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8 멕시코

마야의 땅 멕시코 2(우쉬말/캄페체)

코렐리 2018. 11. 26. 20:04

2018.9.22.(토)

짐은 전 날 미리 대충 싸 놓았다. 아침에 세면과 양치질만 하고 옷만 갈아입으니 떠날 준비 완료. 맥스가 부른 우버는 05:402등급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06:00 출발의 2등급 버스인 SUR 표가 마침 있었다.


표를 산 뒤 이놈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는 차 안에서 먹을 빵과 음료수를 매점에서 사기 전 의향을 물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 놈은 출발 직전 나타나 밖에서 뭔가 먹고 들어왔단다. 아 이상헌 눔. 문화 차이니까 더 뭐라고 할 수도 없으니 내꺼만 샀다. 허허 참.


버스는 07:20에 도착한 우쉬말에서 우리 둘을 내려놓고 훌쩍 가버렸다. 아직 더운 기운이 오르지 않은 아침 시골공기는 상쾌했고 사람이 없어 더욱 쾌적했다.


이 곳에서 활약했던 차량들인지 아주 오래된 차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이곳에서 투어 차량도 운영하는 모양이다.






조금 더 들어가면 매표소와 입구가 나온다. 아직 입장시간이 되지 않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1대의 관광버스가 도착했다. 관광객들이 쏟아져 나온다. 약간은 실망했다. 아무도 없는 우쉬말을 볼 걸 기대했던건 너무 과한 욕심이었나... 유럽에 생활권을 두고 있는 맥스는 그들을 금새 알아보고 단정했다.

프러시아인들이군.”


입장료는 2중으로 징수된다.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INAH)와 유카탄주 문화부에서 입장료 징수하는 입장료는 200페소를 훌쩍 뛰어넘는다.


우쉬말은 기원 후 700~1,000년에 지어져 세 번이란 뜻을 지닌 우쉬는 이 곳이 세 번에 걸쳐 확장되었음을 의미한다는데 문자도 없어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판국에 지레짐작이 너무 심한건 아닌지. 이 곳에서는 마야 후기인 뿌끄 스타일이 유적 구석구석에서 보인다고 한다. 유적에 붙여진 이름은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지어진 것이니 무지의 첨단이로세. 다만 비의 신 착(Chac)의 부조와 신전입구 우물로 미루어 물을 기원하거나 의식을 치르던 곳으로 추측이 된다고 한다.


가장 먼저 입장객을 맞아주는 유적은 마법사의 피라미드.


다른 곳도 그렇지만 계단이 워낙 가파른 탓에 이 곳에서 구르면 본전도 뽐지 못할 판이었다. 관관객의 오름은 금지되어 있지만 과거에 로르거나 내리다 사망하시거나 불구가 되신 분 어지간히 많겠다. 나중에 알았지만 피라미드의 정면에서 손뼉을 치면 위쪽 입구안으로 들어가 공명한 소리의 파동이 다시 바깥으로 나와 기이한 소리를 낸다.





다음으로 간 곳은 수녀의 사원. 마야의 유적에 수녀의 사원이라니, 아무리 무식한 스페인 정복자놈들이 붙인 이름이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거 아니냐. .












이 곳은 볼 경기장이란다. 돌로 만든 고리는 골대의 역할?



통치자의 성과


재규어 제단.









통치자의 성에서는 거북의 집이 내려다 보이고


저 쪽에 마법사의 피라미드도 보인다. 더위를 피해 구부정하게 앉아 쉬는 맥스의 모습도 보인다. 처음으로 마야 유적을 보며 갑자기 메리다에서 가까운 치첸 잇싸를 코스에 넣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사실 치첸 잇싸는 칸쿤에서 메리다로 가면서 들르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다. 그 때문에 칸쿤으로 입국해 멕시코 시티로 출국하거나 그 반대로 코스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난 사전정보 없이 항공권을 구입한 탓에 멕시코 시티로 입국해 멕시코 시티로부터 출국하는 일정이었다. 관심없는 해변도시 칸쿤은 염두에 두지 않고 멕시코 시티로 부터 그 다음으로 먼 메리다로 국내선을 타고 갔다. 그 곳에서 이동해 거슬러 도시 하나씩 올라가는 코스를 택한 탓에 치첸 잇싸는 건너 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곳을 본다면 치첸 잇싸 정도는 건너뛰어도 무방하다는 맥스의 말에 궁금해 하던 문제의 치첸 잇싸를 잊을 수 있었다.


이 곳이 대피라미드라고 하는데 사실 계단 외엔 아무것도 없어 피라미드란 말이 무색하다.




독수리냐 참새냐.




피부병에 잔뜩 걸린 강아지. 주인도 없는 유기견인 것 같다. 그래도 스리랑카 보단 나은 환경인 것 같다. 습하고 기온이 높은 스리랑카의 개들은 피붕이 전신을 뒤덮은 경우가 많고 개들은 그런 상태로 방치되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따라오고 싶어했지만 그닥 반갑지 않았다.



기념품으로 마크네틱 몇 개 샀다.이 곳을 나와 근처 한 야외카페에서 음료수를 한 잔 씩 마신 뒤 10:30에 우쉬말을 지나는 캄페체행 버스에 올랐다. 캄페체까지는 3시간이나 걸렸다


캄페체까지는 3시간이나 걸렸다. 사실 어마무시 거대 땅인 멕시코에서 이 정도 이동이면 그리 큰 거리도 아니었다. 머스터미널에서 나와 걷는 중 한 허름한 식당에서 일부러 냄새를 피워가며 구워지는 닭에 맥스가 군침을 흘렸다. 이걸 사다 먹잔다. 2인분을 밥과 함께 포장했다.




낡은 폭스바겐 자동차를 보니 멕시코 땅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소도시인 이 곳 캄페체는 일정에 없는 곳으로 사실 맥스 덕분에 왔고 이 곳은 내가 가진 가이드북에슨 소개되지 않은 곳이었다. 도시 한 켠에 성채가 보인다.맥스의 설명으로는 해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세워진 성채라고 한다.


파스텔풍톤을 가진 식민지풍의 거리는 이 곳은 한 번 쯤 와 볼만한 곳이란 것을 일깨워 줄만큼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독일이 축구를 더럽게 못한 2018년의 월드컵. 대한민국은 독일을 이기고도 실패했던 16강에 멕시코는 우리 덕에 승점 우위로 올랐다. 당시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현지인들이 한국인을 어깨에 올리고 환호성을 질렀고 거리에는 L Love You Korea를 외쳤다. 여기 오면 대접 받을 줄 알았다. 대접은 개뿔이었다. 누구하나 이미 식어버린 월드컵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었고 여기서 두 국기가 같이 나붙은 곳은 이곳이 유일했다. 내가 너무 기대(?)하고 왔나보다.





공원이 나오자 이 곳에서 먹잔다. ㅠㅠ 그래 좋다.


소금만 뿌려 철판 위에 덮어놓고 굽는 닭이 맛이 있을 턱이 없다. 다른 살은 좀 먹겠는데 앞가슴살은 정말이지 먹어주기 쉽지 않다. 맥주 생각 간절했지만 주변엔 가게방이 보이지 않았다.



이 곳에서 점심(?)을 불쌍하게(?) 해결한 우리는 가게방이 나오는대로 들렀다. 국내에서도 본 적이 있는 맥주 SOL이었다. 왼쪽의 맥주는 기억하기도 싫을만큼 맛이 끔찍했다. 후추만ㅅ을 가미한 것 같다. ,.;


물도 하나 샀다.


요새 안의 거리 구경은 숙소를 찾아 가면서 거의 다 둘러 봤다.


요새의 마을 안에 있는 성당.


요새 바깥쪽에 있는 숙소. 맥스가 제안해 함께 묵기로 한 아파트였다. 숙소는 럭셔리하게 빌리는 놈이 먹는건 왜그러냐. .



실내는 아주 훌륭했다. 사실 도미토리보다 조금 더 비싼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거실 겸 주방고 훌륭하고


침실도 훌륭하고, 침실에 딸린 화장실은 깨끗했다.이 곳에서 맥주 한 잔 마시며 한동안 쉬었다.


다음날 팔렌케를 향해 떠날 1등급 버스편을 알아보았다 버스표 예매 사이트도 맥스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 이 녀석 덕을 본 게 많기는 하다. 내 후진 폰으로는 이상하게 어느 한 부분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아 예매가 되지 않았다. 맥스의 폰을 빌려 간신히 예매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래쪽 확인 버튼을 누르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던 것 같다. . 버스예매 470페소. 07:00쯤 밤거리 구경을 위해 밖으로 나왔다.



마을 요새를 지나 이곳까지 오는 동안 낮에 보았던 요새 안 마을은 또다른 풍경이었다. 해변가로 나왔다. 낮에도 이만큼 낭만적이고 환상적이었을까.


바닷가를 향해 앉아 쉬고 있는 맥스군. 나도 앉아 봤지만 어렴풋이 수평선만 보일동 말동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낮에 숙소 찾느라고 미루어 둔 이 해변의 바다는 밤이 되어 보이지 않게 되니 낮에 잠깐 들러기를 마다한 것이 약간의 후회가 되어 돌아왔다. 아니야 낮엔 이렇게 환상적이지 않았을거야...




오홋 요거봐라? 해변을 거닐다 보니 놀이공원이 하나 나오는데 난리도 아니었다.





이건 한 번 타봐야지. 양쪽 끝에 각기 네 개의 좌석이 달려 있다.






한국 같으면 이거 하나 타자고 최소 1시간반을 기다려야 하는데 여기엔 대기자도 없었다. 게다가 한 번 타는데 고작 70페소? 맥스에게 제안했지만 질색을 한다. 카메라를 맥스에게 맡기고 입장했다. 내 바로 옆에 여고생이 함께 탔다. dnos 여고생 간덩이가 나보다 크다. 소리를 지르지만 흥분에 겨워 내는 소리였을 뿐 공포로부터의 해방을 원하는 비명은 아니었다.

이따금 수직 고공에 세워둔다. 이 때 공포감은 오히려 뱅뱅 돌때보다 더했다. 하지만 이 여고생은 내가 묻는 말에 또박또박 대답도 잘하고 아래쪽에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이는 사람들 중 일패를 가리키며

우리 가족이예요. 엄마하고 언니들하고...”

헐 세상에

나도 여행 와서 만난 친구하고 같이 왔는데 무섭다고 안탄다나. 그 덕분에 귀엽게 생긴 여학생하고 같이 탔으니 더 좋은걸 ㅋㅋ

어디에 있는데요?”

저쪽 아래... ? 그새 어디갔지?”

다시 기구가 회전을 시작하자 소녀는 다시 즐거움의 비명을 질러댔다. 얼마나 돌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기껏해야 2~3분 아니었을까. 착지한 뒤 이 소녀는 다리가 후둘거리거나 하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손인사를 한 뒤 각자의 일행으로 돌아갔다.



뭐냐. 놀이공원에 그릇장사는 뭐다냐.


사격 솜씨 함 발휘해 볼까.


아빠와 함께 온 어린 소녀의 사격 솜씨는 애교수준이었지만 귀여워서 솜씨를 끝까지 봤다.



명중률이 50~60퍼센트 밖에 안되는 것 같다. 대한민국 해병대 출신의 사격 솜씨 좀 봐라. 100% 맞췄다. 맥스를 봤지만 이 자슥 그닥 놀라워하는 기색이 없다. 이게~



맛있어 보여서 먹어봤지만 아 정말 더럽게 맛이 없었던 어육소시지빵... 저녁을 이따위 걸로 때우다니. ㅠㅠ 


마을을 완전히 한바퀴 돌았다고 판단되어 돌아온 시각은 21:30. 샤워 후 22:20쯤 맥스는 먼저 잠이 들었고 난 거실로 나와 남은 한 캔의 맥주를 마셨다. 전술한대로 맛은 아주 형편이 없었다. 아 씨 맥주를 사러 나가자니 귀찮았다. 마저 마시고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