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7(월) 계속
액세서리 가게 입구. 눈에 띠게 설치한 장식이 기발하다.
바닷가로 나가보기
위해 일단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바다를 향해 내다 본 전경 포카리 스웨트!
해변으로 한 번 나가봤다. 처음 체크인할 때 숙소에서 장황하게 늘어 놓은 브리핑 중 하나는 해변에 가려거든 어쩌고 저쩌고였다. 눈 앞에 보이는 해변은 수영 금지구역이니(깊어서 그런가? 난 상관�는디?) 뒷문으로 나가면 왼쪽으로 돌아서 어쩌고 저쩌고 설명해 준대로 가봤다.
해변으로 가는 길은 졸라리 멀었다.
가다가 퍼지기 일보 직전의 고물딱지 소형 승용차를 끌고 가던 사람에게 물어 보았더니 자기도 그리로 가는 중이라며 타란다. 프랑스 영화에 나오는 얼간이 인상이었지만 헝가리에서 왔단다(고마운 그를 함부로 말하려는건 절대 아니고 있는 그대로를 서술한 것이니 오해 마시기를...) 그는 해수욕중 동료들의 시장기를 달래기 위해 핫도그를 잔뜩 사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해변으로 가는 길은 솔찬허니 멀었다. 가서 보니 허걱! 뭐 이래 이거. 아무것도 없잖아.
기대했던 야자수도 없고 야자수는 고사하고 말라 비틀어진 나무 쪼가리 하도 없었다. 피부에 묻어나지 않는게 신기할 정도로 돌은 시커멓고 그저 시꺼먼 자갈만 자갈자갈 깔려 있었다. 바위섬이 보이길래 거기까지 다녀오잡시고 스트레칭을 하려는데 자갈깔린 바닥에서 스트레칭은 고사하고 중심잡고 서있기도 쉽지 않다. 에라 모르겠다. 함 가보자. 수영복에 수경쓰고 바위섬까지 가는 동안 물은 엄청 깨끗해서 깊은 곳도 바닥이 다보였지만 기대해던 해초나 산호같은 머시기는 전혀 없고 그냥 시꺼먼 바위들과 드문드문 보이는 모래바닥이 전부였다. 수영하기에 맥빠지고 재미없는 환경이었다. 그래도 다른 목표지를 잡아 한 번 더 다녀오려 했는데 수경을 잃어버렸다. 젠장. 돌아가면 새로 사야겠군.
숙소로 돌아오는 길도 30분정도였던 것 같은데 하염없게 느껴진다. 다녀 가는 이곳이 별로였기때문인지 먼지...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면 해변에도 예의상 나가봐 주긴 해야하지 않겠나.
돌아와서 뒷문으로 들어가는 숙소가 예뻐 새삼 감탄하게 된다.
그저 엉성하게 지어놓고 흰색과 청색으로만 칠했다는 것 빼면 암것두 없는데도 말이다.
숙소로 돌아온 일행은 샤워를 한 뒤 일출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일출을 본 뒤 민생고도 해결하고...
운이 좋으면 이아 마을의 해질녁에 결혼하는 커플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운이 좋았나보다.
말도 징그럽게 안듣게 생긴 두 마리의 당나귀를 한마리씩 올라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목적지는 신혼방이겠지
신부얼굴이 궁금했다. 신부가 못생겼으면 신랑한테 축하라도 해줄려고 그랬다. 못생겼기를 바라면서...
앞쪽으로 달려가 셔터를 다시 당겼다.
어! 졸라 이쁘잖어. 에이 씨.
좋다 내 인심 함 썼다. 잘 살어라!
일몰을 보기 위해 마을이 가장 많이 보이는 곳에서 추락중인 태양을 향해 자리를 잡아보려고 돌아왔다. 일몰을 보겠다고 몰려든 인파가 엄청나서 일몰 자체보다 쒸잘데기 없이 몰려든 인간들을 쳐다 보는게 더 감동적이다.
드디어 태양이 수평선에 내려앉기 시작했다.
마을에서 연출한건지 먼지 몰라도 마을 절벽 바로 아래로는 범선 한 척이 유유히 물결을 가른다.
풍차와 교회를 배경으로 한 일몰이 아름답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자 사람들은 내일이면 다시 볼 태양의 안녕쇼에 갈채를 보내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해가진 직후 실루엣을 찍기위해 뜀도령의 모자까지 채듯이 빌려쓰고 잡아본 나의 개폼.
해가 지고 난 마을은 낮에 본 모습과 분위기가 또 다르다.
볼거 다보고 나니 배가 고파왔다.
옥상에서 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저멀리 수평선이 어둠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 종업원의 조언을 받아 이번엔 레드와인 하나 주문했다.
색깔은 옅은 편이었고 그리 만족할 정도의 맛과 향은 아니어도 분위기로 마시는 와인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유럽인들처럼 우리도 두시간 이상을 앉아 식사를 하고 와인을 느긋하게 마시는 동안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생각되는 바로 이 카페의 옥상 전망대에는 엄청나게 바람이 불어댔다. 나중엔 추워서 앉아있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22:30경 음식값을 지불하고 마을 중앙에 위치한 그리스정교의 교회당을 바깥에서나마 보고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이 곳 사진들은 여자들이 보면 꺼벅 간다. 한가지 충고하지만 절대 여자 혼자 오지 말지어다. 이 곳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가 커플들뿐이고 혼자서 온다면 마을 아래 절벽으로 뛰어내리고 싶을게 뻔하니 그런 모험 하지 마시길. 만일 뜀도령하고 둘이서만 왔다면 동성애자로 보았을게 틀림없다. 커플이 아니라면 우리처럼 트리오로 다니는 것도 한 방법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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