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12.(화)
필리핀 마지막 여행 날 아침. 배고프다며 다들 일어나 멀쩡하게 자는 사람은 왜 깨우냐 맛있게 자는 중이었는데. ㅡ,.ㅡ;. 가이드 역할을 하던 다이빙 강사 오기도 전.
근처 아침 먹을 곳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나가봄.
현지화한 맥도널드 조식 메뉴. 진짜 맛없다. 왼쪽의 노란건 계란, 그 아래는 햄버거 속, 포장된 것은 비행쌀밥, 그 옆엔 다진 감자 튀김.
출발.
온천 리조트 중 한 곳에 들러봄.
내 보기엔 괜찮은 것 같은데 종환군이 전에 갔던 곳보다 못하다며 들어가 보기만 하고 뺀찌 놓음.
한국 교포가 세웠다는 근처 또다른 리조트로 변경.
아까 그 곳이 낫다고 생각했는데.
위 쪽으로 올라가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원처럼 조성해 놓은 온천탕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고
아래로 내려가면
그야말로 리조트 분위기 제대로 풍기는 크고 넓은 곳도 나온다.
쉬지 않고 마시면서
먹으면서
수시로 수영장이나
온천에 몸을 담근다. 더운 나라에서 그러잖아도 더운데 뭔노므 온천이냐 생각했다. 하지만 한여름에도 막상 목욕을 가서 탕에 들면 따끈해서좋고 몸이 빨리 달궈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몸이 더워져 바끙로 나오면 약간 더운 이 곳에서도 무척 시원하게 느껴진다. 싫증나면 찬물 풀로 들어가면 그만이다.
비까지 오니 더욱 좋다.
하루종일 이러고 쉬는 것도 아주 좋네.
주로 한국의 가요를 부르는 현지 커플 뮤지션. 노래와 연주실력은 상당하다. 장시간의 온천욕을 마치고 돌아가기 위해 밖으로 나와 먹은 음식값을 지불하는데 한참 기다려야 했다. 계산이 그렇게 어려운가...? 가이드는 아무 생각없이 음식값을 지불하고 우리에게 청구했다. 이 곳을 떠난지 15분쯤 되었을까. 가이드에게 연락이 왔다. 음식값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이었다. 내역을 보내 달라고 하니 문자가 그에게 왔다. 소주는 3병 마셨는데 8병이라니... 내역이 맞지 않아 다시 확인하고 보내 달라고 했는데 이번엔 더 황당한 내역이 왔다 세트메뉴 B란다. 세트메뉴 시킨 적 없다고 했더니 다시 내역이 오는데 이 번에도 맞지 않았다. 먹은 음식은 알지만 소주는 2병 마지만 맥주는 우리가 몇 병을 마셨는지 우리도 몰랐다. 대충 맞으면 차액을 보내 주는걸로 생각했지만 갯수가 틀리거나 전혀 엉뚱한 내역 제시를 반복하던 그들은 미안하다며 차액 청구를 포기하고 직원 전체 교육에 들어간다고 한다. 아,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푸닥거리 심하게 하겠군. ㅡ,.ㅡ;
나의 강력한 주장으로 레천이라는 새끼돼지 바비큐를 먹기로 정하고 나니 이상하게도 가는 곳마다 실패다. 첫 번째로 갔던 집은 메뉴가 바뀌어 레천을 취급하지 않았고, 두 번째로 간 이 집은 필리핀 전통식을 취급하는 업소였지만 레천은 취급하지 않는단다. 한국음식점으로 다시 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그냥 있는거 먹기로.
맛이나 비주얼이나 전혀 참치스럽지 않지만 이게 참치란다.
야채 볶음. 이름은 뭔지도 모른다.
볶음밥.
보니토 섬에서 먹었던 바로 그 바비큐 요리. 푸짐하게 먹던걸 요렇게 먹으니 시장스럽지만 맛은 역시 최고다.
바나나잎에 넣고 찐 밥. 이 것도 맛이 좋다.
필리핀 여행 내내 맛이ㅆ게 먹었던 산 미구엘 맥주.
밤비행기로 돌아와
다음날 아침이 되어 돌아왔다. 만만치 않게 피곤하고 힘든 여정이었다.
필리핀으로 배낭여행을 잠깐 고려했던적이 있었다. 가이드 북을 들여다 보고 접었다. 배낭 맨 채 돌아다니며 유적과 문화 들여다 보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리조트 일색인 필리핀으로의 여행은 그다지 매력포인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접고 있었는데 종환군의 스쿠버 여행 제안에 솔깃해 이 번 여행이 성사되었다. 스쿠버는 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으니 거절할 이유도 없었고, 마음이 잘 맞는 종환군, 성대군, 평원군과 함께하는 여행이니 더우기 안할 이유가 없었다.
나름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 되었다.
보니토 섬에서 내내 오는 열대성 비를 피해 바나나 지붕 아래에서 마신 산 미구엘 맥주와 열대섬에서의 휴양도 행복하고
바닷속 산호와 물고기를 20미터 수심하에서 보는 즐거움도 간과하기 어렵다.
온천여행이야말로 가지 않을 줄 알았건만 이 역시 즐거운 경험이었다.
더운 지방에서의 온천에 무슨 매리트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더운 곳에서도 막상 뜨거운 온천탕에 들어가면 뜨거워서 좋고(나이 먹었나보다) 나오면 몸이 식느라 시원함을 느끼는 희한한 경험도 좋다. 온천리조트에서 마신 맥주 맛도 잊기 어려울 것 같다.
어쩌면 야자나무 아래에서의 산 미구엘 맥주와 다이빙을 위해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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