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12 춘천중도

춘천 중도 가족캠핑 1

코렐리 2012. 7. 3. 16:51

2012.06.29(금)

동생의 제안으로 오래간만에 떠난 가족 여행이다. 마다가스카르에서 형의 늦둥이 다희가 온 핑계김에 떠나는 이 번 여행은 캠핑이었다. 전부터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캠핑장비를 사고선 써먹고 싶어하던 차에 핑계거리도 아주 좋다. 출발직전 심심해서 몸을 뒤트는 다희군. 

 

출발준비 완료.

 

두 시간여만에 도착한 춘천. 우리가 알고 있는 닭갈비집이나 막국수집으로 가자면 시내로 깊숙히 들어가야 하니 그럴 순 없고 어디서 밥을 먹을 까 고민되던 차에 차량이 많이 주차된 한 막국수집으로 들어가 봤다. 닭갈비도 막국수도 외지인들이 즐겨찾는 집이 있고 현지인이 많이 찾는 집이 따로 있다는데 이 곳이 현지인들의 그 곳이 아닌가 싶다.

 

왠지 영화에 나오는 여인숙 같은 분위기다.

 

막국수 한 그릇에 6천원이면 값은 착하다.

 

그다지 들겨 먹는 음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주 맛이 좋은 빈대떡이다. 빈대떡을 싫어하는 이유는 목넘김의 느낌이 별로 좋질 않고 느끼함이 있기 때문이었다. 종로의 열차집과 마포의 을밀대에서 맛 본 뒤로 먹긴 하지만 그것도 다른 곳에서는 먹지 않고 그 곳에서만 먹는다. 이 곳에서 호기심에 시켜봤다. 좋아하는 녹두전 집 하나 더 생겼다. 부드러운 질감에 목넘김이 아주 좋다. 다 좋은데 나도 어지간히 배가 고파 먹는데 너무 열중했나 보다. 막국수 사진을 안남겼다. ㅡ,.ㅡ; 춘천에서 중도로 배를 타고 들어가자면 차량용 배와 승객용 배 선착장이 따로 있다. 이 곳은 두 선착장 중간의 4거리에 있는 집인데 강추할만 하다. 

 

젖병의 우유와 이유식만을 먹는 생후 5개월의 재희. 전 날 재희가 먹을 이유식을 샀지만 짐싸는 과정에서 빠져 우유만 먹으니 안쓰럽기 짝이 없다. 소르본느에 유학중인 형네 큰조카 경희는 고기를 구워 먹으면 젖먹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척 입맛을 다셨었다. 가족이 먹는 음식 냄새에 아기들도 스트레를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재희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재희를 데리고 나와 찍지 못한 막국수 사진을 주방 앞에서 버티고 있다가 들고 나오면 찍어 보려고 했다. 한 차례 냉면을 들고 들어갔다. 재희를 안고 있었던 통에 미처 준비되지 않아 못찍었다. 재희를 안은 채 주방 앞에서 서성여 봤다. 젠장. 방금 그게 마지막 주문이었던 모양인지 주방 안에선 도대체 조리할 생각을 안했다. 칼을 뽑았으니 뭐라도 찍어야 할게 아닌가. 거울에 비친 나와 다희의 모습을 담았다.

 

선착장에 가족을 실은 차량 두 대를 선적하고 나니 40분이나 기다려야 배가 떠난단다. 우리 차를 제외하면 1대 뿐이었다. 신이 났는지 배 위를 휘젓고 다니는 준상군. 집안에서만 놀아야 했던 이녀석 신이 났다.

 

뛰지 못하게 하면 난리가 난다. 위험 요인도 많고 함께 탑승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놀아 주는 준상군의 아범.

 

이상한 방법으로 놀아 주는군.

 

노인네 두분, 다희, 준상과 함께한 사진.

 

준상군만 가만 있었으면 좀 더 자연스러운 사진이 나오지 않았을까.

 

동생의 가족.

 

내리기 직전 재희와 한 컷.

 

캠핑에 익숙치 않은 두 노인네들을 위해 방갈로 1채를 빌렸다.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얼굴엔 때국이 흐르는 준상군. 제 아비가 열쇄를 가질러 간다고 자리를 비운 사이 이미 잠긴 방갈로 문을 열겠다고 시도해 본다.

 

"문이 왜 안열려? 야 너 대답해봐. 넌 알거 아냐"

엄한 소화기를 괴롭히는 준상군.

 

여행보다는 집을 좋아하시는 울 노인네.

골프를 그렇게 좋아하시면서도 나가는게 싫어 집에만 계시는 아버지 입장에선 자식들 따라 나선 캠핑이 고단하기만 하다.

 

텐트와 취사도구를 열심히 챙기는 동생. 나도 열심히 거들고.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사촌 누나 다희를 어지간히 좋아하는 준상군. 좋아하는 표현이 거의 괴롭히는 수준이다. 그래도 착하고 생각이 깊은 다희는 수시로 재희도 돌보고 준상군과도 놀아 준다. 해먹에 올라간 사촌동생을 위해 해먹을 흔들어 주는 다희군.

 

준상이와 놀아 주다가

 

재희와도 놀아주고...

 

무슨 대화를 나누셨을까. 두 노인네 골프장이나 좀 열심히 다니시면 좋겠구만 아부지땜시 엄마도 운동을 못한다. 집을 넘 사랑해서 ㅡ,.ㅡ;

 

얘는 아주 신났어요. 흙장난 실컷 해도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도 없으니.

 

드디어 고기를 구워 저녁식사를 즐기는 가족. 가족끼리 모여 바비큐를 하면 갈비를 통째로 사서 잘라가며 바비큐 구이를 했었다. 이 번엔 좀 간단히 하기 위해 제주 돼지 앞다리살로 대신했다. 이거 역시 강추할만 하다.

 

디저트 타임. 이상하게도 이 날 바람한 점 없어 무척 더웠다.

 

 

이 날 저녁부터 비가 온다기에 비가 오기만 눈빠지게 기다렸다. 네팔에서 트래킹을 했을때는 우기였던 탓에 밤이면 밤마다 억수같은 비를 쏟아댔다. 산골 롯지(lodge)의 슬렛지붕 위로 엄청나게 쏟아대는 굵은 빗줄기의 충돌음은 지금도 추억처럼 아련하다. 그 추억도 있어 비가 오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요즘은 캠핑장비가 워낙 좋아 빗소리를 듣기 위해 비오는 날로 일부러 골라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단다.

 

우리 텐트에 매미 유충 한 마리가 우리 텐트로 올라와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었다. 껍질을 벗고 나오느라 힘이 들었는지 한참을 머물며 카메라를 지근거리에서 들이 밀어도 날아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비가 온 뒤로는 우리 텐트 안에서 밤새 비를 피할 정도로 뻔뻔한 녀석이다.

 

취침 직전의 동생내외. 노인네 두분과 다희는 방갈로로 들어간 뒤의 한가한 모습.

 

비는 엄청나게 부어댔다. 야전침대 위에 공기 매트리스를 깔고 자며 듣는 빗소리는 모처럼의 자연을 만끽하는 행복감을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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