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2(토)
레코드점을 운영하는 블루노트군이 수입 이후 본인도 열어보지 않은 LP음반 박스가 가득한 창고 중 하나를 열어 동호회 회원들에게 개방했다. 이런 걸 경험해 본 LP매니아들은 거의 없을게다. 창고를 개방한다며 균일가 행사를 하는 엘피가게들은 보통 사전에 좋은 레퍼토리와 상태의 음반들은 다 뽑아낸 다음 거의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들을 재활용품 처리 전 땡처리하기 위해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 행사는 나도 여러번 가봤고 적잖이 그런 방식으로 구했다. 하지만 이건 우리 동호회 회원인 블루노트군이 큰 맘 먹고 하는거라 땡처리가 아닌 진짜 창고개방이었다. LP를 담은 박스들은 현지에서 구입해 온 이후 누구도 열어보지 않은 처녀들. 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제공해 주는 값은 거의 ... 수준. 이 창고에 든 음반들은 일본에서 수입해 온 것들이기에 대부분은 일본반들이지만 영국반이나 미국반도 종종 나온다. 회원 중 어떤 이는 값비싼 줄리 런던의 미국 초반도 건져갔다. 이런건 수십만원 한다. 내겐 이런 횡재까진 없었지만 전부터 갖고싶었던 레퍼토리들 많이 건져냈다. 음반의 반질은 최고였고 다양한 레퍼토리들이 나왔다. 이 날을 기다리느라 일주일 전부터 다음날 소풍갈 어린이 모냥 마냥 즐겁고 행복해 잠도 자지 못했다. 이 모임을 위해 블루노트군은 야외용 테이블도 가져다 놓고 고기까지 사다 놓았다. 고기를 굽고 맥주까지 마셔가며 하루종일 이 곳에서 함께한 이들과 즐겼다. 음반 뒤지기를 가장 행복하게 생각하는 회원들의 얼굴은 하루종일 희희낙락이다.
근처 도축장에서 사 온 고기 맛이 기가 막히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질좋은 이 고기를 굽느라 맛있는 냄새로 창고안 가득히 오염시키며 무제한으로 계속 지글린다.
얼음을 재워 마시기에 가장 좋은 온도의 맥주. 얼음을 덮고 발랑 누운 맥주들의 냉기 머금은 섹시한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말 범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든다.
우리 동호회는 음악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된다. 시샵 마리용이 챙겨온 앰프 일체형 턴테이블이 음반을 긁어 스피커를 통해 쉬지 않고 음악을 뱉어낸다. 창고에서 고기와 맥주를 먹고 식사 중 음악까지 들어가며 본격적인 도적질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들이 보인다.
우리는 이 날 모임을 "도적질"이라 명명했다. 물론 이런 시시한 이름 붙이기는 내가 했다. 내가 하는 일이 맨날 그렇지 뭐.
창고를 열고 마음껏 가져가라던 블루노트는 성주.
그 안에 수입해 온 뒤 누구에게도 개방하지 않은 처녀들이 지천에 깔렸다.
나를 비롯한 멤버들은 도적떼.
항복한 성주가 문을 열자 우리 도적떼는 마음껏 노략질(?)을 한다는거지. 큭큭!
"어머머 부끄러워라"
"예쁜 아가씨들, 우리 도적들이 업어갈테니 너무 반항들 하지 말어 어차피 업혀올거 괜스리 반항하면 찢어지구 깨진다구. 흐흐흐... 일루와 봐..."
한 번 뒤져 본 박스는 누구도 다시 열어보지 않고 한 쪽으로 밀어둔다. 취향에 있어 서로간의 공통분모가 많아 이미 좋은 애들을 많이 없어 가고 찌꺼기 위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느덜 못생긴 것들은 끼리끼리 모여 있으라우 아직 검열받지 못한 처녀들 안에 다시 섞였다간 죽을줄 알어!"
여기서 오후 4시가 넘도록 현장을 뒤집어 전리품과 노예를 끌어안고 모두가 행복해 했다. 어떤 이는 박스 두 개를 가득 채웠으니 아무리 헐값에 가깝게 줬다지만 주머니가 밑빠진 독된다. 난 걍 착하게 41장만 챙겨왔다. 우리가 많이 가져오면 가져올수록 블루노트는 손해를 본다. ㅎㅎ
마침 가까운 곳에 미꾸리군이 살았다. 집에 갈사람들은 가고 미꾸리군의 집에 다시 모였다. 도적들은 그 날 업어온 애들을 노래시켜 가며 맥주 안주 삼아 무용담을 나눈다.
도적들이 노획질 후에 나누는 대화야 뻔하지 않겠나.
"성님, 얘는 제가 업어 왔습니다요. 얘가 못생긴 애 뒤에 숨어 있던걸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 했숨다요. 기냥 적발해 끌고 왔습지요."
"이야, 정말 예쁜데? 나한테 넘기면 안돼?"
"얘는 내 손길을 거부하고 반항하다 살짝 상처를 입었다니까. 자업자득이니 지만 고단할 줄 알았는데 내 마음은 왜 이리 아픈거냐고 잉~"
"얘는 팔방미인인데 얼굴에 칼자국이 있어 데려올까 말까 고민 무지하게 했다니깐. 막상 델꼬와 보니 이만한 미모도 흔치 않잖어 안그래?"
"야, 얘 노래 좀 시켜봐. 생긴건 잘하게 생겼는데 사실이 어떤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 확인해 보자구. 노래 안하면 바늘로 팍팍 긁어버려! 그럼 노래 할거야."
"느덜은 겉만 번지르르하게 잘생긴 애들만 골라왔지? 내가 데려온 애들은 눈에 안띠나 본데 얘들 내다 팔면 적잖이 값나가는 애들이여. 요런 애들이 인종은 좀 이상혀 보일지 몰라도 일을 잘한다니깐!"
"앗, 난 분명히 얘가 처녀인줄 알고 데려 왔는데 형광등 아래서 보니 이놈 저놈이 막 건드린 애였구만. 얘가 도망도 안가고 처음부터 나한테 연신 추파를 보내더니만 이건 완죤 날라리넹?..."
"이것들 전부 노예시장에 내다 팔면 을매나 나오는가?"
"어허! 상거래에도 상도덕이 있듯이 도적질에도 도적도덕이 있는거요. 어디 남의 노예들을 갖고 파네마네 운운허십니까요. 거 아무리 두목이라도 그러는거 아닙니다요."
뭐 이런 얘기들이다. 미꾸리군이 준비한 하이네캔 맥주와 육포 날밤 새는 줄도 모르는 이야기와 계속해서 을러나오는 음악, 어찌 이보다 더 행복수 있을까.
업어 온 애들 사진 죄 다 찍어 올려봤다.
(클래식)
야샤 하이페츠의 멘델스존과 프로코피에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리빙스테레오 일본 초반. 음반상태가 아주 깨끗하지만 잡음을 내는 스크래치가 조금 있는 것이 흠. 하이페츠는 사실 그다지 좋아하는 연주자는 아니다. 일체의 감정과 감성을 배제한 정교하고 완벽한 연주. 그런만큼 인간미는 없다. 지휘자가 마음에 안든다고 갈아치우는 독선, 임종에 활을 남기며 자신의 대를 이을 재목이 나오거든 물려주라는 말을 남기는 교만함이 이 연주자에 대한 주요 인상이다. 그의 음색은 싸늘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어쩌랴. 음악애호가라면 필청반 중 하나인 것을. 이건 한국 라이센스반으로 듣고 있던 중 얻은 물건이다.
구소련 녹음이엇기에 영국과 미국에서 해적판이 잘 돌아다니던 레퍼토리의 녹음. 이 것은 일본에서 찍은 음반이다. 현에 강한 에너지를 실어 엄청난 폭발력을 내던 레오니드 코간의 바이올린. 그리고 에밀 길렐스의 섬세한 터치, 그리고 첼로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7번 대공. 그리고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트리오 1번이 수록된 2장짜리 음반이다. 이 음반은 구소련 오리지널반이 아닐 것 같으면 일본반이 차라리 낫다. 초창기에 찍었는지 음반이 두텁다.
아르투로 그루미오가 연주한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2장 세트 중 1장이다. 나머지 한 장을 구할 기회가 올른지 모르겠다. 연주는 짱짱한 현의 울림이 기가 막히다.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K456), 릴리 크라우스의 연주로 4장의 SP반이다. 영국 컬럼비아의 연주를 일본에서 찍었다. 릴리 크라우스는 모차르트 연주에 있어서 최고의 해석가 중 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논란의 여지도 없고 음반 값도 상당히 고가에 속한다. 아래의 음반은 LP가 아닌 SP음반으로 4개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다. 이걸 구입한 이유는 적잖은 돈을 들여 해외에 축음기를 사 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출형 나팔 포장이 막연해 국내로 반입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걸 거기에 틀어 봐야 하는데... ㅡ,.ㅡ; 음반은 거의 새것 같은 수준이지만 책자형 재킷이 일부 파손된 것이 흠이다. 그래도 1948년 이전에 출반된 음반 재킷이 이 정도 보존되었다면 그래도 감동적인 수준이라 할만하다.
(밥 재즈)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클리포드 브라운의 음반이다. 지인의 말로는 이 음반이 클리포드 브라운의 특성이 가장 잘 반영된 음반이라 하는데 빅밴드와의 협연 보다는 캄보 형태의 소규모 연주를 좋아하는 나로선 약간 고개가 갸웃거려지긴 하지만 편안하게 듣기엔 그만이다.
클리포드 브라운의 트럼펫과 맥스 로치와의 세션음반이다. 최고를 달리는 두 거장의 만남에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랴.
마일스 데이비스의 50년대 컬럼비아 녹음의 음반. 손아귀에 넣기 그리 수월한 음반은 아니다. 아직 들어보지 못했지만 그의 음반은 70년대가 오기 전의 음반라면 구입에 망설일 이유는 전혀 없다. 그 중 하나이니 들어보는 일만 남은 셈.
캐논볼 애덜리의 가장 중요한 명반 중 하나. 재킷이 인상적이고 붉은 색으로 대충 그려 넣은 트럼펫이 강렬한 느낌을 준다. 내용은 이제 점검해 봐야지 ㅎㅎ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재즈 아티스트가 존 컬트레인이다. 밥까지는 아주 좋지만 그가 연주하는 금속성 프리재즈에는 적응이 당체 되질 않는다. 지인의 권유로 구입해 들어봤다. 그래도 컬트레인의 연주 치고는 무척 편안하다. 원래 섹스폰이라는 악기 자체를 그리 썩 좋아하지 않는데다 강렬하고 금속성 강한 그의 연주는 내게 있어 상대적으로 멀리하게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재키 매클린 5중주단의 음반. OBI가 온전하게 달려 있어 흐믓한 음반이다.
일본반 중에서도 특히 흔치 않은 블루노트 레이블의 음반. 이 음반은 나도 드어봐야 알 수있겠다. 논평 보류.
윈튼 켈리의 켈리블루 앨범. 명반의 명성이 나를 꼬신 앨범. 흑백 사진의 강렬한 재킷이 인상적이다. 재킷을 보고 연상하는 음악이 있지만 상상과 맞아 줄지는 역시 들어돠야 알 것 같다.
레니 트리스타노의 아틀란틱 레코드사의 녹음. 재즈음반 중 트리스타노의 명성과 달리 흔치 않은 탓에 쥐기 어려운 음반이 그의 음반이다. 운 좋게 손에 넣은 김에 처음부터 끝까지 순식간에 다 듣고 말았다. 독특한 그의 피아노 음색은 단번에 나를 팬으로 만들었다. 음악 자체도 순식간에 듣는 사람을 흡입하는데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즉흥연주이고 어디까지가 정해진 멜로디인지 분간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연주자의 음반에 대한 욕심이 이 한장으로 인해 새삼 솓구친다.
버디 리치와 맥스 로치의 재즈드럼 연주. 두 사람의 연주를 비교할 수 있도록 각각 수록했는지 아님 함께 연주한 곡들을 수록했는지는 들어보고 부클릿을 읽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드럼의 두 거장을 겨루게 하듯 기획한 의도 자체가 대단하고 획기적으로 느껴지는 음반이다.
메시홀에서 가진 5인의 거장 세션음반. 찰리 파커의 섹스폰, 디지 길레스피의 트럼펫, 버드 파웰의 피아노, 맥스 로치의 드럼, 찰리 밍구스의 베이스. 이보다 더 화려한 세션은 아직까지 본 적 없는 것 같다. 그야말로 최고의 거장들이 모였으니...
(소울과 블루스)
제임스 브라운의 소울 음반. 소울에 있어서는 거의 독보적이라 해도 좋을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그 인만큼 그의 음반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절대 흔치 않다. 다 좋은데 그의 음반 재킷 디자인은 컨텐츠 내용에 비해 조잡하기 짝이 없다. 음반의 이름으로 미루어 편집음반인 것 같은데 초창기의 음원들을 수록한 것으로 보인다.
블루스 명인 오티스 러시의 음반이다. 블루스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로서도 오티스 러시의 음반은 처음으로 손아귀에 잡아본다. 한번에 귀를 사로잡는 스타일은 아닌 듯하다. 여러번 듣고 곱씹어 봐야 할 음반인듯.
로리 갤러거 역시 처음 구입하는 음반이다. 흑인 블루스에 비해 대체적으로 백인들의 블루스는 깊이 면에서 그를 따르지 못한다는 것이 나의 느낌이다. 블루스라기보다는 락음악으로 분류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락음악으로 보자면 그 깊이는 결코 얕다고 볼 음반이 아닌듯하다. 블루스락으로 봐야겠군.
윌슨 피켓. 오티스 레딩과 제임스 브라운 외에는 소울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내가 이 음반을 시발점으로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이 음반의 수록곡들이 귀에 척척 와닿았기 때문.
(포크)
포크음악 하면 음악 매니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아티스트가 바로 밥 딜런이다. 포크만큼 장르의 정의를 내리기가 이만큼 어려운 경우도 없는듯하다. 포크(Folk)라는 단어에는 민요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포크를 논하자면 팝뮤직에서 일컷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음악으로 대개는 싱어가 기타를 퉁기며 노래를 부르되 이제까지의 포크 싱어들은 작곡과 작사 능력을 대부분 겸비했고 시적 가사와 정감 넘치는 멜로디들은 수준이 매우 높다. 오늘날 팝에서의 포크음악의 발전이라면 밥딜런을 빼고 논한다는 것은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다. 이 앨범은 음악적으로 가장 수준 높은 초창기 작품 중 1964년에 발표한 4번째 정규앨범 Another Side of Bob Dylan이다.
밥 딜런 최대의 명반 "다시 찾은 61번 고속도로"(Highway 61 Rrvisited) 앨범. 이 음반은 전에 벼룩시장에서 모노 초반을 구입한 적이 있는데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모노 초반을 5천원에 구입했다면 횡재중에도 엄청난 횡재라고 생각할테지만 재킷과 반질은 거의 쓰레기 수준이었다. 그러잖아도 새로 사고싶던 차에 이 음반이 눈에 띠어 준다. 레이블을 보니 일본반 둥에서도 비교적 초창기에 찍은 음반으로 보인다.
(락뮤직)
글램록 그룹 티. 렉스의 Soldier 앨범. 성별이 애매모호해 보이는 화장의 리더 마크 볼란의 흑백사진과 붉은 그룹명 표기가 강렬한 만큼 음악도 강렬하다. 음악은 강렬하고 좋기는 한데 얘들 변태 아닌가 몰라. 데이빗 보위 만큼이나 의심스러버.
이탈리아의 프로그래시브락 그룹 프레미아타 포르네리아 마르코니(PFM)의 음반 이들의 음반은 시완레코드에서 나온 몇 장을 갖고 있지만 일본반으로는 처음이다. 암튼 (일본)얘들은 안찍은게 없어요. 어쨌든 으 음반 걸물이라 귀에 쏙 들어온다. 이 정도는 되어야 아트락이라 할만하다는 코렐리 생각.
러빙 스푼풀의 베스트 모음집. 얘들의 음반도 한 장쯤은 소장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집어왔음. ㅡ,.ㅡ;
(펑크)
얘들의 음악은 조금도 존경스럽지 않고 뛰어나지도 않다. 재킷 디자인을 봐도 조잡한 꼴통의 냄새가 짙게 풍기지만 펑크 음악의 원조인만큼 함 들어보려고 샀다.
(누에바 깐시온)
아르헨티나 저항음악 누에바 깐시온의 대부 아타우알파 유판끼의 음반. 자신이 연주하는 기타 하나에 의지해 부르는 노래지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을만큼 그의 음악은 수준이 높고 가치가 높다. 희귀음반인 탓에 집에 가진 음반은 프랑스반 한 장 뿐이다. 들어도 무슨 소린지 모르지만 그의 음악은 깊은 내면에 침잠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 이 음반은 그의 음악 시기별로 시리즈로 찍은 음반인데 아마도 일본에서만 찍은 편집음반이 아닌가 싶다. 모두 5장을 집어왔는데 음반 일련번호와 표기된 기간을 보면 빠진 음반 없이 이게 전부인듯하다. 대박!
(샹송)
얼마전부터 즐겨듣게 된 프랑소와 아르디의 음반. 오늘 하나 더 건졌다.
(엔카)
이시다 아유미의 브르 라이또 요꼬하마(Blue Light Yokohama) 말고는 귀에 들어 오는 엔카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츠와 아유미의 이 음반은 평소 관심도 없다가 동호회 멤버 중 블루노트가 엄청 좋아하는 가수여서 눈여겨 보긴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잠깐이었는데 다시 관심을 꺼놓았다가 우연히 "코이비또요" 하나 듣고 나도 덩달아 관심이 생겨 싱글 음반을 사다 들었다. 이 번에 해당 타이틀이 수록된 이놈의 판이 또 내 눈에 띠넹? 음반 다 들어 봤지만 생김새와 달리 목소리 청아하고 노래도 편안하다. 블루노트군이 이 할머니(지금은 그렇단다) 공연 보려구 일부러 출장 핑계를 만들어 갈 정도로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근데 수록곡은 머라고 쓰인건지 원. 일어를 알아야 멀 해먹지 젠장. 코이비또요는 연인의 머시기라는 뜻인 모양인디...
(기타 락뮤직)
아래의 네 음반은 이미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구입했다.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음반들은 이미 갖고 있음에도 버전만 다르고 크게 비싸지 않으면 몇 장이고 산다. 아래의 사진은 비틀스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출반한 Meet the Beatles 앨범이다. 이미 미국반으로 갖고 있지만 표기된 내용과 문자의 색이 완전히 다른 일본반이 눈에 띠어 망설임도 없이 집어들었다. 수록곡은 미국에서 출반했던 음반과는 엄청 다르다. 레이블과 음반 재질을 보니 일본 초반으로 가치가 있지만 반질은 엉망이다. 그래도 이런 음반에 깨끗한 반질을 원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싶다. 충분히 만족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헐값에 받아온 음반임에랴.
킹크림슨의 데뷔음반 In the Court of Crimson King. 표지에는 유명 화가(이름은 생각이 안남)의 명화 루시퍼가 그려져 있다. 이 음반은 워낙에 좋아하는 음반이어서 성음, 계몽사, 예음사에서 출반한 라이센스를 각각 갖고 있고 일본 라이센스는 이 음반이 처음이다. 콧구멍만 보면 뭔가 그 안에 넣어주고 싶은 그림이 재미있다.
핑크 플로이드의 데뷔반과 2집을 합본한 2장짜리 게이트 폴드의 염가 음반이다. 1집과 2집 별집으로 영국반을 구할 작심 중이다. 이미 이 버전은 미국반으로 갖고 있지만 워낙에 좋아하는 음반이어서 이 일본반을 또 샀으니 2장째가 된다. 재킷 전면 상단 우측 유타카를 입은 일본인 사진은 미국반엔 없다. 중앙 가운데 축구선수들 사진은 미국반과는 표정이 다르다. 하단 왼쪽 사진의 버버리맨 뒷태 사진의 레인코트는 미국반의 경우 청록색이다. 이런 다름이 즐겁다.
딥퍼플의 최대 걸작이자 3집 앨범인 동시에 이들의 1기 마지막 앨범인 동명 타이틀의 명반. 사용된 표지 자켓의 명화는 보슈가 그린 "쾌락의 동산" 중 지옥 부분이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직접 본 뒤로 이 그림을 더 좋아하게 됐다. 이 그림은 이 음반은 오아시스사 레코드 한장 만 달랑 갖고 있지만 엄청 좋아하는 음반이라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영국 초반으로 구할 참이다. 이 음반은 일본반이며 70년대 후반에 찍은 음반으로 보인다.
아래 사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속하는 롤링 스톤스와 레드 제플린의 싱글 음반들. 이 싱글반들은 결코 저렴하지 않은 것들인데 블루노트한테서 선물로 받음.
다시 보기만 해도 흐믓하고 행복하다. 이 날 집어온 음반들은 금년 들어 내가 지른 음반들 중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여름 여행도 못갔고 겨울 여행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이걸 죄 다 들어보는 많은 시간이 걸릴테지만 전에 구입한 것들도 아직 다 못들어봤다. 이놈의 음반 욕심은 언제 종칠지 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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