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08 시리아

시리아여행4(알레포/아파메아)

코렐리 2009. 1. 29. 15:29

2008. 12. 27(토)

아침에 아파메아로 갔다가 호텔로 돌아와 하루 더 묵은 뒤 레바논으로 넘어갈 참이었다. 김경애 선생님 부부는 몇 군데를 묶어서 하루동안 다니는 패키지를 예약했다고 한다. 원래 알지도 못하는 곳을 지도 든채 들쑤시고 다니는걸 좋아하지만 좋은 사람들과는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해서 약간의 고민을 한 뒤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김선생님은 이 곳 호텔 지배인인 압둘을 불러 한 1인당 600SP인 패키지 값을 500SP로 깎아주면 한 사람 더 끌어 들일 수 있다고 했다. 사람 좋은 압둘은 미소를 지으며 안된다고 하더니만 몇 번 우기니 결국 웃으며 그러라고 한다. 결국 나도 500SP를 내고 이 패키지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Riad 호텔의 아담한 리셉션

 

패키지팀은 7명으로 구성되었다. 일본인 1명(이름이 나카무라였던가...)과 국적을 물어보지 않았으니 알 수없는 3명의 서양인 가족. 10시가 되어 출발했고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Seizar Citadel. 입장료와 점심값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75SP짜리 표를 사서 들어 갔다. 들어가 보니

 

거의 폐허뿐 아무것도 없다. 어쩐지 표값이 싸다 했더니 ㅡ,.ㅡ;

 

담소중인 김선생님 부부.

 

볼 게 없으니 사진 찍을 것도 없다. 잠깐 이 곳에서 시간을 보낸 일행은 곧 아파메아를 향해 떠났다.

 

함께 이동하기 위해 성문을 나서는 서양인 가족. 청소년으로 보이는 딸은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예쁜 얼굴에 칼자국이 있다. 흠좀무. 이 곳은 그저 성문이 그나마 좀 온전한 편이었다. 

 

곧이어 이동한 곳은 아파메아. 하마에 오면 반드시 거쳐가야할 중요한 장소다.

 

가는 곳곳에 아래와 같은 푯말이 있지만 기둥만 남아 있으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폐허에는 그저 길게 두 줄로 열주를 늘여세우고 있을 뿐 다른 구조물이 없다.

 

죄다 지진에 무너진 탓이다. 하지만 그저 길게 늘어선 열주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이 곳은 시리아에서 가장 감면 깊게 본 유적 중 하나다.

 

 

 

론니 책자에는 그다지 자세한 설명이 없다. 그나마 그걸 간추려 보면... BC 2세기에 알렉산더 대제의 장수 Seleus I세에 의해 발견된 이 도시는 비잔틴 시대까지 번성하였으나 AD 540년과 AD612년 두 차례에 걸쳐 페르시아에 유린된 바 있고 25년정도 후에는 무슬림이 점령하였으며 그후 쇠퇴하여 1157년 지진으로 홀라당 무너져 버렸다. 기둥만 남겨두고.

 

코린토식 기둥만이 즐비한 이 종주대로를 걷다 보면 신비감에 빠지게 된다.

 

이 곳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고 싶지만 자료가 보이지 않는다. 좀 더 찾아 봐야 할 듯.

 

 이 곳은 무언가 도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중요한 건물의 입구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님 말구.

 

종주대로를 따라 다니다 보면 이따금씩 현지인들이 유물이라며 들고 와서 무언가 팔려고 한다. 고대의 동전도 나오고 장신구 같은 물건도 나온다.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짜 골동품이 활개치는 이 세상에 이들 손아귀에 진짜 골동품이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그 것이 진짜라 해도 구입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이들과 협잡해 문화재 도둑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말이다. 256원에 줘도 안산다.

 

현지인의 말로는 이 것이 남성의 성기라고 하는데 사실 여부는 나도 모른다. 우선 실감나게 안생겼다. 이렇게 우아하고 섬세한 건축물에 새겨진 부조가 이렇게 표현이 엉성하다? 그게 사실이라면 집창촌이었을까.

 

종주대로 저멀리에 혼자서 걸어오는 나카무라상

 

여기서부턴 건축 시대가 다른지 주름무늬로 되어 있어 다른 분위기를 낸다.

 

 

가장 온전해 보이는 기둥머리를 찍어 보았다.

 

김경애 선생님 부부와 나카무라상

 

 

시간 가는줄 모르게 넋놓고 보던 투어팀 일행은 이 곳을 떠나

 

 

폐허의 유적 도시로 갔다. 이 곳은 Dezert City로 불리운단다. 입장료 75파운드를 내고 들어갔다.

 

남아있는 이 도시는 형태로 보아 그리 오래된 유적은 아닌듯하다.

 

 

 

유적 멀찍이 양떼를 몰고 가는 목동이 인상적이다. 폐허와 양떼, 그리고 목동. 왠지 머시기한 풍경에 보는 느낌 역시 머시기하다.

 

이 곳에 대하여는 아는바가 전혀 없다. 현지에서 좀 알아볼걸 그랬다. 역시 패키지로 가니 사전 준비도 안된 장소에 들른 곳이라 자료도 없고... 지금 생각하니 궁금해진다.

 

 

 

 

 

 

사막의 도시를 떠나 마지막으로 갈 곳은 모자이크 박물관. 가던 도중 식사를 할 만한 곳이라면 내려준 곳이다.

 

주변엔 빵을 구워 파는 집들만 즐비하고 똑똑하게 앉아 식사를 할만한 곳은 없었다.

 

나는 이 집의 빵이 맛있어 보이길래 성큼 들어가 빵을 하나 사보았다.

 

 빵을 굽는 모습도 직접 보았다.

 

빵은 왼쪽의 것(20SP)을 하나 사서 콜라(20SP)와 함께 먹어보았다. 생긴게 너무 맛있어 보였지만 나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빵 맛이 좋은 시리아에서도 단연 감동이다. 단 맛은 전혀 없고 안에 치즈가 들어 있어 간간하다. 이걸 먹고 핏자처럼 생긴 걸로(15SP) 하나 더 먹어 봤다. 맛있지만 첨 먹어본 빵의 맛에는 좀 떨어진다. 결국 처음 먹었던 그 빵을 또 하나 사서 먹으니 빵 세 개를 먹은 셈이다. 터질 지경으로 먹고 빵빵해진 배에서 배꼽을 통해 먹은 빵이 나올 것만 같다. 나까무라상이 어이없어 하더니 도데체 얼마나 맛있길래 그러는지 궁금했던가 보다. 배부르다던 그도 사서 먹어보더니 맜있다며 웃는다.

 

대충 식사가 끝나자 기사는 다시 일행을 싣고 모자이크 박물관으로 갔다. 하마 북서쪽 Mardeh 에 있는 이 곳 역시 론니에도 나오지 않는 곳이다.

 

이 곳을 들어가더니 나카무라상이 내게 가장 먼저 한 말른 "당신 꼭 중동인 같구려." ㅡㅡ; 머여???

 

박물관에 들어가면 회랑 형태로 된 전시실이 있고 가운데에도 자그마한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이 곳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물론 이 사진들은 도촬해온 것이다.

 

전시관 내에 설치된 전시물은 물론 야외에 전시된 것도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규제는 별로 하지 않는다.

 

걍 가급적이면 찍지 말란 소린가?

 

그래서 가급적이면 안찍을려고 노력한게 이만큼이니 욕하지 마셈.

 

동물과 문양이 주류가 되어 전시한 걸 봤을 때

 

작품속에 시대의 관심사를 담는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상당히 오래된 작품들이 아닐까싶은 생각이 든다.

 

작품 대부분이 동물 아니면

 

문양이다.

 

 

 

 

이 곳을 나와 투어 버스를 타고 다시 하마로 돌아옸을 때는 오후 세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 곳 하마에 있다는 시타델을 해가 지기 전에 보기 위해 적지 않은 거리를 물어서 물어서 혼자 찾아 갔다. 안내 표지판 설치도 넘 인색해 찾기도 쉽지않았다.

 

간신히 찾아 갔을때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금은 어린이 공원이 되어버린 이 곳은 한 쪽 귀퉁이에 선심쓰고 남겨둔 터만 덩그라니 동뎅이쳐져 있는데 꼴에 알량하게 남은 유적을 보호한답시고 난간을 쳐서 못들어가게 했다. 론니에 이거 볼만한 sight라고 소개한거 누구여? 씨근덕

 

몇 개 놓인 석관이 그나마 볼거리였다. 시간 아까! 노동력 아까! 보려고 기울였던 관심조차도 아깝! ㅡ,.ㅡ;

 

돌아오는 길에 이미 해는 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호텔로 돌아가다가 꼬질꼬질한 거리에 럭셔리한 가게가 보이길래 뭔가했다. 삼성 휴대폰 가게다. 삼성이 어딜가나 대우는 받는 모양이다.

 

호텔 돌아온 나는 바로 근처 시장통을 들러 보았다.

 

역시 난 시장통이 좋다. 한 나라의 시장통을 가보면 다른 나라하고는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지만 그 나라의 시장통은 거기서 거기고 맨 똑같은데도 뭐가 그리 좋은지 모르겠다.

 

괄가게

 

 조명을 밝힌 사원의 미나레

 

절인 올리브 가게

 

치즈가게. 두부가겐줄 알았다. ㅡ,.ㅡ;

 

 

푸줏간

 

다니다 보니 짱아찌 가게도 보인다.

 

짱아찌별로 사진을 찍었더니

 

젊은 사장이 맛을 보라며 오이 짱아찌를 한 개 손에 쥐어주며 먹어보란다. 울 나라의 오이지와 맛이 흡사해 감격했다는...

 

 

내게 오이지를 맛보여준 젊은 사장과 그 옆엔... 모르겠다. 친군지 아님 웬순지 뭐 되겠지 뭐.

 

 

 

호텔로 돌아가니 김경애 선생님이 맥주 한 잔 하잔다. 나는 얼른 나가 통닭을 하나 샀고(350SP?) 김선생님은 맥주를 샀다.

 

프랑크푸르트 맥주란다. 참 여기와서 낯선 맥주 많이 먹어본다. 맨날 먹는 하이네캔 같은건 언제든지 먹어볼 수 있으니 난 이런 접하기 힘든 맥주가 좋다.

 

맥주와 통닭으로 그들먹해진 뱃속의 포만감과 정신세계가 약간 알딸딸해지자 나는 다시 시샤가 하고 싶어졌다. 수차 근처의 비닐하우스처럼 생긴 카페로 가봤다. 너구리 소굴처럼 자욱한 안개에 사람들이 앉아 대부분 포커들을 즐기고 있었다. 이게 카페여? 비닐하우슨지 너구리 소굴인지. 게다가 시끄럽긴 협잡할인 시장통을 방불케 한다. 앉고싶은 생각이 안든다.

 

바깥으로 나오니 몇 몇 사람들이 난로를 때우며 시샤와 차를 즐기고 있었다. 나도 그들의 허락하에 여기서 함께 즐겼다. 영어를 아는 사람이 없으니 대화는 없었다. 그래도 시샤와 차 그리고 난로가 내게는 충분한 즐거움이 되었다.

 

내가 마신 터키시 커피

 

과일향 시샤.

 

이제 시리아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이 났다.

다음날이면 레바논으로 떠날 참이다. 나는 호텔 지배인인 압둘에게 부탁하여 레바논 트리폴리로 가기 위해 세르비스 수배를 부탁했다. 09:00까지 데리러 오기로 했다.

 

5일간 이 곳 시리아를 싸돌아 다니며 느낀 점들을 함 정리해 보자.

이  곳 시리아에서 처음 도착한 곳 다마스쿠스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영상들을 기억 속에 담고 왔다. 또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도시 다마스쿠스는 방문한 것 자체도 감격스럽지만 잊을 수 없는 친구들을 내게 덤으로 선사했다. 암자드, 룰라 그리고 라시드가 그들이다. 게다가 아랍음악에 관심이 많은 내가 그들과 함께 생음악으로 바로 옆에서 들어 보았으니 이 또한 놀라운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다마스쿠스에서 만난 세 친구는 내게 중동 회교국에 대한 나의 선입감을 송두래째 벗어버리도록 도와준 소중한 친구들이다. 그러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로 그들과의 연락을 유지하고 싶어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메일을 보내 보았지만 실패했다. 중동지역은 인터넷 주고 받기가 아직 좀 무리인가보다. 다만, 룰라에게 보낸 메일만이 실패를 하지 않은 것 같은데 회신이 없으니 궁금하다.

다마스쿠스에서 어둠이 깔리고 조명으로 불밝힌 우야마드 모스크의 장엄함은 물론 올드시티의 아름다운 시장 역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잔상이다.

팔미라에 도착하고도 언어 소통이 되지 않아 30분을 걸어 되돌아와야 할 거리를 더 타고 갔으니 바보같은 일이었지만 이 것도 역시 지금도 생각나면 웃음 나오는 멍청이의 명장면이다. 팔미라의 거대 유적은 가장 인상적인 곳 중 하나였으니 이 도시 역시 두고 두고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알레포에서는 구시가지의 서민 주거지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자그마한 출입구를 빼고는 미로 같은 좁고 얽힌 길을 형성하는 높은 벽은 침략의 역사가 만들어낸 산물이 아닐까싶다.

이 곳 하마는 그리 볼 것은 없지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수차가 있다는 사실 외에도 이 곳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의 아파메아 유적은 내게 크나큰 감동을 주었다. 밝은 회색빛 종주대로의 저멀리 까마득한 촛점은 지금 돌이켜도 다시 보고싶을 만큼 아름답다.

시리아의 역사는 침략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다. 알렉산더로부터, 로마로부터, 십자군으로부터 유린당한 역사의 땅에서 그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과거의 적들이 남긴 유산으로 오늘날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으니 이 아니 희안한 일인가.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이 곳 시리아의 빵은 어디서 어떤걸 사먹어도 맛이 뛰어나 방문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겐 강추함.

이제 이 곳의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레바논으로 넘어 간다.

시리아 땅에 찍은 나의 발자국들이여 나를 잊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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