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12(월) 계속
식사를 했던 바로 그 식당에서 조금 걸으니 오른쪽으로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가미나리몬이 눈앞에 나타났다. 가미나리몬은 토쿄 최고의 고찰인 센소지의 액운을 막아주는 수호문으로 입구 중앙에는 100킬로그램이 넘는 붉은 등이 걸려 있다. 이 등은 이 곳에서 팔리는 각종 액세서리의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이 사진을 찍고 나의 맛이 간 카메라는 여기서 밧데리 수명을 다하고 다음 사진부터는 100% 뜀도령이 찍은 사진들이다.
문의 안쪽과 바깥쪽으로 2 개씩 4개의 상이 있다. 우리 나라와 중국의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사천왕인가 싶다가... 엥? 여기엔 여성상도 있넹? 그러면 사천왕이 일본에서 변형되어 받아들여진건지 아님 전혀 다른 상인지 디게 궁금.
무습게 생긴 열굴의 이 상을 보면 사천왕상이 맞는것도 같고...
가미나리몬 안으로 들어가면 길게 펼쳐져 보이는 나카미세. 시장도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하나... 거대 기념품 상가라고 해야 맞나? 먼 뜻인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여기엔 선물로 살만한 물건들과 선물용 먹거리가 지천에 깔렸다.
여기가 센소지로 들어가는 문이다.
양쪽으로 늘여세운 불등 너머로 5층탑도 보인다.
사찰 입구에도 큼직한 홍등이 달려 있다.
들어가자 마자 바로 보이는 5층탑.
입구 안쪽에서 보면 거대 짚신이 양족에 걸려 있다. 누가 신을건지는 몰라도 좀 크다.
5층탑 하단에 보이는 사천왕 중 하나인 조코텐.
설치 장소를 수시로 옮기는 모양이다.
역시 사천왕 중 하나인 지코쿠텐. 설명에는 눈이 아름답네 어쩌네 하는데... 그런가? 흠좀무.
불당 앞에는 엄청나게 많은 향을 신도들이 피워대서 연기와 향내로 매케하다.
사천왕상 중 하나가 아닐까. 아님 말구.
센소지는 도쿄 최고의 고찰로 628년 창건되었으며 사찰 규모도 최고라고 한다. 하지만 교토에서 본 사찰들과 비교해서는 그다지 큰 규모는 아닌 것 같다. 5층탑 안에는 100개의 관음상이 모셔져 있다고 한다.
불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우리와 같은 화려한 단청 같은 것은 없고 금칠로 장식되어 있다. 불상은 못본 것 같은디?
안에는 신도들과 관광객들로 북새통이다. 천정과 벽에 그려진 벽화들은 그다지 작품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불당 바로 옆에 보이는 신사.
불당은 보수중이라 건물 전체를 볼 수 없었다. 몇 년 전 북경에 갔다가 올림픽에 대비해 대대적인 보수를 하던 자금성과 천단공원에선 뭐 하나 제대로 본 것이 없었는데 여기서도... ㅡ,.ㅡ;
센소지로부터 나카미세를 통해 가미나리몬 방향으로 되돌아 나가던 중 오른쪽으로 빠지는 샛길이 있었다. 걍 함 가봤는데
이 곳 골목은 나카미세보다 훨씬 재미가 있는 곳이었다.
하다못해 차고에도 이런 전통적인 분위기의 만화가 그려져 있는가 하면
머리에 사무라이 같은 모양을 한 머리를 뒤집어 쓰고 다니는 떡장수도 보이고
가게 테마로 설치한 더덩넘 캐릭터도 재미가 있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 가게에 설치함으로써 개성을 살리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형태는 오사카 도똔보리에서도 많이 본 바 있다.
가게의 외벽과 간판들이 일본적 분위기가 가득하고 간판들은 고전적 느낌인데 감각적이고 운치가 있어 보인다. 이런 골목 도쿄에선 흔치 않은 것 같던데...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드니 먹자골목이 길게 이어졌다.
왠지 이 골목은 일본스럽기 보다는 왠지 중국스러워 보인다.
대낮부터 생맥주로 낮술을 먹고 있는 이들은 일본의 비싼 물가를 대변하기라도 하듯이 저마다 앉은 자리에 안주로 놓인 것들은 자그마한 접시에 담긴 생선 조림같은 것들 뿐이었다.
그래도 우리 역시 여기서 낮 술 한 번 먹어보고 싶었지만 우린 이 날 6시 2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늦어도 3시에는 이 곳을 떠나 나리타 공항행 지하철을 타야 했다.
우리는 다시 카오산 도쿄 게스트하우스로 갔다.
이 곳에서 짐을 찾은 우리는
공항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뜀도령은 어디로 여행을 가든 20리터 들이 배낭 하나만 항상 가지고 다니던 내가 일본의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담느라 트렁크 백을 글고 갔었던 것이 어지간히도 신기했던 모양이다. 사실 나의 여행수칙에는 전혀 없는 특이한 여행을 이번에 했다. 아래의 사진은 별일 다보겠다며 트렁크를 끌고 가는 나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
나리타 공항으로 가는 표(1,060엔)를 사서 공항행 급행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아오또 역에서 내렸다. 아사쿠사 역에서 여직원에게 물어 보았을 때는 아오또 역에서 갈아타되 같은 플랫폼에서 나리따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안내는 이미 들었지만 이 곳에 근무하는 젊은 역무원에게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았다. 역무원은 무척 친절했다. 뜀도령과 나는 우리가 왔던 공항 청사가 1청사였네 2창사였네 실갱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젊은 역무원에게 일본항공(JAL)을 타려면 1청사로 가야 하는지 2청사로 가야 하는지를 물었다. 사실 그의 업무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질문이었지만 왠지 그가 알고 있을 것 같아 물어본 것이었다. 그는 1청사로 가면 된다고 알려 주었다. 고맙다고 인사한 뒤 조금 지나니 그가 헐레벌떡 다시 달려와 잘못 알려드려 죄송하다며 2청사로 가라며 관련 자료를 구해 내게 주었다. 일본인들의 친절에 다시 한 번 감탄 할만했다. 결국 뜀도령의 주장이 맞는 것으로 판명이 났다.
급행열차로 갈아탄 아오또 역으로부터 1시간 정도 정확히 소요되어 나리타 2청사 역에 도착했다.
폼잡는건 좋은데 왜 남의 트렁크는 밟고 난리여?
JAL 부스로 찾아가 카운터로 가려고 했더니 항공사 여직원이 우리를 자동발급기로 안내했다.
이 곳에는 자동 발급기들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어서 스스로 티케팅을 하고 짐만 싣는 문제만 카운테에서 해결하고 있었다. 티케팅을 위해 자동인식 장치에 내 여권을 들이대고 있는 사진.
티켓이 볼품없게 나왔다. 하긴 기내서비스만 좋으면 되지 티켓 디자인이야 아무래도 좋았다.
출국수속을 마친 우리는 약간의 남는 시간을 면세점으로 다니면서 죽이다가
인천행 항공기 탑승구로 찾아가 30분 정도 남겨 두고 탑승했다.
왠지 배가 고파 밥나오기만 기다렸더니만 맛은 좋았는데 양이 적었다. 여분 있으면 하나 더 달라고 했더니 죄송하다며 여분이 없다고 한다. 생긴건 아주 늘씬하고 예쁘게 생긴 스튜어디스였는데 어설프게 배워 어눌한 한국어 발음과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엄청 느끼했다. "죄송합니다. 식사 없습니다..." 느끼...!하다 싶은 가운데 대답했다. "됐어요. 그만 먹어야 될 것 같애요..." ㅡ,.ㅡ;
6시 20분에 이륙했어야 할 비행기는 이륙 항공기가 밀렸는지 30분을 넘게 기다려 이륙했다. 두 시간 넘어 인천에 도착한 뒤 뜀도령은 뜀도령대로 나는 나대로 공항을 떠나 각기 집으로 향했다. 뜀도령이 헤어지기 전 청첩장을 내게 주었다. 즉석에서 뜯어 보려고 했더니 나중에 뜯어 보란다. 뭐 대단한게 있다고 나중 어쩌고 하나 했다. 뜀도령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 뜯어 보았다. 청첩장 외에 아주 조그만 카드가 하나 더 있었다. 뒷면을 보니 개발로 쓴 듯한 글씨가 너절하게 흩어져 있었다. 그동안 좋은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는 내용과 함께 결혼 후에도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대충 그런 내용이었다. 이런거 절대로 할 줄 모르는 인간인 줄알았는데... 약간 감동했다. 식장에서 다시 볼테지만 제수씨하고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살게나.
이 번 여행에서 도쿄, 이주 아타가와, 마사요시의 집, 하코네 등을 3일동안 다니면서 나는 각각의 도시들을 보기 보다는 일본을 보기를 바랐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도쿄는 서울과 너무도 닮아 일본을 느끼기 쉽지 않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내게는 도쿄 내에서도 확연하게 보이는 일본을 일부나마 보고 온 것 같다. 도쿄 이외의 다른 곳에서 본 도시 분위기는 물론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생활양식도, 음식문화 등 모든 문화가 모두가 달랐다. 가가운 나라이기에 서로가 긍정적 부정적 상호작용을 계속하고 영향을 주고 받은 터여서 많은 공통점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 철저하게 달랐다. 장거리를 다니면서 내다 본 바깥풍경들도 일본색으로 넘쳐났고 마사요시의 집에서 그의 가족과 함께 한 하루는 가장 깊숙한 일본 체험이었다고 생각되어진다. 나의 친구들인 마사요시와 마사유끼 역시 가장 일본적인 일본인이었던 것 같다. 그들의 머릿 속엔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있고 가슴속엔 섬세함과 세심함이 자리잡고 있다. 경제발전에 있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룩한 일본이 이제는 국제정치에서의 활동폭을 넓히려 하는 이들의 이면에는 일류 시민정신이 개개인의 몸에 배어 있기 때문임을 다시 한 번 보고 왔다. 그들의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자세는 지나치다싶을만큼 교과서적이다. 하지만 이런 것이 오늘날 일본이 있게 한 원동력이었음을 부인할 수도 없다. 일본을 질투하면서도 배워야 한다는 말들은 누구나 해왔다. 하지만 배워야 한다는 말 속에는 나를 배제하고 남들더러 배우라는 훈계의 뉘앙스가 강하다. 배워야 한다가 아니라 내가 당장 배워 나가겠다라고 말한 사람은 단 한사람도 보지 못했다. 남이 지키길 바라며 남을 비난하기 보다는 내가 먼저 지키겠다는 다짐을 당장 나부터 해보자.
나는 짧디 짧은 이 번 일본 여행에서 두 가지를 얻어왔다. 하나는 스스로 두드러지려 하는 내가 아닌 시민으로서의 작은 일부분인 나를 발견한 사고방식의 변화가 하나요, 그냥 외국인 친구로만 생각했던 두 친구들의 우정이 그것이다. 짧은 기간동안 큰 것을 얻어 온 셈이다. 이 역시 그 두 친구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다시금 친구들의 배려에 감사해 마지 않는다. 뜀도령과 함께 해서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음을 역시 감사한다.
[부록1: 새로운 친구]
나카미세에서 호감가는 친구를 하나 만났다. 그는 쓰모선수였는데 벌거벗은 채 내게 추파를 쉬지 않고 보내와 결국은 어지간한 나도 꺼뻑 넘어가고 말았다. 나는 주인에게 1,700엔을 지불하고 이 친구를 데려왔다. 이름도 지어줬다. 그의 이름은 무라까미. 무라까미 하루키의 이름을 떠올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슨 의미가 있어서도 아니다. 아무 생각없이 떠오르는 이름 하나 붙여줬지만 너무 잘어울리는 이름인 것 같다. 그가 내 오디오방 한켠을 차지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도전을 허구헌날 내게 계속하고 있다. 넌 뭥미?
[부록2: 마사유끼의 한글편지]
여행에서 돌아온 뒤 마사유끼와 이메일을 주고 받던 중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그가 며칠 전 번역사이트를 통해 한국어로 작성한 편지를 보내왔다. 그의 정성에 약간 감격했다.
굉장히 재미있고,그리고 흥미 깊다. 자신이 자주(잘) 씌어져 있고, 조금 부끄럽다.
우리들 일본인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당연해서, 평소의 생활에서는 완전히 알아차리지 않는 물건이나 사건이, 한국인의 시점에서 씌어진 문장에 의해 재인식 하게 했습니다. 또, 당신의 견식의 풍부함과, 사람에게 대한 섬세한 사려에는 변경해서 놀라게 했습니다.
우리들을 만나기 위해서, 당신들이나 당신의 어머니, 누이동생이 해준 노력을 블로그를 읽어서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정말로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고맙다.
당신의 어머니와 누이동생에게도, 나의 감사의 기분을 알려 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직장의 동료들로 있어서는 처음으로 먹는 한국의 가정에서 만든 진짜 김치입니다. 평소 우리들이 일본의 마켓에서 사먹고 있는 김치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만든 가짜 김치입니다.
점심에 전부(함께) 먹은 것입니다만, 모두도 그 맛의 차이에 놀라고,또 맛있다고 해서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가져 간 김치도 곧 없어져버렸습니다. 오늘로 일주일간. 이제 막이 제 철.
이번 【스파이시챤아치】도 가져 가서 먹여 볼 생각입니다.
나는 이미 먹었습니다만, 굉장히 맵네요. 그러나, 밥과 함께 먹으면 맛있습니다.
오늘 받은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맛있었다.
MASAYUKI
그러나 유감스럽지만, 나의 한국어의 대부분은 인터넷의 번역의 HP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것은, 나의 기분이나, 생각을 당신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내가서투른 영어에서는 충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한국어는 어렵다. 단지 많은 일본인에 있어서 일본어와 순서가 같은 한국어의 문법은, 가장 학습하기 쉬운 언어다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HANGUL에 이르러는 대단히 합리적이어서 기억하기 쉬운 문자이며, 읽는 것 뿐이라면 나의 경우는, 5일간도 있으면 대충 읽을 수 있는 모양이 되었습니다.
서울 등의 대도시에서는 일본어나 영어의 병기도 있어, 특히 HANGUL을 기억하지 않더라도 여행은 가능합니다만, 지방을 여행하면 한 만큼 HANGUL을 배울 필요가 나옵니다. 그것은, 요전의 한국 여행으로 내가 느낀 것의 하나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미모의 댄스강사가 주인공인 야쿠쇼 코지에게 다가와 춤을 청하는 모습. 미모의 댄스강사 예쁜 입에서 나오는 대사가 조금 깬다. 샤리 딴쓰?(shall we d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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