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8.24(일)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토스트와 버터, 잼, 우유 등으로 아침식사를 제공했다.
아침식사를 마친 우리는 숙소 바로 뒤 일출봉에 올랐다.
군 제대 후 직장생활을 처음 하던 시기에 처음 올라본 뒤 21년만이다. 정상에 오르니 억수같은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를 맞으며 일출봉에 오른 유럽인 배낭여행족 커플이 인상적이다. 정말 제대로 제주를 즐긴다는 인상이 든다. 우린 우산쓰고 다니면서도 걸핏하면 바람에 우산이 뒤집어져 맞을 비는 다 맞고 다녔다. 어차피 그럴지라면 이들처럼 시원하게 맞고 다니는 것도 이 곳을 즐기는 한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비로 인한 안개는 경치를 내려다 보는데 장애가 되었다. 21년전 처음 이 곳에 올랐을 때는 비가 오지 않았음에도 안개가 자욱해 결국 두 번 다 내려다 보는 즐거움은 포기해야 했다.
가시거리가 짧긴 해도 가까운 거리는 그래도 신비함을 머금은 채 보여준다.
이 곳을 내려와 차를 끌고 이동한 곳은 섭지코지. 드라마에 나온 이후 유명해진 이 곳은 이 번이 첫 방문.
드라마 올인에서 이병헌이 연인인 송혜교에게 이 언덕의 집을 사주네 어쩌네 하던 곳이다. 그 집은 드라마를 위해 얼기설기 대충 만들어진 집이었는지 태풍에 날아가고 없단다. 대신 뜯어먹어 봐야 맛도 없을 것 같은 과자의 집이 대신 자리를 잡았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들 여기 대따 많다.
이 곳에 위치한 키작은 등대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면 경치가 나쁘지 않다.
돌아다니다 보니 배가 고파왔다.
제주도 두루치기 제대로 맛보자며 마사유키군을 꼬셔 찾아간 용이식당. 손님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하지만 어제 들른 집과 맛이 거의 같다. 마사유키군은 한 가지라도 다른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던 탓에 다른 곳에서 다른 것을 먹었을 수도 있었을 이 기회를 아까워 했을 것 같다. ㅡ,.ㅡ;
그래도 맛은 좋았던 돼지 두루치기.
다음으로 들른 곳은 천제연폭포와 다리.
다리는 21년전 모습 그대로다.
내려다 보면 아찔한 것도 변함없다. 아찔하다는 표현은 이런 때 쓰는거다. 연예인이 옷 좀 노출하며 입고 나타기만 하면 인터넷에서 남발하는 아찔하다는 유치하고 지겨운 표현은 그 글 쓴 이들이 보는 사람 수준이 다 지하고 똑같은 줄 아는 모양이다. 여기다 그냥 확...
내가 물었다.
"Are you ready?"
마사유키군이 무슨 말인지 몰라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고개를 갸웃.
밀어 떨어뜨리는 시늉을 하니 기겁을 한다. 사실 장난을 하면서 나도 불안했던게 웬지 오래된 돌난간이지만 안정되어 보이진 않는다.
누각도 하나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단청을 깨끗하게 그려 놓았다.
올라가 본 천재연 폭포. 마사유키군이 포즈를 취했다.
세 개의 폭 포 중 중간에 위치한 폭포였던 것 같다.
게서 나도 개폼 한 컷.
숙소를 찾아 샤워를 마친 뒤 저녁 식사를 위해 들른 말고기 전문점 마원.
고전적인 이 집 건물사진에 매료되어 꼭 찾고 싶었던 곳이다.
이 곳에 오기 전. 사진을 본 마사유키도 엄청 기대를 했다.
한국인인 내가 이런 고전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면 문화적인 호기심이 많은 외국인인 마사유키야 오죽했을까.
코스요리는 생각했던 만큼 비싸지 않았다. 말고기 육회.
말고기 육사시미.
일본에서도 그리 흔치 않은 말고기를 음미하는 마사유키군.
다진 말고기 스테이크.
말고기 찜.
말고기 곰탕.
말고기 구이. 질길거라고 지레짐작한 나의 선입감을 보기 좋게 깬다. 이렇게 부드러운 고기도 있더냐. 살짝 가미한 양념은 말고기 자체의 맛을 즐기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 부드럽고 살짝 달콤한 것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듯하다.
저녁식사 후 게스트하우스에서 막걸리를 준비했다. 참석자들이 죄 다 젊은 친구들이었다. 마사유키에게 특별한 체험이 될 것 같아 같이 참석했다. 젊은 친구들 일부는 마사유키보다 그들이 더 좋아했다.
즐거워하는 마사유키군. 어떤 젊은 친구는 외국인과 자릴 함께해 대화까지 나눠보긴 생전 처음이라며 내게 감사해 하는 친구도 있었다. 마사유키군. 인기 좋은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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