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여행/블루스와 재즈 and

내가 생각에 가장 위대한 뮤지션들

코렐리 2007. 5. 2. 13:52

1. Led Zeppelin

 

락 역사상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전무후무한 위대한 락그룹. 그들의 음반 1집부터 마지막 앨범이었던 10집 코다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명반이다. 재킷부터가 굉장한 예술이다. 이렇게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음반 재킷은 예스, 핑크 플로이드, 레너드 번스타인의 말러전집을 제외하곤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다. 그들의 음반은 하나하나가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컨셉트 앨범이다. 묘하게도 재킷이 내용으로 담긴 음악을 암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면 레드 제플린의 재킷만큼 그 기능에 충실한 경우는 달리 없다고 본다. 음악도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창출한다. 그러고 보니 그들의 음악에 대한 얘기가 너무 빠진 것 같다. 그러나 별 수 없다. 그들의 음악으 말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과거 음반 부클릿과 잡지 등에 쓴 글에서 누가 그랬던 것처럼 "전광석화같은", "엄청난", "면도날같은" "우뢰와 같은" 등의 애매하고 뜬구름잡는 표현으로 얼버무릴 것같으면 차라리 논하지 않는 것이 낫다. 그들의 음악을 알기 위해선 직접 듣고 느끼는 수밖에... 분명한 것은 그들의 음악에 빠지지 않은 락 매니아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만일 있다면 그들은 아직 락을 잘 모르는거라고 단언한다. 어쨋든 그들은 박수칠 때 떠났다. 음악적 창작력이 최고조에 올랐고 음악적으로도 성숙해 있었다. 존 보넴의 죽음으로 인해 레드 제플린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말로 해산을 했다. 그러나 어느 위대한 락그룹도 후기음악조차 창작력에 불타거나 실험정신이 빛나거나 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못봤다. 지미 페이지가 그룹 해산을 선언했을 때 고인에 대한 애도가 가슴뭉클해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창작력이 바닥났음을 느끼고 있지는 않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팬들이여 나에게 돌전지지 말기를...) 모든 연주가 귀를 사로잡지만 로버트 플랜트의 속이 꽉찬 듯한 느낌의 샤우트 창법은 그가 다시 없는 보컬리스트임을 확인시켜준다. 이들의 작곡능력을 능가하는 락그룹이 또 나올까나... 

 

2. Pink Floyd

 

이들의 음악을 논할 때도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해도 부족한 독특한 그룹이다. 그들의 음악은 정말이지 유니크하다. 초창기 기타리스트 시드 배릿이 없었다면 핑크 플로이의 음악은 존재할 수 없었다는 것이 공통된 전문가들의 견해다. 나는 로저 워터스가 시드 베릿을 만난 것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정신질환으로 2집 음반 제작 도중에 하차해야 했던 시드 베릿은 초창기 핑크 플로이드 음악을 만들어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나는 그가 이미 전부터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거나 최소한 일찍부터 징후가 내재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1집을 만들 때도 당연히 온전할 수 없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지금 내가 올려 놓은 이 사진에서도 어딘가를 응시하는 시드 베릿의 눈을 보면 내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상인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굳이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정신질환을 앓는 예술가들로부터는 일반예술가들이 도저히 해내지 못하는 엄청난 것들을 창출해내곤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온전한 정신의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천재들에게 광기가 존재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은 마치 지상의 음악으로 들리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천상의 음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둠의 음악으로 들리지도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어둠의 음악 쪽에 가깝지 않을까. 역시 그들의 음악을 말로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직접 들어보는 수밖에... 시드 베릿이 그룹을 떠난 후 그들의 음악은 쉬지 않고 실험을 계속했고 거대한 역작들을 일구어 냈다. 문제는 그들의 천재적 창작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극적인 분열이 일어 났고 둘로 갈라져 두 개의 핑크 플로이드가 존재하지만 지금의 그들의 음악은 지리멸렬하다. 안타깝다.

 

3. Rolling Stones

생각없이 그들의 음악에 대하여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 있다. "마당쇠락"뮤직이다. 롤링 스톤스의 음악을 논할 때 내가 써먹는 이 표현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하면 배꼽을 잡는다. 내가 하는 말이 우스워서라기 보다는 마구 만들어낸 말이 그들의 음악에 대하여 어느정도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음악은 매끄러운데가 없다. 세련되었다기 보다는 거칠고 심지어는 무식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런 음악을 위대하게 만든 데는 믹 재거와 키스 리처드라는 걸출한 뮤지션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만일 그들의 음악이 리버풀 스타일로 나갔다면 어찌되었을까. 비틀스에 대적하기 위해 또는 흉내내기 위해 잠깐 떴다가 가는 애들로 비추어졌을게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음악으로 팬들을 열광시켰고 지금까지도 나를 매료시킨다. 그런 거친 목소리로 As Tears Go By나 Angie같은 달콤하고 세련된 곡을 만들고 부를 때도 그들의 스타일은 희안하게도 먹힌다.1964년에 결성한 이들이 쭈글쭈글한 할배들이 되어서도 현재까지 정력적인 활동을 하며 최장수 락그룹으로 존재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들의 진정한 음악은 60년대가 지나 가면서 맛이 갔고 70년대 음악도 그런대로 들을만 했으나 그 뒤의 음악은 별로 거론하고싶지 않다. 불행히도 그들의 초기 음악은 히트곡 모음집으로나 몇 장 갖고 있고 나머지 음반은 후기 음악들 뿐이니 참 아이러니하다. 음반이 넘 귀하고 비싸서리...

 

4. Doors

 

전술한 3 개의 락그룹이 영국의 뮤지션들이라면 이들은 미국의 뮤지션들이다. 이름도 웃긴다. 문짝들. 그러나 그들의 이름에도 시와 철학이 있다. 뭐라던가 하는 시인이 지은 철학이 담긴 시의 내용에 "인생의 뭐시기는 거시기의 문을 두드리며 다가 온다..." 뭐 이런 해괴한 내용의 시에 감명을 받은 짐 모리슨이 따 온 이름이란다. 어쨋든 그건 그렇다 치고 도어스 음악의 가사는 다분히 철학적이다. 짐 모리슨 역시 천재다. 그들 역시 다른 락그룹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음악의 뮤지션이다. 약간은 비음이 섞인 짐 모리슨의  목소리는 카리스마가 넘친다. 그들의 1집은 락 역사상 흔치 않은 명작을 만들어냈다. 레이 만자렉의 서포트가 없었다면 그들의 음악은 없었을거라고 한다. 짐 모리슨이 리더였다면 레이 만자렉은 참모쯤 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2집부터는 전작을 뛰어넘지 못하고 쇠퇴하기 시작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 것은 짐 모리슨의 정신질환이 동반한 정신적 쇠락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듯하다. 나는 그들의 음반 대다수를 갖고 있다. Absoute Live만 빼고. 그의 사후 세명이서 한 음악은 도어스의 음악으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5. Bob Dylan

 

포크 음악에 대해 거론할 때 빠뜨리면 더 이상 할 얘기가 별로 없을 정도로 거대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밥 딜런의 음악하고 친해지는데는 음악적 감성이 무딘 나로서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생긴 것부터가 기생 올애비같은 인상이라 거부감이 들었고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때는 거의 이빨도 다 �은 애가 사탕 내놓으라고 징징거리는 소리에 가깝게 느껴져 짜증부터 났다. 나이도 좀 먹고 인생에 대해 진지하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면서 그의 음악이 귀에 들어 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금 들어도 그의 음악은 거의 징징거리는 소리에 가깝다. 이건 무슨 미니멀리즘도 아니면서 아름다운 멜로디같은 것도 거의 없다. 그저 기타나 뚱기며 징징거리는 소리다. 그러나 그의 음악은 그런 것이고 그 매력을 알고 나면 빠져드는 것이 그의 음악이다. 후에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면서부터의 음악은 그의 음악이 아니다라고 부정하는 이들도 많다. 나도 그렇고 나의 지인들도 그렇다. 그가 읊조리는 가사들은 사회에 대한 풍자가 많다. 오해도 많이 받는다. 반전단체나 반사회 골수그룹에서 그를 초청하고 집회나 행사에 참가해 달라고 하면 그는 그러한 무슨무슨주의자가 아니고 그저 느끼는대로 부를 뿐이라는 볼멘 소리를 한다. 음악에 생각과 느낌을 담되 골수사상은 아니라는 점이 나로 하여금 오히려 그에게 호감을 갖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된다. 스웨덴 한림원 일각에서는 그의 작품을 놓고 노벨문학상 수여에 대하여 쉬지 않고 솔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대중음악에 노벨문학상을 수여할 수 없다는 완고한 이들로 인해 무산되곤 하는 이 시점에서도 그의 음악은 다시금 빛을 발한다.

 

6. Muddy Waters

 

시카고 블루스 일렉트릭 사운드의 개척자인 머디 워터스의 음악도 매우 거칠다. 얼핏 들으면 녹음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1900년대 초기 블루스의 원형에 가깝다는 인상이 든다. 기타 연주를 들어 보아도 어떤 연주는 장난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단순한 연주를 하면서도 음악적 깊이를 잃지 않는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그의 음악을 처음 듣는 순간 나는 기냥 맛이 갔다. 더 이상 뭔말이 필요하랴.

 

7. Beatles

비틀스의 음악 하면 리버풀 사운드의 원형. 단순함의 미학. 뭐 이런 것들이지만 지금 들어도 그들의 음악은 신선하다. 존 레논과 폴 메카트니 두 천재가 작곡해 낸 곡들은 어느 곡을 들어도 거부감이 없이 친숙하게 다가온다. 처음 듣는 곡일지라도 왠지 익숙하게 들리는 것은 여기저기서 광고 시그널 음악으로 써먹은 이유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되는 것은 그들의 작곡능력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 확신한다. 그게 바로 비틀스의 매력이 아닐까. 그건 그렇고 비틀스의 음반 중 링고 스타나 조지 해리슨이 작곡했다는 곡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 시원치 않은 그들의 연주실력(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연주에 있어서 비틀스는 내세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은 둘째 치더라도 링고스타와 조지해리슨은 역량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누린 사람들인 것 같다. 좌우당간 오늘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애청되는 비틀스의 저력은 폴과 존의 걸출한 작곡능력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8. B.B.King

기타를 잘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보컬리스트로서의 능력까지 걸출하다면...? 이런 뮤지션은 그리 많이 보지 못한 것 같다. 꼽으라면 그래도 여럿 꼽을 수 있겠지만 그러한 아티스트를 꼽으라고 하면 나는 비비킹을 가장 먼저 꼽을 것 같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살아있는 전설에 다름 아니다. 블루스 음악에서도 그의 음악이 내게는 가장 친숙하게 다가 온다. 블루스 음악 거장의 진중함과 무게감이 듣게에 너무나도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밴딩 주법과 비브라토 주법을 개발하여 독보적인 사운드의 세계를 구축한 그는 이후 많은 기타리스트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쳐왔다. 사진에서 보는 기타에 써 있는 Lucille이라는 이름이 선명하다. 그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가 재미있다. 젊은 시절 클럽에서 연주하던 중 두 사람의 남자가 싸움을 벌여 등불을 엎어 화재가 났다. 비비 킹은 밖으로 나왔다가 밥줄인 악기를 가질러 목숨을 걸고 다시 뛰어 들어가 기타를 들고 간신히 나왔고 싸우던 두 남자는 나오지 못했다. 남자들이 싸운 이유는 루씰이라는 여자때문이었고 그 뒤로 자신의 기타를 루씰이라 불렀다. 한영애가 부른 루씰이 같은 대상인지 궁금하다. ADD4시절 빗속의 여인으로 유명했던 서정길은 1972년 12월 25일 그 유명한 충무로 대연각호텔 화재때 호텔 밖에 있다가 화재가 난 것을 알고 자신의 기타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어 기타와 운명을 같이한 사실이 새삼 안타깝게 느껴진다(삼천포ㅡㅡ;) 블루스의 역사가 존재하느 한 그의 페이지는 영원히 크게 남을 것으로 확신한다.

 

9. Sonnyboy Williamson

하모니커 하나로 일세를 풍미한 거장 중의 거장. 그의 하모니커는 독주 악기로서의 진면목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소니보이 윌리엄슨이라는 이름은 가명이고 원래 그의 본명은 Rice Miller 였다. 이미 그의 유명세 전에 소니보이 윌리엄슨(본명 John Lee Williamson)이라는 블루스 뮤지션이 있었는데 하모니커 연주자였던 그가 죽자 존경하던 그의 이름으로 바꿔 활동하기 시작했다. 흑인 뮤지션들의 목소리는 성량이 풍부하고 윤기가 있다. 블루스, 재즈, 소울 등 전형적 흑인음악계 뿐 아니라 그레이스 범브리, 레온타인 프라이스, 마리안 앤더슨, 케슬린 배틀 등 성악계, 그리고 드물지만 트레이시 채프먼 같은 흑인의 포크에서도 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소니보이 윌리엄슨의 목소리는 풍부하기는 하지만 윤기가 없고 매우 건조한 느낌이 든다. 노래를 부르다가 당장이라도 마른 기침이 튀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 면에서는 거의 독보적이라 생각되는데 희안하게도 이 것이 특유의 매력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더 귀에 척척 감긴다. 말년에 야드버즈에서 활동하던 지미 페이지가 베이스 주자로 참여하고 브라이언 오거가 오르간을 연주한 음반은 왠지 모르게 노인의 버거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도 준치라고 거장의 여유가 느껴지는 음반이다. 그 녹음을 마치고 3개월만에 거장은 세상을 떠났다. 그 음반은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음반이다.

 

10. Rare Earth

백인의 음악 치고는 소울적 감성이 유난히 강하게 드러나는 음악을 하는 락그룹으로 생각된다. 흑인이 아닌 아티스트가 흑인음악 레일블인 모타운에서 음반을 출반한 경우가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한은 이들이 유일하다. 보컬의 목소리를 들어 봐도 흑인의 목소리인지 백인의 목소리인지 분간이 쉽지 않고 창법 조차도 소울의 창법으로 보인다. 이들의 음반 중 처음으로 손에 쥔 것이 Get Ready 였다. 어렸을 때 내가 음악을 좋아하는것을 알고 계셨던 대부님(당시 오아시스 레코드에서 근무하셨었다)이 구해다 주신 음반 중 하나였다. 당시 나는 그들의 음악을 이해하지 못했다. 학교에 같은 락매니아 친구들이 많았지만 레드 제플린과 핑크 플로이드에는 열광했지만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후 좀 더 많은 음악을 접하고 난 뒤 제대 이후 갑자기 들어보고 싶어졌던 적이 있다. 생각없이 다시 꺼내 듣고는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좋은 음악을 왜 그동안 그리도 무시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