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09 일본 the 2nd

도쿄 여행계획

코렐리 2009. 9. 10. 11:00

2006년도 여름 터키에 가느라고 한 번, 2007년도 겨울에 이집트에 가느라고 한 번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다 보니 27,000 이 넘는 마일리지가 해당 항공사에 누적되었다. 외국항공사의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3년이라는 것을 감안해 소멸되기 전에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항공사로부터 이메일이 들어왔다. 2006년 여행에서 얻은 마일리지가 8월 31일자로 소멸될 예정이니 그 전에 활용하라는 친절한 내용이었다. 짧은 여행을 떠날 핑계거리가 생겼다. 주말을 이용하고 하루의 월차휴가를 보태 3일의 휴가를 생각하고 보니 4개의 여행지 후보군이 나온다. 베이징, 샹하이, 도쿄, 칸사이가 그 네곳이다. 베이징은 이미 8박 9일동안 돌아다니며 볼만한 것은 거의 다 보았다. 샹하이는 아직 안가봤지만 터키와 이집트를 나와 함께 다닌지라 똑같은 마일리지를 갖고 있는 뜀도령이 샹하이를 꺼렸다. 상해를 한 번만 더 가면 몇 번째라는 둥 노래를 해온 터라 함께 가기로 한 이상 상해는 배제했다. 그러면 후보군은 동경과 칸사이로 좁혀진다. 2004년 여름 나의 첫 일본여행으로 방문한 곳은 칸사이 지역이었다. 2박 4일로 다녔던 여행에 오사카와 교토를 둘러본 이후 나는 도쿄 여행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흔히들 이야기 하기를 도쿄는 서울에 일본인들을 풀어 놓은 곳이 도쿄라고. 그만큼 일본색을 찾기 어렵고 서울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얘기다. 하지만 칸사이는 이미 다녀 왔으니 또 가면 재방송이고 말로 하자면 잔소리라 식상하다. 어느 나라를 방문하더라도 그 나라의 수도만큼은 방문해 봐야 진정 그 나라를 다녀 왔다고 사기치고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선 그 외에도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최근엔 잠잠해졌지만 요르단에서 만났던 마사유끼군과 마사요시군이 한국을 다녀간 이후 도쿄로 놀러 오라던 성화도 생각나고 핑계김에 이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서울과 똑같다는 도쿄, 그 안에서도 무언가 다름을 확연하게 발견하고 돌아온다면 진정 성공적인 여행이 될 터다. 뜀도령은 나와는 반대로 도쿄는 가봤지만 칸사이는 못가봤다고 한다. 하지만 뜀도령은 도쿄 방문에 흔쾌히 오케이했다. 뜀도령과 날짜를 협의한 뒤 8월 초 에미레이트항공 한국지사에 전화를 걸어 무료항공권을 수배했다. 전화받는 여직원이 무척 친절했다. 에미레이트항공과 협정관계에 있는 일본항공(JAL)으로 11월 7일 첫비행기를 예약했다가 뜀도령의 주장으로 날짜를 앞당겼다. 최종적으로 확정한 날짜 항공일정은 10월 10일 08:20 인천발 나리타 행과 10월 12일 18:20 나리타발 인천행으로 확정한 뒤 TAX  62,600원을 송금하고 e-티켓을 받았다.

 

나는 티켓을 확보하는대로 마사유끼와 마사요시에게 메일을 보내 나의 도쿄 방문시기를 알렸다. 마사유끼로부터 얼마 안되어 답장이 왔다. 함께 갈 뜀도령이 도쿄를 방문해 본 적이 있다고 했더니 우리를 델꼬 다닐 계획을 짜는 중이라며 하코네, 가마쿠라, 후지산을 가보았느냐고 묻는다. 나는 당연히 안가봤고 뜀도령도 시내는 다녀봤지만 그 세 곳은 교외인지라 곳이라 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마사유끼는 도쿄 교외의 세 곳을 자신의 차로 우릴 델꼬 다닐 참이었다. 문제는 주말을 끼고 간다는 사실인데 주말이 되면 도쿄 시민들은 근교로 엄청 빠져 나가는 관계로 길이 말도 못하게 밀린다고 한다. 마사유끼가 어지간히 고민중인 것 같다.

 

 (서울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 왼쪽부터 마사요시, 마사유끼 글구 나)

 

우선 마사유끼가 세운 계획은 이렇다.

 

첫날에는

10월 10일(토) 당일 10:45경 나리따 공항에 도착하는대로 이케부쿠로 역(1시간정도)으로 가면 마사유끼가 차량을 가져와 우리를 픽업한 뒤 도쿄 근교인 이주 아타가와로 간다(75분 소요) 마사유끼 말로는 아타가와는 온천이 유명하다고 한다. 또, 아타가와에는 마사요시의 어머니가 사시는 곳이란다. 온천을 즐긴 후(조금 노땅스럽긴 해도 우리와 전혀 시스템이 다른 일본의 온천을 즐겨보는 것도 전통체험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저녁에는 마사요시의 어머니가 저녁식사를 초대하신다고 했다. 마사요시가 한국에 왔을 때 자신의 어머니는 요리를 즐기시는데다 조리사 자격증도 있다며 도쿄에 놀러 오면 자신의 어머니가 나를 초대해 주실거라며 꼭 놀러 오라고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여행중에 현지인으로부터 초대를 받아 가정식 요리를 대접받는 일보다 멋진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거야말로 기쁘고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봄 마사요시와 마사유끼가 서울로 오겠다고 했을 때 나는 어머니와 상의해 저녁식사 초대 준비를 부탁했었고 어머니도 기꺼이 아들의 친구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해 주신 적이 있다. 나는 그들을 데리고 다니던 첫 날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시는 집으로 데려갔다. 그들은 어머니의 초대를 받고 한국의 보통 가정에의 초대에 무척 고마워했었다. 이제는 마사요시가 나에게 그 기쁨을 되돌려 주려 하는 것 같다.

그 날 저녁은 마사요시의 집에서 자기로 했다고 한다. 현지인의 가정에 초대받는 일만도 황감한 일인데 그 날 저녁은 마사요시의 집에서 자자면 이건 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나는 일단 이 일은 사양을 했다. 손님을 초대하는 일에 대하여 무척 신중한 일본인들에게 잠자리까지 제공받는다면 실례가 될 것 같았다. 내가 알기로 일본식 집은 한국식 집에 비해 작고 좁은 편인데 우리에게 잠자리까지 내주겠다면 초대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을까 조심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혹시 그들이 서울에 왔을 때 내가 그들이 머물 방을 내준 것에 대한 보답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사양을 했더니 마사요시 당사자보다도 마사유끼가 더 펄쩍 뛴다. 마사요시의 어머니는 손님을 좋아하는데다 아들의 친구들 방문을 기다리고 계신다며 머물지 않으면 서운해 하실테니 사양하지 말고 받아들이는게 좋겠다고 한다. 마사유끼의 정색을 보니 하루쯤 머물러도 좋을 것 같다. 만일 그렇다면 이 번 일본여행은 물론 여행을 즐기기 시작한 이후 최고의 경험과 추억이 될 것 같다.

 

둘째날 10월 11일(일)에는

처음 계획으로는 마사유끼의 차량으로 하코네, 가마쿠라, 후지산 방문이었는데 마사유끼는 이 날이 평일이 아닌 주말이라는 사실에 교통혼잡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에게 오늘 메일로 하코네 한 군데만 들르자는 제안을 했다. 교통수단은 메트로와 버스 같은 대중교통으로 하고. 그랬더니 지금 막 답장이왔다.

 

Thank you for buying my glass.
I'm very glad your feelings.
But I get only feelings. reary thanks Sangcheol m(__)m

We disided our plan yet.
I think it's perfect plan. hahaha...
(Details are secret until that day.)

In 2nd day, we will go to "HAKONE OOWAKU-DANI" by cable
car(rope way).
I think so too. there is no time going FUJI and KAMAKURA.
But, if that day would be sunny we can see the big Mt,FUJI
from "HAKONE".

Plese tell me which hostel If you have made a resavetion.

masayuki


 

완벽한 계획이란 것이 대체 어떤건지 궁금하다. 므훗! 어쨋든 하코네가 기대된다.

안경 이야기는 다름이 아닌 지난 봄 그가 서울에 왔을 때 안경을 새로 맞추고 싶다고 말하며 싼 곳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 물론 울학교 구내 안경점이 내가 겪어본 바로는 가장 쌌다.  일본에서 비싸니 온 김에 하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마사유끼가 안경에 대해 물었던 그 날은 마침 일요일이라 구내 안경점이 문을 열지 않는 날이었다. 다음 날인 월요일에는 새벽같이 서울을 떠나야 했던 관계로 안경점을 들르지 못함을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원하는 안경스타일 샘플 사진과 처방전을 보내면 내가 맞춰서 가져 가겠다고 했더니 마음만 받겠다는 답장이다. 세째날은 월요일인만큼 친구들과는 둘쨋날인 이 날 저녁에 작별인사를 해야 한다. 우리는 도쿄 아사쿠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을 할 참이다. 어디에 투숙하면 좋은지는 주변 볼거리와 마지막 날 공항접근의 용이성 등과 시설 등을 고려해 마사유끼가 아사쿠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두 군데를 추천해 주었다. 그 중 한군데로 예약할 참이다. 저녁때는 마사요시군과 마사유끼군에게 이자카야에서라도 술 한 잔 대접해야 할 것 같다. 문제는 도쿄 근교의 집으로 차를 몰고 돌아가야 할 마사유끼의 운전이 문젠데 그냥 보낼수도 없고 좀 문제다. 저녁에는 이들의 유흥가를 한 번 돌아볼 참이다. 물론 들어가 즐길 곳은 이자카야.

 

세째날인 10월 12일(월)

마사요시와 마사유끼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이 날은 셀프여행이다. 이 날 새벽에 츠키지 참시시장을 보러 갈 참이었다. 참치는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인 만큼 그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하고 단지 이 참치시장 하나만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볼만하다는 뜀도령의(역시 가이드북에도 나오지 않는 뜀도령의 정보력은 대단하다. 인정!) 말에 즉각 세쨋날 계획에 담아 본 것인데 매주 일요일과 주기적인 어떤 월요일(어떤 주기인지 격안남)은 시장 문을 열지 않는데 이 날이 바로 장날이다. 아니, 장날이면 좋은거지. 어쨋든 이 날은 시장을 열지 않는다. 마사유끼의 정보에 아쉽지만 접었다. 워낙 새벽에 여는 시장이라 기존 계획에서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될 좋은 볼거리였는데 정말 안타깝다.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듯. 나머지의 계획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면 왕족이 살고 있는 고쿄 --> 우에노공원--> 아메요꼬 시장 --> 가미나리몬 --> 사찰인 센소지-->나카미세 시장 등을 둘러보고 시간이 혹시 남으면 도쿄국립박물관을 둘러볼 참이다. 박물관까지 모두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15:00가 되면 나리타 공항을 향해 떠난다. 16:20분경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면 티케팅 후 18:20분 비행기로 인천으로 돌아와 20:55경 인천에 도착하는 것이다.

 

마사요시의 어머니가 요리를 좋아하시니 한국의 향신료들 중 엄선해서 몇가지를 선물로 챙겨야겠다. 한국의 짱아찌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마사유끼에겐 짱아찌를 몇 가지 준비해 가고 마사요시에게는 막걸리를 한박스 사가야 하나 어쩌나 모르겠다. 캔으로도 있는 것 같던데... 나의 선물이 그들을 기쁘게 했으면 좋겠다.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에서 일본여행에 관한 책자를 7권 빌려다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었다. 그 중 내용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책으로 한권 샀다. 일본여행 한국인 전문가가 쓴 책이다. 사진에는 2006최신판이라고 나와 있는데 교보문고에서 내가 산 책은 2008 개정판. 아래 사지은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훔쳐온 사진이다. 책 표지 속에 미달이를 닮은 여자아이의 기모노 입고 뭔가 간구하는 모습이 엄청 귀엽다. 그들과의 해후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