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1 일본 the 3rd

일본 간사이 여행 계획

코렐리 2011. 7. 11. 14:37

"또왔냐?"

아는 사람이 없어도 그 곳에 가면 왠지 이 소릴 들을 것 같다. 일본 여행은 3번째고 간사이 지방 여행만도 이 번이 두 번 째다. 2004년 여름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을 시도했었는데, 그 여행지가 일본 간사이 지방이었다.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 199,000원(TAX 별도) 3박4일 에어텔팩(JAL 3성급)이었는데 당시 기준에도 엄청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 번엔 항공권만 샀다. 7월 15일 18:10 김포공항 출발 19:55 오사카 간사이공항 도착, 7월 19일 15:20 간사이공항 출발 17:10 김포공항 도착, 택스 포함 365,000원(JAL). 이 것도 역시 뒤져서 가장 저렴한 걸로 샀다. 호텔은 평소 하던대로 예약 없이 현지 수배.

 

이 번 여름 원래 가고자 했던 여행지는 티벳이었다. 이상하게도 티벳과는 도대체 인연이 닿질 않는다. 2009년 여름 네팔을 갔던 이유는 중국정부가 티벳에 대한 개별 여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뭔가 방법을 찾아 볼 생각이었고, 당시에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티벳문화와 인도문화가 혼재하는 네팔을 차선책으로 두었기 때문이었다. 네팔에 도착하자마자 첫 날 저녁 묵었던 카트만두의 한 호텔 도미토리에서 만난 일본인 룸메이트가 개별여행으로 중국과 티벳을 거쳐 네팔로 이제 막 넘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자빠지는줄 알았다. 야그인 즉슨 검문검색이 거의 없어 못 들어가고 못나올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미 배낭여행으로 티벳을 다녀왔다니 나만 바보였다. 겨울은 티벳여행에 적절한 시기가 아닌 탓에 이듬해 여름이 다시 찾아온 기회였지만, 2010년 여름엔 중국어학연수 때문에 잠시 미루었다. 이 때가 아니면 직장에서 제공하는 어학연수 기회를 얻기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 때가 마지막 절호의 기회였음을 그 때는 몰랐다. 갈수록 검문검색이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심심찮게 들려오고 게다가 금년엔 중국인민해방군 티벳해방 60주년(해방? ㅡ,.ㅡ;)이라 대대적인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는 소식과 함께 7월을 외국인 여행금지 시기로 정했단다. 뜀도령, 찬바람과 함께 셋이서 여행팀을 구성하고 여행허가를 받아 허수아비 가이드 한 명 사서 데리고 다니며 배낭여행을 다녀볼까 했다. 하지만 여행금지기간이 풀려도 여행허가 수속과 칭짱열차표 구입 등 때문에 2주 후에나 갈 수 있단다. 외국인 여행금지 기간이 언제 풀릴지 모르나 국내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7월 말은 되어야 한다나? 그 뒤 2주면... 업무 일정상 갈 수 없는 시기다. 게다가 찬바람은 최근 병원에 누웠고, 업무 일정도 이 번 여름엔 어지간히도 들쭉날쭉 불규칙했다. 티벳은 고사하고 항상 즐기던 2주 휴가도 어차피 어려울 것 같은 상황이 된 바에야 포기 말고 방법이 없었다. 내년 여름엔 기회가 오려는지... 갈망에 찬 이 땅에 대해 3년째 벼르기만 하다가 이제 4년째로 넘어간다. ㅡ,.ㅡ;

 

일본으로 방향을 틀고 기간을 줄인데는 뜀도령의 영향이 컸다. 다른 지역을 뒤져 보았지만 짧은 기간동안 다녀올 곳들 중 매력적인 문화를 가진 곳이 그다지 많아 보이질 않았다. 가 본 곳을 또 가고 싶진 않았다. 이미 가 본 곳에 대하여는 경유지가 아니고선 절대 다시 가지 않는 나지만 뜀도령이 워낙 가고싶어 하는데다 과거 간사이 지방을 처음 갔을 때는 교토에서, 오사카에서 각각 1일만을 보낸 통에 교토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나라는 아예 가보지도 못했다. 당시 일정이 3박4일이었지만 첫날 늦은 항공편과 마지막 날 이른 항공편이어서 실질적으로 이틀의 시간만이 주어져 있었던 탓이었다. 일정이 너무 촉박해 제대로 다 보지도 못했지만, 하나라도 더 보려는 욕심에 뜨거운 여름 새벽부터 지하철 막차시간까지 총총거리며 싸돌아 다녔으니 돌아와서도 그 다음날은 하루종일 앓아 눕다시피 했었다. 그 덕에 비교적 많이 보긴 했다. 교토에서 교토고쇼, 킨카쿠지, 료안지, 니죠죠, 산넨자카/니넨자카, 야사카 진자, 시조도리 상가 등을 봤다. 마침 축제일이 걸려 있어서 기온마쓰리의 행렬도 운이 좋아 만났다. 늦도록 싸돌아 다닌 탓에 니넨자카와 산넨자카는 모는 상가가 문을 닫고 가로등만 켜진 곳에 가서도 좋아했던 했던 기억이 있다. 오사카에서는 오사카성, 도톰보리, 남바, 신세카카이, 시텐노지 등을 봤지만 오사카에선 별 감동을 받아 보지 못했다. 어쨌건 이 번엔 교토도 제대로 보고 나라도 함 가보자는 생각에 뜀도령의 건의를 결국 받아들였다. 이 번 계획은 이렇다.

 

제 1일(7월 15일 금): 교토에서 체크인 후 기냥 쉰다.

제 2일(7월 16일 토): 기냥 교토(동쪽 지역)

제 3일(7월 17일 일): 기냥 또 교토(서쪽 지역: 7월은 기온마쓰리 축제기간이고 특히 17일은 대형 원통형 수레의 행렬을 볼 수 있는 날이라 볼거리가 풍성한 날이다)

제 4일(7월 18일 월): 나라 방문 후 기냥 또 교토

제 5일(7월 19일 화): 전 날 먹은 술이 혹시 깨면 오전 오사카 도톰보리와 오사카성만 구경 후 기냥 집으로 돌아옴.

 

결정해 놓고 보니 이 또한 기다림이 즐겁다. 아래 사진은 2004년 여름에 방문했던 오사카성 입구에서 찍은 사진.

 

2004년 교토에 들렀을 때 한 행인에게서 길을 묻다 그에게서 얻은(사실은 거의 뺏다시피 한) 버스노선도. 교토의 버스노선도를 보고 일본인들의 섬세함에 내심 놀랐던 적이 있다. 너무나도 상세하고 정확한데다 알아보기도 쉽도록 만들어 놓은 그들의 세심함에 탄복한 것이다. 지금 봐도 이만큼 잘 된 버스 노선도도 달리 보지 못했다. 뒷면에는 어디를 가려면 몇 번 버스를 타야 하는지도 일묙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고, 중요 지역은 확대지도도 그려져 있어 이 것만 갖고도 충분히 여행이 가능할 정도다. 하도 보고 또봐서 너덜너덜 해진 지라 뒷면에 투병 비닐테잎으로 붙여 놓았다. 한국인인 내가 경주에서 관광지도를 들고 다니며 무슨 버스를 어떻게 타고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파악하는데 한참 걸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미 한 번 가 본 곳인데다 교토에서 사용했던 상세 버스 노선도까지 지금도 갖고 있어 현지 지리를 다시 파악하고 여행계획을 짜는데 반나절도 안걸렸다. 흔한 여행지를 선택했을 때의 즐거움 중 하나는 주변에 자료가 지천에 깔렸다는 사실이고 인터넷만 뒤지면 안나오는 자료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작년 봄 도쿄로 가기 위해 구입해 두었던 책자 이 번에도 재탕으로 써먹을란다. 장마철인 지금 비가 너무 많이 오지나 않아야 할텐데 조금은 걱정이다.

 

 

 

간사이여행계획.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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