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12 양양·울진·봉화

양양/울진/봉화 3-1(울진)

코렐리 2012. 11. 1. 17:43

2012.10.27(토)

멀리 나는 새가 벌레 하나 더 먹는다는 생각에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났다. 전날 특별히 할 게 없어 TV나 좀 보다가 일찌감치 잤으니 더 일찍 일어날만도 하건만 이 시간에 일어나기도 어지간히 싫었다. 여명과 함께 신선하고 차운 아침 공기를 머금은 마을의 풍경이 마음까지 정화하는 듯하다.

 

마을을 나와 길을 나섰다. 산꼭데기에 오르면 그 곳이 불영사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배낭을 멘 채 걷는 이 발걸음이 도시에서도 이렇게 가벼웠던가.

 

단풍이 절정인 이 곳을 혼자 걸어본 적이 없다면 사는 것이 너무 서글프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마저 드니...

 

불영사 입구다.

 

 

 

천축산 불영사 입구.

  

한참을 들어간다. 초입에 놓여진 다리가 아주 멋지다.

 

기암괴석과 단풍이 야단스럽게 행인의 눈을 사로잡는다.

 

다리 건너 3D 한 컷.

 

이 곳은 단풍이 절정이다. 때를 너무나도 잘 맞춰 왔다는 생각에 흐믓하고 누군가와 공유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행복하다.

 

 

뭔가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 더 들어가니 단풍에 물든 불영사가 눈에 들어온다.

 

전경사진.

 

누르게 물든 은행나무의 잎이 꽃보다 화려하다.

 

여기에서 쫄쫄거리며 쏟아내는 약수를 바가지에 받아 한 잔 마시고

 

그 안을 둘러봤다.

 

법영루.

 

법영루에 매달린 물고기와

 

범종.

 

 

칠성각

 

 

응진전

 

응진전 내 불상.

 

의상전.

 

의상전

 

이 곳은 명부전인 것 같다.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모신 곳으로 염라대왕도 함께 있단다.

 

대웅보전. 이 곳의 가장 중요한 건물인 대웅보전은 기와와 처마의 곡선으로 인한 우아함 보다는 웅비하는 기개가 느껴진다. 세월의 풍파를 감내해 온 삼층석탑은 새로 깍아 세운 탑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세월이 빚어낸 아름다움을 지녔다.

 

황화실

 

설선당

 

 

 

대웅전 3D 촬영

 

고즈넉한 스님들의 거처. 일반인 출입불가다. 자그마한 불당들은 다 열려 있는데 가장 들어가 보고 싶은 대웅보전이 닫혀 있었다. 마침 지나던 여스님에게 물었다. 지금은 제사중이라 닫혀 있지만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고.

 

스님에게 인사한 뒤 들어가 조명을 켰다. 자애로움과 위엄을 갖춘 황금빛 불상이 눈에 들어온다. 왠지 조심스러워 한동안 앉아 대웅전 안을 둘러 보았다.

 

탱화와

 

연모양의 샹들리에도 예쁘고

 

의상대사로 지레짐작 되는 불화가 보인다.

 

오랜 세월을 이고 온 서까래는 오래 전부터 대를 이은 스님들이 외우던 불경과 목탁의 경건함이 스미고 그 기억에 담았을 듯 고색창연하다.

 

대웅전 앞 3층탑을 배경으로 한 설법전과 황화실. 이 곳의 건물들은 화려하기 보다는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닌듯하다. 절제된 아름다움이 주변의 단풍과 어우러져 우아하고도 고즈넉한 경건함이 돋보인다. 화려함이 가득한 그 속에 한점 단정함은 오히려 눈에 뜨이기 때문이다.

 

설법전. 내게 대웅전에 들어가도 좋다고 하신 스님이 설법전의 문을 열고 있다.

 

설법전과 법영루에 드리워진 은행나무가 누런물을 먹은채 드리워져 상당한 운치를 낸다.

 

법영루

 

법영루 바로 옆 장독대. 독을 취미로 모으시는 우리 노인네 보셨으면 행복해 하셨을 것 같다.

 

 

절 앞에는 땅을 다지는 공사가 한창이다. 혼자 이 고요함을 즐기는데 적막을 깨는 유일한 소리다. 하지만 이 고요함에 고추가루 뿌리는 그런 정도는 어니어서 오히려 정겹다.

 

나가다 빼먹을 뻔하고 들여다 본 극락전.

 

 

극락전 내 불상.

 

불영사를 나서면서 셀카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