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4 홍콩·마카오

홍콩 마카오 휘둘기 1(몽콕/야우테마이/센트럴)

코렐리 2014. 2. 5. 21:35

2014.1.29(수)

별 일 다보겠단 소릴 다 들었다. 홍콩엘 간다니까 평소 관심도 안갖던 곳을 여행이라고 떠난다니 의아하게 생각했던 지인의 반응이었다. 장거릴 못가는 상황이고 보니 가까운 곳으로 횟수만 늘어난다. 조만간 또 상해 간다. ㅡ,.ㅡ; 어쨌든 홍콩행 왕복 비행기값 엄청(에어인디아 55만원) 주고 샀다. 연중 최고의 성수기 중에도 최고의성수기라 할 수 있는 설명절을 낀데다 스무날 남겨두고 샀으니 저렴할 턱이 없다. 어쨌든 그래도 떠날 수 있다는게 어디냐. 오후 13:50 출발 비행기라 아침 잠도 충분히 잤다. 간다 이럇!

 

티켓 체크인을 한 뒤 열차를 타고 이동해

 

예정 탑승구로 찾아갔다.

 

내가 탈 에어인디아 항공기.

음료 뭘오 주랴고 묻길래 맥주 달라니까 두 캔 준다. 이게 웬 쾌냐. 한 캔 먹고 부족하면 더 달라고 하기도 궁색한데 잘됐다. 맥주도 인도맥주 킹피셔 줄 줄 알았더니 덴마크 맥주인 칼스버그로 준다. 가장 좋아하는 맥주는 아니지만 좋은 맥주다.  

 

한 캔 거의 다 마시고 살짝 알딸딸해지기 시작하니 밥준다. 치킨커리로 받았는데 맛이 좀... ㅡ,.ㅡ;

 

도착한 시간은 16:30 정도.

 

공항을 나오자 보이는 옥터퍼스 카드를 취급 부스 줄 뒷꽁무니에 가서 섰다.

 

200 홍콩파운드를 내면 카드 보증금 50달러에 충전금 100달러 넣고 50달러 거슬러 준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바로 버스 승차장이 나온다.

 

생전 처음 타보는 2층버스다. 홍콩은 대중교통 버스는 거의 대부분 2층 버스이고 트램도 2층으로 되어 있다. 2층 맨앞으로 가 앉아봤다. 바깥이 내려다 보인다. 재밌다. 다 좋은데 앞 뒤 간격이 넘 좁다. 만일 어쩌다 사고 났는데 맨 앞에 앉아 있었다면 완전 나까무라될 것 같다.

 

공항을 나와 항구를 지나니 수많은 하역장비가 서 있고 컨테이너가 쌓여있어

 

중개무역국임을 실감하게 된다.

 

빨갛고 새하얀 도색의 홍콩택시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손님을 기다린다. 먹고 살 수 있을려나?

 

고층아파트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며 홍콩에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저 꼭데기층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아찔할까. 하긴 현기증 난다면 못살겠지.

 

숙소가 있는 코즈웨이베이로 가다 말고 몽콕에서 내렸다. 오늘은 몽콕과 야우테마이를 들러 구경한 뒤 숙소로 갈 참이었다. 몽콕과 야우테마이는 잠깐 둘러볼 곳인데다 행선지 중 숙소로부터 가장 멀고 공항에선 가장 가까운 곳이기도 했다.

 

2층 버스 바로 위로 걸릴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설치된 대형간판들이 재미있다. 역시 홍콩이 아니고선 보기 어려운 재미있는 풍경이다. 한국은 간판에 대한 규제가 심해 비스므리한 크기 안에서 서로 튀겠다고 색깔만 뻘겋고 퍼래서 요란하기만 하고 볼거리가 되지 못한다. 게다가 요즘은 간판도 비스므리하게 만들도록 유도해 개성마저 사라져가고 있다.

 

반면 일본은 정사각, 직사각, 심지어는 돌출형 간판 등 개성넘치고 재미있는 간판이 많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간판이 재밌기로는 홍콩도 둘째라 말하면 성질낼만 하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자 간판들이 번쩍거리기 시작한다. 크기도 제각각 디자인도 제각각인 간판들이 저마다 나봐라며 요란을 떤다.

 

이 곳 몽콕은 시장 규모가 커 재미가 아주 좋다. 이곳이 아마도 레이디스 마켓인 것 같다.

 

이 곳은 스니커즈 마켓의 한 상점. 세일이 한창이고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여기 내 여자친구의 그림은 왜 그려져 있는가?

 

이리저리 시장을 둘러보다 보면 무척 재미가 있다.

 

거북선 등껍질 같은 백팩은 재밌지만 이런거 사고 싶어 하느 사람도 있을까?

 

펼치면 화려하고 섬세한 모형이 펼쳐지는 연하장도 이채롭고

 

화려한 외양의 다기세트도 재미가 있다.

 

영화에서 본듯한 새구이 전문점. 거위, 오리, 닭, 메추리, 산미둘기, 독수리... 아, 독수리는 아니던가? 어쨌든 하나같이 존장 맛있어 보인다.

 

이곳이 파윤스트리트인가? 우리 가진 야채하고 모양새가 대개 다르다. 당근 크기도 다른데 무우청까지 달린채 팔고 못보던 야채도 많다. 아... 이 야채로 바로 그 거시기 야채볶음을 만드는 재료구낭... , 어쨌든 어디가 어딘지 확인하고 다니진 않았지만 가이드북에 나오는 곳은 거의 다 훑고 다닌듯하다.

 

못보던 과일도 종종 눈에 띠는데 낱개씩 팔면 궁금증도 함 해소해 볼만헌디...

 

생선은 우리 근해에서 잡히는 어종과 거의비슷한듯하다..

 

프라모델 밀집지역에 가보니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보병세트가 특히 그렇다.

 

어른들도 한 번 빠지면 못말리는 건담시리즈도 희귀 아이템 빼고 없는게 없는거 같다. 중경삼림에서 나왔던 금붕어 시장은 없어진건가? 아무리 찾아도 없고 지나가는 이사람 저사람들을 다 붙잡고 물어봐도 다 모른다. 여그 사는 사람들이 왜모르냐고 그걸? 

 

이번엔 지하철 타고 야우테마이로 이동했다.

 

홍콩건물 하나같이 그렇다. 아랫도리는 최첨단 상품과 최신유행의 상점이 밀집해 있더라도 그 위의 거물 부분들은 지은지 오래되어 하나같이 낡아 우중충하다. 그런 점들이 묘한 홍콩 특유의 분위기를 만든다. 그런 분위기가 홍콩의 도시 특징이라 단정하면 넘 섣부른가? 

 

이 곳에서도 시장통을 돌다가

 

가이드북에서 강추하던 그 식당 통타이 시푸드 레스토랑을 찾았다.

 

일단 칭다오 맥주부터 한 병 시켜 주시고... 근데. 어? 야, 너 옷은 어디다 벗어 던지고 모가지에 머플러만 하고 있냐 흉칙하게? 사연이야 어찌 되었든 맥주 레이블은 깨끗하게 떨어져 나가고 뒷딱지만 남았다. 먹어보니 맛은 그대로넹?

 

그냥 사진 보고 주문했는데 굴요리인줄 알았더니 굴죽이넹? 머 맛이 나쁘진 않지만 이것만 갖곤 2% 부족할 것 같아 하나 더 주문했다.

 

한국의 맛조개 같은건데 크기는 조금 더 크다. 생긴게 맛있게 생겼다. 속살을 집어 입에 넣으니 우적! ㅡ,.ㅡ; 젠장 모래가 씹히넹? 야, 너 냄비에 들어가기 전에 며칠동안이나 통 속에 갇혀 있었냐? 모래를 뱉어내기도 전에 조리를 했나 입에 넣는 족족 모래가 씹힌다. 불만족스럽지만 대충 먹고 나오니 으헥? 160달러? 으떤 늠여? 싸고 맛있어?

 

지하철을 다시 타고 코즈웨이베이역에서 내려 예약한 왕팟 호스텔을 찾아봤다.

 

호스텔을 찾느라 좀 헤맸다. 간신히 찾아 대충의 안내사항을 듣고 처음 배정받은 도미토리에 들어가니 자리가 이미 다 사용중이었다. 나를 안내했던 여직원이 황당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들어 뭐라고 뭐라고 떠든다. 머라 하나 들어보니 이 방에 빈침대가 없는데 잘 못 배정한거 아니냐, 사람이 있다. 뭐 그런 내용들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 곳은 광동어 지역인걸로 아는데 한어를 쓰넹?

 

어쨌든 다른 방으로 새로 배정을 받았다. 헉! 빈 방... 아니, 누군지는 모르지만 나 말고는 한 사람 밖에 없는 방이었다. 하지만 빈방 즐기기는 이 날 하루 뿐이었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그냥 자긴 아무래도 억울했다. 근처 펍이 있는지 함 둘러봤다. 영국의 지배를 받았으니 가는 곳마다 펍이 있을걸로 생각하고 다녀봤다. 숙소 근처에서 어렵잖게 독일식 브로이가 하나 나와 준다.

 

혼자 왔으니 테이블을 차지하기 보다는 카운터가 좋을 것 같아 한자리 꿰차고 앉았다.

 

뢰벤브로이 라거 한 잔(160달러)을 주문하니 옥토버페스트 글라스 한가득 환상적인 거품을 머금고 나온다.

 

가장 좋아하는 맥주는 아니지만 어쨌든 좋은 맥주다. 천천히 즐기기에는 안주 없이 즐기는게 제격. 여기서 머무른 시간이 대략 40~50분 정도 되나보다.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근처에 대형 마트가 눈에 띠어 들어가 봤다. 한국에선 보기 쉽지 않은 맥주들이 종종 눈에 띤다. 엉? 전부터 호기심 발동하던 상면발효의 트라피스트 맥주 쉬메이도 있넹? 세가지 모두 한 병씩 샀다. 주세가 비싼 우리와 달리 값도 무척 저렴하넹? 대충 기억에 병당 26 홍콩달러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우리 돈으로 대략 3,600원 정도. 머? 비싸다라고라? 매 좀 맞을텨? 이거 국내에서 살려면 파는 곳도 흔지 않지만 병당 15,000천원 안팎 하는구만 이 정도면 감사하지. 퍽!

 

집고 보니 또 벨기에 맥주넹? 벨기에 스트롱 에일 두블과 나머지 하나는 기네스 포린 엑스트라. 같은 스타우트지만 한국에 매양 들어오는 기네스와는 좀 다른 맛의 맥주다. 속소로 돌아오니 룸메이트가 이미 돌아와 있었다. 이 젊은 독일인은 말이 없고 수줍음을 타는 친구였다. 약간의 통성명을 한 뒤 이 날 구입한 맥주부터 냉장고에 넣고 이 중 하나를 골라 냉동실에 넣었다. 레이블을 유심히 봤어 했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놈을 넣었다. 쉬메이는 비교적 높은 도수의 알콜을 함유하고 있는데 알콜 도수에 따라 레이블 색깔이 달리 붙여지 있다. 그 중 가장 약한 놈부터 센 놈 순으로 마실 참이었다(7%, 8%,9%). 오늘은 그 중 7% 짜리로 한병. 노란색이 레이블이 그런 줄 알고 넣었다 꺼냈는데 붉은색을 집었어야 했다. ㅡ,.ㅡ; 그래도 상관 없다.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마시는 맥주인 만큼 냉동실에 넣어 대충의 적정 온도(15도 정도)로 내려 갔다고 판단한 시점에 뚜껑을 따고 맛을 봤다. 주방에 잔이 있기는 한데 씻어 둔 것 같지도 않고 세제도, 수세미도 없다. 별 수 없이 걍 나발 불었다. 색깔과 거품을 즐길 수 없는 것이 아쉽다. 나중에 정식으로 마시기로 하고 일단... 마셔 보니 짐작대로 과일향과 캐러멜 향이 있고 호프향은 그다지 강하지 않다. 약간 시큼한 게 짐작대로 복잡한 향과 맛을 갖고 있다. 전용잔 없으면 와인잔만 있어도 좋겠구만 이건 욕심이고... 미디엄 바디에 드라이한 피니시다. 단맛으로 착각되는 쓴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다지 부담스럽지는 않고 비교적 맛있는 맥주다. 이거 한 병만 마셨다. 나머진 담날 저녁에... 마시고? 잤지. 이 날은 조용하게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