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재미라는게 별거 있나.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며 사는 것이 아닐까. 작년 1월 페루에 다녀온 뒤로는 1년에 두 번 떠나던 배낭 여행도 포기했고 출장을 틈타 잠깐 새는 여행 아니면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 나들이가 전부였다. 밥먹듯하는 야근과 걸핏하면 출근하는 주말. 아침이면 피로감만 쌓인다. 입을 셔츠가 없어 백화점 한 번 가려해도 문닫기전 백화점에 골인해야 무슨짓을 하든지 말든지 할거 아닌감. ㅡ,.ㅡ; 금년엔 좀 나아지려나... 어젠 간만에 6시에 퇴근해 백하점도 들렀고 리빙사도 들렀다. 숙제 끝내고 리빙사에서 이음반 저음반 갈아치워 가며 듣는 음악의 재미. 피로가 싹가시는듯하다. 그 중 몇 장 골라왔다. 워낙에 싸게 주니 망설임도 없이...
리빙사에서 듣다 집어온 음반 중 야노스 슈타커의 첼로 소품집 머큐리 스테레오 초반. 사운드 기가 막히고 연주 또한 짱짱한게 한 번 듣고 그냥 반해버렸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들으며 마신 맥주 맛도 최고였다. 마시던 맥주가 산토리였다면 금상첨화였겠지(대형 마트 들를 시간은 없었고. ㅋㅋ)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베토벤 7번. 라이센스로 듣던 음반을 오리지널로 다시 구입했다. 군살없고 막힘없이 진행되는 패시지의 짜릿함. 그가 녹음한 베토벤은 겨우 4,5,7번 뿐이다. 이런 대가가 녹음에 인색하다는 것은 불만스럽지 않을수가 없다. 냉장고가 비지 않으면 음악계로 끌어낼 수 없다는 은둔자이니 그럴법도 하다만... 트리스탄과 이졸데 빼면 이젠 클라이버의 음반은 다 모은 것 같다. 하긴 클라이버의 녹음 해봐야 언급한 음반 빼면 브람스 4번, 슈베르트 3,8번, 리히터와 함께한 드보르자크 피아노협주곡, 마탄의 사수, 박쥐, 89년 빈필 신년음악회가 전부지 뭐. ㅡ,.ㅡ;
힘있게 밀어붙이는 아바도의 브람스 헝가리 무곡. 씨디로만 듣던 음반인데 이 날 라이센스로 구입. 아바도의 말러도 전부 구해야 할텐데...
호레이스 실버의 라이브 음반. 재즈 음반들이 귀한 탓에 손아귀에 쥐기가 쉽지 않지만 특히나 값을 떠나더라도 블루노트의 재즈음반들은 다른 레이블에 비교해도 특히나 눈에 띠지 않는다. 특유의 세련된 사각 디자인과 따스한 음색, 그리고 최고의 연주들로 인해 찾는 사람은 많다. 어쨌든 이거 이거 아주 죽인다.
이걸 들고 집으로 돌아와 들으며 마시는 맥주 한 잔. 이런 재미가 있어야 살지 젠장. 간만에 마음의 여유와 행복감을 느끼다 보니 오늘 아침 일어나는 기분도 어찌나 개운하던지.
(사진들은 다른 곳에서 퍼왔음)
'음악여행 > 음악에 관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벼르다 건진 음반들 3 (0) | 2013.03.25 |
---|---|
벼르다 건진 음반들 2 (0) | 2013.02.25 |
HMV의 파산 - 레코딩 역사의 산실 역사의 뒤안길로 (0) | 2013.01.16 |
음악과 추억 그리고 추억의 음악 5 (0) | 2012.11.20 |
음악과 추억 그리고 추억의 음악 4 (0) | 2012.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