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4 홍콩·마카오

홍콩 마카오 휘둘기 4-1(코즈웨이 베이/센트럴/셩완)

코렐리 2014. 2. 5. 21:46

2014.2.1(토)

담 날 새벽 비행기로 돌아오는 만큼 홍콩을 싸돌아다닐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 조금 서둘러 9시도 되기 전에 호텔을 나섰다. 홍콩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를 위해 무얼 먹을까 고민아닌 고민 하며 돌아다니다 눈에 들어온 식당이 하나 있었다. 시뻘건 간판으 크기가 압도적이다. 안에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여기다 내가 밥먹을데가... (09:00)

 

홍콩에서는 면종류가 많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곁들여 먹을 음식으로 생선 껍질 튀김을 시켜봤다. 생긴 꼬라지는 갖다 버려도 시원찮을 모양새지만 역시 음식이란 꼴보고 논할바가 아니란건 입어 넣고 우저적 씹으며 확인할 수 있었다. 말할 수 없이 고소했다. 비린내도 전혀 없다. 약간 짠게 흠이라면 흠이다.

 

순백의 면에 순백의 국물. 깔끔하기가 비할바 없다. 그런데 국수가 이렇게까지 허여므리 할수도 있나? 표백제를 써도 나오지 않을 색깔이다. 85점. 조식경비 56달러.

 

이 곳에 묵으면서도 마지막 날인 이 날에야 바닷가로 나가 보게 되었다. 고층아파트 건물 옥상에도 기업들의 광고판이 엄청난 규모로 자릴 잡았다. 밤마다 번쩍거리면 여그 사는 사람들한테도 어느 정도 반사 빛의 영향을 받을텐데 괜찮나? 주민들이 돈받나? 

 

건너편 구룡반도에서 보았던 빛을 쏘아대는 건물들이 여기에서 가까이 보인다.

 

바닷가로 가자마자 보이는 타이푼 쉘터. 이 코딱지만한 홍콩섬에 일케 많은 요트가 있는걸 보면 인구 대비 부자가 대따 많은 모양이다.

  

 

그 옆을 똘똘거리며 숨넘어가듯 늘어지는 속도로 지나가는 통통배야 말로 진짜 홍콩의 모습이 아닐까.

 

물론 이소룡이 용쟁호투에서 타고 멋지게 앉아 개폼 잡던 사공동력과는 다른 엔진동력 배지만 어쨌든 연상이 된다. 통통통 툴툴툴 부들부들부들....

 

근처에는 열대야자수가 척척 늘어져 그늘 속을 거닐기 좋은 빅토리아공원도 있다. 1957년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이 공원은 땅덩어리가 좁아 공원이 많지 않은 이곳에서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라고한다.

 

이 곳에도 역시 많은 수의 필리핀계 가정부들이 갈 곳 없이 모여 연휴를 보내고 있었다.

 

어느 시장이었더라? 내게 있어 시장은 참새방앗간에 다름 아니다.

 

건담매니아라면 심장마비로 쓰러질 물건들.

 

신년이라 그런지 요란한 "복" 장식도 많이 걸려 주인을 기다린다.

 

이거 뭐여? 코끼리 아이가? 이런 괴물이 조개로 둔갑해 팔린다.

 

곱게 누워 있는 얘들은 건드리면 팔딱거린다. 사면이 바다인 홍콩섬은 해산물이 풍부한데 그래서 그런지 굳이 비싼 돈들여 살아있는 애들 헤엄치게 만드는 시설이 없다.

 

차나 한 잔 마시고 움직일라고 머시기라 하던 영화에서 머시기라 하는 영화배우들이 연애질 하더라는 그 커피숍 일부러 찾아가 봤다. 젠장. 역시 문을 안열었넹? 광고하느라고 영화 한장면 사진을 확대해 중앙에 갖다 붙였다. 영화에 나왔다고 으스댈게 아니라 열어야 할거 아니냐고?

 

 

다시 트램을 타고

 

입법부 앞에서 내렸다.

 

어, 윤발이 아저씨다! 이제는 중후한 멋을 풍기는 그가 트램역 에스콰이어 모델로 나왔다. 나이를 잘 먹는다(having aged well)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듯하다. 젊음 자체가 아름답기에 젊음을 빌어 아름답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젊음이 멀어져 가면서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경우가 그리 흔치는 않은듯하다. 숀 코너리, 오드리 햅번 등이 그러하다. 원숙미가 풍기는 윤발이 아저씨야말로 나이를 멋지게 먹는 사람인 것같다. 부럽다.

 

이 곳에 오면 마천루가 밀집되어 있다.

 

전망대를 무료로 개방하는 마천루가 홍콩에는 많다. 홍콩의 전체 모습을 내려다 보고 싶어 어제부터 유명 마천루들을 유심히 봤지만 명절 연휴인 관계로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래서 이번엔 혹시나 중국은행타워로 한 번 가봤다.

 

그러잖아도 외국인 두 명이 들어가려다 빌딩 관리인으로부터 연휴기간 입장불가 안내를 듣고 난 직후인지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 보인다. 덕분에 입구까지 가서 입장 가능 여부를 물어 딱지 맞고 되돌아오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 나마 절약할 수 있었다.

 

나는 이 곳에서 유명하다는 건물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코알라가 나무에 매달린듯한 재미있는 형상의 리포센터.

 

입법부 건물.

 

황후상 광장.

 

홍콩에서 두 번째의 높이를 자랑하는 IFC빌딩(2003완공).

 

외장이 요란한 홍콩상하이은행 건물.

 

커피 한 잔 마시며 쉬기 위해 이번에는 스타벅스 컨셉트스토어로 가봤다. 실내가 홍콩의 예모습을 재현하고 있다고 해서 상당한 기대를 갖고 가 봤다.(13:00)

 

막상 가서 보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실내가 홍콩의 옛모습을 가진 것이아니라

 

부분적으로 장식만 옛 물건들과 사진으로 했을 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가 다 현대적이어서 감동이 없었다. 옛날의 홍콩에 온 듯한 감흥을 누려 보려던 나의 몽상은 깨몽으로 결론났다. 그저 여기서 약간의 휴식과 커피 한잔(27달러)으로 만족해야 했다.

 

성요한 교회. 건축은 13세기 영국 건축양식을 따랐고

 

홍콩주둔 영국군들을 위해 1849년 지었다고 한다.

 

스테인드 글라스가 특히 아름답다.

 

 

 

중국은행타워(왼쪽)와 청콩센터(오른쪽).

 

홍콩까지 왔으니 딤섬 함 배터지게 먹어봐야 쓰겄다. 그래서 찾은 곳이 시티 맥심즈 팰리스. 외국인 여행자들이 입구에 세워진 말상 앞에서 아이들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14:30) 어딜가나 아이들은 예쁘다. 느덜은 크거든 어른들처럼 되자 마라. ㅡ,.ㅡ; 

 

안으로 들어가니 홀이 무척 크다.

 

들어오자마자 차와 뜨거운 물부터 준다. 나는 이곳에서 딤섬도 실컷 먹었지만 차를 계속 우려 완전히 본전 뽑도록 마셨다. 첫번째로 주문한 딤섬이다. 새우가 들어간 이 딤섬 쫄깃하게 씹하는 새우의 질감과 저당한 두께의 표피. 새우의 풍미가 입안 가득 잊지 못할 맛을 선사했다. 

 

사진으로 보고 주문한 또다른 딤섬. 역시 맛있다.

 

세번째로 줌누한 딤섬은 희한하게 생겼다. 딤섬이 육수에 빠져 있고 뭔지 알 수없는 건더기를 함께 넣었다. 이 것은 최고의선택이었다. 딤섬의 부드러움은 최고였고 같이 든 건더기는 뭔진 모르지만 은은하지만 특이한 향을 머금고 있고 식감이 무척 좋다. 마지막에 후룩 마시는 국물도 은은한 향과 맛에 반할만 하다. 이 맛도 무척 그립다. 음식값도 착하다. 식비 160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