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9.9(화)
여행중 시간사용계획에 민감한 나지만 비교적 넉넉하게 자고 일어났다.(8시 30). 호텔 정원 한켠에 면한 게스트하우스의 식당은 정원 자체를 즐길 수 었도록 설계되어 있어 아침식사를 하는 방문객들의 만족감을 크게 느끼도록 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오이, 멜론, 치즈, 토마토와 대추야자, 커피와 우유, 그리고 빵으로 푸짐하게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이 곳은 멜론 값이 싼지 굵직굵직하게 잘라 푸짐하게 내놓았다. 대추야자도 값이 만만찮게 비싼걸로 아는데 마음껏 집어가도록 부페식으로 준비했다. 아침식사를 마친 뒤 짐을 메고 나섰다.(09:10)
전 날 보지 못한 유적지를 마저 들른 뒤 이스파한으로 가는 버스를 탈 참이었다. 아무생각없이 미로와도 같은 게스트하우스 주변의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면 중요한 볼거리가 밀집해 있어 같은 곳을 두 번 가기도 하고 이따금은 본의 아니게 건너 뛰게 되는 곳도 생긴다. 이 날 아침은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다녔다. 역시 전날 거쳤던 같은 길을 여러번 거쳐야 했다. 세예드 로커나딘의 모슬렘.
안으로 들어가 봤다.
밖에서 보이는 돔과 내부 건물 입구만 보아도 오래된 건물임을 알 수 있다. 가이드북에는 별다른 설명이 없다. 내부에에는 타일 등 훼손된 내부장식 복원을 위해 철재 뼈대가 가득해 내부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안에는 이슬람 지도자의 관이 안치되어 있고 이따금 방문객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래의 탑은 공기순환을 통해 실내 공기를 냉각하는 기능을 하는 장치인 것으로 아는데 이게 어디에서 읽은건지 들은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중동 여기저시서 볼 수있는 시설이다.
이곳의 집들은 흙벽으로 되어 있어 무척 정감이 있고 푸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정교하지 않은 문틀에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대문이 자리하고 있다. 흙벽으로 지어진 대부분의 집들이 비슷비슷한 분위기를 내는 곳이지만 개성이 뚜렷한 대문들이 그 다양한 모양새만큼이나 정감을 준다. 밤색 철재대문.
하늘색 목재대문.
칠을 하지 않아 자연미 가득한 나무색 그대로의 대문.
보기에도 시원한 청색 나무대문.
전날부터 여러번 눈에 띠던 골목 안 이정표.
유적지가 밀집된 광장.
이 곳이 12 이맘의 무덤인지는 여러번 다니면서도 몰라 근처에서 어지간히 헤매고 찾아다녔다. 그것도 근처 information centerxdptj에 물어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ㅡ,.ㅡ; 건물이 평범해 보이는데다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이 곳이 중요 볼거리일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데다 안내문은 페르시아어이고 영문으로 표기해 놓은 곳은 Bogheh-e-Davazah Emam로 되어 있어 알려주지 않으면 알수도 없었다. 이걸 찾아다니느라고 적지 않은 시간을 어제부터 골목 바닥에 버리며 다녔건만 내부수리를 위해 당분간 공개하지 않는단다. ㅡ,.ㅡ;
이 곳에 있으면 이곳 주민들의 일상생활도 비교적 깊숙히 볼 수 있다. 일찌감치 가게문을 닫는 노인.
이 곳은 들어가 볼까 말까 약간의 망설임 끝에 방문한 동전박물관. 이 곳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에 한 번 들어가 봤다.
입구를 들어서면 동전을 만드는 실물 크기의 밀납 인형이 놓여져 있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면 가운데 정원을 가진 건물 안에 닿는다.
동전 주조에 사용된 여러가지 도구들이 놓여져 있어 처음엔 들어와 보길 잘했다는 착각을 잠깐은 했다.
동전과 동전을 주조하는데 쓰이던 물건은 그리 많지 않았는지 동전과는 상관도 없는 생활가재도구나 장비등이 주를 이루니 동전박물관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전시된 동전들. 정교하지 않은 모양새로 미루어 당시엔 위폐가 많지 않았을까 지레짐작해본다.
전날엔 바자르가 쉬는 통에 횡뎅그렁 했지만 이 날은 상인들과 행인들이 제법 활기를 띠었다.
이 곳 바자르도 무척 규모가 큰 편이었지만 이제 곧 떠나는 마당이니 전반적으로 둘러보기 보다는 일부만 잠깐씩 들러보았다.
이란의 바자르들은 그 형태나 내부의 모습이 서로 크게 다르지 않아 바자르를 모두 구경하는것도 그다지 큰 매리트는 없어보인다.
규모가 큰 바자르들은 옷감, 도자기, 양탄자, 의류, 신발, 유야용품, 금은방 등 구역별로 나뉘어져 있어 다 구경하자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구두점 앞에 모여든 젊은 여인들. 이란의 처자들은 얼굴과 손을 제외하면 모든 신체부위를 차도르로 가린다. 그녀들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몇가지 되지 않는다. 화장, 신발, 가방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젊은 처자들은 화장을 짙게 함으로써 개성을 표출하곤 한다. 코가 나오고 눈이 깊게 들어가 이목구비가 그러잖아도 뚜렷한데다 화장을 짙게 하면 이목구비는 더욱 뚜렷해진다. 돌아다니다 보면 화들짝 놀랄 정도로 미인이 많은 이유 중 하나다. 그러니 구두가게 쇼윈도에는 각양각색의 상품이 전시되어 그 앞에 모인 처자들의 여심을 있는대로 자극하곤 한다.
바자르 안에는 이따금 이런 형태의 상가밀집 건물도 심심치 않게 연결되어 있다.
바자르 안에까지 다 둘러 보았으니 이제는 다음 도시인 이스파한으로 떠날 일만 남았다. 더운 날씨가 나를 아이스크림 가게로 몰아 넣었다.
아이스크림 값이 무척 저렴하다. 얼마였더라...?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이동했다. 11시 조금 넘어 터미널 도착.
터미널 안에 설치된 특이한 형태의 에어컨. 이란 곳곳에서 볼수 있다.
이스파한으로 가는 버스표. 기재된 내용 중 내가 알아볼 수있는 문자는 전혀 없다. 어쨌든 이스파한으로 가는 12시 차라고 하니 그란가보다 한다.
기다리는 동안 음료수 한 잔 마셔 주시고.
12:00발 버스에 올라탔다.
내 뒷좌석에 말많은 아저씨가 탔다. 생긴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인형의 모습이다. 심하게 비음이 섞인 그의 목소리는 꽤 큰 편이었고 여러사람에게 말을 거는 사교성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포즈를 잡더니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허락(?)했다.
장거리 버스에서 항상 내주는 음료수와 비스켓.
터미널을 떠난 버스가 도시를 떠나기 전 한 번 멈춰섰다.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서였는데 더 이상의 승객은 없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인물사진을 찍기를 좋아하게 된 나지만 원하는 모델감을 만났을 때는 사진을 찍기 위해 허락을 얻기가 그리 수월하지는 않다. 전통복장을 한 현지 노인을 보면 꼭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포스가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노인을 선택해 부탁을 하면 많은 이들이 거절한다. 바로 그러한 한 노인이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느라 앉아 있는 보습이 발견됐다. 강한 포스가 뿜어져 나온다. 버스 안에서 내다본 터라 원하는 각도도, 거리도, 피사체 크기도 나오지 않았지만 도촬을 시도해 보았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버스가 이동을 시작했다. 예라~ 이 웬수야. 아, 젠장. 흔들려 원하는 구도도 놓쳐버리고 삐뚤어진 사진이 나왔다. 하지만 사진에 나온 노인의 포스는 여전하다.
이스파한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다섯시. 정확하게 다섯 시간이 걸렸다. 버스에서 내린 나는 터미널을 벗어나 택시를 잡았다. 도시에 막 도착했다는 인상을 주거나 여행짐을 가진 사람에겐 바가지 씌우기도 쉽고 내겐 실제 그러한 경험이 많은 관계로 가급적 터미널에서 떨어진 거리로 나와 태시를 잡았다. 미터기가 없고 요금은 협상의 대상이기 때문이었는데 이란에서는 대체로 거리 대비 요금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 하긴 이란에서는 바가지를 씌워도 애교수준이니 넘어가 주는것도 재미가 될 수 있다.
택시기사는 친절하게 묵고자했던 아미르카비르 호텔을 찾아 그 앞에 정확하게 내려 주었다.
도미토리를 원했지만 빈공간이 없고 원룸도 없어 트윈 룸에 투숙했다.
아직 해가 중천에 있어 남는 시간에 이스파한 시내 일부를 둘러보기 위해 카메라만 들고 호텔을 나섰다.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 봤다.
상가도 들러보고
거리도 걸어보았다. 호텔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길은 도로가운데 길게 공원을 조성해 놓아 그냥 걷기만 해도 행복한 곳이었다.
바자르 입구
이 곳 바자르에도 많은 물건들이 팔리고 있지만 단연 눈에 띠는 것들은 예술작품에 가까운 수공품들이다.
이 곳에서 사진을 찍으니 어떤 상인들은 사진 찍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는다. 사지도 않으면서 사진만 찍는 것이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장거리 이동을 하느라 점심을 대충 먹었던 터라 저녁식사만큼은 좋은 식당에서 푸지게 먹고 싶었다. 가이드북에는 유적으로 남은 다리로 가는 길목에 두 개의 고급 레스토랑이 있다고 했다. 그 중 하나를 찾아냈다. 샤흐르자드 레스토랑. 별 네개는 등급인지 뭔지 모르겠다.
종업원들은 모두 정장 차림이었고 실내가 고급스러운 편이었다.
주문한 샐러드. 여기에 요구르트 소스를 뿌려 먹는다. 옥수수, 올리브, 오이, 치즈 등 견과류와 야채, 그리고 치즈가 주류인 특이한 샐러드다. 모양새는 참으로 없다.
뒤이어 나온 케밥. 여기에 샤프란 향료를 곁들인 버터볶음밥을 추가로 주문해 배가 터지도록 먹고 나니 아무 생각 없다.
식당을 나와 시오세 다리(Si-o-Seh)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이미 저물어 어둠이 내려지고 불밝혀진 뒤였다. 이 다리는 33개의 아치를 가진 다리로 1602년에 지어졌다.
우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다리 아래는 바닥을 드러내고 물은 한 방울도 없다. 어느 사진을 보니 이 곳이 물로 남처나고 다리 아래 물흐르는 공간 사이사이에 카페를 차려 많은 현지인들이 즐기고 있었지만 건기인 이 날엔 그런 모습은 없었다.
다리는 무척 길어 반대편으로 갔다가 되돌아오는 데는 적지만도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이 곳은 현지인들에게도 명소여서 가족과 연인들의 나들이 모습으로 가득찼다.
아치 사이사이로 도시의 모습과 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비주얼을 제공하지만 희한하게도 난간 같은 안전장치는 전혀 없다.
나도 어지간히 이란의 아이스크림에 맛이 들린 모양이다. 디저트 삼아 아이스크림 가게 들어가
하나 쥐고 나왔다. 그릇처럼 생긴 과자에 아이스크림을 담아 내준다. 쭐레쭐레 걸어 다니며 퍼먹다가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면 조금 남은 채로 그릇(?)을 씹어 먹으면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과자가 어우러져 먹는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걸어서 호텔로 되돌아 오는데는 30분 가까이 걸린듯하다. 이 날은 독방을 쓴 탓에 만난 사람도 없었다. 하루종일 이동과 독방. 약간은 심심한 하루였다. 장거리 이동 때문인지 피곤함이 몰려왔다. 일찍 잤다.
'배낭여행 > 14 이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좌충우돌 낭만의 이란 9(이스파한→카샨) (0) | 2014.10.28 |
---|---|
좌충우돌 낭만의 이란 8(이스파한) (0) | 2014.10.22 |
좌충우돌 낭만의 이란 6(야즈드) (0) | 2014.10.21 |
좌충우돌 낭만의 이란 5(쉬라즈/페르세폴리스) (0) | 2014.10.02 |
좌충우돌 낭만의 이란 4(쉬라즈) (0) | 2014.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