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7 영국

런던 레코드숍/펍 순례기 7

코렐리 2017. 10. 26. 16:59

2017.10.9.(월)

이 날의 일정은 레코드가게들 방문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날이다. 핑크 플로이드 전시회 티켓이 이 날 10:30 입장으로 예정되어 있다. 그 전 버윅스트리트도 방문할 계획이었다. 애비로드 만큼이나 중요한 이유는 영국밴드 오아시스의 앨범커버 촬영지이기 때문. 아침식사부터 마치고 길을 나섰다.

 

영국의 지하철 역은 작지만 예쁘다.

 

피커딜리 서커스역에서 내려

 

 

 

버윅스트리트를 찾아갔다.

 

찾아가다 보면 나오는 특이한 가게.

 

09:20쯤 버윅 스트리트에 도착했다. 영국의 밴드 오아시스의 명반 모닝 글로리 앨범 커버사진을 촬영한 곳이다. 비틀스를 좋아하던 이들은 애비로드 앨범을 의식하고 커버사진을 촬영했다고 한다.

 

 

바로 이 곳이 배경이다.

 

 기념촬영.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레코드가게인 레클레스.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이 곳엔 문제의 음반을 전시했다.

 

이 골목의 바로 건너편에는 역시 유명 레코드가게인 시스테 레이가 있다. 역시 아직 영업시간이 되지 않아 문이 굳게 닫혀있다. 나중에 다시 찾기로 하고...

 

입장시간인 10:30에 맞춰 빅토리아 & 앨버트 홀 Pink Floyd Exhibition 전시장에 도착하니 이미 적지 않은 관람객들이 입장 대기중이었다.

 

전시해설을 위한 장비와 헤드폰.

 

 

드디어 전시장 입장 시작.

 

 

 

 

 

 

천장에 사이키델릭한 영상이 투여된다. 꾸물럭꾸물럭 움직이는 사이키 영상이 볼만하다.

 

 

 

 

 

 

사운드트랙으로 참여한 영화의 포스터. 

 

핑크 플로이드가 음악을 맡았던 영화 More의 포스터.

 

 

 핑크 플로이드의 공연포스터들

 

핑크 플로이드의 역사를 연대기별로 전시했다.

 

Atom Heart Mother.

 

 Meddle.

 

Darkside Of The Moon에 수록된 The Great Gig In The Sky에서 데이빗 길모어가 뉘어 놓고 문질러 슬라이드 주법으로 연주했던 펜더 기타.

 

 

시드 배릿이 쓰던 기타. 이 전시회를 본 뒤 돌아와 초기 공연영상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역시 전시회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시드 배릿 재적시절 포기 흑백 동영상.

 

 

 

A Saucerful of Secret

 

 

 

 

 

 

 

 

 

 

 

 

 

 

 

Darkside Of The Moon

 

 

 Money의 음향효과에 사용된 동전.

 

 

 

 

 

 

 The Wall

 

 

 

 

 

 

 

 

 

 

 

 

 

 

 

 

 

 

 

 

 

 

 

 

 

 

 

 

 

 

 

 

 

 

 

 

 Wish You Were Here

 

 

 

 

I hate the one who hate Pink Floyd. 내 기억엔 섹스 피스톨이었지 아마...

 


Time

 The Wall

 

The Wall과 Animal

 

 

 

 

 

The Wall 컨셉 디자인 프리 메모

 

 

 

 

 

 

 

 

 

 

 

 

 

 

 

 

 

 

 

Animal. 배터시 발전소에 도야지 풍선을 설치하고 앨범 커버를 촬영하려다 바람에 날아가 버려 결국 그려넣는 방법으로 해결. 착륙하던 조종사가 날아가는 돼지를 봤다고 호들갑을 떠는 사건도 발생하고... 웃겨증말...

 

 

 

 

 

 

 

 

 

 

 

 

Final Cut.

 

 

 

 

 

 

 

 

 

A Momentary Laps of Reason

 

 

 

 

 

 

 

 

 Delicate SDound Of Thunder

 

 

 

Division Bell

 

 

 

 

전시장 내 거대 설치물.

 

 

 

 

 

 

 

 

 P.U.L.S.E.

 

 

 

The Endless River


전시공간의 마지막 코스인 커다란 방에는 벽과 천장에 오래간만에 전 멤버가 의기투합했던 핑크 플로이드의 공연 영상이 투사되고 그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 방에는 설치물이 전혀 없다. 나를 비롯해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지친 다리와 몸을 바닥에 앉아 쉬면서 공연을 감상하게 하는 행복한 서비서다. 역시 핑크 플로이드.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시간은 15:30. 홀 건물 밖에서 전시회 포스터 앞에서 기념 티셔츠를 입고 사진 촬영. 내가 입은 이 티셔츠는 유독 인기가 있었는지 내게 맞는 사이즈는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전시용 샘플을 샀다. 할인같은거 짤통없다. 그래도 샀다. 맘에 드니까.

 

나는 다시 버윅 스트리트로 갔다. 그 곳에 있는 두 곳의 레코드 가게가 목적이었다. 가다 보니 좋은 펍이 하나 눈에 띤다. 좋았어. 오늘 레코드가게 방문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맥주 마실 집이다.

  

레클레스 레코즈에 도착한 시간은 16:00 정도. 들어가 봤다. 음반들의 퀄리티는 퀄리티는 비교적 좋은 편이었으나 도대체 가격이 맞지 않았다.


얼라리여? 이 곳에서 일본 뮤지션의 음반이 왜팔린다냐? 아라이 유미도 있고, 왼쪽에 느끼한 아재는 누군고?

 

 허걱. 이런건 통과.

 

 음반값이 무척 비싸다. 그래도 기념인데 좀 싼 걸로 두 장 골랐다. 

 

 

바로 길 건너 시스터 레이로 가봤다. 16:50. 레퍼토리는 굿. 아 그런데... 이 곳도 엄청 비싸다.

 

여기선 어느 음반도 값이 싸지 않다. 영국까지 와서 미국반을 사다니. 이거 말곤 안가진 것 중에 싼게 없다. ㅠㅠ 그래도 기념으로 한 장.

 

두 곳의 레코드가게 방문을 마치고 맥주 마시러 가기로. St. James Tavern 에 도착한 시간은 18:10. 맥주 마시기에 아주 적당한 시간이다. 피커딜리 서커스역 근처에 있는 펍으로 외관은 검정색으로 우아한 영국 펍의 모양새를 갖춘 곳이다. 실내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목재로 내장을 했다. 의자와 테이블도 역시 고급스러운 목재로 육중한 안정감을 부여했다. 조명은 너무 밝지도, 우중충하지도 않은 맥주 마시기 가장 적당한데 비교적 밝은편이다.

 

캐스크 에일은 단 3종류.

 

 

그 중 귀엽지만 미친 애로 보이는 귀여운(?) 오리, 아니 거위가 그려진 mad goose를 한 잔 주문했다. 알콜농도 4.2%, 밝은 호박색이다, 약간 둔탁한 색과 투명도를 가져 유리잔 안의 색깔에 행복해 하기엔 약간의 문제가 있다. 거품헤드가 가장 좋은 높이로 잘 따라졌다. 아 좋아좋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품이 죽어도 바닥에 깔린 거품이 워낙 부드러워 목넘김을 좋게 하는데 거품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호프향과 몰트향이 진정으로 조화로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좋은 느낌의 맛이다. 행복하다. 잔모양은 아래로부터 위로 넓어지다가 끝에서 살짝 오므려지는 형태로 전형적인 영국 에일잔이며, 향을 모아들이는 기능을 가진 잔이었다. 코끝으로 올라오는 과일향이 일품이며, 오렌지향이 특히 강하다. 달작지근한 몰트향도 아주좋다. 색깔이 약간의 흠이지만 강추할만한 맥주다. 아 이 맥주의 맛이 아직도 그립다. 

 

안주를 겸해 저녁식사까지 해결하기 위해 피시앤칩스 하나 주문했다. 여기에 생양파와 야채소스가 곁들여지면 예술일텐데. 입구에는 자기네 피시앤칩스가 유명하다고 써붙여 놓았다.  생선 신선도 자체는 섬나라답게 만족도가 높다. 나무 빳빳하지 않고 너무 느끼하지 않게 잘 튀겨진 생선과 감자. 맛이 아주 좋다. 완두콩의 단맛과 질감있게 씹히는 식감이 튀김의 느끼한 맛을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미친 오리, 아니 거위를 마신 뒤 이번에는 REV를 주문했다. 알콜 4.5%. 구수한 몰트향이 아주 좋다. 매우짙은 갈색으로 투명하고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색깔이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거품입자 굵은편이나 목넘김은 매우 부드러운편이다. 캐스크에일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탄산기가 적은것이 흠이지만 그래도 맛있는 맥주다. 맥주잔은 미국식 에일잔 형태로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다. 회사명 표시가 없는게 왠지 전용잔이 아닌 것같은 느낌에 조금 아쉽다. 과일향도 살짝 나지만 토스트향이 더욱 강하다. 호프향과 몰트향이 적절히 조화하되 몰트향이 호프향을 살짝 압도한다. 그 반대라면 내 입장에선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한국에서 고구마밥, 밤밥, 곤드레밥 등을 만들어 먹는데 있어 밥 고유의 맛을 살리느냐 부재료에 살리느냐 하는 문제가 취향이듯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겠다. 어쨌든 전반적으로는 구수하고 맛있는 맥주다.

 

 

나는 이 곳에서 본 손님 중 전형적인 앵글로색슨 여인이 흔해터진 버드와이저(체코산 부데요비체 부드바 아니고 미국산)을 마시는 모습이 의외의 모습으로 비쳐졌다. 하기는 내가 이상한거다. 영국에선 영국 캐스크 에일이 흔하고 다른 맥주를 마시는 것이 이상할 일도 아니긴 한데 갠적으로 미국의 버드와이저는 그다지 좋은 맥주로 생각하지 않는 입장이다 보니 머릿속으로나마 오버 좀 해 봤다. ㅡ,.ㅡ;

내 옆테이블 노인들 마실거 다 마시고도 테이블을 비우기 위해 일어나지 않았다. 이 곳에서는 그렇게 해도 눈치를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러운 문화다. 역시 이들에겐 펍이 외부 안방을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다음으로 마신 맥주는 Doom Bar. 알콜농도 4.0%. Sharp's Brewery가 만든 Pale Ale이다.

밝은 호박색에 영롱한 투명함이 압권이다. 거품은 섬세한 편이나 이내 다 꺼져버린다. 잔소리할 것 없는 영국에일의 특징이다. 잔모양 아래로부터 위로 갈수록 약간 넓어지다가 볼록해진 후 다시 좁아져 직선으로 뻗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전형적인 영국 에일잔이다. 호프와 몰트의 균형감이 좋으며 약간 시큼한 맛이 나고 토스트향이 난다. 이 곳에서 한 시간동안 석 잔 마시고 19:07쯤 나갈라니까 그동안 없던 빈 테이블이 슬슬 생기기 시작한다. 뭐냐 이거. ㅡ,.ㅡ;

 

어쨌든 기분좋게 마시고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 예약 연장 문제로 이틀전 새벽에 본 직원과 달리 왜소한 키에 콧수염은 별로 멋지지도 않은 직원이 앉아 있었다. 아고다 예약 내용을 폰을 통해 보여줬다. 그 날 새벽에 만났던 직원은 그거면 됐다고 했는데 역시 아침 8시가 되어야 체크인이 된다고 해서 잊어먹고 있다가 온건데 이 놈의 인간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건 당신이 예약한 당신 사정이고 내게 무언가 내놓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보아하니 동구권에서 온 것 같은데 불친절하기 짝이 없다. 나는 이틀전 새벽에 만난 직원은 이걸로 되었고 8시 이후에 다시 오라고만 했고 이걸로 안된다는 말은 없었다고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바우처를 달란 소리냐고 했더니 그렇단다. 아시아인인 내가 우습게 보였던 모양이다. 결국 실갱이 끝에 체크인은 했지만 기분은 좋지 않았다. 이런 놈 길게 상대해 봐야 짜증만 더 난다. 그냥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