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31(금)
이 날은 약간 늘어지게 자고 10시 조금 넘어 호텔을 나섰다. 침샤추이로 가기 위해 버스(7달러)에 올라탔다.
홍콩섬과 구룡반도가 어떻게 연결이 되어 있는지 궁금했다. 허걱. 다리인줄 알았더니 해저 터널로 연결이 되어 있다. 공항에 도착한 첫날 코즈웨이베이로 가는 길은 지하철을 탔으니 버스는 지상, 아니 해상으로 가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했었다. 아님 말구.
터널을 지나 침샤추이로 나오자마자 그러잖아도 가보려 했던 제이드 레스토랑의 거대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침도 안먹었다. 점심 먹자면 멀었다. 아점 먹기 딱 좋은 시간이다. 차와 딤섬은 아점으로 더없이 좋을 것 같았다. 짤없이 기~냥 내렸다. 버스 타고 지난 길을 되돌아 목적지로 갔다. 간판이 있는 건물 2층으로 올라가 봤다.
허걱, 이거 뭐이삼? 범죄소굴이삼? 무서버. 꼭 나 같은 강도 튀어나올거 같음. 레스토랑은 셔터가 굳게 닫혀 있고 새해 연휴기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아, 젠장. 중국인들은 명절에도 끼니때마다 식솔들을 모두 이끌고 밥먹으러 다니기 때문에 웬만한 음식점은 닫지 않는다는 말을 주워 듣고 나는 진짜로 그런줄 알았다. 역시 주워들은 말은 근거가 희박한 개뻥일 가능성이 높은가 보다.
기대에 대한 제이드 레스토랑의 배신을 뒤로하고 방구 한 번 먹인 뒤 스위트 다이너스티를 찾아갔다.
콘지와 딤섬 한가지를 주문했다. 생각보다 저렴하다. 얼마였더라? 에이씨 몰라 나도. 사진에서 보는 콘지(죽)는 허여므리 쌀가루 외엔 암것두 안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휘저으면 생선으로 만든 미트볼 아니 피시볼이라 해야 돼나? 생선살을 아작내 만든 볼을 넣어 함께 끓였다. 모르지. 끓인 다음에 생선볼을 넣었는지도. 어쨌든 조금의 비린내도 없다. 맛은 혹시 달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했지만 존장 깔끔하다. 휘저으면 청경채로 짐작되는 야채도 숨어있다가 기어나온다.
아침 식사로 그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해장으로도 그만일 것 같다.
아래 사진은 딤섬같지 않지만 딤섬 맞다. 딤섬의 종류는 무궁무진해서 전부다 만두 비스므리하게 생겼을거라는 예상을 홀라당 뒤집는 요상한 딤섬이 많다. 아래 사진의 딤섬은 사진 보고 골랐다. 이거 먼가 소 내장인가 아마 그럴걸? 아님 말구. 어쨌든 여기다 뭔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부드럽고 쫄깃하고 살짝 달콤하고 무척 맛이 좋다.
아침을 먹고 나서 슬슬 돌아다니다 보니 청킹맨션이 나온다. 이 곳에 오기 전에 일부러 중경삼림이란 영화를 봐 두었다. 남들 다 본 영화를 여기 오자고 일부러 본 셈이다. 비도 오지 않는 날 레인코트에 금발 가발과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채 이 곳 우중충한 청킹맨션을 후집고 다니며 좌충우돌 하던 임청하의 모습부터 떠오른다. 밖에서 보니 리모델링한 청킹맨션이 영화 속에서와는 약간 다른 모양새로 버티고 있다. 함 들어가 봤다. 1층만 다녔지만 그 안의 각종 가게들 주인은 영화에서 본 것처럼 외국인들 일색이고 게다가 구역별로 각기 다른 나라 출신들이 모여 영업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나마 가장 영화속의 분위기를 가진듯한 가게를 사진 찍으려 했더니 쥔넘이 나와 손사래치며 사진 찍지 말라는 시늉을 하는데 험상궂기 짝이 없다. 괜스리 시비 붙으면 별로 좋지 않을거 같았다. 아 씨, 그래 안찍으면 될거 아냐. 뎅뎅거리긴 젠장. 아래 사진은 그 직전에 찍은 인도계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가게 주변.
이 번에는 홍콩의 역사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길을 잡았다. 가다 보니 아담하고 애쁜 로사리오 성당이 나온다. 닫혀 있어 들어가 보진 못하고.
바로 그 근처에는 건물 하나 달랑 있는 신학대학도 보인다.
박물관에 도착하니 어라? 휴관이란다. 홍콩의 옛모습을 꼭 보고 싶었는뎅. ㅜㅜ 문열어, 문열어, 문짝을 홀라당 다 부셔버리기 전에 당장 문열라구! 징징징... ㅠOㅠ
박물관 밖에 걸린 대형 사진 하나 본걸로 만족해야 했다. 홍콩의 옛향기는 정말 달콤하고 향기로울 것 같았다. 진짜 홍콩을 보고 싶었는데...
박물관 앞 특이한 육교의 모습. 하릴없이 여기서 한바퀴 뼁뼁 돌고 나서
이 번엔 카오롱 공원으로 가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만화 캐릭터의 대형 인형이었다.
으따, 짜식 잘생겼네.
칙칙하게 생긴 아줌마가 늠름하게 생긴 남정네를 보고 음흉한 곁눈질을 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아줌마 표정이 그렇다. 으흐흐 침겔겔...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용춤을 재현하는 청소년들의 축제가 한창이다.
안으로 들어가자 필리핀계 가정부들이 공원 지천에서 연휴를 즐기고(?) 있었다. 이들 필리핀 가정부들은 명절이 되면 갈데가 없어 이런 공원과 마천루 주변에 돋자리나 종이박스를 펼친채 끼리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과 떨어진 외로움을 달랜다고 한다. 맞벌이가 일반적인 홍콩의 가정에는 필리핀계 가정부를 고용하고 있으며 명절과 주말에는 가족이 함께 하기 위해 이들은 자리를 비워 주어야 한다고 한다. 한편 안쓰럽고 씁쓸하기도 하다. 갑자기 같은 외국인으로서 나도 궁상스럽게 느껴지니 어건 또 뭐임? ㅡ,.ㅡ;
침샤추이를 계속 돌아다니다 보니
고풍스러운 건물이 눈에 들어오고 그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 호기심에 들여다 봤다. 이 곳은 고급 호텔이었다. 기념 촬영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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