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08 두바이 the 2nd·그리스

그리스여행12(아테네)

코렐리 2008. 10. 8. 13:26

2008.7.13(일)

마지막 날이다. 이 날 일정은 고고학박물관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어 여유가 있었다. 여행중 비교적 늦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08:30분에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서 메가로 무시키스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모니아역에서 내렸다.

 

 

 

내려서 조금 걸으니 고고학박물관이 눈에 들어온다.  

 

아크로폴리스를 비롯한 유적 관람표를 이용하는줄 알았더니만 별개란다. 어쨋든 표를 사서 입장했다.

 

많은 유물중에는 도자기와

 

인물상이 많았다.

 

 

수니온곶에서 발견된 크로스상으로 기원전 7세기~5세기 아르카이크왕조의 작품. 아직까진 섬세하고 세련된 기법은 보이지 않는다.

 

흔치 않은 인물상의 미소가 인상적인 크로스상. 동안이다.

 

 

흔히 보는 스타일과 그림이 그려진 화병

 

놀라울정도로 온전하게 보존된 작품도 종종 눈에 띤다.

 

 

 

포세이돈으로 보이는 청동상

 

이 것이 가장 유명한 포세이돈의 청동상이다. 전부터 보리라고 잔뜩 벼르던 작품이었는데 실제로 보고 무척 감명을 받은 작품이다.

 

어느 방향으로보더라도온벽한 남성미가 넘치는 걸작중의 걸작품으로 기원전 500~330년의 작품이다.

 

이 청동상은 1928년 에비아섬 아르테미시온의 바다 밑에서 발견되어 건져 올렸다고 한다. 해신다운 발견이다.

 

작가의 이름은 에기나 섬에 살았던 오타나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위대한 고대의 이 조각가의 이름이 현재까지 전해져 온다는 사실도 감격스럽다. 어떤 사람이었을까.

 

조각같은 몸매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표현은 바로 이 포세이돈 청동상때문에 생긴 말이 아닐런지... 게다가 머리카락은 물론 수염까지도 신비감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이 작품에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한참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고 이때 일행을 잃어버렸다.

 

아예 한 바퀴 돌면서 모든 각도의 모습을 모두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지금 보아도 감동적이다.

 

잘생기기도 어쩜 이렇게 잘생겼을 수 있을까. 눈은 파놓아 속이 비어 있는데 왜그랬을까. 하긴 눈동자까지 표현을 했다면 신비감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나는 이 잘생긴 얼굴의 두상이 테라코타로 제작된 작은 기념품을 몇 개 사서 일부는 선물하고 일부는 내 오디오방을 장식하고 있다.

 

으랏차차 나좀 봐줘. 워뗘? 포세이돈허구 비슷혀? 미코노스 섬의 파라다이스 해변에 들렀을 때 오른손엔 삼지창 대신 배를 들고 해신 흉내 한 번 내봤다만 꼴이 좀 비참해지는군. 그래서 최근 헬스를 시작했다는... 일 년 뒤 다시 찍어 올리리라 쒸. ㅜㅜ

 

인체를 묘사한 작품들이 너무나도 뛰어나 어지간한 작품에는 감동이 잘 오지 않는다.

 

뉘신지 몰라도 이 동상도 아주 멋지다.

 

 

드디어 나왔다. 말타는 소년.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한 청동상으로 말의 자세와 그 위에서 중심을 잡으려는 소년의 몸동작,  코평수까지 넓혀가며 전속력으로 달리는 짐승의 얼굴표정도 무척 인상적이지만

 

후장쪽에서 찍어도 정말 멋지다. 말등에 올라탄 소년이 너무 작은게 아닐까 생각도 든다. 이 작품 역시 아르테미시온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것이라고 한다.

 

같은 방에 있던 다른 대리석 동상들도 매우 인상적이다.

 

 

육감적인 비너스의 모습. 오늘날의 기준에 미인과는 좀 거리가 있는 몸매지만 마치 살아 움직이기라도 할 것 같은 인물상의 곡선미가 육감적이다.

 

이 작품도 너무나 아름답다. 포세이돈만큼은 아니지만도...

 

당시에 쓰던 고약한 물건들.

 

여기서도 새대가리 유물이 보인다. 아테네의 상징이라도 되었던 것일까...

 

 

 

안티키세라 청년상. 안테키세라의 바다에서 발견되어 그렇게 불리는 모양이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동작이 역시 인상적이다.

 

하지만 허리의 굴곡이 조금은 과장스럽다.

 

얼굴을 보아하니 어렸을적 마마라도 겪으신건지

 

이 번에 포세이돈의 대리석 동상이다. 밀로의 비너스가 발견된 바로 그 밀로스섬에서 발견된 헬레니즘 시대의 대표작이라고 한다.

 

옷자락의 섬세함과 머리카락과 수염의 모습도 섬세하고 위엄있는 얼굴표정도 아름답다. 다만 코가 깨진 것이 안타깝다. 성형수술 좀 안해주나?

 

청동상엔 삼지창을 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면 이 대리석상은 횟불이라도 들고 있었을까. 아님 역시 삼지창을 세로로 세워 들고 있었을까. 흘러내리려는 옷자락을 주워섬기는것 같기도 해 은근히 웃음도 나온다.

 

 

너무나도 유명한 아프로디테와 판(양의 신). 큐피드도 보인다.

 

살냄새가 진하게 묻어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사실 바싹마른 모델같은 오늘날의 기준에 부합되는 미녀를 모델로 했다면 이만큼의 살냄새를 풍길 수 있었을까. 하지만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관능미가 넘친다. 물론 판 말고 아프로디테. 이 작품은 마치 아름다움의 극치와 추함의 비교가 의도가 아니었을까.

 

작품의 전체는 아니고 일부분인데 걸출한 현군의 동상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고 설명문을 찍어 두었는데  흐려서 알아볼 수가 없다.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가 아니었는지

 

이 작품이야말로 크게 감동을 준 작품 중 하나였다.

 

이 작품은 너무나도 완벽하다.

 

어디를 보아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포즈와 자태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자면 심하게 배까지 뽈록하게 튀어 나와 늘어지기까지 했다.

 

그런대도 이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완벽한 살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묘한 흥분까지 느껴지더라는... 남자 치고 아니라고 말한다면 게이취급할테다.

 

화려한 작품도 눈에 띠고

 

헤어스타일 표현의 섬세함에 놀란 작품도 있고... 근데 좀 졸려뵈.

 

옷의 질감과 주름의 섬세함도 압권이다.

 

마라톤바다에서 발견도었다는 에르미스 청동상

 

입체감이 유별난 병사의 대리석 부조 조각.

 

이러한 위대한 작품들과 접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결코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을만큼 박물관 관람은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박물관을 나오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를 보는 것을 잊고 말았다. 이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유물이라고 해서 이게 어디에 전시되어 있는지 찾아다니다가 시선을 홀리는 여러 작품들에 정신을 빼앗긴 나머지 잊고 만 것이다. 하지만 단지 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후에 오해로 밝혀졌지만)라는 이유로 인기가 있을 뿐 예술적 가치는 별볼일 없다고 생각하는 나로선 그리 크게 억울할 것도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다.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으려다. 박물관앞 운치있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차양과 나무그늘이 있을 뿐 벽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자연미와 탁트임이 탁월한 곳이라 마음에 들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한 수단으로 차양막 테두리를 따라 미세한 물분자를 뿜는 시설까지 설치되어 있어 더위를 식히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까지 주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집은 음식값이 비싼데다 맘에 드는 메뉴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스파게티를 먹었지만 양만 많고 맛은 후지더라는...

 

그저 어디서도 공짜로는 주지 않는 시원한 물을 돈안받고 무료로 제공한다는데 감지덕지했다는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길 건너에 보이는 게이쑈 극장. 왠지 돈주고 보래도 안보고싶은...

 

이제는 짐을 챙기기 위해 숙소로 돌아간다.

 

메가로 무시키스역도 이젠 동네역만큼이나 익숙해져 있는데 떠나자니 은근히 섭섭한 느낌이 든다.

 

무심하게 지나던 대리석 참새벽화도 새삼 눈에 들어온다.

 

숙소로 돌아가 보니 새로운 손님을 받기 위해 주인집 부부는 열심히 방을 정리하고 방방이 침대 갯수를 재조정하고 있었다. 그들과의 아쉬운 작별을 뒤로한 채 숙소를 나섰다.

 

떠나는 순간의 내표정이 카메라에 잡히면 100발 100중 아쉬운 표정이다. 난 역시 역마살이 있는 모양이다.

 

공항에 다다랐다.

 

지하철 역을 벗어나

 

공항청사에 이르니 아테네공항의 엠블럼이 눈에 들어온다. 디자인이 아주 멋지다. 입국할 때는 못봤는디.

 

 

공항청사는 아주 작고 초라하기까지하다. 한국의 서울역정도밖에 안되어 보인다.

 

여행 떠나기전 아테네발 두바이행 이륙시간이 한시간 앞당겨졌다고 해서 나는 무척 좋아했다. 두바이에서의 체류가능 시간이 한시간 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공항에서 두 시간이나 비행이 지체된 관계로 오히려 한시간을 도둑맞았다. 그러면 두바이 시내를 싸돌아 다닐 수 있는 시간은 불과 두 시간에 불과했다. 쇼핑센터와 아라비아카페를 들러보고 싶었는데 너무 어정쩡해졌다. 뱃시간과 버스 를 타려다 여러번 시간에 �기던 안좋은 추억을 갖게 되었던지 뜀도령과 리유는 그냥 공항에 있다가 인천행으로 갈아타자는 제안을 했다. 결국 우리는 두바이 시내 재방문을 포기하고 공항내 면세점에서 쇼핑을 했다. 나는 데퀼라 한 병과 음반 한 장을 샀다.

 

오면서 몇 번을 먹는 기내식이지만 이젠 지겨워진다. 하지만 그래도 에미레이트항공의 시설,  서비스와 기내식은 최고였다.

 

개별모니터를 켜니 롤링 스톤스의 공연이 있어

 

대략 두 시간정도는 지루한 줄 모르고 올 수 있었다.

 

 4시 30분이 되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일행과 헤어지려니 이 것 역시 섭섭해진다.

이 번 여행을 결산해 보자.

 

이 번 여행에는 유적지와 관광지를 많이 돌아다니면서도 이상할 정도로 에피소드가 적었다.

그동안 다녔던 다른 여행지에서는 현지인과의 상호작용이 어지간히도 많았다. 버스 안에서, 상점 안에서, 거리를 걸으면서,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음식을 먹으면서, 길을 물으면서, 시장에서, 이곳에서 저곳으로의 이동중에 만나는 특이한 사람들, 친절한 사람들, 고약한 사람들, 맛이 간 사람들, 어설픈 사기꾼들....

이런 사람들을 만나 겪었던 에피소드들은 아직도 내게는 두고두고 우려먹을 이야깃거리가 될 정도로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렇지만 그리스의 가게에서는 물건 값이 거의 정찰로 운영되니 물건을 사면서도 가격협상을 해본 적도 거의 없고 가게 주인들은 무뚝뚝했다. 호텔이나 그외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 길에서 만나는 다른 사람들도 서로가 필요한 말 이외에는 입에 담지 않는다. 그만큼 현지인과 인간적으로 섞여 서로를 느끼고 이해해가는 과정은 드물었다.

 

음식점에서도 메뉴가 다양하지 못하고 뻔히 아는 메뉴들이 대부분이라 어느 메뉴가 어떤 맛인지 또는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지 불안해하거나 긴장감 넘치는 경험도 못해봤다. 편해서 불만이냐고? 그건 아니지만 미지의 음식을 주문하는 긴장감과 좋든 싫든 막상 나온 음식에 대한 새로운 체험의 경험은 겪어볼만 하고 꼭 겪어봐야 한다는 것이 여행중 식사에 대한 나의 지론이다. 이 곳 그리스는 식민지역사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일까. 이탈리아와 터키의 음식들로 대부분의 메뉴를 채운다. 자신들의 전통음식이라고 주장하는 수블라키도 결국 터키의 케밥이다. 비싼 돈을 내고 먹기엔 체험가치가 좀 떨어진다고나 할까.

 

산토리니 섬의 이아마을에 대하여는 여자들이 왜 그리도 열광을 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는 일대 로망이라나?

마을이 드물게 예쁘고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연출된 마을이고 그에 따라 인위적인 통일성까지 부여한 곳인 만큼 내게는 감동까지 주지는 못했다. 미코노스 섬도 이아 마을과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 인위적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조성된 점은 같았다. 그래도 방문해서 즐기기엔 좋은 곳이었지만 이런 곳은 연인과 함께 온다면 환상이겠다. 여인들이여 방문객 모두가 쌍쌍이 찾아오는 이 곳에 혼자 오지 말지어다. 이아의 절벽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생길지 모르니...

 

크게 감동할 줄 알았던 아크로폴리스의 유적은 의외로 크게 벅찬 그 무엇을 느껴보진 못했다.

타즈마할과 피라미드, 술탄아흐메트자미같은 강렬한 인상의 유적을 보고 크게 감동했던 나로선 너무 뒤늦게 와서 그런건지 내가 보는 눈이 없는지 생각 외로 감동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어쩜 너무 기대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유럽엔 별로 관심이 없는 나 자신이고 보면...

하지만 고고학맙물관의 인물상들은 눈을 떼기 어려울만큼 훌륭하다. 박물관 방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도 특히나 만족스러운 체험이었다.

 

의외로 델피의 유적이 내겐 감동으로 다가온 것 같다. 아폴로신전과 아테나신전이 특히 그랬다. 그저 몇 개 남지 않은 기둥과 터가 전부였지만 산세가 험하고 인적이 거의 없었을 그곳에 그러한 유적이 남아 있는 것 자체가 무척 신기하다. 본거라곤 거의 폐허와 박물관에 전시된 유적들이었지만 이지만 이 곳에서의 감흥은 특별히 남다르다. 왜 그랬을까. 나도 모르겠다. 그리스에 방문한다면 아테네에서 특히 멀지도 않은 곳이니 꼭 들러볼만한 곳이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메테오라의 절벽위 수도원을 꼭 가보고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쉽긴 하다.

어렸을 때 재미있게 본 영화 중 하나가 제임스 코번 주연의 "7인의 독수리"였다. 78년경에 제작된 액션영화라 지금 보기에는 역션이 신통치 않을지 모르지만 당시엔 굉장히 박진감 넘치는 영화였고 주요 배경이 바로 이 메테오라 절벽위의 수도원이었다. 어릴 때 보았던 이영화가 지금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는 것은 바로 이 수도원때문이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여행일수를 좀 더 늘릴걸 그랬다.

 

이 곳 그리스의 물가를 우습게 알고 왔던 나로선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특히 음식값에 놀랐다.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싸다는 영국에서 갖 넘어온 한국인 배낭여행객에게 물어보니 물가수준이 거의 런던하고 비슷한 수준이라는 전언이다. 6월 말에 와서 7월 중순이 되어도 관광객이 비교적 많지는 않아 다니기에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물가때문이었을까. 아님... 관광객은 이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유럽인들이고 동양인 관광객들은 일본인들을 제외하곤 거의 눈에 띠지 않았다. 의외로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일반적으로 확산되진 않은 것 같다.

전반적인 평을 하자면 이 곳은 물가를 빼고는 상당히 매력적인 여행지인 것 만은 틀림없지만 나의 취향상 큰 감동은 없었어도 반드시 한 번쯤 다녀올 만한 곳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이 곳 그리스에서 적지않은 추억을 담아온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과학과 예술이 모든 건축물과 예술작품에 공존하는 이 곳 그리스의 유물과 유적들이 더이상 훼손되지 말고 후세에 길이 보전되어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영원히 남아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