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11 해남·보길도

훌쩍 해남 기냥 보길도4

코렐리 2011. 7. 8. 15:48

2011.6.4(토)

일단은 절부터 함 둘러 보기로 했다. 아래의 사진은 연리근 사진. 연리근이란 가지가 만나 붙어버리는 연리지와 달리 두 그루의 나무의 뿌리가 서로 합쳐진 경우인데 이 역시 흔치 않은 일인 모양이다. 나무의 특별한 인연이 신기한지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연리근에서 왼쪽으로 돌면 불당 구역이다.

 

개울이 경계를 이루고 있고 돌다리가 행인들을 연결해 준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대웅보전. 한 보살님에게 템플스테이 신청을 하고 싶다고 하니 담당 처사님이 참가자들을 안내하느라 대웅보전 안에 있으니 들어가서 이야기 하란다. 대웅보전으로 통하는 문에 주홍물을 들인 단체복을 입은 참가자들이 보인다.

 

대웅보전의 단청과 용이 현란하다.

 

안으로 들어가자 불교와 이 절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는데 좀 솔직히 말하자면 말은 장황하지만 재미있게 말하는 재주는 없는 양반이었다.

 

함께 앉아 이야기를 들으며 보전 안을 둘러 보았다. 여느 절과 마찬가지로 불당 안은 전통적 향기와 신비로움이 함께 묻어난다.

 

뭐가 뭔지는 이해가 잘 가지 않지만 벽에 붙은 불화와 단청, 용과 학, 오랜 세월 지붕을 받쳐온 원목기둥

 

천장을 장식하는 연등 같은 것들이 신비로움을 더욱 배가시키는 듯하다.

 

나는 이 곳에서의 프로그램을 마치고 이동하려는 순간을 포착하고 템플스테이 담당 처사님에게 참가의사를 밝혔더니 난감한 기색이다.

"어쩌죠? 오늘은 군청에서 처사님들이 단체로 신청을 했고 나머지 공간은 이 곳에 모인 보살님을 위한 방만 남아서 오늘은 더 받고 싶어도 받을 수가 없네요."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 템플스테이는 전부터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미황사에서 신청하고 눌러 앉을걸 잘못했다. 이 날 중으로 대흥사까지 모두 보는 것이 일정이었던데다 미황사는 절이 좀 작고 템플스테이 참가자도 몇 명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나의 흥미를 덜 끌었던 탓에 굳이 이 곳으로 온 것인데 후회 막급이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다시 되돌아 가? 이건 좀 아니지. 이 절도 아직 다 둘러 보지도 못했고, 다 둘러보고 이 절을 나가면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리고 미황사로 가는 교통편은 이제 없을 판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포기! ㅜ,.ㅠ 대신 대웅보전 내부 사진을 찍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냈다. 모두가 나가고 혼자 남아 내부 곳 곳 사진을 찍던 중에 한 보살님이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제지했다.

"허락 받았는디유?"

"그럼 찍으세요."

"ㅡ,.ㅡ;"

 

담당 처사님이 보살님들을 이끌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 나도 저 옷 입어보고 싶다고 잉~!

 

절 구석구석을 다니며 모셔진 불상과 불화들 그리고 내부 단청 들을 감상하며 아쉬움을 달래봤다.

 

 

 

나는 이 것이 5층석탑인줄 알았다. 알고 보니 3층탑이라네? 하부 단은 층에 해당되지 않고 사각기둥에 얹혀진 처마(? 뭐라고 해야 하나?) 하나가 1개 층을 이룬다고 한다.

 

 

꽃문양의 문이 아름다워 눈길을 끈다.

 

다음으로 들른 천불전과 그 입구

 

천불전 안뜰과 건물.

 

입구 좌우의 청룡과 황룡이 안상적인 천불전의 단청은 너무 촘촘해 약간 어지러운 느낌을 준다.

 

안에는 크고 작은 1000개의 불상이 모셔져 있고 내부 단청은 한 눈에 보아도 오래된 세월의 향기가 배어 있었다.

 

대웅보전에서 허락 받은건 여기서도 유효한 것으로 간주한 나는 떳떳하게 사진을 찍었다. 안에 들어오신 한 보살님은 누가 볼세라 서둘러 사진을 찍는 듯한 인상이다.

 

불상을 천개를 모신 이유는 뭘까. 아까 그 처사님 있었으면 함 물어봤을텐데...

 

계속해서 절 구석구석을 다 돌아 보았다.

 

절이 크다고는 하지만 사실 저 멀리에 입구가 있고 그로부터 이 곳까지가 멀고 해서 그렇지 전체 규모로는 그다지 크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스님들이 머무는 처소 공간이 다른 곳보다 규모가 크게 형성된 듯하다. 한국의 고전적 아름다움이 곳곳에 배어 있는 아름다운 절이다.

 

오래되어 색이 바랜 문도 참으로인상적이다. 이런 고풍스러운 분위기만 보면 이런 식으로 집을 짓고 싶은 욕망이 일곤 한다.

 

 

사찰을 모두 둘러보고 나니 허전하지만 이제 이 곳을 떠날 때가 된 것이다. 이 연잎들을 보면서 왜 그리도 허전한 마음이 들던지...

 

사찰에서 나와 저녁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들른 집이다.

 

해물낙지비빔밥을 시키고는 막걸리 반동이를 시켜봤다. 막걸리와 나물부터 내어 준다.

 

산채가 섞여 있어 왠지 건강식을 먹는듯한 느낌이 든다. 맛도 그런대로 오케이. 이 곳에서 나가 다시 해남 시내로 들어서니 템플스테이에 대한 아쉬움이 이 때까지 남았다. 참가비를 평범한 여관에서 쓰려니 아까운 생각이 다들어 찜질방으로 갔다. 다 좋은데 마무리가 아쉬운 여행을 마치고 다음날 아침 9시 차편으로 서울로 돌아왔다. 연휴의 마직막 날이 아닌 일요일 차편을 탄 덕에 길은 거의 정체없이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시골이라는 단에에 대한 인상은 두엄과 농약통이나 비닐 같은 농업용 제품 쓰레기 그리고 썪어가는 농산물 찌꺼기가 지저분하게 널린 곳을 그동안 연상해 왔지만 이젠 그것도 옛말이 된 듯하다. 드문드문 게릴라식으로 형성된 농지 속 작은 마을들은 무척 아름답다. 집들도 모두 개량이 되었지만 서울과는 다른 낭만적이고도 지방색이 완연한 운치있는 형테이고 깨끗하기로도 서울 못지 않다. 여기에 아름다운 경치도 돌아다니는 내니 감탄을 하게 만든다. 이젠 시골도 유럽이나 일본의 시골처럼 우리의 특색을 가졌으면서도 조용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발전했다. 선진국형 시골이라고 하면 우습나? 이 것이 한국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무관하지 않은듯하다. 오히려 서울에 지저분한 거리가 많다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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