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0 모로코

모로코 여행7(마라케쉬)

코렐리 2010. 2. 26. 16:31

2010.1.23(토)

마라케쉬는 아틀라스 산맥 북쪽에 위치한 인구 100만의 모로코 제 4의 도시이다. 투이렉인들과 베르베르인들이 모여 세운 이 도시는 파란 색이 페스(Fes)를, 흰 색이 라바트(Rabat)를, 녹색이 메크네스(Meknes)를 상징한다면(사실 이 말들은 별로 공감가지는 않는다) 이 곳 마라케쉬는 붉은 도시로 이름이 나 있다고 하는데 베르베르인들의 전설에 따르면 쿠투비아 모스크를 지을 때 땅에서 피가 흘러 나와(이건 뻥이다 ㅡ,.ㅡ;) 온 도시가 붉게 물들었다고 한단다. 또 자마 엘 프나(Jama el-Fna) 광장에서 죄인들을 처형하여 그 피로 인해 붉은 색이 이 도시를 상징한다고도 한다(이 것도 개 뻥이다). 마라케쉬는 11세기에 건설되기 시작해 16세기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하며 자유롭고 역동적인 분위기가 두드러진 곳이라고 한다.(이 광장만 봐도 활기가 넘치는 것만은 틀림 없다).

푹 자고 일어난 시간은 아침 9시였다. 머리만 감자니 시설이 안따라 주어 다시 샤워를 했다. 오늘 일정은 주변 관광을 하면서 사하라 사막 여행 프로그램을 찾아 신청한 뒤 저녁에는 다른 호텔을 찾아 하루를 묵는 것이었다. 10시쯤 배낭을 프론트에 맡기고 광장으로 나가 봤다.

  

이 광장은 시장이 면해 있고 마차와 자동차가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좋게 말하면 활기찬 곳이고 나쁘게 말하면 정신 사나운 곳이었다.

 

시장통부터 들어가 보았다. 접시를 비롯한 도자기 가게. 접시 문양은 섬세하지만 무척 두껍고 무거워 그다지 욕심이 생기지 않는다.

 

그림을 그려 파는 집은 많이 있지만 그림들은 하나같이 조잡하다. 

 

향신료 가게에 전시된 샤프란볼루를 비롯한 각종 향신료 전시도 재미가 있고

 

천연 염료를 사용한 머플러 가게와

 

이 곳은 물류창고가 아닌듯 싶고

 

악세사리 가게와

 

과자가게의 전시도 무척 다채롭고 재미가 있다.

 

시장의 규모는 매우 크고 길은 미로와 같이 얽히고 설켰다.

 

샹들리에 가게

 

페스에서 천연 염료로 염색되었을듯한 가죽 제품들의 색깔도 무척 예쁘다.

  

천정에 주렁주렁 매달린 샹들리에

 

시장 구경을 대충 마치고 광장으로 다시 나왔다.

 

이 번엔 시장과는 반대편 광장 너머로 나가 봤다. 샤프란볼루에서 만난 처자들이 준 정보와 같이 역시 사하라 익스페디션(Sahara Expedition)이란 여행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 낼 수 있었다. 사무실로 올라가 보았다. 히잡을 두른 여직원 혼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녀는 1박 2일과 2박 3일의 코스 중 어느 것을 원하는지를 물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도시들을 이동해 온 관계로 시간에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2박 3일 코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물었다. 코스는 다음과 같았다.

 

07:00 마라케쉬 출발 --> 아틀라스 산(Mt. Atlas) --> 아이트 벤하두(Ait Benhadou) --> 와르자자트(Quarzazate) --> 엘 켈라 멕구아나(El-Kelaa McGuana) --> Hotel Les Gorges de Pades에서 1박--> 토드라 고르게스(Todra Gorges) --> 메르주가 사막(Merzouga)  텐트 1박 --> sun set 및 sunrise 감상 -->마라케쉬로 돌아옴. 기간 중 점심식사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뻔히 가격을 알면서도 한 번 물어 보았다. 950 디람이다. 샤프샤오엥에서 만난 처자들의 이야기가 850 디람으로 깎아 참여했다고 했다. 샤프샤오엥에서 만난 한 친구가 850 디람에 다녀 왔음을 상기시키고 시도해 보았더니 여직원은 자신이 결정할 수는 없고 사장과 통화해 봐야 한단다. 어딘가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900까지는 해주겠다고 한다. 인원이 많으면 850까지도 해주겠지만 이 번 참가의 수가 많지 않아 어렵다고 한다. 예약을 하고 나오면서 50 디람을 깎을 참이라면 그냥 950을 다 주고 나올걸 괜히 체면만 깎고 나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곳에서 나와 바로 골목 건너편 치킨 집에서 식사를 했다.

 

치킨 반마리와 콜라를 주문했다. 직원이 주문을 잘못 받아 반마리가 아닌 쿼터(1/4마리)를 가져왔다. 하지만 야채와 감자튀김이 푸짐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게다가 삶아 향신료를 넣고 만든 치킨도 작은 접시 하나로 담아 내주는데 이건 서비스였던 것 같다. 빵은 작고 둥글넙적했지만 이건 갓구운 바게뜨 빵이라 맛도 그만이었다. 저렴한 값(29 디람)에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를 마쳤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광장을 지나 시장 깊숙한 곳을 지나

 

그 안쪽을 돌아 다녀 봤다.

 

전형적인 문양을 가진 미나렛의 사원도 보인다.

 

  

좁디좁은 골목 골목은 메디나의 특색이 그대로 옛향기가 어렴풋이 느껴진다.

   

 

이 곳이 벤 유시프 모스크. 비 무슬림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고 문은 굳게 잠겼다.

 

모로코의 국기가 모스크의 입구 위에서 나부낀다.

 

마라케시 박물관. 입장료(40 디람)가 만만치 않다.

 

내부에 전시된 전시물들은 볼만한 작품들이 많지만 역시 아무런 설명도 없고 오래된 물건들도 아니었다.

 

이 곳이야 말로 휙 둘러 보기에 적절한 곳이었다. 하지만 아래의 접시들은 왠지 그리스나 로마의 냄새가 나느듯 하지만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뭐지? ㅡ,.ㅡ;

 

 

 

 

 

 

 

오히려 박물관 건물 내부의 화려함과 섬세함이 볼거리다. 이 곳 모로코 박물관들의 공통된 점이다.

 

 

 

 

이런 박물관 냄새가 제대로 나는 장신구는 모로코에선 정말 처음 본다. 역시 설명 없음.

 

   

 

 

 

 

 

이 번엔 벤 유시프 메드라사로 가 보았다. 마침 모로코 디람화가 바닥나 이 곳을 들어갈 돈이 없었다. 환전하러 시장으로 들어가기도 귀찮고 해서 10달러러 지폐를 내고 잔돈을 거슬러 받았다. 이 곳은 비교적 입장료가 비싸 50디람이나 되었다. 제 멋대로 환전 수수료(6.7 디람)를 마구 붙여 거스름 돈을 주니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니지. 나는 다시 10달러 지폐를 되받아 들고 나와 환전했다. 가진 돈 중 카타르에서 사용하고 남은 돈 119리얄로 255 디람을 환전한 뒤 50달러를 더 환전해 301 디람을 받아 모두 556 디람을 확보했다. 다시 메드라사로 들어갔다. 여기서 다시 보니 이 곳 벤 유시프 메드라사와 마라케쉬 박물관 세트메뉴 입장권은 훨씬 저렴했다. 어떻게 된거지? 박물관에선 이 안내를 못 본 것 같은데? ㅡ,.ㅡ; 

 

벤 유시프 메드라사는 14세기 메레니드 왕조 시대에 건설 되었으며 1565년 아부 압달라 왕에 의해 재건된 유서깊은 곳으로 모로코 중세건축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역사적인 의미 외에도 내부 구조가 그동안 봐 온 메드라사와는 구조적으로도 많이 달라 꼭 들러볼만한 곳이었다. 

 

모통 한가운데 작은 분수를 두는 무개홀에는 풀이 놓여져 물이 채워져 있고

 

회랑 끝에 있는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오르면

 

 

당시의 신학자들이 사용하던 작은 방들이 있다.

 

방에서 내다 본 무개홀

 

과거의 유물들로 당시의 학풍과 분위기를 재현해 놓았다. 우리의 조선시대 유생들의 방을 연상시킨다.

 

 

이 곳을 나와 오늘 저녁에 묵을 호텔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이 곳에서 회교도들의 뜨개 모자를 하나 사기 위해 한 노점에서 물건을 골라 봤다. 1달러! 1달러! 하며 모자를 들고 호객하는 사람에게로 가봤다. 맘에 드는 모자를 하나 골라 얼마인지를 물었다. 방금 한 말과 달리 100디람을 부른다. 어이가 없어서 모자를 내려 놓고 가려고 했더니 얼마를 원하는지를 묻는다. 쳐다도 안보고 그냥 지나치려는데 바로 옆 노점에서 아줌마가 잡는다. 기계로 짠 모자는 10디람, 손으로 뜬 모자는 25디람 부른다. 손뜨개 모자로 하나 골랐다.

 

오렌지 주스도 한 잔 마셔봤다. 무척 달고 맛도 좋다. 값도 싸다. 1잔에 3디람. 저녁이 되면 장의 오렌지주스 포장마차는 값을 올려 4디람을 받는다.

 

16:00경 호텔에서 짐을 찾아 나온 뒤 호텔을 새로 잡아 보았다. 전날 묵으려 했었던 CTM호텔이었다(150디람). 물론 욕실과 화장실은 공용이다. 젠장. 공용 샤워실에 더운물 안나온단 소린 진작 할일이지. 여기도 실패. ㅡ,.ㅡ;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갔다.

 

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바히아 궁전. 마침 5시가 다되어 문을 닫으려 했다. 닫으려는 문에 발을 끼워 넣고 들여 보내 주길 간청했다.

 

일단 골인에 성공했다.(입장료 10 디람)

 

이 곳에 대하여는 참고했던 가이드 책자 두 권 모두에 소개되지 않은 곳이라 이 궁전에 대하여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둘러보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제 문을 닫을 참이라 가는 곳마다 관리들이 곳곳에서 조명을 끄고 문을 닫고 있었다.

 

결국 쫓기듯 대충 보고 나왔다. 하지만 악착같이 볼건 다 보고 나왔다. 이런덴 천천히 구석 구석 찢어 봐야 하는데...

 

 

그동안 본 모스크나 메드라사, 박물관 등에서의 문양과는 약간 다른 것들이 가끔씩 보이곤 한다.

 

 

 

 

밖으로 나와 맘에 드는 곳이 나오면 식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돌아다니며 시내 구경을 했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쿠투비아 모스크는 낮에 왔어야 했는데 오다 보니 늦었다.

 

미나렛에도 불이 들어와 있었다.

  

들어갈 수가 없으니 밖에서만 보이는 데까지 보는 수 밖에 없다. 생각할수록 모로코인 무슬림들의 까칠함이 섭섭하다.

 

광장으로 돌아오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큰 광장의 상당 부분이 먹거리 장터로 변해 있었다. 아래의 사진은 모로코에 먼저 다녀온 마사유끼가 찍은 사진.

 

나는 어디서 뭘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며 지천에 깔린 실물 메뉴들을 보며 어디서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했다. 여기저기서 메뉴를 들이밀거나 자기 집으로 오라며 따라 다녀 귀찮게 했다.

 

 

전에 요르단에서 삶은 양머리를 먹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이 삶은 양의 각 부위를 보니 생각났다. 양의 뇌도 보이고 혀, 머리통 등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대로 주저 앉아 혀를 주문했다. 난도질 한 혀와 빵.

 

식사를 끝내고 나니 차까지 한 잔 내준다. 값도 30디람으로 저렴했다. 혹시 마라케시 광장의 먹거리 장터에 오게 되면 차를 마시고 있는 깡 마른 이 아저씨의 집에서 식사하기를 권한다. 크지 않은 키에 갸름한 얼굴엔 짧게 수영을 기른30대 후반 정도의 주인도 매력적인 인상을 풍겼다. 맛도 좋지만 서비스도 좋고 값도 싸고... 사막 여행을 하고 돌아 오면 이 곳 마라케쉬에서 하루 더 묵을 참인데 그 땐 여기서 저녁을 먹으러 다시 올 참이었지만 막상 다시 돌아왔을 땐 이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오렌지 생각이 도 간절해졌다. 주스를 파는 곳은 많았지만 오렌지를 파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호텔에서 즐길 후식을 위해 열심히 찾아 1kg의 오렌지(5디람)를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