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07 캄보디아

(씨엠립6)따솜→끄롤 꼬→닉 뽀얀→쁘레아 칸→올드마켓

코렐리 2007. 8. 28. 14:18

다음 코스로 이동한 곳이 따솜(Ta Som)이다. 12세기말 자야바르만 7세(Jyavarman VII)때 지어진 바이욘 양식의 불교 사당이다.

 

수르야바르만 2세가 후사 없이 사망하자 왕권타툼 끝에 투르부바나디트야바르만이 왕권을 평정한 뒤 참파족과의 전투에서 사망하자 수르야바르만 2세의 사촌인 자야바르만 7세가 등극하여 자신의 부친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사당이라고 한다.

 

이 곳은 신전이 아닌 개인 사당인 관계로 소박하고 아담하게 지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벽에 새겨진 조각과 문양들을 보면 보통 공을 들인 사당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같은 위태위태한 모습이다.

 

이 곳도 많이 훼손되어 있을 뿐 아니라

 

무너져가는 곳도 군데군데 눈에 띠었다.

 

이 곳은 약간 꽉막힌 느낌도 없지 않지만 두리번 거리며 조각을 감상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한 곳이었다.

 

조각은 아무래도 반띠아이 스레이를 보고 와서 그런지 눈에 차지 않았지만

 

바이욘의 미소도 있고

 

유적을 괴롭히는 이 나무가 감싸고 있는 문은 환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오른쪽 구석으로 가면 나무에 가려진 압살라도 보여 나름대로 우아한 곳이었다.

 

다음 행선지는 끄롤 꼬(Krol Ko)였다. 그리로 가자니까 툭툭이가 그 곳은 볼게 없으니 그냥 닉뽀얀으로 넘어가잔다. 이젠 나의 계획에 대한 툭툭이의 조정 시도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갈 것이고 더 이상 나의 계획에 의견을 넣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더니 머쓱해 했다. 이 웬수는 고객을 원하는대로 조정하길 좋아하는 것 같았다. 어쨋든 우리는 우기고 갔다. 과연 남은 것이라곤 폐허뿐이었다. 아무리 남은게 없다 하더라도 유적을 찾아 다니는 재미가 있는 만큼 포기할 내가 아니었다. 그건 까칠하기로 유명한 뜀영감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남은 것중 굴러다니는 것을 얼기설기 주워모아 놓았으니 이게 어디에 붙어 있던 부분일까. 하단으로 갈수록 제대로 맞춘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나마 온전하게 남아있는 조각이 이정도다.

 

폐허의 담벼락을 괴롭히고 있는 나무. 꼭 담벼락을 한움쿰 집어가려는 괴물의 손으로 보인다.

 

뜀영감은 이 나무의 다른 면을 보고 응큼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뭔지는 말안하겠지만 예끼!

 

여기서 조금만 걸어가면 닉뽀얀으로 통하는 오솔길이 나온다. 어딜 가도 작품성이 높지 않아 보이는 바이욘과 앙코르와트의 그림을 팔고 있었는데 여기서 가까이 볼 수 있었다.

 

시골 이발소에 걸어두면 딱이다. 거저 줘도 가져가기 귀찮은...

 

닉뽀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건축물이다. 이 것은 연못의 한 부분을 외곽에서 본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안에서는 연못의 물이 떨어져 그 물로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나는 그걸 모르고 외관을 감상하느라 들어가 보질 않았다. 함 들어가 볼걸.

 

여길 올라가 안을 들여다 보면 이렇게 생겼다.

 

그 안을 더 들어가면 더 큰 연못이 있다. 비가 오면 이 곳이 물에 탑을 툴러싼 터만 남고 모두 물에 잠긴단다. 왼쪽의 말대가리는 헤엄치는 형상이 되겠지. 이 것이 독특한 형태의 수상신전이다.

 

닉 뽀얀(Neak Poan)은 12세기 후반 자야바르만 7세 시기에 바이욘건축양식의 불교유적으로 또아리를 튼 뱀이라는 뜻이라 한다. 신전의 하단에 7개의 머리를 가진 물의 정령 나가가 고개를 들고 있는 형상이 있고 계단 자체가 뱀의 또아리라 한다. 이 뱀신 나가는 비가 오면 수행중인 석가모니 머리 위에서 몸을 펼쳐 보호했다고 하는데 중생들을 보호하는 수호자로도 숭배를 받는다고 한다.

 

애들 장난감도 아니고 엉성하고 우습광스럽게 대충 만들어 놓은 듯한 이 석상은 전설을 갖고 있다. 독실한 불교신자이자 무역상인인 심할라(Simhala)가 폭풍우에 배가 뒤집히고 괴물의 먹이가 되려는 순간 관세음보살께 기도를 드리니 말(발라하)로 현신한 관세음보살이 이들을 육지(스리랑카)로 인도하였다는 전설을 담고 있는데 말상 주변엔 물에 빠진 인간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이제 막 육지에 도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하게 훼손된 이 조각을 프랑스 발굴팀이 복원했다고 한다. 훼손이 심해서 복원해도 거시기하다.

 

 

닉뽀얀에서 나와 쁘레아칸으로 이동하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 근처 매점에서 한 어린이가 다가와 엽서를 팔고자 했다. 필요한 물건이 아닌 만큼 안산다고 했더니 다른걸 사라고 한다. 장사를 하는 와중에도 어린애는 역시 어린애다. 뭔가 사라고 조르는 와중에도 툭툭에 몸을 기대 집중력 없이 비비고 꼬는 모습은 여느 아이들과 같았다. 뜀도령이 웃으며 "물이 있냐"고 물었다. 소녀의 대답 "원 달러 투 워터" 우리나라에서 파는 물값이다. 뜀도령이 짖궂은 표정으로 "원 달러 쓰리 워터"라고 했더니 어린애의 천진함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어리광 "아...잉! 원 달러 투 워터 잉!" 라며 칭얼거린다. 뜀도령의 느끼한 어리광 답변"아...잉! 원 달러 쓰리 워터 잉!" 결국 어린애가 뜀도령의 협상력에 밀려 물 세 개를 가져왔다. 귀여운 이 소녀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소녀야, 터키에서 뜀도령이 물건값 깎는 솜씨를 봤다면 그 공력에 놀랐을게다. 아마도 많이 봐준걸껄? 물 가질러 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며 공부는 안시키고 장사를 시키는 현실을 보며 뜀도령이 한마디 한다. 누가 학교쟁이 아니랄까봐 티낸다 티내.

 

이 곳은 쁘레아칸 입구.

 

유해교반(젖의 바다를 젓는 형상)의 다리에서 내다 본 풍경 

 

 

무슨 꽃인지 모르겠지만 달랑 한송이만 피어서 눈에 확 띠어 더욱 예쁘게 보인다. 뜀도령이 이 꽃에 키스했으니 곧 시줄어 죽었을거다.

 

쁘레아칸(Preah Khan)은 1191년 자야바르만 7세때 완공된 바이욘건축양식의 불교사원이다. 신성한(쁘레아) 칼(칸)이라는 의미의 이름이라고 한다. 따 쁘롬은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지은 반면 자야바르만 7세가 아버지를 위해 짓기 시작하여 참족(오늘날의 베트남 중부)과의 전쟁후 완공되었단다. 쁘레아 칸은 따쁘롬과 달리 남성적 분위기가 강하다고 한다. 전면에 나타나는 서쪽 탑문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문지기 석상의 머리가 어디가고 없다. 도굴꾼들이 떼어 갔다면 탐낼만큼 잘생겼나보다.

 

수도 없이 많은 부처상 부조 중 하나

 

탑문입구 위쪽 조각

 

성소 안으로 들어갈수록 문은 점점 좁아지도록 만들었는데 들어갈수록 몸을 낯추어야 하는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것도 시바신의 상징인 링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게 왜 불교 건축에 자리하고 있을까.

 

아래쪽의 홈에는 부처상이 각각 새겨져 있어야 하는데 이 곳엔 없다.

 

내팽개쳐진 손종처럼 생긴 이것은 또 무엇일까

 

압살라

 

파르테논 신전같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순간 무딘 내 느낌도 아주 형편없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스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뜀도령의 설명이 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크메르 왕조의 시조인 자야바르만 2세가 태자에게 신검을 물려주었고 참족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신검을 이 사원에 모셨는데 바로 이 곳에 모셨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이제까지 본 나가상 중 가장 화려하다.

 

이 멋진 테라스는 무슨 용도였을까.

 

동쪽 탑문은 국왕전용 출입구였다고 한다. 나무가 멋드러지게 버티고 있다.

 

늦은시간까지 강행군을 하고 돌아다녔더니 지치기도 했지만 배도 무척 고팠다. 우리는 툭툭을 타고 올드마켓으로 이동했다. 시장통은 어렸을 때 어머니 손을 잡고 따라 다니던 그 부뉘기에 다름 아니었지만 이따금 다른 풍경도 보이곤 했다. 생선 판매구역. 

 

닭고기 판매구역

 

과일판매구역. 알아볼 수 있는 과일은 리치슈노아 뿐이었다.

 

채소판매구역. 엉! 조선배추도 보이넹.

 

정육점에 걸린 소시지. 전통 소시지인가보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이걸 사다 어디서 조리하랴.

 

 

올드마켓 외곽 부분 도로에 접한 간판도 없는 서민식당을 찾았다.

 

우선 하이네켄 맥주부터 한 잔 하고 볶음밥과

 

볶음국수를 시켰다. 볶음 국수는 국내에서 먹어본 것과 맛이 좀 달랐다. 면발은 사발면처럼 잘고 단맛이 너무 강했다. 이걸 먹는데 바로 옆에서 지붕을 수리하고 있어 종종 먼지가 날아왔다. 에이 씨!

 

올드마켓에 빼곡히 주차된 오토바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