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7.(토)
전날 맥주 마시고 돌아와 피곤함이 느껴져 일찍 잠자리에 든 탓인가 보다. 너무 일찍 잠자리에 들었었나? 일어나고 보니 새벽 12:20. 다시 잤다. 더 자고 다시 일어나니 새벽 05:20경. 더 잘래도 이미 몸은 충분한 휴식이 이루어지고 난 뒤였다. 이 번엔 진짜로 일어났다. 그러잖아도 세탁을 미루고 있었다. 빨래거리를 들고 지하 Laundry Service Room으로 들어가 봤다. 동전세탁기였다. 프론트로 가 동전을 바꿨다. 시도해 보았다. 동전만 먹었다. 에이 SB. 다시 확인해 보니 하나는 고장, 하나는 사용가능. 나머지 하나는 이미 중국 처자가 사용 중. 한참 기다려 다시 내려가 세탁기를 사용해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문제를 해결했다.
런던으로 오기 전 한국에서 숙소예약을 9일까지만 예약했다. 비틀스의 흔적을 밟아보기 위해 리버풀로 가볼까 말까 하던 망설임 때문에 서울에서 떠날 때까지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묵어보고 연장하게 되면 11일까지로 시간있을 때 연장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프론트에 가봤다. 건장하게 잘생긴 남자 직원이 프론트를 보고 있었다. 지금 시간은 체크인이 불가능하니 8시가 넘어 오란다. 카운터에 문의하니 박당 추가가 아고다 예약가보다 훨씬 비쌌다. 비싸게 체크인 할 필요가 없었다. 모바일폰을 이용해 아고다에 접속해 남은 일정을 예약했다. 빨래도 마치고 나서 07:00에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을 먹었다.
조식 메뉴가 가짓수 많고 풍부하긴 하지만 그래도 메뉴가 바뀌는 일은 없다. 그래도 불만은 없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선택의 폭이 있는 편이다.
여기까지 왔다가 판가게만 보는 것 보다는 판가게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중에 중요한 곳 걸리면 잠시 보고 가기로 했다. 09:05 빅벤. 잔뜩 공사중인게 불만스럽다.
이 곳에서 길을 건너 다리에 올라서면
런던 아이도 보인다.
이런거 공짜로 태워줘도 허비할 시간이 아깝다. 그럴 시간 있으면 판가게 한 군데 더 간다.
빅 벤을 배경으로 자뻑 한 컷. 젠장 저지경인걸 보러 여기까지 왔다니. 그래, 이걸 보러 일부러 온 사람들은 억울할테지만 내 목적은 딴데 있으니께...
그래도 왠지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봐야할 것 같았다.
빅벤을 뒤로하고
바로 보이는 웨스트 민스터 사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정면.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그래도 한 시간 정도는 둘러본 것 같다.
지하철로 이동했다. 커티 샤크 역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카스바 레코드를 찾았다. 대부분 재발매반들 취급하는 곳이어서 실망하기도 전에 벽을 보고 쓰러질 뻔했다. 벽에는 고가의 음반들이 걸려있었다. 롤링 스톤스 Let It Bleed. 225파운드, 롤링 스톤스 Sticky Fingers 100파운드, 지미 헨드릭스 Band Of Gypsis 150파운드, 메이 블릿츠 250파운드(끼야오~), 값이 비싸 포기하고 바로 옆 뮤직 비디오 체인지라는 판가게로 가서 음반을 보는데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에이 SB 다시 가보자. 카스바 레코드로 다시 가 안채로 들어간 주인장을 불러 양해를 구하고 롤링 스톤스하고 지미 헨드릭스만 반질을 확인했다. 다행이(?) 커버만 민트급, 반질은 여~엉 불만족. 가볍게 포기하고 다시 옆가게로 갔다.
뮤직 & 비디오 익스체인지로 돌아와 다시 판떼기를 보는데 가격, 음반 상태, 레퍼토리 3대 요인이 모두 완벽하게 불만족스럽다. 이 곳에서 계속 판떼기를 뒤지며 뭔가 만족스러운 것을 찾아내자니 나의 끈기가 부족했다. 1/5 정도 보다 말고 나왔다.
근처에 커티 샤크 박물관이 있었다. 아항 그래서 지하철역 이름이 커티 샤크 스테이션이었군.
관심 읎스~ 관심없대면서 사진은 왜찍었냐.
밥은 먹어야 될거 아이가. 바로 근처에 한국 식당도 있다만 여까정 와서 아무때나 먹을 수 있는 한국음식 먹게 생겼냐. 그렇다고 지지리 맛없는 영국음식이나 먹게 생겼냐. 그렇다고 영국음식이라고 특정할 무슨 요리가 있더냐. 피시앤 칩스? 건 맥주 마실때 먹는기고... 대만 식당으로 들어갔다.
자릴 잡고 메뉴판을 봤다. 가격도 이만하면 좋다.
국수 하나 시켰다. 내가 좋아하는 고수풀 그득 담아 냈다. 더 주면 더 좋은데... 깔끔하고 짭짤한 국물맛이 일품이고, 국수의 면발도 아주 좋다.
이번에는 지하철을 타고 Deptford Bridge 역으로 이동했다.
Deptford Bridge역 근처 바이늘 레코드 샵.
가서 보고 실망했다. 갖춰놓은 음반은 몇 장 되지 않는데다 레퍼토리, 반질 모두 완벽하게 불만족. ㅡ,.ㅡ; 그냥 나왔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다가 벼룩시장을 발견했다. 런던에 오면 그러잖아도 벼룩시장을 찾아보고 싶었는데 잘됐다. 13:55. 진짜 벼룩시장이었다.
사실 벼룩시장 풍경은 이 곳 런던이나 암스테르담이나 대한민국이나 별반차이 없다.
양말 빨래 하기 귀찮아 미루다 보니 양말 파는 곳 없나 둘러보던 차에 야야야야얏...! 심봤다. 개저렴하다.
슬슬 구경은 하지만 찾는 물건은 따로 있다.
어? 여긴 왠지... 왠지... 고물의 냄새가 물씬 난다.
드디어 나왔다. 가슴이 다 설렌다. 눈먼 고가 음반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열심히 뒤졌지만 구매욕을 크게 자극하는 음반은 없었다. 그나마 싱글 중에서 몇 장 나왔지만 역시 뜨아 하는 음반은 없고... 이들도 한국에서의 손님에 대한 호칭은 똑같다. 두 장을 들고 있으니 젊은 친구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Yes, boss..."
으쩜 한국하고 호칭이나 말투까지 한국하고 똑같냐.
"네, 사장님..."
개나 쥐나 사장인건 여기서도 똑같다. 장당 2파운드 달란다. 모이래 비싸노? 서울의 벼룩시장에서도 그 정도까진 안한다. 장당 1파운드 줌.
2파운드 주고 계속 벼룩시장을 둘러보았다. 앗, 또 나왔다.
역시 구매욕을 크게 자극하는 음반은 없었다.
여기서 주운 레퍼토리는 그나마 아까보다 좀 낫다. 뒤에서 낮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Yes boss..."
뒤돌아 보니 아까 그 친구. ㅡ,.ㅡ;
얘도 날 보고 그랬겠지. 아까 그놈 아냐?
2파운드 줬다. 기대보다는 수확이 좀 못하지만 그래도 도노반 싱글에 비치보이스 싱글이면 그리 나쁘지만도 않다.
가다 보니 펍이 눈에 띤다. 어? 어~~~ 참. 새. 방. 앗. 간~
캐스크 에일 판매점이라... 좋아좋아
Cider? 전부 다 사이다네? 사이다라뇨? 이건 또 뭔 시추에이션?
Sea Cider? 짠물 사이다냐? 함 무거보기나 하자. 맥주에 미친 나지만 사이다란건 츰 무거본다. 일단 한국에서 먹던 사이다는 아닐게고.
리스크가 있으니 판 파인트만 주문해 봤다. 먹어보니 무척 달달하다. 젠장 결국 영국식 라들러인 것 같다. 맛있지만 한 잔에서 끝내는게 현명한 음료다. 색깔은 벨기에 트라피스트 비어인 베스트말레를 연상시키는 탁배기의 색깔을 띤다. 탄산기와 거품은 없지만 꼴에 알콜은 5.8도나 된다. 약간 새콤한 맛에 단맛 강하고, 잔향은 매우 짧다. 주스같은 음료에 무슨놈의 잔향을 기대하냐 웬수야. 호프 사용은 안했는지 쓴맛도, 호프향도 없다.
어차피 달아서 반파인트 한 잔에 끝나지만 더 땡긴다 해도 이리저리 돌아다니자면 화장실이 흔치 않아 부담스럽다.
Spotty Vinyl Records가 있는 자릴 찾아가니 그런 간판은 없고 Green onions 헬스 푸드와 레코드? ㅡ,.ㅡ;라는 이상한 이름의 간판이 나온다. 들어가 보니 관상용 화분과 향신료, 건강식품 같은 것들을 판다. 그 안쪽 깊숙한 곳에 레코드를 비치해 놓았지만 많지는 않다. 레퍼토리가 영 별로다.
그나마 한 장 좋은 음반 건졌다. 프랑코 코렐리가 주연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두 장짜리 전곡반 초반이다. 반질은 좋지만 커버가 많이 아쉽다. 저렴하니 일단 집고 볼일. 현재까지의 실적이 너무 초라하다. 그래도 이제 오늘의 마지막 코스로 워털루역 근처 클래식 매장으로 간다. 기대된다.
워털루역으로 가 역 근처 Gramex Classical & Jazz를 찾아갔다.
분명히 지도상으로는 이 근처였다. 왜 없을까. 클래식 매장은 내가 갖지 않은 정보로도 있을테지만 내가 아는 것은 이 곳이 유일했다. 이 곳도 닫은걸까. ㅠㅠ
밥부터 먹고 보기로 했다. 18:00 한국인 처자의 식당으로 갔다. 외쿡에서 한쿡음식점 안가자주의자인 내가 이 곳에 들어간 이유는 영국음식 먹어봐야 뻔하다는 사실도 있었지만 주인장에게 음반가게 정보를 좀 얻어보자는 심산이 우선이었다. 반찬도 없이 그닥 맛있지 않은(외국에서 맛있는 한국음식 기대하는거 자체가 웃기는 일이긴 하지만) 김치찌개와 밥만 달랑 나온다. 반찬? 그런거 없다. 쌀 품질? 그냥 먹어~ 7파운드. 유학 왔다가 눌러 앉은게 아닐까 싶은 젊은 처자에게 음반가게 정보를 물었지만 이 곳에서 장사하는 동안 레코드 음반가게는 못봤단다. 눈이 나빠 모른채 살아왔을 것 같지는 않았다. 없음 말구. 음반가게 열심히 찾아다녔지만 오늘도 거의 쪽박찼다.
오이스터 카드 충전금액이 바닥나 간다. 20파운드 충전해 주시고 오늘도 새로운 맥주를 찾아 외로운 늑대처럼 길을 헤맬 시간이다. 유서깊은 펍 Goerge Inn으로 찾아가기 위해 워털루역으로 돌아가 지하철을 타고 런던브릿지역에서 하차해 밖으로 나갔다.
가고자 했던 펍은 못찾았다. 굳이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녀 보면서 느낀거지만 유서깊은 펍에서 영국 에일보다는 외국의 필스너맥주만 주렁주렁 취급하는 무늬만 영국펍인 경우가 왕왕 눈에 띠다 보니 드는 생각이었다. 대로변에 Southwark Tevern(태번은 중세 때 술집과 숙소를 겸한 유곽을 말하는데, 오늘날 영국에서 펍을 부르는 또 하나의 일반명사이기도 하다)이 눈에 띠었다. 꽃까지 예쁘게 수놓은게 전통이고 나발이고 여기가 낫겠네 싶었다. Broughgh Market 건너편에 있는 펍인데 외관 꽃장식 외 별다른 특징 없는 전형적 펍의 외관을 갖고있었다. 비오는 저녁이다. 차양 아래 비를 피해가면서까지 밖에 서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다수 눈에 띤다. 한국에서라면 이해가 가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서서 마시는 맥주의 즐거움과 낭만은 해 본사람만 안다. 국내 펍에서도 자리가 없으면 나는 종종 서서 마시곤 한다. 이들은 자리가 있건 없건 밖으로 나와 서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실내는 완전히 버글버글한게 도깨비 시장 방불케 할 만큼 혼잡했다. 정신줄 잡고 버티기가 쉽지 않을 정도. 그 와중에도 여기저기 별로 부럽지 않은(?) 키스씬을 여러번 목도했다. 왜 여기서 유독 많이 보임? 니 침 내 침 다 섞어서 맥주 마시냐. 한국에서 찌개 하나 놓고 같이 떠먹으라고 하면 잘먹겠군.
이 곳에서 취급하는 캐스크 에일은 8종류. 고민 중 누군가 먹으려던 맥주를 말리며 아메리칸 페일 에일 추천했다. 난 미국식 에일은 별로라고 하니 그래도 마시라고 한다. 그래 까이꺼 그거 함 속아보는거 뭐 그리 어려울게 있냐.
아메리칸 페일 에일 한 잔 주문했다.
알콜은 4.8%. 롱맨 브루어리의 맥주다. 전형적인 페일에일의 색깔이 보인다. 거품헤드는 0.5mm정도. 좀 부족하게 따랐다. 잔모양은 실린더형.
페일에일답게 호프향이 강한 편이고, 과일향과 캐러멜향도 비교적 강하고 미세하게 시큼한 맛이 난다. 페일에일 치고는 약간 라이트한 바디에 속한다. 전반적으로 아주 맛있는 맥주다. 그닥 좋아하지 않는 미국식 IPA와 비슷하나 육안으로 보는 투명도는 매우 높아 탁한 색의 미국식 페일에일은 그닥 매력없는데 반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크게 준다. 아, 그런데 여긴 너무 시끄러버. 조용하게 즐기고 싶고, 여러 펍을 돌아보기 위해 이 곳에서는 한 잔만 마시고 나왔다.
버로우 마켓 길 건너편. 튜브역에서 나오면 길 안건너고 왼편으로 돌아들면 보이는 곳이다. Old King's Head. 늙으신 왕님의 대갈통? 조지왕의 초상화를 간판으로 했다.
큰길에서 펍 간판을 보고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평범한 외관의 펍이다. 이 때도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갔다. 실내도 평범하다. 테이블 높이와 의자 높이도 통일성 없이 들쭉날쭉하지만 그런대로 안정감있어 보이는 배치다. 바닥을 보니 마루위에 카펫을 깔아놓아 편안한 느낌을 준다. 여기도 정신이 없지만 손님은 반정도 찬 비교적 조용한 실내 분위기여서 한 잔 더 할 기분이 절로 났다. 탭 종류는 캐스크만 6가지. 마셔 본 것이 하나도 없어 더욱 마음에 든다.
서섹스 비터에일을 한 잔 주문했다. 알콜 4.0%. 맑고 깨끗한 짙은 호박색이어서 색을 즐기기에 손색 없다. 거품 헤드는 0.5mm정도. 이러면 잘 못 따른거다. 좀 더 헤드에 비중을 두 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 그나마 있는 거품이 금방 죽지만 목넘김은 아주 부드러운편이다. 영국 에일은 거품이 많지 않고 거품도 금방 죽어버리지만 거품 입자는 의외로 섬세해서 혀에 닿는 느낌은 물론이고, 목넘김이 아주 예술이다. 잔모양은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형태. 미국식 에일에 많이 쓰이는 형태의 잔이다.
이 회사의 전용잔은 아닌듯 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비터 에일이다. 호프향과 과일향이 강한 흐믓한 맥주다. 아주 약간 시큼한 맛에 혀끝에 느껴지는 달달한 맛과 목구멍에서 느껴지는 쓴맛이 기분좋은 조화를 이룬다. 캐스크 에일 치고는 강하게 느껴지는 탄산기도 압권이다. 호프향과 몵트향의 균형이 아주 좋아 매우 맛이 좋다. 누구에게나 추천할만 마음에 꼭 드는 맥주다.
남은 테이블도 많은데 젊은 현지인 두녀석이 허락도 없이 내 테이블에 앉았다. 놀자는 의미다. 다른때 같으면 먼저 멀을 걸어줬을텐데 영국식 영어에 약간의 공포감을 갖고 있으니 차라리 조용히 딴 자리에 가서 앉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이 녀석들이 말을 걸어왔다. 이 녀석들은 축구매니아들이었다. 하긴 대다수 영국인들은 축구매니아일 터였다. 이 녀석들은 축구 이야기만 줄줄줄 해댔다.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 등 한국 선수들 누구 누구를 줄줄이 꿰차는데 놀랐다. 기성용은 아주 좋은 선수라며 그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 줄줄이 주워섬겼다. 아마도 이 녀석들은 한국출신 선수들에 대해 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알고싶어 하는 것 같았다. 맥주나 음악에 관한...? 관심없음. ㅡ,.ㅡ;
나로선 알지도 못하는 축구얘기만 줄줄이 늘어놓는데다 관심이 없는 분야이니 더 알아듣기 어렵고, 내가 화제를 돌려봤다. 영국의 젊은이들이 에일은 안마시고 필스너만 마셔대는 이유가 뭔지를 물어봤다.
"에일은 너무 진지해. 무겁다구. 옛날 사람들은 에일을 좋아하지만 우린 무거운거 별로야. 필스너 맥주 가볍고 좋잖아. 맥주는 가볍게 즐기면 되는거 아냐?"
나는 영국 에일에는 깊은 맛이 있어서 다른 맥주 대국인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훌륭한 맛이 있다고 해봤지만 역시 무관심이었다. 조금 지나니 터번을 두른 한 인도인 청년이 들어왔다.
"내 친구야 인사하라구..."
ㅡ,.ㅡ; 화제의 공통점도 없고 영국식 발음과 악센트도 두렵고. 먼저 간다... 결국 여기서도 한 잔만 마셨다.
막상 숙소로 돌아오니 맥주 한 잔 생각이 가시지 않아 지하 카페로 내려갔다. 숙소로 돌아오니 생맥주는 아무데서나 마실 수 있는 기네스만 있었다. ㅡ,.ㅡ; 물론 기네스도 아주 좋은 맥주지만 영국이 아니면 마실 수 없는 캐스크 에일만 마시고 돌아가려던 계획이었기 때문에 염두에 두지는 않았었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묵직한 바디감에 풍부하고 섬세환 거품, 태운 보리에서 나오는 고소함과 커피향 같은 은은함. 단맛이 전혀 없는 드라이함에도 단맛 부재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그 무엇 존재하는 고급맥주다. 서빙하는 여직원은 이 카페에 탭은 단 하나뿐인데 따르는 방법 조차 모르는지 귀찮아서 대충 따르는건지 논스톱으로 따름. 원래 기네스는 반 정도 따르고 액이 안정되고 거품이 어느정도 죽으면 그때서 나머지 반을 따라야 제맛이 나는 맥주다. 바텐이 것도 모르고 기계적으로 따르냐... ㅡ,.ㅡ; 그래도 맛있는 맥주다. 이거 한 잔 마시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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