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06 두바이·터키

터키여행3

코렐리 2007. 5. 27. 10:16

2006년 7월16일(일)

아침에 혼자 일찍 일어나 내려다 보는 창 밖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이 곳은 건조한 곳이라 아침에 덥지 않고 무척 쾌적했다. 한여름에 이런 쾌적한 기분에 이런 이국적인 곳에서 누군가 말시켜 방해하는 사람도 없이 창밖을 내다보는 이 기쁨이여. 가끔씩 새도 날아 다니고...

 

저 멀리 보이는 것이 나중에 가게될 아야소피아라는 사실도 몰랐다. 창밖으로 아야소피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좀 더 다른 감흥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어쨋든 예정된 기상시간은 아직 안되었고 다들 자고 있으니 나 혼자 기분 좋게 산책을 하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호텔을 벗어나 걷다 보니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도자기 가게가 보이는데 도자기가 무척 아름다웠다. 이 곳 터키는 도자기로 무척 유명하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도자기는 자기네들의 독특한 형태로 발전시켜 오늘날에 이르렀다.

 

돌아다니다 보니 전통가옥이 눈에 띤다. 이층 창문이 튀어 나온 것은 그들 전통가옥의 형태이다.

 

뭐하는덴진 모르겠지만 이국적인 대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궁금해서 뭐라고 써있는게 없나 봤지만 아무것도 없다.

 

돌로 조성된 도로는 운치를 더하고 여기도 이국적인 대문이 장난이 아니다. 대문에 유리창도 있넹?

 

흔히 보는 빌딩숲 조차도 이국적인 분위기로 가득하다. 저 양탄자는 왜 저렇게 매달았을까. 건조하려고? 그렇게 높게? 알라딘이 타고 날다 교통사고가 난게 아닐까.

 

 

얘는 비둘긴가?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돌아와 6:30까지도 잠을 자고 있는 꾸러기들을 깨웠다. 아침 7시부터 제공되는 호텔부페 아침식사를 마치고 빨리 나가야 하나라도 더 볼 터였다. 호텔의 아침 부페식은 맛이 있었다. 특히 맛있는 치즈를 찾아냈는데 한 입에 넣고 먹기에 좋은 크기의 은박포장 삼각 양젖치즈였다. 한 입 넣고 입 안에서 몇 번 굴리고 나면 흐물흐물 녹아 혀끝을 부드럽게 감싸듯이 자극하는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양냄새가 강하게 나는 고로 나만 즐겼다. ㅋㅋㅋ

둘째 날은 갈라타탑(Galata Kulesi)을 방문하는것으로 시작해 카파도키아행 야간 고속버스를 타는 것이 계획이다. 탑이 뻔히 보이는 관계로 도보로 가기로 했다. 에미뇌뉘부두 너머로 언덕 꼭데기에 비죽이 나온 탑이 갈라타 탑이다. 얼핏 갈라타 다리도 보인다.

 

일단 이 곳의 명물 중 하나인 갈라타 다리(Galata Kulesi)를 도보로 건넜다. 다리의 아래쪽에는 카페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위쪽은 안걸어 보았으니 그리로 건너기로 했다. 가던길을 뒤돌아 찍은 사진에는 예니 자미의 멀찍한 모습이 보인다. 낚시꾼들이 즐비하다.

 

판매중인 낚시도구와 미끼

 

다리를 건너 가다보니 광원과 희준이 안보인다. 기다리는 참에 가게방에서 음료수도 한잔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온 우리는 언덕배기 끝에 있는 탑을 보자고 짐까지 둘러매고 올라갔다. 모두가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들이라 이 정도 경사엔 꿈쩍들도 하지 않는다.

 

갈라타탑이 서 있는 언덕 꼭데기에 도달해 탑이 눈에 들어왔다.

 

언덕 꼭데기에 있는 갈라타탑의 높이는 67미터. 6세기 초에는 등대, 14세기에는 망루, 이후에는 감옥과 천문대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고 현재 존재하는 이 탑은 14세기에 소실된 것을 재건했단다.

 

안에 들어가니 1층에선 기념품을 판다. 어딜 가나 기념품은 조잡하다. 당근 안샀다.

 

엘리베이터로 올라 가서 나선형 계단을 올라 꼭대기에 오르면 이스탄불 시내와 해협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이다.

 

 

떨어지면 골로가고도 남을 이 아찔한 곳에서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폼이 달라진다. ㅋㅋ

 

이 곳을 떠나 한참을 내려가

 

어시장을 가보았는데 그다지 시장 규모도 크지 않고 생선만 파는 것도 아니어서 어시장이란 이름을 무색케 했다.

 

길바닥에 앉아 맥주를 즐기는 여유도 만끽하고... 지나가는 아자씨한테 부탁해서 찍은 단체 사진인데 중심개념도 없는 사진이넹?

 

다음 코스는 보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이스티크랄 거리(Istiklal Cadessi). 가는 길에 운치있는 카페들이 즐비하다.

 

이 곳을 지나 이스티크랄 거리를 향해 약간 경사진 길을 가고 있을 때 나는 지금도 기억에 잊혀지지 않는 대단한 미인을 보았다. 나는 지도를 보며 길을 찾아 맨 앞에서 가고 있었고 내 옆엔 광원이가 있었다. 마침 빵집을 지나고 있었는데 어떤 빵을 팔까 호기심에 얼핏 들여다 보았다.

손님으로 들어와 포장이 다 되어 가는 빵값을 지불하기 위해 지갑을 열고 있었던 그녀는 보통 키, 왕방울만한 눈, 약간은 곱슬거리는 긴머리를 묶었고, 약간은 마른 듯한 체구에 밝은 브라우스와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피부는 밝은 밤색에 가까운 흑인이었다. 같은 흑인인 할리 베리도 그다지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미인은 흑.백.황을 통틀어 쉽사리 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빵집을 지나치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광원이에게 물었다.

"봤어 방금?"

"봤어요."

"어때?"

"굉장!."

광원이 역시도 이미 감탄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때 대단한 미인을 봤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도 안했다. 멍청한 나는 그녀를 카메라에 담을 생각을 왜 못했을까. 물론 그녀의 허락이 필요한 일이었겠지만... 나중에 슬쩍 물어 보니 멍청이 뜀도령은 리유군과 아싸군과 함께 수다 떠느라 못봤댄다. ㅋㅋ 

어쨋든 우리는 이스티크랄 거리를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이스티크랄 거리 초입에 가니 재미있는 아이스크림 장사가 있었다. 우선 길게 꽂아둔 콘이 인상적이다.

 

아이스크림을 떠서 콘과자에 올리는 묘기는 거의 신기에 가까웠다. 주걱을 이리 저리 휘두르는가 하면 고객을 놀려먹기까지 하는데 밉지가 않다.

 

재미있는 쇼 중 하나는 통에 담긴 아이스크림 덩어리를 통째로 꺼내 고객보고 먹으라는 시늉을 해보인다. 대단한 익살이다. 희준군. 입에 먼지들어가네.

 

진공상태의 아이스크림을 빼서 꺼내는데는 엄청난 힘을 필요로 할텐데 배� 마른 이 아저씨 힘이 대단한가 보다.

 

아이스크림의 맛은 아주 독특했다. 그리 달지도 않았으며 쫄깃쫄깃한 아이스크림은 난생 처음 먹어 보았다. 다른 곳에서도 묘기를 선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는 있었지만 어설퍼서 눈길을 끌지 못했다. 여기가 바로 보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이스티크랄 거리다. 전차로 자국이 있는 것을 보면 전에는 이 거리로 트램바이가 다녔던 모양이다.

 

가다 보니 한 무리의 시위대가 보였다.

 

그 중 예쁘게 생긴 아가씨 한 명(가운데)을 골라서 무엇을 위한 시위인지 물어 보았다.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레바논인들의 시위란다.

 

조금 더 가니 타크심광장이 나온다.

 

이 곳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가고자 했던 하찌바바 레스토랑(Haci Baba)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 곳은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우린 우선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운치에 꺼뻑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모두가 분위기에 만족해했다.

 

식당에서 내다 본 뒤뜰.

 

주요리로 주문한 송어구이(Alabalik Izgara). 생선을 으쩜 이렇게 맛있게 구울 수가 있을까. 정말 촉촉하고 부드럽다. 탄데도 없고 건조해진 곳도 없다.

 

그 외에 에피타이저를 적잖이 주문했는데 밥을 포도잎에 싸서 만든 Yaprak Dolmasi 요리는 별미였고 Haydari라 불리는 요구르트도 맛이 아주 좋았다. 럭셔리하게 포도주도 한 병 주문해 마셨다. 아주그리~~~~!

지배인 정도로 보이는 웨이터 한명이 내가 가진 일제 초소형 볼펜을 보며 눈독을 들이길래 선물로 주었더니 무척 고마워한다. 나올때 팁으로 5달러를 주었더니 식당에서 판매하는 엽서를 몇 장 선물로 주었다.

다시 자리를 옮겨 이스탄불 최대의 볼거리 중 하나인 돌르마바흐체궁전(Dolmabahce Sarai)를 향해 도보로 이동했다. 가장 흔한 교통수단 중 하나인 돌무쉬(노란 소형버스)는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다. 노선이 안맞는고로...

 

궁전을 찾아가는 내리막 길은 무척이나 운치가 있었다.

 

이 사진은 내려가다 말고 뒤돌아 올려찍은 사진

 

가다가 가게방이 나오니 냉큼 들어가 맥주부터 사서 입에 물고 나오는 뜀도령. 그러질 않으면 뜀도령의 탈을 뒤집어 쓴 가짜로 의심받았을게 뻔하다.

 

돌르마바흐체 궁전 앞 광장(Dolmabhce Sarai)

 

 

이 곳이 돌르마바흐체 궁전(Dolmabhce Sarai)의 정문. 31대 술탄 압뒬메지드가 당시까지 목조건물이었던 궁전을 1843년부터 10년 넘는 세월을 투자해 축조하여 1856년 완공.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바로크시대였던 만큼 바로크양식과 터키 고유의 오스만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웅장하다 못해 어마어마한 궁전이다. 총면적 5,000 제곱미터에 방은 285개, 거실 43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남자만 들어갈 수 있었던 세람르크(Seramlik)와 여자들(후궁)만 드글거리는 하렘(Harem)으로 나뉘어져 있다.

 

결국 왕궁 건립 150주년이 되어 입구에는 엄청 큰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본관초입. 카메라는 1대만 허용이 되었다.

 

현관에 들어서자 정면에 보이는 계단 일단 올라가고 본다.

 

엄청 큰 샹들리에

 

술탄의 거실인게벼

 

여기 있는 책 모두가 보물이겠지...

 

궁전 측면에는 보스포러스 해협이 보인다.

 

어마어마한 궁륭천장. 이걸 보며 한참을 감탄했는데.

 

이 곳이 접견실이란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36미터의 높이의 어마어마하게 큰 방인데 방 높은 곳 둘레에는 궁수들을 배치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어마어마한 샹들리에 만일 이게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진다면 몇 사람 정도는 기냥 깔아뭉게고도 남을(표현이 쫌 거시기한가?) 크기다. 영국 빅토리아여왕이 선물로 보내 온거라지 아마. 70개의 등이 매달렸고 무게가 4.5톤이란다. 근데 뭐야? 이게 돈내고 카메라 한 대만 들고 들어가서 찍은 사진의 전부야? 뜀가야! 예서 뭐했냐? 팍팍 좀 찍지 그랬냐. ㅜㅡ

 

관람 후의 달콤한 휴식도...

 

도르마바흐체 궁전에서 버스를 타고 위스퀴다르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항구로 갔다. 여기서 표를 끊고

 

배를 탔다.

 

배에서 내린 우리는 하렘(Harem)오토갈(Otogal: 고속버스터미널)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른채 걸어가기로 했다. 걷다 보니 화장실이 가고싶어 한 사원에 들렀다. 이 곳 사원에 세면시설이 인상적이다. 종교의식을 위해 손과 발을 씻기 위한 장소로 보인다. 이따금 발씻는 사람들도 보인다.

 

엄청 걸었다. 그러나 보스포러스 해협은 중요한 관광코스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절대 지루하지 않았다. 해협을 걷다 보면 크즈탑(Kiz Kulesi)도 볼 수 있다. 등대로 사용되던 이 작은 섬의 건물이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사용된단다. 지나가면서 보는 것으로 만족.

 

해협에는 많은 연인들이 나와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오토갈에 도착한 우리는 황당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잠까지 자면서 가야하는 장거리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생각이 완전히 오산이었음을 고속버스표가 없다는 말에 알게 되었다. 엄청 당황했다. 한국에서 떠나기전 여행사에서 말하길 동양호텔(숙소에서 멀지 않은 한국인 운영 호텔)에서 표부터 구입해 두는 것이 좋을거라고 했지만 조금이라도 관광에 투자할 시간을 허비하고싶지 않아 귀기울여 듣지 않았다가 본 낭패였다. 방법은 두가지 중 하나였다.

하나는 카파도키아에 예약된 호텔에 전화해 호텔 예약을 변경하고 담날 출발하는 방법. 이 곳 터키에서 머물 호텔은 이스탄불의 아스토크(Astoc)호텔과 카파도키아의 알티뇌즈(Altinoz)호텔 두군데 뿐이고 양쪽 숙박일수는 변경이 없게 되니 호텔측에서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할 경우 카파도키아에서 이스탄불로 되돌아 온 뒤 하루 묶으며 쉬는 것은 포기하고 그날로 관광을 마친뒤 다시 비행기를 타야 하니 보통 피곤한 문제가 아닐터였다.

나머지 한 방법은 다른 가까운 도시로 가서 갈아타는 방법이었는데 이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관광시간을 많이 빼앗길 터였다.

결국 첫 번째 방법을 채택하기로 하고 '출발전 반환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으니 기다려 보라'는 현지 고속버스회사 직원의 말에 희망을 가지며 기다려 보기로 했다. 밥도 안넘어가는 상황이고 보니 터미널에서 대충들 때웠다. 리유군의 말에 의하면 당시 나한테 말한마디 붙일 수 없을 정도로 신경질적이었단다. 메인터미널인 에센레르 오토갈에서 버스가 출발했을 시간인 22:00에 확인해 보니 우리가 필요한 만큼의 좌석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우리의 기쁨은 무척 컸다. 드디어 경유지인 하렘 오토갈로 버스가 도착했고 우리는 이 버스를 타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티켓은 40터키리라(YTL)였다. 뭔가 제대로 먹지 못해 속이 허했다. 먹을걸 사기에도 뭔가 살만한 것도 없었다. 가며 가며 중간에 들르는 휴게소에서 이따금 요기를 했다. 이노무 버스가 바로 우리의 속을 �힌 그 버스다. 꼴에 벤츠다. 터키의 고속버스는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고급 버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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