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12 양양·울진·봉화

양양/울진/봉화 4-1(봉화)

코렐리 2012. 11. 4. 22:35

2012.10.28(일)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난 이유는 전 날 어둠 속에서 제대로 볼 수 없었던 이 집을 맑은 기운에 충분히 둘러 보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려는 생각도 있었다. 대문 밖에서 들여다 본 권진사댁.

 

 

마당은 평탄하고 곱게 다져져 있고 심어진 나무들은 물이 잔뜩 들었다.

 

한 켠에는 평소엔 거의 쓰지 않을 것 같은 장작이 단정하게 쌓아 올려졌고 

 

비와 햇볕에 시달린 문짝들은 묵은내를 향기롭게 풍긴다.

 

뒤란으로 넘어가면 굴뚝이 세워져 있고 이 곳을 돌아들면

 

장독대가 눈에 들어온다.

 

주렁주렁 매달려 말라가는 단감도 정겨운 분위기를 낸다.

 

다만 장독대의 독 컬렉션 만큼은 울 노인네의 컬렉션에는 한참을 못미친다.

 

울 노인네는 이런 집에서 사시는게 소원이라고 하셨는데 내가 그 소원을 이루어 드리기엔 돈이 쪼끔 모자란다. 아주 쬐끔. ㅡ,.ㅡ;

 

새빨갛게 물든 단풍과 정원석.

 

단풍과 본채

 

행랑채

 

내가 잔 본채의 방 바로 옆에 비죽이 나온 이구멍은 뭐지? 궁금해서 주인어른께 여쭌다는 것이 밥먹다 잊었다.

 

 

방에서 내다 본 마루. 바로 옆방에선 일가족이 묵었다. 남자 코고는 소리가 어찌나 심하던지...

 

아침 일찍 일어나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고 사진을 찍어 댔지만 이 곳을 나가자면 왜그리도 섭섭한 생각이 드는지

 

묵었던 방에서 내다 보며 셀카 한 컷.

 

식사하러 안채로 들어갈 기회를 얻었다.

 

오랜세월 이 집을 지탱한 서까래부터 눈에 들어온다. 마루 농 위에는 많은 손님을 치루느라 썼을 소반이 많이 얹혀져 있다.

 

반찬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하다. 깔끔하고 정갈한 이 음식은 사모님이 직접 만드신 것들로 조미료는 일체 쓰지 않으신다는 말씀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조미료에 길든 내 입맛에도 꼭 맞는다. 나는 혼자 왓던 탓에 주인 어른과 함께 식사했다.

 

주인어른의 배려로 마루에 올라 여기저기 둘러 보았다.

 

주인어른(왼쪽)과 찾아오신 손님. 뒤에서 보니 두 분의 모습이 이렇게 편안해 보일 수가 있을까.

 

염치 불구 방안만 빼고 여기저기 구석구석 카메라를 들이대 선비의 기개와 세월의 묵은때를 열시히 담아왔다.

 

떠나기 직전 마루에 앉아 한 컷.

 

다시 길을 떠나 청랼사를 향해 다시 떠났다.

 

청량 계곡은 충분히 봤지만 절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거리는 만만치 않았다. 대여해서 몰고 다니던 토스카.

 

신비의 도로는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는 것 같아 표지판을 보고 일단 차를 멈췄다. 하지만 이 곳의 대박은 따로 있었다.

 

호랑이 바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산과 이를 둘러친 강을 향해 몇 몇 사진사들이 이 곳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고 있었다. 월 찍느라 이 야단인가 나도 함 올라가 봤다. 허걱!

 

이게 뭐야?

 

배경으로 두고 함 찍어봤다.

 

한 사진사가 찍어준 사진.

 

여기서 다시 길을 떠났다. 권진사댁이 있는 춘양면에서 출발한 덕에 전날 봉화에서 갔던 길과는 달라 새로운 경치를 볼 수 있으니 이거 역시 대박이다.

 

도착하자마자 전날의 범죄현장부터 가봤다. 엉망인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매표소 직원에게 범인이 나였다고 자백하니 웃는다. 파손된 것이 없으니 변상문제는 신경 쓰니 말란다. 방치되어 있는 이유를 물으니 치울 인원이 없단다. 만류하는 그들을 뒤로 하고 삽을 빌려 들고 가 치웠다. 치운 뒤 대충 정리한 모습이다. ㅡ,.ㅡ; 

 

단풍은 예술이지만 이 곳은 고즈넉함을 즐기기엔 방문자가 너무 많다. 오지를 기대하고 온 나로선 조금 실망감도 들지만 전날 청량사를 들르지 못한 것이 영 걸렸다.

 

기암과 괴석이 있고 단풍이 절정인 이 곳은 경치는 빼어나지만 그동안 다닌 곳과 비교하면 사람도 많고 주차난까지도 있다.

 

3D로 촬영해 봤다.

 

이젠 청량사로 올라간다.

 

보통 급경사가 아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