서 떠난 시간이 12:25이었고, 장시간의 비행 끝에 시간을 거슬러 당일 11:45에 멕시코 시티에 도착. 지연된 국내선 항공편으로 메리다에 저녁시간에야 도착했으니 피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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