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7.28.(일)~29.(월)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중앙아시아에 한 번 쯤 한 군데 정도는 꼭 가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다. 카자흐스탄은 잠깐 다녀오기에 땅뙤기가 너무 커 보였고, 우즈베키스탄이 그나마 짧은 휴가기간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은 만만한 자신감이 어느새 자리잡고 있던 터였다. 직장에서 처음으로 셧다운 휴가제를 시행하게 되었고, 그 기간에 맞추어 3월의 어느 날 여름휴가를 위해 항공권을 검색해 보았다. 셧다운이 시행되는 그 기간은 연중 항공권이 연중 가장 비싼 시기였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환승 항공기가 아닌 아시아나항공 직항이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인 768,700원에 검색되었다.
가는 일정: 7월28일 17:05 인천발 같은 날 20:20 타슈켄트 도착
오는 일정: 8월06일 22:20 타슈켄트 출발 다음날 08:55 인천도착이었다.
이 시기면 성수기인 관계로 어지간해서는 항공권 가격 때문에 기피하는 기간이었지만 직장에서 처음으로 셧다운 휴가제를 시행하는 터였다. 내가 없는 사무실 쓸데없이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 속편한 시기여서 그 또한 좋았다.
결심을 굳히고 항공권을 구입했다. 드디어 중앙아시아에 갈 기회가 만들어졌다.
6월이 되자 강진에서 교사생활에 몸담은 영봉군한테서 전화가 왔다. 전부터 자유여행 함 해보고 싶어하던 차였고 마침 우즈베키스탄 이야기를 꺼내니 무척이나 반색을 하는 눈치였다. 같은 항공권을 뒤져보니 그 시기가 원래 성수기여서 그랬는지 처음 항공권을 구입했던 그 시기와 비교해 값도 거의 오르지 않아 768,800원에 검색되었다. 그새 100원 올랐다. 일행이 생기는 것도 좋은 일이다.
론니 플래닛이 출간한 우즈베키스탄 가이드북을 한 권 샀다. 가이드북과 블로그 여행기들을 뒤져 보니 가장 가볼만한 곳이 히바, 부하라, 사마르칸트, 타슈켄트였다. 시간을 절약하자면 도착하는대로 가장 먼 히바로 항공이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섰다. 이리저리 인터넷 수소문 끝에 우즈베키스탄 국내선 항공권 구입이 가능한 사이트를 찾아내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항공권을 이미 구입한 인터파크에서도 예약이 가능했지만 나중에야 알았다. ㅡ,.ㅡ;
타슈켄트 도착 후 호텔 잡으면 빨라야 밤 12:00 정도는 될 터였다. 익일 아침 07:25 타슈켄트 발 08:55 우르겐치 도착예정이었다. 호텔에서 다시 택시로 공항으로 다시 이동해야 했다. 좀 더 서둘렀으면 50유로 미만에도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떠나기 한 달 전이어서 값이 적잖이 오른 92유로짜리 항공권 편도 두 장을 구입했다.
출발 당일이 되어 영봉군은 일찌감치 공항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대학을 졸합하고 직장생활을 갓 시작한 외동딸 지현군과 함께 왔다. 나는 오후 반차휴가를 내고 퇴근하면서 바로 서둘러 오후 세시가 되기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부칠 짐 없이 일찌감치 공항에서 체크인 한 뒤 사회생할을 시작한 지현군이 사주는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 뒤 출국절차에 들어갔다.
시간이 그래도 남았다. 영봉군과 함께 간단하게 맥주한 잔 했다.
항공기는 지연없이 정시에 탑승구를 밀어내고 활주로로 이동했다.
예상대로 국적기의 기내식은 별로였다. 네덜란드항공의 끔찍한 기내식에 비하면 훨씬 낫지만.
할거라곤 영화보는 일 뿐이었다. 웨스트사이드스토리 한 편 보고 나머지 시간 이 영화 저영화 기웃거렸지만 컨텐츠가 별로였다.
맛은 없었지만 간식도 준다.
짐찾을 일도 없고 입국절차를 마치는대로 택시를 잡아탔다. 시내까지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숙소까지 5달러.
인터넷을 뒤져 봐 둔 숙소가 있어 택시를 타고 간 곳은 Gulnara B&B. 그곳은 공사중이어서 게스트를 받지 않고 있었다.
주인장에게 숙소 추천을 부탁했다. 그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도피 호스텔로 갔다.
방은 깨끗하지만 침대가 딱딱했다. 에어컨디셔너도 성능이 시원치가 않아 찬공기를 맞는데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건 우즈베키스탄 전역에서 느낀 문제였다. 물도 쫄쫄거리고 나왔다. 우즈벸,스탄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가 그랬다.
잠자리에 들기 전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국내선으로 갈 택시를 부탁했다. 프론트 직원의 영어가 시원찮은 수준이었지만 국내선 공항으로 갈 택시를 수배해 달라고 했으니 어련히 알아서 수배했을까 크게 걱정하진 않았지만 요르단에서 비행기를 놓쳐본 트라우마가 있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출발할 수 있게 했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도 포기하고 07:25 비행기를 타기 위해 05:00에 택시를 수배한 이유였다.
아침이 되어 택시가 도착했다. 이거 낵시냐? 불법영업 같은데... 어쨌든 실갱이하기 싫고 목적지에만 가면 되니 일탄 탔다. 그런데...
이상하다? 가는 코스가 전날 밤 호텔로 오면서 낯을 익혀 둔 그 거리도 아니고, 방향으로 봐도 이거 공항 방향이 아닌거 같은데? 어제 왔던 길을 되집어 가야 정상인거 같은데 갈수록 이상한 곳으로 간다. 공항으로 가는게 맞는지 재차 확인했다. 영어를 못하는 그는 손을 흔들어 짐짓 확신을 주며 염려 말란다(멍청이의 말은 믿으면 안되지만 이 친구가 멍청이란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그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데 가는 길이 그 길 뿐이겠냐. 헌데 열차가 다니는 외진길로 가니 더욱 이상했다. 열차가 지나가자 철길을 넘었다. 철길 넘자마자 울타리 조차도 없는 공군기지가 나타났고 운전기사는 급기야 기지 안 저 멀리에 서 있는 수송기 방향으로 돌진했다. 어? 뭥미? 일단 차를 세웠다.
"스탑! 스탑! 짐 머하능겨?"
초소도 보이지 않고 소총 들고 접이식 의자에 앉아 멍때리던 병사 하나가 퍼뜩 정신이 들었는지 허겁지겁 달려왔다. 도메스틱 에어포트가 공군기지인 줄 알고 우릴 여기까지 끌고온 거였다. 도대체 어느 놈이 똘비냐. 호텔에서 도메스틱 에어포트로 갈 택시를 수배해 달라는 주문을 받고 택시회사에 전화한 프론트 직원이 문제냐, 아님 국내선 공항이 공군기지인걸로 잘못 안 택시기사가 문제냐. 아무래도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민간인이 군용 수송기를 탈거란 망상을 한 것도 모자라 공군기지 안으로 택시가 돌진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상상초월 택시기사가 더 의심스럽다. 이쯤 되면 접이식 의자에 앉아 멍때리던 병사가 제대로 근무했다면 우리는 택시에 탄 채로 총알 세례를 받았어야 정상이다. 이 멍청한 병사는 대체 수송기로 돌진하는 택시에 뭐가 든 줄 알고 허겁지겁 우릴 세웠을까. 테러범 차량이었으믄 넌 이미 죽은겨. ㅡ,.ㅡ; 보초병의 무개념 덕에 살았다고 해야되나? 가지가지 수수께끼로 남는 희한한 사건이다. 지금 생각하니 살아 돌아온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 골때리는 시추에이션이다. 아 염병.
나는 그제서야 소릴 질렀다.
"여긴 군기지잖아. 공항으로 가자고. 여기가 아니고!"
영어를 알아듣는건 절대 아닌 것 같았다. 병사가 달려왔고, 운전기사는 잘못 찾아왔다고 설명하는 것 같았다. 차는 다시 되돌려져 나왔다.
"우리는 국내선공항으로 간다고. 군부대 아니고. 우린 우르겐치로 갈거랴고 우르겐치, 우르겐치!"
"우르겐치"란 말에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것 같다. 에혀~
다행이도 아직 두 시간 가까이 남았다. 국내선은 1시간 전에 도착하면 뒤집어 쓰지만 전에도 비슷한 경험으로 비행기를 놓친 경험이 있었으니 그 트라우마 때문에 만에 하나를 위해 일찍 공항으로 갈 작심을 하고 있었던 것은 영어가 시원찮은 프론트 직원 때문에 불안감이 배가되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운전기사는 두세술 더 떴다.
그 가운데서도 이 인간이 제대로 공항에 데려다 줄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지만 가다보니 눈앞에 나타나는 공항 이정표에 적이 마음이 놓였다. 우여곡절 끝에 한시간여 남겨둔 채 공항에 도착했다. 전 날 공항에서 숙소까지 5달러가 들었으니 5달러만 주고 하는 꼴을 봤다.
왜 이것만 주냐고 되물어왔다. 영어는 아니었지만 표정과 말투가 그랬다.
"당신 실수로 더 다녔잖아. 우리 늦을 뻔했어."
제시간에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심술기가 영어를 조금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을 놀려먹을 생각으로 발동했다. ㅋㅋ
좀 더 강하게 나오면 돈을 더 줄 생각이었지만 그냥 간다. 어? 더 줄려고 했는데... 그는 갔다. 바보.
시간은 널럴하게 남았다. 멍청한 택시기사 덕에 지루한 시간은 덜 보냈다.
항공기는 지연없이 07:25에 출발했다.
9:00 정도에 우르겐치에 도착했다.
택시기사들이 몰려온다. 공항에서 외국인이 공항을 나가는 방향으로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를 탄다는 것은 이 곳 물정을 모른다는 증거이고 외국인이면 바가지요금의 표적인건 기본상식이다. 눈치를 잡은 택시기사들이 히바 가느냐고 물어온다. 그렇다고 하면 자기 차를 타란다. 어차피 탈 생각도 없다. 바가지요금의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두어명을 컨택해 보았다. 40km 거리다. 대부분 200,000숨 이상을 불렀던 것으로 기억된다. 영봉군에게 이러한 나의 경험을 이야기 해 주고 나서 일단 공항을 벗어나 환전한 뒤 가까운 곳에 있는 큰 시장에서 늦은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고 그 곳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가기로 했다.
공항에서 시내 방향으로 일단 나갔지만 오가는 택시는 보이지 않았다. 길이 운치있어 그냥 무작정 걸었다. 15~20분 정도 걸으니 환전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찾던 은행이 하나 나왔다.
들어가서 환전 창구를 찾아보았다.
이 곳은 돈단위가 커서 100달러만 환전해도 돈보따리를 내주고 그게 또하나의 짐이 되는걸로 악명이 높다. 그래도 200달러를 내놓으며 환전해 달라고 했다. 창구 직원이 뭐라고뭐라고 했지만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직원들은 우리가 환전을 원한다는것은 감잡은 것 같은데 뭔가 문제가 있는 모양이었다. 환전이 불가능하단다. 이럴 땐 설명을 요구하는게 상 책이다. 영어로 소통이 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영어로 떠들며 설명을 요구하면 결국 고민하다가 환전해 주는건 멕시코에서도 이미 경험해 본 바다. 물론 여기서도 멕시코에서도 환전을 해 줄 수 없는 것은 정해진 환전 시간 때문인지 환전은 안되는 은행인지 아직도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통하는 방법이었다.
직원 하나가 잠깐 기다리라며 2층에서 왠지 나이 좀 들어 보이는 러시아계 혼혈로 보이는 여직원이 내려왔다. 대단한 매력의 소유자였다. 그 후로 우즈베키스탄을 떠나는 날까지 본 가장 미모가 뛰어난 여인이었지만 거짓말이 일상인 TV를 믿는 사람들 확신대로 김태희가 밭을 갈고 전지현이 소를 모는 그런 땅이라는 소린 완전 개뻥임을 미리 밝혀둔다.
그녀는 환전이 안된다고 했다. 이유를 물었지만 그녀는 그걸 설명할 만큼 영어가 능숙한 사람은 아니었다. 결국 그녀는 다른 직원들과 한참 이야기한 끝에 환전할 수 있도록 알선해 주었다. 200달러 내놓고 1,730,000숨을 받았다. 1달러에 8,650숨인 셈이네.
환전이 끝난 뒤 그녀에게 감사를 표한 뒤 근처에 매우 큰 시장이 있는걸로 아는데 가는 길을 알려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친절하게 밖에까지 따라나와 방향을 찔러 주었다.
결국 그 시장을 찾았다. 여기저기 샤슬릭을 굽는 식당들이 보였다. 그 중 이 집이 가장 나아 보였다. Cafe를 Kafe로 표기하는건 이나라 식이냐.
일잔 목에서 퍽퍽 메이는 빵 나와 주시고 음료수 주문...
똥밟았다. 특이하게 생겨서 한 번 주문해 봤다. 페루에서 먹었던 잉카콜라하구 맛이 똑같다. 잉카콜라는 무슨 맛이냐구? 이름만 콜라지 밬카스하구 똑같다. 더럽게 맛없지만 돈이 아까워서 다마셨다. ㅠㅠ
고기를 다져 구운 샤슬릭. 함께 얹어주는 생양파가 신선하다.
그리고 이건 화덕에 굽는 우즈베키스탄식 만두인 삼사. 양고기와 양기름을 다져넣고 만들었다.
화덕에 구운 탓에 표면 빵이 좀 질긴게 흠이지만 맛있다. 식비 18,500숨 지불.
식사 후 시장을 둘러 보았지만 그닥 우리네 재래시장과 다를바 전혀 없어 그닥 재밌진 않았다. 뭔가 파는 옷이나 채소 등이 우리와 다른게 좀 눈에 띠어 주고 특유의 문화적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데 볼거리로서는 그게 좀 부족하다.
이제 택시를 알아보기로 했다. 시장에서 나와 길을 건너니 그 곳은 거대 차고지 같은 곳이었다. 지방과 지방을 잇는 택시가 즐비하다. 이사람저사람이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다. 나는 나대로 한 명을 잡고 물어봤다.
"히바까지 얼마예요?"
기대하지 않았던 엄청 저렴한 요금이었다. 귀를 의심한 나는 재확인을 위해 되물었다.
"얼마요?"
"5만숨."
"OK"
운이 좋아 정직한 사람을 만났다. 공항에서는 절대로 만날 수 없는 행운이었다. 거리상으론 40km 떨어진 곳이다.
우리를 히바까지 데려다 주고 발길을 돌리는 택시.
이찬갈라 단ㅂ지성벽과 입구부터가 감동적일 정도로 이국적이어서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오길 잘했어.
이찬칼라 입구 건너편에는 고대 유적 같은 모양새의 호텔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이 곳은 번잡하다. 한 번 쯤 구경할만한 가지츠는 있어 보이지만 일단 숙소는 조용하고 봐야 된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
문제의 호텔에서 다시 뒤돌아 본 이찬칼라의 고풍스럽고 이국적인 모습
영봉군도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이고
나야 말할것도 없지 딱 내스타일이다.
단지 무척 덥다는게 좀 문제이긴 하다.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찬란한 건축물이 눈을 압도한다. 뭐 이런기 다있노?(개만족의 표시)
이 곳의 관광지도도 도자기로 구워 감각적으로 설치했다.
론니 플래닛 지도를 보고 찾아간 숙소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3인실에 배정받아 들어간 방.
깨끗하고
욕실 청결이 특히 만족스럽다.
식당도 감각적이지만 이 곳은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아 덥다.
식당에서 우리 방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긴다.
1층 로비에서 바라본 출입구
호텔로비에서 안쪽으로 들면 식당이 있고 식당 한 쪽 구석에는 음료수냉장고가 버티고 있는데 그 안에서 추파를 보내오는 맥주의 유혹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선 뿌리치기 쉽지 않다. 로비에 값을 치르고 데려왔다. 따라오라우!
어머 저요? 오호홍 아이 좋아라...
벽에 걸린 그림과 옷걸이 조차도 감각적으로 배치된 이곳 호텔방도 이국적 풏취를 즐기기엔 손색이 없다. 아무리 싸구려 게스트하우스라 해도 숙소는 고르고 골라야 한다는 내 지론에 딱 들어 맞는다.
만만치 않았던 여정에 필요한 약간의 꿀같은 휴식 후에 더위를 무릅쓰고 밖으로 나갔다. 아래 건물은 우리 가 묵은 숙소
우리가 숙소를 나온 첫 번째 목적은 다음 행선지로 이동할 열차표를 미리 확보하는 일이었다. 그게 확보가 되어야 이 곳에서의 일정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터였다.
입구를 향해 다시 걸어나갔다.
이미 다 본것들이었지만 볼수록 더해지는 이국적 건축물의 정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입구로 가다 보면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대부분 저렴하면서도 만듦새는 아주 좋은 편이다.
더운 곳에서 털모자를 파는걸 보고 의아했다. 주인이 머리에 씌워줘 본다. 더운 지방에서 털이 수북한 동물들이 얼마나 더울까 하는 생각은 편견이었다. 양털모자는 엄청 시원했다. 뙤약볕의 열기를 양털이 오히려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사지는 않았다. 모양새가 너무 아닌걸... ㅋ
이찬칼라 단지 밖으로 나왔다.
대로변으로 걸어나가
버스를 타고
기차역부터 찾아갔다. 아뿔싸. 예매 가능시간이 있는데 그걸 지나버려 영업 종료. ㅠㅠ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우리를 기차역으로 데려갔다가 다시 이찬칼라로 데려다 준 4번 버스.
이찬칼라로 다시 들어오자마자 한 노인이(솔직히 이 곳 사람들은 중년만 되어도 나이가 많이 들어보여 가늠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어쨌든 육안으로 보기엔 노인이었다) 유창한 한국말로 우리에게 접근했다. 가이드가 필요하면 말하란다. 하지만 우리는 사막여행이라면 모를까 우리 스스로 알아서 할 참이었다. 사막여행도 자신이 알선하고 가이드 할 수 있단다. 우선 가고자 했던 게스트하우스 위치부터 물었다. 그는 친절했다. 우리는 낮에 만난 가이드 자처자의 소개로 그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생선요리 전문점을 택시 타고 함께 찾아갔다.
이 곳에는 야외 테이블과 칸막이를 해놓고 주변에 고무호스를 둘러치고 거기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미세한 물방울을 반사해 더위를 식히고 있었는데 제법 시원했다.
생선요리 주문은 가이드에게 일임했다.
ㅇ이 깊은 내륙에서 생선은 어떤 생선이었을까 궁금했다. 생선을 잡는 현장으로 가봤다. 요리 재료는 잉어였다. 사실 우리 조상인 윤관 장군님이 설화속에 여진족과의 전쟁에 패하고 홀홀단신으로 패주하던 중 강이 앞을 가로막고 있을 때 잉어에 신세를 진 일이 있어 윤씨는 잉어 먹으면 안되는데... 어쨌든 설화니께... ㅋㅋ
생선 요리에 들어갔고 우리는 기본으로 나온 빵을 안주삼아 맥주부터 마시기 시작했다.
이 빵 정말 맛있다. 빵에 고기를 넣고 구웠는데 빵 맛이 감동적이었던 시리아에서도 이런 빵은 먹어보지 못했다.
별천지같은 이 곳에서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며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의 청량감은 지금도 잊기 힘들다.
단쳉행만 다니다 개별여행에 대한 열망이 있던 차에 나와 함께 떠난 영봉군도 다행이 만족스러워 하는 눈치다사실 친한 친구지만 왠지 나의 여행 스킬에 테스트를 받는 듯한 자격지심 같은 느낌적 느낌이 잇었으나 이 친구 표정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아마도 내가 이런 생각을 한 걸 알면 이 친구 펄쩍 뛰지 않을까.
나야 말할것도 없지
보기엔 엉항하고 투박해 보이지만 이 샐러드 무척 맛있다. 소스가 궁금하다.
드디어 요리된 고기가 나왔다. 표면이 바작바작하게 아주 먹기 좋게 잘 튀겨졌다.
샐러드가 튀긴 요리의 느끼함을 엄청 덜어준다.
제대로 우려낸 맛있는 차는 아예 주전자에 가득 담아 통째로 내놓아 수시로 마실 수 있다.
바쁘다. 차도 마시고 맥주도 마시고 더운 여름날 저녁식사에 입은 냉온탕을 수시로 오간다.
우리를 식당으로 안내한 가이드. 우리를 이리로 데리고 와 얼마의 수수료를 받는지 모르겠지만 지불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만족스러운 분위기와 식사의 질. 추천할만하다.
가이드와 함께
뒤이어 나온 구이요리. 후추를 뿌려 구워 내 왔는데 맛의 강렬함은 튀김요리만 못하다. 부드럽게 잘 굽기는 했지만 순서가 뒤바뀌어 나왔으면 더욱 좋을 뻔 했다.
밥도 별도 주문했다. 역시 밥은 거의 반찬인 양 조금 나오고 요거트를 곁들여 먹는데 달지 않아 밥과도 잘 어울린다.
맥주와 생선요리로 거나하게 먹고 마시고(식비 245,00숨. 28달러 정도로 이 곳 기준으로 세 사람 식사면 상당히 비싼 셈) 나자 여행 첫날(? 실제로는 둘쨋날이긴 하지만 첫 날은 도착하자마자 잠만 잤으니 오늘이 실질적인 첫날인 셈이었다)의 만족감은 최고였다.
택시를 타고(택시 왕복 10,000 X 2회 = 20,000숨) 다시 이찬칼라 단지로 돌아오니 여기저기 비춘 조명에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왔다.
도자기 같은 타일로 건축물을 감싸는 경우는 이란 말고는 처음 본다. 조명을 받으니 더욱 아름답다.
야경에 취한 우리는 일단 이찬칼라 단지를 다 돌아보기로 했다.
밤마다 이런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잇는 이 순간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엇다.
음악 소리가 들린다. 사원으로 보이는 건물에 불이 훤하게 밝았다.
안타깝게도 우리가 너무 늦게 왔다. 이 곳에서 전통음악 공연이 있었던 듯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계속 다녀 보았다. 대문만 봐도 어찌나 섬세하고 아름다운지 눈의 호강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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