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7(금) 계속
택시를 타고 카트만두로 돌아와 달발광장부터 들렀다. 입구 매표소 앞에서 내린 우리는 표(100루피)부터 샀다. 매표소에 근무중인 여직원이 사리를 곱게 입고 있어 허락을 구한 뒤 한 장 찍어 보았다. 사진이 어둡다. 사리를 입은 모습을 전신 사진으로 찍을 겸 매표소 밖으로 나와달라고 부탁해 보려다 괜스리 일하는 사람 괴롭히는 것 같아 그만 두었다. 표를 사고 들어간 지 얼마 안되어 뜀도령이 간당간당한 배터리를 확인하고는 그제서야 예비배터리를 호텔에 두고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다시 택시를 잡아 타고 호텔로 마음 급하게 부랴부랴 갔다. 나와 찬바람은 그 크지도 않은 광장에서 이산가족이 되었다. 워낙에 사람도 많고 정신없는 곳인 탓이다. 어차피 다니다 보면 만날 수밖에 없으니 나는 여행책자에 나와 있는 배치도를 보며 하나하나의 이름과 용도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바산타푸르
바산타푸르의 섬세한 창 장식
쿠마리 바할. 살아있는 여신이라는 쿠마리가 사는 곳이다. 상위카스트의 집안에서 엄격히 선별되어 신으로 추앙받는 어린 소녀가 쿠마리다. 성성을 인정받아 살아있는 여신으로 판정이 되면 어릴적부터 엄마의 품을 떠나 시중들 드는 시녀와 외로운 생활을 해야 한다. 그런 쿠마리를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리다. 쿠마리가 피를 보거나 월경을 시작하게 되면 성성을 잃은 것으로 간주되어 사원을 떠나야 하고 쿠마리는 새로 선발된다. 사원 안에서 밖으로 나올 수도 없고 관련 신의 축제때에야 신도들 앞에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피를 보고 사원을 나오고 나면 그 뒤로는 신도들은 물론 가족들조차도 그를 불경한 것으로 간주하여 아무도 보살피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많은 이들이 후에 몸을 파는 등 대부분 불행한한 삶을 마감한다고 한다. 이 곳 시녀에게 돈을 쥐어주면 쿠마리가 얼굴을 내민다고 하는데 불쌍한 어린아이를 농락하는 것 같아 그럴 생각은 애당초부터 접었다.
시바 사원. 17세기 말 말라왕조 시대에 건축되었다고 한다.
카트만두에 있는 이 달발광장은 활기가 넘치다 못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오가는 행인들과 자전거는 물론 오토바이, 자동차도 쉴새없이 오고 갔다.
시바와 빠르바티의 사원
이 신전은 시바와 그의 부인인 빠르바티 여신을 모신 사원으로 18세기 고르카왕조 바하두르 왕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방문객들마다 신을 사원 창문에서 내려다 보게 만든 기발한 착상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는 시바 신과 빠르바티 신이 너무나도 앙증맞다. 힌두교도들에겐 불경스러운 말이 되려나? 어쨋든 신들이 내려다 보고 있으니 께름찍해서라도 이 달발광장에서는 범죄도 못저지르지 않을까.
마주 데발. 달발광장 중앙에 위치한 시바사원이다. 안에는 시바신의 상징인 링가(남근 모양의 돌기둥)가 있다고 한다.--> 확인 못함.
1690년에 세워져 비슈뉴 신에게 봉헌된 나라얀 사원과
나라얀 사원을 향해 합장을 하고 경배하는 가루다. 비슈뉴 신전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루다 석상은 이제 친근하기까지 하다.
카스타만다프 사원. 12세기경에 지어졌다고 하며 한 그루의 나무만으로 지어졌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안에 들어가 보면 아무것도 없고 안에 둥지를 튼 비둘기들만 하릴없이 푸덕거린다.
그 앞에는 소규모 시장이 들어서 있다. 울긋불긋 야채와 채소가 재미있다.
이 곳 달발광장은 이들의 삶의 터전이며 생활의 일부인 모양이다. 고전적인 건물안에 식료품 가게도 자리잡고 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이 건물은 시바사원이다. 17세기 말라왕조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 곳을 공원삼아 즐기는 사람들은 거의가 현지인들이다. 그만큼 이들에겐 친숙한 곳인듯 하다.
프라탑 말라 왕의 기둥(왼쪽). 1670년 본인이 직접 세웠다고 한다.
딸레주 사원
딸레주 사원의 입구. 장식이 화려하고 섬세해 보는 눈이 즐겁다. 이 곳이 닫혀있고 개방을 하지 않으니 올려다 보이는 사원의 먼 모습만 감상하는 것이 전부다.
시바신의 화신인 칼라 바이라브. 많은 신도들이 이 곳에서 기도를 하고 간다. 이들이 뿌린 티카로 인해 온통 붉다.
아직도 국가의 대소사는 이 곳에서 치루어진다고 한다.
뜀도령이 이 곳에서 기도하는 이들을 동영상으로 담았다.
하누만 도카. 입구에 원숭이 신인 하누만이 온통 티카에 범벅이 된 채 망토를 두르고 있는 모습을 입구에서 볼 수 있다. 이 곳은 왕궁의 입구인데 5세기경 리차비왕조에 의해 건립되었고 말라왕조인 17세기에 증건되었다고 한다. 개방하지 않아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바산타푸르. 창에 새겨진 목조각이 눈요기할 만하다.
이 종은 딸레주의 종이라고 들은 것 같다. 아님 말구.
아산 비나역. 달발광장 한쪽 구석에 위치한 자그마한 가네시 신전
좁아터진 안으로는 사람들이 번갈아 들어가 예배를 하고 나온다.
비슈뉴신전 앞을 가루다가 합장하고 경배하듯이 가네쉬 신의 교통수단인 쥐가 아속 비나역을 향해 머리를 들고 서있다.큰 덩치를 모시고 다니는 쥐가 안쓰럽다. 사실 코끼리는 쥐를 가장 두려워 한다고 하던데 불룩 나온 배와 코끼리 머리를 한 가네쉬 신이 쥐를 타고 다닌다고 하니 아이러니 하기도 하지만 그 모습을 연상해 보면 우습기만 하다. 힌두교도들은 쥐가 가네쉬 신을 태우고 다니는 관계로 신성한 동물로 해하지 않는다. 힌두교도들이 소를 신성시하는 것은 소를 숭배하기 때문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건 아니고, 소는 시바신이 타고 다니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인듯하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달발광장을 뜨면서 본 한 사원인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사원은 여성들만이 입장 가능하 사원이었다. 여성차별이 심한 이 곳에도 여성들만을 위한 배려가 어느정도는 있는 모양이다.
우리는 네팔전통 코스요리와 전통무용을 즐기고 싶었다. 저녁 7시부터 공연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이 식당을 아는 택시기사가 없었다. 워낙 식사비가 비싼 곳이라 이름만 대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식당인 줄 알았지만 7~8대의 택시를 붙잡고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지도를 보여 주고 대충 설명을 해도 감들을 못잡는다. 이 날은 카트만두에서의 마지막 밤인만큼 멋지게 즐겨보고 싶었지만 그게 안되니... 쩝.
우리는 할 수 없이 숙소 주변의 거리로 되돌아가 식사할만한 곳을 찾아 다녔다. 특색도 거의 찾기 어렵고 그다지 감동적인 맛도 없는 네팔음식에 진작부터 식상해진 우리는 이 번엔 안가본 한국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식당 이름이 뭐였더라? 김치전골을 시켜봤다. 맛은 ㅡ,.ㅡ; 경복궁이나 갈걸...
식사를 마친 우리는 타멜촉을 거닐면서 하루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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