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7 영국

런던 레코드숍/펍 순례기 9

코렐리 2017. 11. 2. 20:59

2017.10.11.(화)

늦잠을 즐기는 편이지만 혼여하다 보니 술도 적당량만 마시고, 일찌감치 디비져 자니 아침잠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제한된 휴가기간에 하나라도 더 보기 위해 혈안이 되곤 했던 과거보다 마음의 여유를 갖게된 것은 이 번 여행이 레코드샵  순례이기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전엔 일부러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났지만 이젠 일찍자니 일찍 일어나게 된다. 어쨌든 이 날엔 06:30에 눈이 떠진다. 일찍 나가봐야  문여는 레코드 가게도 없고, 무언가 하나 구경하고 나서 원래 가려던 레코드 가게 가자면 시간이 맞아 떨어지지도 않는다. 영국에서는 클래식과 록음반이 대세일 줄 알았다. 내가 못찾은거겠지만 클래식 음반가게는 보지도 못했다. 원하지 않는 레게, 힙합, 테크노 가게가 록이나 클래식 가게보다 많은걸 보고 놀랐다. 이 날까지의 실적은 만족할 수준이 결코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 날 만큼은 다른 문화를 즐기기로 했다.


어쨌든 필요 이상으로 이른 아침에 일어났으니 할 짓거리를 찾아야 했다. 원래 여행 다니면 옷도 최소화 하고 내의와 양말도 최소분만 갖고 다니니 빨래를 할 필요가 있었다. 지하 세탁실로 가봤다. 두 대의 동전세탁기가 설치되어 있다. 아, 동전... 카운터로 가 직원에게 부탁해 동전을 구한 뒤 돌아와 작동을 시도해 보니 동전만 주워먹고 버틴다. 염병, 고장인갑다. 그 옆 세탁기로 다시 시도하려는데 그 사이 중국인 처자가 들어왔다. 바로 옆 세탁기에 시도를 하는데 중국인 처자가 내가 실패했던 세탁기로 가 세탁을 하려고 했다. 정의의 사도. 세탁기 고장났고 동전만 먹는다고 얘기해 줌. 당혹해 함. 정의의 사도 무슨생각인지 먼저 하라고 양보해 줌. 멈칫 하던 중국인 처자 사양할 줄 알았더니 고맙다며 먼저 세탁기 돌린다. 아 씨, 내가 왜그랬지? 나는 다시 세탁물을 들고 올라갔다. ㅠㅠ

07:10에 다시 내려와 식사했다. 그 담에 세탁했다. 이 날은 내셔널 갤러리 관람을 예정하고 있었다. 그 전에 비틀스 전문샵에 들러보기로 했다숑.

 

쟈철 타고 베이커 스트리트역으로...

 

셜록홈즈 박물관.

 

그 옆에 비틀스 전문샵이 있었다. 10:00.

 

비틀스 팬이라면 한 번 쯤 들러볼 만 하다. 정말 탐나는 물건은 많다. 판떼기 담을 공간은 있어도 이거 담을 공간은 엄따.

 

요거 탐나네... 왼쪽 두 번째거 샀다. 탐나는거 많지만 값 만만치 않다.

 

에일잔 정말 예쁘다. 에일맥주를 좋아하니 이건 정말 환장수준이지만 살 수 없었다. 가방 공간이 문제다. 사놓고 가져가지 못할 확률 90퍼센트 이상이었다. 돌돌이 두 대엔 음반 넣고 완충재 채우면 공간없다. 남는건 백팩. 백팩에는 음반 가득 채우더라도 윗부분에 공간이 남는데 문제는 유리제품은 기내 반입이 불가능하다는거... 아, 다시 보니 새삼 욕심나네...

 

국내였으면 이것도 샀을거 같다.

 

 

요건 샀다.

 

내셔너 갤러리로 가기 위해 다시 지하철로... 어? 어디서 많이 보던 얼굴이...? 손모씨는 이 곳에서도 중요한 선수인갭다. 아이야~(AIA) 좋다.

 

어쨌든 내셔널 갤러리 도착.

 

내셔널 갤러리 앞에서 셀카질.

 

 

영국이 한가지 좋은건 국립박물관도, 국립 갤러리도 공짜라는거. 이 곳에선 플래시만 사용하지 않으면 사진 찍는 것도 허용된다. 관람 시이작.

 

 

 

 

 

 

 

 

 

 

 

 

 

 

 

 

 

 

 

 

 

 

 

 

 

 

 

 

 

 

 

 

 

 

 

 

 

 

 

 

 

 

 

 

 

 

 

 

 

 

 

 

 

 

 

 

 

 

 

 

 

 

 

 

 

  

내셔널 갤러리에서 관람하느라 머문 시간은 11:00~15:30. 애걔? 생각보다 일찍 끝남. 몇 년 전 마드리드에서 프라도 미술관은 문열 때 들어가 문 닫을때 간신히 다 보고 나왔던 기억에 조금은 여유없이 서두르면서 봤는데 이건 뭐임? 아, 씨. 옛 날 이집트 국립박물관도 보다보다 지쳐 거의 문닫을 때 나왔던 기억에 이 곳 영국박물관도 서둘러 봤는데 의외로 일찍 끝나 당황했던 상황 여기서 또 재연이었다. 저녁엔 세인트 인더 필즈 지하에서 재즈 공연을 보기로 작심했는데 넘 일찍 끝났다.

 

네빌 매리너의 아지트. St. Martin In The Fields.

 

재즈공연 티킷 구입. 8파운드. 저렴하다. 그런데... 아 젠장. 사진 속의 뮤지션들을 보니전혀 재즈스럽지 않다. 가스펠코러스? 아따, 재즈 공연 보게 됐다고 졸라 좋아했는데 조짐이 졸라 불안하다.

 

남는 시간 뭐하냐. 저녁을 겸해 맥주나 한잔 하기로 했다. 근처에 괜찮은 펍 하나가 눈에 띠어 들어가 봤다. 16:00 Silver Cross Pub.

 

 

4가지 캐스크 에일 취급.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려넣은 에일은 가는 곳마다 눈에 띤다.

 

어쩼든 포토벨로 브루어리의 Automn Red 1파인트 주문. 알콜농도 4.4%.

 

투명한 느낌을 주는 짙은 갈색의 맥주 색이 아주 좋다. 잔모양은 바닥으로부터 올라가면서 넓어진 후 다시 볼륨감을 줄이다 주둥이를 약간 오므리게 만들어 맥주향을 코로 모으는 형태다. 캐러멜 향이 강한 편이며 약간 시큼한 맛이 난다. 피니시가 짧은 편이며. 몰트향은 아주 좋다. 호프향은 미약하게 느껴지는게 약간은 아쉽지만 맛있는 맥주다.

 

이 집의 자랑인 피시 앤칩스. 15파운드. 이 집도 피시 앤 칩스 맛이 쓸만하다. 완두콩과 양파를 좀 더 주면 좋을텐데...

 

 

이 번엔 가는 곳마다 있으니 흔해서 미루었던 별이 빛나는 밤. Starry Night. 알콜농도 4.2%의 엠버 에일이다. 5파운드. 고흐의 그림이며, 영국 포크 SSW 도노반부터 생각나게 하는 맥주다. 별은 실제로 작은 램프를 끼웠는지 반짝거린다.

 

맥주를 잔에 따른 직후 처음에는 둔탁한 황색으로 색이 나타나다가 거품이 자리잡으면서 짙은 호박색으로 바뀜. 앞서 마신 맥주와 색깔 톤은 거의 같아 감상하기에 황홀하다. 거품이 영국 에일 치고는 상당히 풍부한 편이다. 헤드가 필요 이상으로 크게 따라졌으니 실패작이다. 따지면 맴매다. 그냥 마시자. 잔모양도 앞서의 맥주와 같다. 호프향은 앞서의 맥주보다 약간 강한 정도. 드라이한 맛에 미디엄 바디. 잔향은 매우 긴편이고, 과일향은 앞의 맥주보다 강한 편으로 앞서의 맥주보다는 맛있다.

 

 17:30까지 맥주와 피시앤칩스를 즐기다 나왔다.

 

아직도 시간이 남는다. 기념품 가게에 가봤다. 콘돔도 기념품이더냐.

 

머시라? 난 니 아버지가 되지 않을거다? 미치겠군.

 

18:00 조금 넘어 공연장에 입장했다. 카페를 겸하는 곳이라 이른 시간에도 입장이 가능했다.

 

 맥주는 마시고 왔으니 콜라 한 병 주문해 내 자리로 왔다. 좋은 좌석은 비싸다. 공연 퀄리티가 왠지 의심이 되어서 중간좌석으로 샀다. 기둥때문에 무대가 잘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길 잘했지 싶다.

 

20:00가 되자 정확하게 공연을 시작했다. 가스펠 합창단의 재즈공연? 의심스러운 대목이었지만 저녁에 공연하나 보자니 이거 외엔 가진 정보가 없었다. 킹 크림슨이나 핑크 플로이드의 공연을 볼 수 있다면 완전 대박이었겠지만.... 어쨌든 당시엔 대안 없었음. 재즈 발성법 조차도 모르는 뮤지션들. 아 미치겠다. 입놀림으로 하는 힙합 묘기(?) 앉아 있기 지겨운 공연. 만족도 매우 낮음. 관객은 열렬한 박수. ㅡ,.ㅡ; 내가 이상한 놈인겨. 21:00 공연 종료. 에이 시시해. 오늘도 잘 나가다가 공연 때문에 똥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