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한 이래 열렬히 짝사랑해 왔던 마르치(Johanna Martzy) 아줌마. 가냘픈 외모와 달리 선굵고 힘있는 그리고 기품있는 연주를 특징으로 하는 그녀의 연주에 나도 매니아가 된 많은 사람들 중 하나다. 배고픈 헝가리에서 태어났다는 둥 루마니아의 드라큘라와 같은 민족이라는 둥 말이 양쪽으로 갈리는 이유는 아줌마가 태어난 곳이 헝가리의 Temesvra였는데 이 곳이 후에 루마니아 영토로 편입되어 Temisovara로 이름이 바뀌었다던가 어쨌다던가 하는 이유에서다. 스테레오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기 직전이던 1950년대 중반 영국 컬럼비아사에서 출반한 아줌마의 8장 음반들은 워낙 비싸고 희귀한지라 그저 침만 겔겔 흘릴 뿐 남이 가진걸 구경하고 들어보는데 만족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몇 년 전 일본 렉싱턴에서 마르치의 영국 컬럼비아의 녹음 8장과 독일 DGG의 녹음의 음반 3장을 죄 다 엘피로 출반하는 기획을 벌였었다. 당시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어 음반 수집에 관심을 끄고 있던 시절이었으니 뒤늦게 알고 재고가 오래전에 동났을 때부터 최근까지 그나마 저렴하게(발매당시 국내 출시가 장당 7만원이었단다) 구입할 수 있었던 이 기회를 놓치고 값이 오른 일본 렉싱턴의 음반을 현재가(최근엔 장당 15~20만원정도 호가하는 것 같다)를 주고 사기엔 억울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었다. 게다가 많은 엘피매니아들이 일본음반의 음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본의 음반들은 소리가 깔끔하고 께끗한 것은 사실이지만 엘피 특유의 따스한 느낌이 비교적 적은 편이고 심한 경우 음의 왜곡현상도 있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물론 일본 음반의 사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무시할 생각은 절대 없고 나 그리고 나와 취향이 같은 작자들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다 몇 년 전 손아귀에 들어온 것이 신생 레이블인 쿠다르셰(Coup d Archet)가 설립됨과 동시에 출반된 마르치 아줌마의 미공개 방송녹음반 7장. 이게 CD와 LP로 동시 출시되어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LP는180그램으로 두텁고 무겁게 찍어 한정판으로 제작해 마르치의 연주에 미쳐있던 많은 매니아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다. 그 덕에 나도 마르치의 음반을 만져 볼 수 있었다. 당시 국내 출시가는 장당 6만원. 재킷 다지인도 아름답고, 열악한 음질로 녹음된 음원들도 섞여 있었지만 음반 하나하나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음이 느껴질 정도로 사운드는 푸근하고 재킷도 섬세하게 만들어졌다. 그 후 오늘날 쿠다르셰의 마르치 음반들은 출시가의 3~5배의 값을 호가한다. 팔아먹을 음반도 아니지만 내가 가진 음반이 싸게 사서 고가판이 되었다면 그보다 기분 좋은 일도 없다. 쿠다르셰의 마르치 방송 미공개 녹음 LP들이 그러하다. 물론 그때 함께 출반된 CD도 이미 다 절판되어 값이 올랐다.
쿠다르셰 레이블의 설립자가 마르치에 대하여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지 이 번에 또 한 번 제대로 일을 벌였다. EMI가 가진 마르치의 50년대 레코딩을 LP 전집으로 출시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180그램 중량반이다. 영국의 에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리마스터링과 커팅을 하고 독일 Pallas GmbH에서 프레스 했다고 한다. 마르치가 EMI에서 녹음한 음반들은 브람스 협주곡, 멘델스존 협주곡과 베토벤 로망스, 바흐 소나타와 파르티타(3LPs), 슈베르트 소나타(3LPs)로 총 8장이었다. 하나같이 어지간히 정신이 나갔거나 돈많은 매니아가 아니고선 손아귀에 쥐기 어려울만큼 고가의 음반들이다. 일본 렉싱턴에서 이것들은 물론 DGG의 음원까지 모두 재출시한 바 있음은 전술한 바와 같다. 영국의 아날로그 사운드는 이미 매니아들 사이에선 유명하니 렉싱턴과 비교해 좋은 음반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리빙사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어 이 번에 출시되면 내거 1질은 무조건 확보해 달라고 부탁했다. 궁금한 것은 EMI전집 해봐야 8장인데 어째서 10장으로 나온다는 것인지 도대체 궁금했다.
나는 두 가지의 가능성을 짐작해 봤다.
하나는 한 장의 음반에 음을 모두 담기 쉽지 않은 경우 음의 일부를 잘라내는 방법이 그 하나이다. 피에르 몽퇴가 데카(DECCA)사에서 녹음한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가 대표적이다. 물론 몽퇴가 연주한 이 데카 녹음은 연주와 음질 모두에 있어 기념비적인 명반인 것은 틀림없지만 음의 일부를 고의로 날려먹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어쨌든 음의 일부를 버린다면 아날로그 매니아들로선 음의 느낌 자체가 달라진다고 믿는 탓에 그리 환영할 일은 아니다. 아니 절대로 아니지... 초반 발매당시 1장으로 출시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면 이 번엔 여유있게 음반면을 할애했다면 이 것도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나머지 또하나의 가능성은 지네뜨 느뵈의 1980년 HMV사의 재발매 박스세트(stamp label)를 출시하던 당시 그랬던 것처럼 HMV사에서 보유한 미공개 음원이 기존 출반분과 함께 출시되어 장 수가 느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그것이다. 만일 그랬다면 벌써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쿠다르셰 스스로 떠벌리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도 가능하지만 묵묵히 궁금증만 증폭시켰다가 깜짝쇼를 벌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무시할 수만도 없는 가능성이었다.
그 궁금증은 어제가 되어서야 풀렸다. 12월 20일 국내 출시예정이던 이 음반세트는 이미 영국 본토는 물론이고 홍콩이나 싱가포르도 이미 다 릴리스가 되었지만 유독 극동에 붙어 있는 우리만 늦었다. 유럽의 폭설로 인한 항공 대란때문에 한국까지 날아오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이 번에도 장당 6만원꼴로 국내에 출시되었다. 아래의 사진은 10장을 담은 하드박스 표면에 천으로 덮어 만들어진 재킷이다. 오른쪽이 터져 있어 그 곳에 열장의 음반을 수납해 넣는 방식이다. 이걸 뜯어 턴테이블에 올릴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다 설렌다.
비닐로 덮여있는 표지를 맘까지 설레가며 뜯어내고 나니 그 안에 각각의 밀봉된 음반들이 8개의 팩으로 담겨 있다. 각각의 음반 중 모서리를 봤을 때 조금 두툼하게 만들어진 곳에 두 장의 음반이 들어 있었다. 바로 아래의 음반이 두 장 들어 있는 재킷중 하나다. 멘델스존 협주곡과 베토멘의 로망스 1,2번이다. 초반도 1장으로 출시되었건만 2장에 나누어 담았건만 눈씻고 봐도 보너스 트랙 하나 없다. 나의 짐작대로 음을 여유있게 담기 위해 음골로 하여금 넉넉하게 자리를 잡게 한 것이다. 그렇다고 두 장에 나누어 담으면 공간이 남아돌텐데? 확인해 보자구...
재킷이 초반과 비슷하지만 완전 다르다. 초반과 다른 재킷에 실망할 팬들에게 서비스가 부클릿으로 담겨 있다. 바로 초반의 재킷 사진이다. 부클릿의 뒷면을 보면 역시 초반의 뒷면이 인쇄되어 있다. 허허... 이건 또 새로운 감격일쎄... 왜 이런 짓을 했을까. 자세히 보니 초반표지를 인쇄한 부클릿 인쇄 해상도가 좀 조악하다. 아항... 기존 재킷을 이용해 인쇄하는데 자신이 없었던게 아닐까... 그렇다면 인쇄천국 일본에 재킷 인쇄만 주문하는 방법도 있을텐뎅? 어쨌든 이 서비스도 좋다.
레이블도 컬럼비아가 아닌 쿠다르셰 고유 로고를 사용해 초반과 달리했다. 하지만 쿠다르셰의 로고도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양이 되었다. 우아함이 없어졌군.
이 번엔 바흐의 소나타와 파르티타 총 3장짜리다. 이 음반이 이 번에 4장으로 불었다. 1번과 3번은 그대로인데 2번이 두 장으로 불었다. 재킷 디자인 열라 꾸리다. 그건 그렇고 1장을 두장으로 쪼갰으니 남는 공간이 있을게다. 남는공간? 좀 이따 확인하자구...
뜯어보니 속에는 역시 초반 당시의 재킷을 앞뒤로 인쇄한 부클릿이 들어있고(이게 훨 예쁜뎅...)
두 장 중 3면의 공간을 활용하고 나머지 네번째 면에는 아무것도 없다. 닐손이 투란도트를, 코렐리가 칼라프를 열연하고 프라델리가 지휘했던 HMV사의 명반 투란도트 초반을 제외하고는 본 적 없는 제작방식이다. 공간이 좀 아까운 생각이 들기는 한다.
이 번에는 3장짜리 슈베르트 소나타다. 바흐와 마찬가지로 재킷디자인이 좀 꾸리다.
역시 음반을 뜯으면 초반의 재킷 앞뒤 사진이 부클릿으로 담겼다. 내용물은 초반과 동일하다.
박스세트에 들어 있는 마지막 한 장이다. 브람스의 협주곡. 쿠다르셰 설립자의 마르치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볼 수 있다. 초반과 다른 이 재킷 사진은 도대체 어떻게 구했을까. 놀랍기 짝이 없다. 위에서 본 멘델스존의 음반에서도 그렇듯이 재킷 사진이 초반과는 완전히 다르지만 다른 사진 같은 날 같은 시간 사진임은 마르치가 입은 옷이 초반의 것과 같은 것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EMI측 보유분의 사진을 제공한 것이라면 EMI의 자료 보존 능력과 그 자료를 찾아내는 능력에 놀라움과 찬사를 보낼만하다. 오늘날 보물과도 같은 신중현의 60년대 음원들이 소실되어 음반을 구해 틀어놓고 여기에서 음원을 따서 복각하는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자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도 이 번 마르치 음반 재킷 예술은 초딩 수준인건 확실하다.
아래 사진은 초반 사진 부클릿. 흰 칼라와 칙칙한 체크무늬의 원피스는 유럽 촌구석의 냄새가 물씬 나 정겹다. "마르치 아줌마. 당신의 패션감각을 폄하해 미안하지만 난 아직도 당신을 열렬히 짝사랑하고 있으니 괘씸해 하지 말아 주셈." "알 랄랄랄랄라비 유~~~!"
아래 사진은 이게 나올 줄도 모르고 지난 9월 18일에 구입한 1954년 초반이다. 이걸 꺼내서 듣자면 나 자신도 알콜중독이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수족이 떨린다.
재킷은 일부 손상되긴 했지만 음반은이제까지 본 동일 음반 중 상태가 가장 깨끗하다. 구입할 때 만만치 않은 돈이 깨졌다. 아래의 사진은 초판의 청색 바탕에 금색 문자의 레이블. 초판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레이블에는 그루브가 선명하고 굵게 파여져 있다. 나는 초판과 비교해 보기 위해 새로 사온 쿠다르셰의 음반 중 같은 음원인 브람스의 협주곡부터 턴테이블에 올려 놓고는 숨을 죽인채 회전중인 음골에 바늘을 얹어 봤다. "허걱! 이거 봐라... 음이 이렇게 섬세하고 풍부할 수가 있을까." 몇 분간 촉각을 기울이고 들어본 뒤 같은 부분을 이 번엔 초반으로 틀어보았다. 그동안 섬세하고 푸근한 사운드라고만 생각했던 초반이 갑자기 살짝 떨어져 보인다. 사실 얼마전 영국에서 재반으로 출시된 마이클 래빈의 Magic Bow는 미국 캐피털에서 출반했던 초반보다도 소리가 좋다. 이건 초반 음질이 재반보다 우수하네 어쩌네 하는 사람들에겐 비웃음을 살 수 있는 발언인지도 모른다. "도대체 얼마짜리 오디오로 들었길래 그런 소릴 하슈?" 허허... 물론 내가 쓰는 오디오는 수천만원짜리 명기는 아니지만 음악은 감성으로 듣는거지 오디오로 듣는건 아니지. 어차피 원음도 아니고 음반과 오디오를 통해 나오는 가짜 음임에랴... 어쨌든 헐헐헐... 행복하다. 조낸 행복하다. 하나하나 음미해 가며 한 장씩 들어볼 걸 생각하니 자다가도 미친 웃음이 나온다.
얘기 나온 김에 몇 년 전 쿠다르셰에서 나온 미공개 방송녹음의 음반들의 보유분을 마저 찍어 올려 볼까...
바흐의 무반주 녹음. 수입되자마자 샀다. 음질이 아주 좋은 편이다.
브람스와 라벨의 소나타. 이건 재고가 동이 난 뒤 쩐을 좀 더주고 중고로 샀다. 하지만 만족도 캡이다. 브람스 1번 처음 시작 부분의 짱짱한 현과 활의 마찰음을 듣자면 닭살 돋는다.
베토벤의 소나타 역동적인 연주모습을 담은 재킷부터가 인상적이다.
프랑크와 라벨의 소나타. 이 음반이 가장 늦게까지 시중에 돌아다녔지만 절판된 지금은 상당히 고가로 올랐다.
일부러 그랬을까. 같은 여류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지오콘다 드 비토(Gioconda De Vito)가 HMV사에서 출반한 바 있는 그 명반과 같은 커플링의 곡들 모차르트 협주곡 3번과 바흐의 협주곡이다. 일부러 그 음반과의 경쟁의식 때문에 한 기획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고 출시 당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곤 했다.
이 음반은 소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집중력을 흐뜨러 뜨린채 가벼운 기분으로 듣기에 좋다.
그 뒤 독일에서 재발매로 찍은 DGG(도이치 그라모폰 케젤샤프트)사의 드보르자크 협주곡이 있어 얼른 구입했다. 뜯어보고 무척 실망했다. 음반 한쪽에 5밀리 정도의 스크래치도 아닌 깊게 콱 찍힌 자국이 있어 열심히 잡음을 만들어낸다. 아주 가끔씩 최근 재발매반을 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뜯고 나면 이런 경우가 간혹 있다. 쿠다르셰 같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구입 후 교환 생각도 해봤지만 개봉반도 아니고 밀봉반을 샀으니 처음부터 이랬단 증거가 어딨나. 걍 말았다. 이런건 제작 당시부터 불량품으로 치부하고 내놓지를 말았어야 했던게 아니었나? 음질도 영 아닌것이...
DGG의 음원을 70년대에 Helioder 레이블로 찍은 재반. 모차르트 협주곡 4번이다. 이런 음반은 저렴해서 좋다.
여기까진 모두 내가 보유중인 음반들이고 아래의 두 장은 앞으로 구해야 할 숙제다.
아래 사진의 음반은 역시 쿠다르셰에서 미공개 음원으로 출반한 음반이다. 베토벤 트리오와 드보르자크의 둠키트리오를 10인치 음반으로 두장 세트로 묶었다. 사실 10인치 음반이 그다지 선호되지 않는 이유는 턴테이블에 올라간 엘피음반의 특성상 바늘이 레이블로 가까와질수록 한바퀴 돌 때마다 읽어들이는 정보의 양이 비교적 적고 바늘과 암의 각도도 바깥쪽 보다는 부자연스러운 탓에 제 음색을 내기 어렵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10인치반 두 장으로 출반한 이유는 12인치 한 장으로 출시하기엔 정보량이 매체 용량에 비해 많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내에 수입되기도 전에 가장 먼저 품절된 품목이 바로 이 음반이었다. 이 음반을 중고로 구입할 기회가 있었다. 흔치 않은 기회였지만 음반의 상태가 그닥 맘에 들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그 작은 음반을 담는 이너 슬리브가 꽉들어가게 만들어진데다 슬리브에는 음반을 보호하는 비닐이 덧대어지지 않은 맨 종이였기에 음반이 들락날락하면서 스크래치가 생긴 탓이었다. 그래서 싸게 준다고 날 꼬셨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
아래의 사진은 DGG 레이블의 소품집이다. 오리지널은 구하기 어렵고 지금 돌아다니는 음반은 일본 렉싱턴반들이다. 배부른 소린지 몰라도 렉싱턴반은 싫고 초반으로 함 구해볼까 싶긴 한데 혹시 모르지 어디선가 좋은 사운드로 값싸게 재발매해 줄지도. 여기까지만 구하면 비공식 또는 해적 음반을 제외한 정규앨범은 모두 구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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