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6.(금)
눈이 절로 떠진다. 새벽인줄 알았는데 아침 8시 조금 넘었다. 조식 후 다시 Guilford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덮어놓고 길포드로 가자니 혹시나 문을 열지 않는 불상사가 생기면 여기에 들인 시간과 경비를 날려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겂부터 났다. 전 날 받은 명함을 찾아 전화부터 해 봤다. 아직 문을 열 시간이 아닌 탓에 전화를 받지 않을 가능성을 높게 점쳤지만 다행이 전화를 받는다. 전 날 구입한 핑크 플로이드 닥사이드에 문제가 있다라고 말하고 문제의 내용(Darkside Of The Moon 포스터와 엽서에 인터넷 주소 표기되어 있음) 문제를 설명했더니 음반을 갖고 오란다. 워털루역으로 다시 가 11:15발 열차에 탑승했다. 길포드행 왕복표
길포드에 도착해 벤에게 문제의 포스터와 엽서를 보여주자 고개를 끄덕여 보인 그는 미안하다며 다른 음반 가져갈 것이 있는지 둘러보란다. 이 때 안 사실이었지만 전날 내가 둘러보지 않은 별도의 공간이 있었는데 그 곳에도 음반이 적지 않게 수납되어 있었다. 이 곳을 뒤졌지만 구매욕을 자극하는 음반은 없었다. 결국 음반을 환불했다. 역으로 돌아가면서 전 날 문을 열지 않아 들를 수 없었던 Collectors Record Centers를 혹시나 해서 들러보았다.
종이쪽지에 써서 유리에 붙여놓은 내용이 이미 있었지만 혹시나 싶어 들렀는데 역시나였다. 젠장. 여 안오면 두고두고 궁금할거 같은데...
여기까지 왔다가 그냥 돌아가기 왠지 시간도 아까운 생각이 들어 이 곳 길포드에 다른 레코드 가게가 있는지를 벤네 가게 나오기 전에 물었더니 약도를 그려준다.
열심히 헤매기만 할 뿐 찾을 수가 없었다. 구글은 와이파이 지원이 되지 않아 사용이 안됐다. 그냥 돌아올걸... 시간이 아깝다. ㅠㅠ
어쨌든 기차역으로 돌아가 13:13발 차로 런던으로 돌아와 계속해서 레코드를 돌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브릭스톤역에 내렸다..
레코드 가게 찾아가다 보니 시장부터 눈에 띤다.
여행중에 눈에 띠는 시장은 내게 있어 참새방앗간에 다름아니다. 이것저것 생활필수품과 식품 등이 즐거운 볼거리지만 삶의 활기 역시 내게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다.
잠깐 들러봤다.
찾아가고자 했던 Pure Vyinyl Records 지도상의 위치에 도착한 것은 15:30쯤이었나보다. 없는건지 없어진건지 그 위치엔 존재하지 않는다. 전부터 더 이상 레코드가 없어 가게들이 하나 둘 닫는단 얘기는 들어온 터라 지도상의 정확인 위치에 없으니 없어졌나보다 일단 잠정결론을 내고 다음으로 들르고자 했던 Container's Records로 이동했다. 어라? 이거보게? 진짜로 컨테이너네?
컨테이너로 벽을 둘러친게 예사롭지 않다. 바깥에서 보니 컨테이너 중 하나가 바로 컨테이너 레코드... 이름이 괜히 컨테이너가 아니었군.
들어가 봤다. 허걱. 어른들을 위한 상상초월의 놀이터다. 이런 곳이야 말로 숨은 관광지다.
여기서 나도 에일이나 한 잔 하고 가야겠다.
가장 큰 목표인 레코드 가게부터 들르는게 우선이다. 이 곳에 도착한 시간이 15:40. Container's Record 방향으로 지시된 곳으로 따라가 봤다. 많지 않은 레코드들이 박스에 담겨져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규모도 작고 비치된 레코드의 양도 많지 않아 전 레퍼토리를 들여다 보는데 15분이면 족했다. 레퍼토리는 힙합, 일렉, 하드코어, 레게 등 내게는 관심 밖인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그것도 주로 신품 레코드들을 취급하고 있었다. 건진건 하나도 없다. 온김에 좀 쉬었다 가자.
이 곳은 북경 오도구에 있는 야시장 이상으로 놀라운 곳이었다. 고급스럽진 않지만 감각적이다.
여행 가이드북에도 나오지 않을 이곳 컨테이너 조성의 공원(?)부터 일단 둘러보았다. 먹거리를 확보한 고양이가 조용히 혼자 먹을 곳을 찾듯이 에일 한 잔 들고 주저 앉을 자리부터 찾는게 이유였다.
캐스크 에일은 없고 캐그 에일이 있다. 그래 이 참에 한 두잔 외도 좀 해보자. Parched Pale Ale 한잔 주문했다. 가격 5파운드.
알콜도수는 4.3%. 비교적 탁한 호박색이어서 색깔을 즐기기에 그닥 좋은 맥주는 아닌듯했다. 하지만 그 걸로 단정할 수 있는 맥주는 아니었다. 거품은 거의 없으나 캐그 에일인만큼 탄산기가 강하다. 그동안 인위적으로 탄산가스를 주입하지 않고 발효에서 나오는 탄산가스가 전부인 캐스크 에일만 먹다가 이걸 먹으니 어마어마하게 탄산기가 강하게 느껴지고 거의 충격적으로까지 느껴진다. ㅋㅋㅋ
잔이 플라스틱이어서 아쉽다. 호프향이 매우 강하다. 오렌지향이 역시 강하게 코를 자극한다. 상쾌하다. 혀에서 느껴지는 강하고 자극적인 맛.
미국 에일과 스타일이 비슷하나 그보다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맛이다. 이거 아주 상당히 맛있다.
맥주를 마시며 20분 정도 쉰 뒤 계속해서 레코드 가게를 찾아나섰다.
젊은이들의 에너지 냄새가 물씬 난다.
이 곳에서 젊은이들은 롤러 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자전거 등을 타고 묘기에 가까운 주행을 한다. 단련중인만큼 실패율은 높지만 묘기는 볼만하다.
Superstone Records & CDs를 찾아냈다. 알고 보니 이 곳은 레게 전문점. 나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이나 멀다. 밥 말리 조차도 안듣는 나다. 오늘 레코드 가게 탐방은 여기까지다. 아 젠장 숙박비와 밥값이 아깝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Battersea 발전소로 가기로 했다.
핌리코 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교회가 나오고 교회에서 좌회전해 조금 가면
강으로 통하는데 벌써 저 쪽에 배터시 발전소의 굴뚝이 보인다.
강건너 보이는 Battersea 발전소. 핑크 플로이드의 팬으로서의 의무감이 여기까지 찾아오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발전소 자체의 매력이 나를 여기까지 마법처럼 끌고왔을까. 둘 다인 것 같다.
봐도봐도 싫증나지 않는 웅장한 건물인데다 핑크플로이드의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명소다.
저 쪽에 젊은 친구 셋이 저희들끼리 대화를 나누며 발전소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나는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계속 강가를 걷다 보니 발전소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그 젊은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날 보더니 한 녀석이 묻는다.
"핑크 플로이드 때문에 여기 온거지?"
"물론이지 난 핑크 플로이드를 가장 좋아한다구."
"아 멋져! 핑크 플로이드는 록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라구."
"당근이지."
"그렇다면 신생 밴드인데 혹시 세바인스라는 밴드 알아?"
"미안하지만 난 요즘 밴드의 음악은 잘 안들어. 클래식록 위주의 레퍼토리를 많이 듣는 편이지. 롤링스톤스나 레드 제플린 같은..."
"어~~~ 롤링스톤스, 레드 제플린도 모두 최고의 밴드들이야. 하지만 세바인스라는 밴드도 머지 않아 그렇게될거야."
"그렇게 대단한 밴드야? 장르가 뭔데?"
"록이야, 삼인조 밴드인데 아주 잘해."
"그래? 그럼 나도 음반을 사야겠는데? 난 여기 레코드 사러 왔어 오늘은 별로 성공적이지 않지만 내일 또 레코드 가게들을 돌아다닐 참이지. 그 밴드 스펠링이 어떻게 되지? 좀 적어줘봐."
한 녀석이 가슴을 펼쳐 입고 있던 티셔츠를 보였다.
"바로 우리야. 와하하..."
"헐~ ㅡ,.ㅡ;"
"음반 냈어? 내가 사갈게."
"아직이야. 우린 아직 버스킹을 하고 있어."
"멋진데? 밴드 이름 기억하고 있다가 너희들이 음반 내면 내가 먼저 사고 친구들한테 적극 권할게. 내 친구들이 죄 다 음악 좋아하는 놈들이걸랑."
통성명을 했지만 이름들이 기억나진 않는다. 그러잖아도 이 곳에 가까운 펍이 괜찮아 보여서 이녀석들하고 에일이라도 한 잔 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느덜이 마셔 봐야 얼마나 마시리. 내가 쏴도 되는데 두려운건 영국인들의 악센트. 간단한 대화니까 가능하다지만 이들의 악센트는 적응이 되질 않아 계속 되묻기도 민망하다. 여기서 헤어졌다.
그들의 뒷모습이 왠지 짠하다. 제발 부탁인데 화끈하게 떠서 나로 하여금 느덜 만났다는 호들갑 좀 떨게 해주라. 건투를 빈다.
하루 종일 음반가게 찾아 헤맸지만 똥만 밟고 다녔다. 실적은 초라한게 아니라 아예 없.다. 이럴려고 내가 왔던가 판떼기 건질려고 왔던가. 어쨌든 이 날 음반은 내게 기쁨을 주지 못해도 맥주가 날 기다리고 있질 않은가. 너밖에 없다. 판떼기 나뻐~ ㅠㅠ
발전소로 오기 위해 핌리코 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돌았을 때 발견한 펍이 하나 있었다. 이름 하야 Gallery Pub. 전형적 영국펍의 외관을 가졌다. 검정색과 베이지색의 조화로운 4각디자인의 외관에 세련미가 더해졌다. 상호명은 금색 문자로 표기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실내에는 묵직한 커튼을 달아 역시 고풍스러움을 더했고, 목재 실내장식과 2층으로 연결되는 나무계단과 난간의 따스한 느낌이 방문자를 녹여 주저앉게 만든다. 런던의 가정집을 연상시킨다. 펍의 바깥에도 많은 이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은은한 샹들리에로부터 나오는 빛이 약간 침침하게 실내를 비추고. 바닥에는 카펫이 깔려 포근함을 더했다.
무슨 맥주를 파나 들여다 보았다. 나의 최대 관심사다. 캐스크 에일 탭은 5가지. 다른 곳보다 많은 편이다. 음 좋아좋아... 그 외에도 기네스같은 스타우트도 있고, 8~9종류의 라거계열 맥주 탭 별도로 운영하고 있었다. 다 관심없다. 내 눈엔 캐스크 에일만 들어온다.
Bombardier라는 이름의 에일 반파인트를 주문했다. 맥주의 맛은 한 파인트를 제대로 따랐을 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반파인트를 주문한 이유는 전술했지만 취하기 전에 좀 더 많은 종류의 에일을 맛보기 위한 것이다. 이 곳에서 주구장창 오래 머문다면 1파인트 짜리를 주문했겠ㅈ만 내겐 그럴 여유가 없다. 맥주값은 2.5파운드. 다른 맥주보다 현저히 싸다. 거품헤드가 적절한 높이로 얹혀졌다. 매우 잘 따라졌다. 에일을 잘 따르자면 거품이 1.5~2센치 정도가 적당하다. 이렇게 따라졌을 때가 가장 맛있다. 그러나 그렇게 조절하기란 숙달되기 전엔 쉽지 않다.
물론 맥주가 가장 맛있을 때는 맥주를 따르고 난 직후다. 난 그래서 맥주잔 첫 모금은 서빙되는대로 바로 한모금 마시고 본다. 당연히 그 첫모금은 최대한 음미하는 편이다. 에일은 거품이 많이 나지 않으면서도 금방 죽는다. 거품에 환장하는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캐스크 에일의 목넘김이 좋다고 느끼는 것은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헤드를 적절한 비율로 잘 따르는 것이 어렵지만 그렇게 했을 때 그 최고의 맛을 느끼는 것은 거품이 섬세한 맥주라 해도 대부분은 잘 해야 두 세 모금 정도다. 그렇게 첫 한모금을 맛있게 마시면 그 잔을 다 비울 때까지 그 잔의 인상은 좋게 남는다. 나도 맥주한테 세뇌 당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잘 못 따랐을 때 첫 모금 느낌이 별로라는 느낌을 받게 되면 다 마실때까지 만족감이 그리 크지 못하다. 바텐더의 역량이 그래서 중요하다. 나는 변태인가 보다.
잔모양은 됙일의 쾰슈잔과 같은 실린더형이이지만 그보다는 짧고 굵다. 호프향은 비교적 약한편이어서 아쉽다.시큼한 맛은 강한 편이다. 몰트향이 강조된 느낌이다. 당연히 과일향도 비교적 약하게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비교적 맛은 있는 편이나 강한 맛을 좋아하는 나로선 약간 미달이다.
이 번에는 Timothy Tayler & Co Ltd의 Landlord를 주문했다. 역시 반파인트다.
따라 놓은 맥주의 색은 옅은 호박색에 탁한 느낌이 든다. Championship을 먹은 맥주란다. 알콜도수는 4.3%. 거품을 따라 줄 때 이미 양이 적어 거품 자체를 평가하기가 애매모호하다. 잘 못 따른것이다. 잔모양은 방금 마신 맥주의 잔과 같은 실린더형이다. 이 곳 말고 런던에서 이런 잔으로 에일을 서빙하는 곳은 보지 못했을 만큼 일반적이지 않다. 이 맥주 역시 호프향은 비교적 적은 편이며 몰트향이 강조되었다. 시큼한 맛과 함께 과일향이 어느정도 입과 코에 감돈다. Bombardier 보다는 강한 맛이며, 맛은 좋은 편이나 호프향에서 부족한 느낌이 약간 아쉽다.
아무래도 저녁식사 겸 안주거리가 필요했다. 만날 먹는 피시 앤 칩스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은 먹거리 메뉴가 눈에 띤다. 11파운드면 값도 착하다.
안주 겸 요기거리로 Specials Grilled Pork Chips with Sautee, Potatoed, veq & Apple Gravy를 주문했다. 이름 우라지게 길기는 젠장... 값 대비 매우 좋은 안주 겸 식사다. 이후로 이런 먹거리 메뉴를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갈빗대와 껍데기를 포함해 육즙이 풍부하고 쫄깃하다. 껍데기도, 살집도 모두 쫀득한 느낌이 강하고 육질이 매우 좋다. 특히 돼지 껍질 식육감을 극대화 했다. 영국에도 이런 맛있는 음식이 있었더냐. 게다가 달작지금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감도는 멀건한 사과소스는 예술이었다, 감자 프라이는 넙적하게 쓸어 형태가 씹는 느낌과 맛을 달리하여 다른 곳의 포테이토칩과는 차별화 했다. 씹는 느낌에 따라 맛도 훨씬 좋게 느껴진다. 다른 집에서 먹은 칩보다 훨씬 맛있고, 접시 바닥에 흥건한 사과소스에 젖은 감자칩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이 펍에도 시간이 지나니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난입하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크게 북적였다. 그야말로 Public House인 셈이다.
앰버 에일인 Pedigree(4.5%) 반파인트 주문했다. 몰트향만 강하고 호프의 향이 크게 부족하다. 나 이런 맥주 별로 안좋아한다. 약간 밝은 호박색에 약간 탁한 비주얼. 맥주색깔도 그닥 황홀하지 않다. 거품은 거의 없고 아무리 캐스크 에일이라지만 탄산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아 밋밋한 느낌이 든다. 잔모양은 실린더형으로 바로 앞에 마신 두 잔의 맥주 잔과 같았다. 미디엄 바디에 아주 시큼하게 혀 옆구리를 자극한다. 부드럽지만 별다른 느낌이 없는 맥주. 50년대 영화배우 같은 모델 남성과 달리 개성은 눈꼽만치도 없음. 개성없는게 이 맥주의 개성이라고 하면 곤란하다.
마지막으로 한 잔 더 주문했다. Jennings, Cumberland(4.0%). 맥주 색은 탁하게 짙은 황색이다. 오늘 마신 맥주들의 비주얼은 그다지 바라보며 즐길만큼 아름다운 맥주는 없었다. 거품 입자는 비교적 섬세한 편이나 역시 빨리 꺼져 아쉬움이 남는다. 잔모양은 역시 실린더형. 몰트향이 전반적으로 지배적익고 호프향은 미약하다. 에일 특유의 과일향이 거의 나지 않고 자극적인 맛이나 향이 전혀 없다시피 하다. 강한 맛에 길들여진 나의 입맛과 취향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 비교적 목넘김은 좋으나 역시 강한 맛이 없기 때문이었다. 에일 치고는 라거처럼 갈증 해소용으로는 그럭저럭 좋을듯한 맥주다. 오늘 이 집 안주거리는 런던에서 먹어본 중 단연 최고였는데 맥주 색과 맛, 그리고 향은 영 아니었다.
맥주를 몇 잔 마시고 나니 방광이 팽팽한게 방출을 원하는 것 같아 화장실로 갔다. 남자화장실을 확인하고 들어갔다. 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놀라 황급히 몸을 돌려 문을 열고 다시 나가려 하자 "남자 화장실 맞아요"라는 여자의 말이 뒷통수를 갈겨왔다. 뒤돌아 보니 미소지으며 괜찮다고 들어오란다. 이건 뭐임? 문을 있는대로 열어놓은 채 흑인처자가 치마를 내리고 앉아 일보면서 백인 남성과 대화 나누는 중이었는데 백인 남자는 세면대쪽으로 가서 서있었던 탓에 벽에 가리워져 안보였으니 내가 여자 화장실로 들어온걸로 순간 착각한 탓이었다. 황당한 가운데도 호구잡히기 싫어 태연한 척 하며 볼일 을 봤다. 아 젠장 오줌줄기가 멈춰섰는지 긴장감에 오줌도 안나온다. 참으로 변태스럽도다 여자가 남자 화장실에 들어와 치마를 내린 채 문열어놓고 변기에 앉은 채 남자와 대화를 하고 있으니.... 펍에서는 19:30에 나왔다. 해는 진작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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