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08 레바논

레바논여행2-1(베이루트)

코렐리 2009. 2. 20. 16:28

2009. 12. 29(월)

아침 7시경 일어나니 정전이었다. 짐을 싸려고 해도 뭐가 보여야 쌀텐데 창문이 페인트로 칠이 되어 있어 바깥의 빛에 의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일단 씻고 난 뒤 회전식으로 약간 열리는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약간의 빛 과 플래시에 의지해 짐을 간신히 쌌다. 아침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주방으로 가 보았지만 창문도 없는 주방에는 역시 뭐 하나 보이는게 없었다. 역시 플래시를 입에 물고 조리를 했다. 경수가 준 인도식 인스턴트 수프, 걸레빵 그리고 치즈 두 조각으로 대충의 아침식사를 준비한 뒤 거실로 들고 나와 먹었다. 이궁! 먹다보니 드는 생각이 이게 무슨 궁상이냐. ㅡ,.ㅡ; 

 

아침식사 후 체크 아웃을 하고 충전용 아답터는 경수에게 돌려주고 체크아웃을 하려고 했다. 이 때 시간이 8시가 안되어 있었는데 본관 문에는 9시에 오픈하니 그 때까지 노크 하지 말라고 쓰여 있었다. 할 수 없이 짐을 도로 들고 한시간동안 침대에 해골만 굴려대다가 9시가 되자 마자 본관으로 다시 갔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문을 두드려 봤다. 무반응이다. 인기척도 없다. 몇 번 더 두드리고 있는동안 위층 투숙객들이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내려와 이제는 여러 사람이 모여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지만 안에서 무반응이었다. 나는 더 이상 기다리기도 싫어 우선 베이루트 시내 중 도보로 갈 수 있는 곳을 먼저 둘러 보고 돌아오기로 작심했다. 나는 가방을 맨채로 카메라를 들고 근처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간밤에도 이미 어둠속 조명아래 건물들을 보긴했지만 중동의 유럽이라는 말이 실감이 든다.

 

도시 미관이 어느 곳보다도 뛰어나지만

 

한가지 신기한 것은 건물들 대부분이 황색 계열의 칠을 했거나 그러한 계통의 자재를 사용하여 외벽마감을 했다. 두고 두고 때가 타지는 않을 것 같다.

 

간밤에 보았던 아르메니안 교회인 성 조지 성당.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안은 들여다 볼 수 없었다.

 

출입문 위편의 모자이크 

 

교회의 측면을 보는게 고작이었다.

  

이번엔 모하메드 알 아민 모스크로 가 보았다. 건설된 지 그리 오래지 않아 보인다. 레바논 다운타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황색 마감재를 사용했지만 처음 보는 색깔의 모스크인 관계로 인상적이다. 간밤에 보았을 때는 대단히 멋진 모스크로 보였었는데 날이 밝은 후 다시 보니 술탄아흐메트 자미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우아하거나 장엄한 모습이라고 보긴 좀 어렵다. 터키의 술탄아흐메트자미의 아류작인 이집트의  블루모스크가 연상되어진다.

 

 

 

모스크의 돔지붕 내부는 우아한 곡선과 화려한 채색이 선명해 아름답지만 아무래도 술탄아흐메트자미와 비교하자면 깊이는 떨어져 보인다.

 

 

 

여러개의 크고 작은 돔에는 샹들리에를 하나씩 달고 있는데 중앙에 있는 가장 큰 돔에는 거대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다. 어쨋든 이 곳도 레바논에서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인 것만은 틀림 없는 것 같다.

 

 

 

 

이 사원을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기념비가 하나 있어 가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기념상 곳곳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가까이서 보니 총탄 자국을 표현한 것 같다. 속된 말로 벌집이 따로 없다. 눈으로 보기에 섬찟한 이 기념비는 무언가 투쟁과 희생을 기리는 기념비인 것 같은데 내용이 뭔지 궁금하다.

 

다운타운에서는 바다가 바로 옆에 보이고 정박중인 대형 선박들도 눈에 띤다.

 

근처의 다른 모스크 중 Al Omari 라는 모스크는 그동안 봐온 것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궁금했지만 이 역시 굳게 잠겨 있어 들어가 볼 수 없는 내부가 궁금했다.

 

입구에는 아담하고 예쁜 화단이 반겨 주건만 출입문은 객을 박대한다.

 

 

 

 

 

 

 

 

 

다운타운 내 골목골목 어딜 가도 유럽풍의 모양새가 단정하고 샵마다 보이는 디스플레이의 세련됨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사원 하나가 문을 열고 있어 함 들어가 보았다. 사원의 관리인인지 신자인지 누군가 가운데 분수대에 앉아 무언가 읽고 있는데 나와 눈인사 한 번 마주친 뒤로는 내게 신경도 안쓴다. 덕분에 잠깐이지만 사원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고 나왔다.

 

 

 

 

 

 

 

이 사원을 나온 나는 체크아웃을 하고 경수에게서 빌린 아답터를 돌려주기 위해 탈랄호텔로 돌아갔다. 가서 보니 호텔 주인은 날보고 이미 떠난줄 알았다고 한다. 나는 아직 방값도 지불을 안했는데 그럴리가 있겠느냐며 아침 9시가 넘어서까지 문을 열지 않아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9시 30분이 되어 시내를 구경한뒤 돌아왔다며 오히려 나무랐더니(사실은 9시가 넘어 곧바로 시내구경을 나갔지만 슬쩍 떠보느라 9시 30분까지 기다렸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미안해하며 한단 소리가 "우리가 9시 30분 조금 넘어 문을 열었는데 정말 미안하게 되었다며 사과를 한다. 키득키득... 경수는 이미 바알벡으로 떠났다고 한다. 바알벡으로 떠날 시간이 늦은 오전이 될지 오후가 될지 모르겠다고 했던 말을 믿고 아직 출발은 안했으려니 했는데 그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나는 여기서 김경애 선생님 부부를 또 만났다. 나는 이 곳에서 맥주 한 병을 더 마시고 맥주 7병에 도미토리 방값으로 29,900레바논파운드를 내고 나왔다.  체크아웃한 뒤 피존락을 보기의해 호텔 앞에서 택시를 잡아탔다. 가다 보니 총탄과 바주가포자국 같아 보이는 구멍이 숭숭 뚫린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를 꺼내 서둘러 이 건불의 흉한 모습을 찍은 뒤 연유를 물으니 테러리스트와 정부군의 교전이 남긴 흔적이라는 말만 한다. 어떤 게릴라였느냐고 물어보니 무장게릴라였단다. ㅡ,.ㅡ; 내가 그걸 몰라서 물어봤겠냐? 대략 어이없음.

 

택시를 타고 피존락으로 가는 길은 바다를 접하고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이 없어 보이고 그냥 걷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탈랄호텔로부터 피존락까지 택시비 7,000 파운드.

 

 

 

이걸 왜 피존락이라고 부르는지는 다녀온 사람들 모두가 고개 갸웃이다. 비둘기처럼 생겨서? 이렇게 생긴 비둘기는 본 적 없다. 색깔이 비둘기색깔? 흠. 이건 더더군다나 아니다. 걍 코끼리 피부바위라고 하면 딱알맞겠다. 관광자원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이 바위를 그렇게 낭만없는 이름으로는 안부를테지. 깨끗한 바닷물과 그 물에 비치는 바닥, 그리고 머리카락처럼 녹색 식물을 머리에 얹은 이 바위 인상적이다. 어쨋든 봤으니 떠난다.

 

 

안쪽으로는 도로 건너 깔끔한 건물들이 즐비하고 가로수로 늘어서 있는 열대 나무는 도시의 미관을 더욱 훌륭하게 꾸며 좀 더 머물러보고 싶은 곳으로 기억된다.

 

 

나는 여기서 바알벡으로 가는 합승버스를 타기 위해 콜라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1,000파운드)에 올라탔다.

 

 

콜라지역 장거리 버스스테이션에 도착하면 이 곳이 장거리 버스터니멀인지 의아할 정도로 무슨 표식도 없이 미니버스만 몇 대 서서 호객을 하고 있었다. 레바논 남부지역인 사이다로 가는 버스의 기사는 큰 소리로 "사이다! 사이다! 사이다!"를 외치며 호객했다. 콜라 터미널에서 사이다로 가는 버스하며 호객을 하니 웃음이 나왔다. 이 이야기를 한국인과 일본인 앞에서 하면 배를 잡고 웃는다. 그외 다른 외국인에게 하면 이해도 안가겠지. ㅋ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펠라페 1개와 물(3,000LL)을 샀다.

 

 
12:00 조금 넘어 출발했다. 한시간쯤 가다 보면 산악지대를 지나게 되는 데 가는 곳곳에 형성되어 있는 마을의 집들은 시골 구석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단정하고 아담하다. 목가적인 산악마을과 녹지 그리고 비까지 오는 이 곳은 가는 동안 내내 지루하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조금 더 지나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가시거리 20미터정도에 불과하다. 그렇게 한 시간을 더 달려 도착한 차우라에서 내려 바알벡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있지만 녹지가 많은 이 곳의 비는 사막지역에서의 비처럼 먼지를 끼고 내리는 비는 아니었다. 아래의 사진은 차우라에서부터 갈아탄 버스의 운전기사와  

 

안내군(?) 보통 뚱뚱한게 아닌데다 생긴건 왠지 모르게 암상스럽지만 은근히 재미있는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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