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20(월)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가 훌륭한 편이다. 과일과 토스트, 그리고 계란과 커피. 아침식사로 이 정도면 최고다.
게스트하우스 프론트에 부탁해 마차 한 대 수배를 부탁했다. 이 곳은 유적지별로 거리가 있어서 걸어 다닐 순 없고 마차를 빌려 타거나 택시를 대절하거나 나중에 한 방법이었지만 전기동력모터사이클을 대여하거나 하는 방법을 써야 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마차는 낭만도 있고 가이드까지 딸려 있으니 가장 나은 방법이었다. 20,000짯에 하루 이용하기로 했다. 서글서글한 인상의 유머감각 있는 친구가 마차를 끌고 왔다. 숙소 바로 앞에서 만난 젊은 마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는 전 날 파장에 들렀던 냥우마켓에 대한 미련이 있어 이 곳부터 들르기로 했다. 우리가 가고자 했던 유적지 방향과는 정 반대 방향이었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마부가 우릴 내려주고 구경 후 만나기로 한 뒤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한 아주머니가 선물이라며 뭔가 하나를 건넨다. 받은 물건은 이들이 천연 자외선 차단제로 사용하는 타나카라는 이름의 황토 덩이인데 비누처럼 틀에 굳혀 만든 제품이었다. 얼굴에는 과잉친절을 보이느라 직접 이 타나카를 발라 준다. 이런 경우 미리 알고 마음을 먹고 대비하지 않고서는 뭔지도 모르고 무의식 중에 받게 된다. 하지만 누군가 나와 같은 상황에 접하게 되면 절대 받지 말기를 권한다. 돌려주려 하면 거리를 두고 떨어지며 받지 않으려 하고 제갈길로 가려고 하면 기념품이라며 이것저것 보여 주여 관광을 방해한다. 갖고 있는 바구니에 기회를 봐서 넣어버리고 도망치면 될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아주머닌 바보가 아니었다. 그래도 그냥 구경 다니며 철저하게 무시하면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진저리가 쳐질 정도로 끈질겼다. 무언가 사주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을 기세였다. 소금을 먹은 놈은 물을 들이키게 마련이다. 받은 물건이 있으니 이 아주머니한테 큰소리는 정말 할 수 없었고,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아주머니는 화를 낼 수도 없는 교묘한 방법으로 나를 괴롭혔다. 어디 가서도 이런데 넘어가지 않는 나지만 결국 지긋지긋해서 이 아줌머니 떨구기 위해 넘어갔다. 그 때 뭘 샀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 사고 나서 받은 물건이 귀찮아 돌려주자 얼씨구나 받아간다. 엥? 이런 황당하고 어이없고 허무한 배신감을 봤나.
뜀군은 이 아가씨한테 걸려들었다. 아주머니하곤 무슨 관계였을까. 뭐 물론 아무 관계도 없을수도 있지만 왠지 가족이 아닐까 의심해 본다. 아님 마는거지.
지겹도록 따라다니던 두 여인이 떨어져 나가니 그제서 우리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시장규모는 작지 않았다. 대부분 식료품을 파는데 구역별로 파는 품목도 달랐다.
메기와 잉어도 보이고
허걱. 피라니아도 보인다. 식인어를 먹다니. 참으로 의가 좋다. 사람은 생선을 먹고 생선은 사람을 먹고. 이런 것도 공생이라고 하는가? 아닌가? ㅡ,.ㅡ; 누구한테서 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피라니아를 먹어봤더니 가시가 많고 비린내만 나서 맛이 없고 먹기도 불편하단다. 맛이 있어서 먹는게 아니라 인간을 먹는데 대한 보복으로 먹는 모양이군.
근데 여긴 까만 검불이 참으로 많다. 붕붕소릴 내면서 허공을 휘젓는다. 느덜 모냐.
곤충이구만. 인간이 먹기 전에 독이 있나 없나 확인해 주니 드럽게 고맙기 그지없다.
이런 것도 팔리는가...
이 곳엔 듣도보도 못한 새로운 채소가 많이 눈에 띤다. 눈요기로 심심치 않을 정도다.
이 곳 미얀마에서는 남자들도 론지라 불리는 치마를 입는다. 뜀군이 호기심에 하나 사려 했지만 가격이 안맞는지 통과.
시장 구경을 마치고 우리를 처음 내려 준 시장 입구에서 마부를 만나 다시 마차에 탑승한 후 처음으로 들른 짠지타 우민.
이 곳엔 자그마한 건물 하나 달랑 있는 곳이었지만 마부가 굳이 델꼬 온 걸 보면 중요한 곳인가 보다. 내부에선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뭔가 대단한 것이 있나 싶어 들어가 봤지만 사진촬영을 금지할만한 이유는 전혀 없어 보였다. 뭐임? 지키는 사람도 없고 해서 한 컷만 찍었다. 내가 넘 순진했나. 사람도 없는데 서둘러 찍고 시치미 떼느라 사진이 흔들렸다.
다음으로 들른 곳이 쉐지곤 퍼야.
입구의 사자상 옆 안내판엔 문자 이빨 하나가 빠졌다.
이 곳 미얀마의 모든 사원은 신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그 뜨거운 뙤약볕에 노출된 콘크리트 바닥을 걷다 보면 발바닥이 익기 직전까지 간다.
사원 중심에 자리한 파고다에는 온통 금칠로 비까번짝하다.
뜀군이 찍어 준 사진. 각자 여기저기 카질하느라 누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중에 찍은거라 언제 찍었는지도 모른다.
이 곳엔 아침이어서 그런지 현지인도 몇 보이지 않고
무척 한가하고 평화롭다.
지겹게 덥지만 않았다면 훨씬 좋았을테지만 미얀마는 혹독하게 돕고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는 아침부터 춤을 춘다.
황금칠이 벗겨진 부분부분엔 바탕으로 칠해진 적색이 노출되어 있어 묘한 위엄이 더해진다.
사자상.
미얀마의 사원이라면 어디에서도 볼 수있는 탑루다. 건축재료는 나무와 함석판이 전부다. 절대 오래갈 수 없는 건축자재(?)다. 부유한 나라가 아니어서 그럴까. 심지어 왕궁도 이런 재료로 지어졌다. 훅 불면 날아갈지도 모른다.
현지인의 불심이 엿보이는 모습이다. 뜀도령이 찍은 사진. 나도 나이가 먹은건지 건축물 사진보다 사람 사진이 좋다.
강렬한 햇볕에서 사진을 찍자면 모니터에 나타나는 피사체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dslr 하나 살까 생각도 해봤지만 카메라가 짐이 되는 것도 부담스럽고 사진에 집착하느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도 두렵다. 납은 방법은 그저 보이지 않는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대충 찍는 방법 뿐이다. 건물의 대칭은 당근 포기.
여행 책자에도 나오지 않는 곳을 마차 주인이 소개했다. 이름 하여 Shwe Lake Too. 이걸 뭐라 읽는다더라? '쉐라케투'라고 읽어야 되나?
지금 기억에 맨발로 다니기에 가장 고통스러운 곳 중 하나였다.
건물 안에는 평면도 상 사면체 건물 한 면의 안쪽에는 어김없이 입불상이 안치되어 있다.
건물의 위층에 올라 내려다 본 주변 풍경.
주변엔 크고 작은 사원의 탑들이 여기저기 보이는데 이지역 전체가 이런 풍경이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틸로민로 사원. 비슷하게 생긴 사원이 많아 사진으로 보자면 거가 거같고 햇갈린다.
신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면
입구 장식을 새로 칠하는 인부의 모습을 뒤에서 찍으려 했더니 귀신같이 알고 뒤돌아 본다.
이 곳도 건물 내부 사면에 불상을 안치했는데 이 곳은 좌불상이다.
사원 한켠에서 팔리길 기다리며 전시된 우산들. 퍽이나 에쁘게 만들어졌지만 무겁고 접으면 두터워서 갖고 다니기도 불편하게 생겼다.
또다시 이동. 뜀군의 발과 나의 발. 무좀없는 뜀군의 발이 부럽다. ㅋ
다음 방문지 우팔리테인. 그저 작은 건물 하나 달랑 있다. 더위도 극심하고 캄보디아에서 처럼 하나라도 더 보겠다고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리해 탈이 났던 기억에 여유 있게 다니기로 한 우리는 마차 주인에게 중요한 곳만 델꼬 다녀달라 했지만 그는 꼼꼼하게 우릴 안내했다. 여긴 안와도 되는 곳 아닌가?
마차를 타고 이동해 다음으로 들른 곳은
미우찬다라는 곳이다.
이 곳은 뜀군의 책자에도, 내 책자에도 나오지 않는 곳이어서 마차꾼이 아니었으면 지나쳤을 곳이었지만 볼거리는 의외로 많은 곳이엇다. 저멀리
다음에 들를 아난다 파야도 보이는데 주변 풍경 예술이다.
폼잡은 뜀군.
아난다 사원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벽화 중 일부. 예술적 가치를 논하기에는 작품성에 문제가 많아 보이지만 끔찍한 지옥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이 잔혹하다. 발가벗겨진채 몸을 다섯 토막 내는 형벌, 물인지 기름인지 끓는 솥에 인간을 쳐넣는 형벌,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인간들의 얼굴에는 공포감이 역력하다.
거물 안에 세워진 4개 입불상 중 하나
안에서 본 입불상과 그 앞에서 한 컷.
안에서 판매되는 섬세한 문양의 접시들.
여러 사찰을다니며 느낀 것이지만 이들의 건축에는 섬세하거나 우아한 면은 없어 보인다.
황금색으로 한 껏 장식한 통로.
밖으로 나오면 오랜세월 검게 변색된 외벽이 상당한 멋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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