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4 스리랑카·태국 the 2nd

쓰리랑 카~~~! 전 방콕찍기

코렐리 2014. 6. 11. 16:10

2014.5.31(토)

황금연휴를 그냥 넘어갈 내가 아니다. 6월 첫주엔 현충일과 투표일로 이틀의 휴일이 있었다. 여기에 3일의 휴가를 끼워 넣고 금요일 퇴근후 비행기에 오르면 최고 9박 10일의 여행이 가능했다. 동남아라면 가능한 기간이다. 어디로 갈까. 미얀마,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세군데 중에서 고려하던 중 이리저리 인터넷 자료를 뒤져본 결과 스리랑카가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출발을 두 달 정도 남겨두고 항공권부터 뒤져봤다. 잠깐새 타이항공의 81만원짜리 항공권이 나온다. 좀 더 뒤져보면 더 싼게 나올 수 도 있지만 바쁜 업무일정에 시달리는 요즘이면 그럴 의욕도 없었다.

 

5월 31일(토) 09:35 인천 출발 --> 5시간 50분 비행 --> 방콕 도착(환승대기 8시간 45분) --> 다시 비행(3시간 21분) --> 6월 1일 00:01 콜롬보 도착

6월 7일(토) 01:20 콜롬보 출발 --> 3시간 25분 비행 --> 방콕 도착(환승대기 5시간 30분) -->다시 비행(6시간 25분) --> 6월 7일(토)  인천 도착

 

콜롬보로 가는 날 태국에서의 환승대기시간이 9시간이다. 경사났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음청 싫어한다. 나는 하나 더 들러 볼 수 있으니 쾌재를 부른다. 게다가 태국은 무비자 협정이 있는 나라다. 14년 전에 이미 가 본 적이 있지만 짜뚜짝 주말시장과 카오산 로드는 못가본 터라 무척 궁금했다. 이 번엔 가이드북부터 찾아봤다. 태국 자료는 많지만 스리랑카는 한국어로 된 것이 없었다. 한국인에게 여행수요가 극히 적단 얘기다. 일어를 좀 알면 세간다 일본판을 보는게 최고지만 나는 일어에 관한 한 일자무식이니 현실가능성이 없고 사진자료가 적고 내용적으로도 아쉬우나마 대안은 영문판 론니플래닛 뿐이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롯니 플래닛 스리랑카와 지도를 하나 샀다. 남은건 계획 짜고 미리 이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해 두는 일. 그럴 시간이 나오질 않는다. 평일엔 퇴근하면 잠자기 바쁘고, 주말이면 나가 노느라고 바쁘다. 공부할 시간이 일요일 밀린 집안일 하고 나면 그 다음이었다. 내용을 대충 봐두어 방문할 도시들을 찍고 우선순위와 방문순서만 정해 두었다. 전처럼 도시별 소요일 수는 확인하지 못했다. 용케도 계획은 머릿속에만 대충 세우고 가이드북에서 대략적인 역사만 읽어두었다.

 

인천(비행) --> 방콕 짜뚜짝 주말 시장 --> 카오산 로드 --> 방콕공항(비행) --> 콜롬보 도착 직후 택시 승차 --> 캔디 --> 담불라 --> 시기리야 --> 다시 담불라 경유 --> 폴로나루와 --> 아누라다푸라 --> 콜롬보 --> 골 --> 콜롬보 --> 공항(비행) -->방콕찍고(비행) -->인천

 

스리랑카 일정은 6일간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은 감으로만 잡아도 일단 아니다. 가서 마음 내키는대로 빼먹고 건너뛰면서 다닐 참이었다. 어쨌든 선관위에서도 연휴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을걸 감안해 두었는지 고맙게도 사전투표일을 지정해 두어 국민의 의무를 저버리는 찝찌름함으로부터 나를 해방시켜 주었다. 투표때마다 도대체 찍고싶은 후보가 없어 고민하다보면 화가 나기까지 하지만 사전투표일 첫날인 5월 30일에 투덜거리며 의무를 다하고 다음날인 31일(토) 일찍 공항으로 갔다. 티케팅을 완료하고 나서 보험회사 부스부터 찾았다. 만만찮게 줄을 섰다. 기다렸다 내 차례가 되어 여행자 보험을 들겠다고 했더니 행선지를 묻는다.

태국 방콕 경유지에서 잠깐 입국한다고 했더니 보험 가입이 안된단다. '방콕 치안이 그렇게 안좋나? 고개 갸웃.'

보험가입을 포기하고 출국장으로 들어가려니 이 날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아 늘어선 줄이 길다. 줄 꽁무니에 붙고 나자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 갔았다. 그 방향을 보니 삼백명은 족히 되어 보이는 젊은 처자들이 카메라와 접이식 사다리를 들고 황망하게 달려 가는데 무슨 피난열차라도 타려는 것 같았다. TV를 도통 보지 않으니 모르겠지만 아이돌 스타가 외국으로 나가는 모양이었다. 입국장 앞에서 접이식 사다리를 펼치고 그위에 올라 망원렌즈까지 달린 카메라를 들고 누군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곧이어 경호원의 에스코트를 따라 황망하게 약간 고개를 숙인채 인파를 뚫고 한 젊은이가 출국장으로 사라졌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졌다. 대부분의 처자들의 망연자실 멘붕 그 자체의 얼굴표정들이 역력했다. 둘러싼 사람들이 워낙 많아 주인공이 인파에 가려지는데다 힙합모자를 쓴 채 고개를 약간 숙였으니 사진이 제대로 나와줄리 만무했다. 

 

이번엔 2층 라운지로 많은 수의 처자들이 돌진했다. 무슨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불안한 분위기였다. 아직 일행이 더 있는지 망원렌즈로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곧이어 상황이 종료되고 주변이 잠잠해지자 삼삼오오 저마다의 실적을 실토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대단한 실적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어 보였다. 공항 직찍이니 뭐니 하는 사진들이 이런 대단한 진통 끝에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니 연예인에 대한 지나친 사랑이 신기하게만 여겨졌다. 드물지만 나도 몇 번 기회를 얻어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반에 사인을 받곤 했지만 이건 상황이 용이할때에 한했다. 어쨌든 놀랍다. ㅡ,.ㅡ;   

 

열차를 타고 해당 게이트 쪽으로 이동했다. 약간의 시간이 남아 면세점이나 하릴없이 둘러봤다. 시간에 대충 맞춰 게이트로 가봤다. 나를 태우고 방콕으로 갈 타이항공의 항공기.

 

티켓.

 

기내식이 먹을만하다. 음료로 맥주를 주문하니 하이네캔을 권했지만 나는 싱하를 선택했다. 무난한 맛의 하이네캔보단 싱하의 향긋함이 오히려 더 끌렸다. 몰트향과 호프의 향이 조화를 잘 이룬 좋은 맥주다.

 

전에는 개별모니터가 달린 항공기가 흔치 않았지만 이젠 그게 없으면 다른 서비스에 상관없이 형편없는 서비스로 인식되기 꼭알맞다. 요즘엔 한국영화 서비스를 해주는 항공사도 많고, 헐리우드영화를 한국어 더빙 서비스를 하는 항공사도 있다. 내가 탄 항공기에서는 그 정도까지의 서비스는 아니어서 추억의 영화 대부를 봤다. 성대한 야외결혼식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딸과 춤을 추는 돈 콜레오네(말론 브란도)의 카리스마 넘치는 장면은 오늘날 다시 봐도 대단한 명장면이어서 보는 이의 가슴까지 설레게 한다. 

 

방콕에 도착해 입국심사대에 섰다. 무비자 협정국이라 증지를 구입할 일도 없었다. 내가 작성한 입국카드에는 당연히 묵을 호텔명이 없었다.

"묵을 호텔이 어딘지 쓰셈."

"방콕에서 안묵음. 스리랑카로 가는 길인데 환승대기시간이 10시간이나 되어서 구경다닐꺼임."

"어디로 가실꺼임?"

"짜뚜작 시장하고 카오산 로드 갔다가 돌아와 콜롬보행 비행기를 탈꺼임."

"도장 쾅"

간단해서 좋다.

 

입국직전 50달러를 환전하니 1540바트를 내주다. 환전한 뒤 입국하자마자 공항철도로 이동했다. 특급이면 15분, 일반이면 30분이 소요된다. 두 배의 시간이지만 짧은 시간이라 별 의미가 없었다. 요금차이는 두배를 훨씬 넘는다. 까짓 15분 차이인데 모든역 다 서는 일반 열차로 선택했다.

 

45바트짜리 플라스틱 토큰.

 

토큰을 인식기에 대고 들어가면 진입이 가능하다. 종착역인 파야타이(Phaya Thai)역에 도착하면 토큰을 넣고 나오는 시스템이다.

 

두 시정도 되어 파야타이 역에 도착했다. 열차에서 내리면 바로 일반 전철역이 보인다. 

 

쑤언 짜뚜짝으로 가는 티켓을 구입했다. 한국 지하철 승차권과 비슷하지만 사용방법엔 차이가 있다. 목적지에 도착해 카드를 밀어 넣으면 그걸로 반납 끝이다. 이런 편리한 시스템을 놔두고 쓸데없이 번거롭게 환불 시스템을 만든 한국의 지하철 체계에 이해가 가질 않는다.

 

 

 

쑤언 짜뚜짝 도착.

 

고온 다습한 기후라 지하철에서 내려 조금 걸으니 벌써부터 땀이 비오듯 흐른다.

 

태국의 음식도 맛있는게 많다. 엉성한 노천식당에 앉아봤다.

 

아줌마의 추천대로 똠양꿍을 주문했다.굵직한 새우가 열마리 정도는 들어 있으니 풍부한 건더기 외에도 국물 맛이 아주 진하고 맛이 좋다. 여기에 면과 숙주나물을 넣고 먹는다. 허름한 시장통 노천식당 치고는 값이 만만치 않다. 250바트.

 

시장 규모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아, 젠장 이거 먹을걸. 괜찮아 보이는 카페에 여행자로 보이는 인종들이 잔뜩 깔렸고 그 앞에 전시해 놓은 거대 볶음밥이 방금 밥먹은 놈을 유혹한다. 어쩜 이렇게 예쁘게 전시해 놓았을까. 

 

폐품을 모아 만즌 캐릭터 인형을 파는 가게도 있고

 

다양한 모빌 작품을 파는 가게도 보인다.

 

조화를 안에 등을 넣은 조명가게도 보이고

 

각종 벽걸이 장식도 보인다.

 

 

장식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향초가게

 

전부터 태국 사람들의 손재주는 익히 보아온 터이지만 새삼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연예인들의 초상화를 파는 가게에는 가수 싸이와 개그맨 유재석도 보인다. 이 곳에도 한류가 만만치 않게 유행하는 모양이다.

 

스니커즈에 그림을 그려 파는 아저씨도 보이는데 이런 작품을 사면 아까워서 어디 신고 다닐 수나 있을까.

 

시장 바깥쪽 도로로 나가면 곤충을 튀겨 파는 노점도 나온다. 메뚜기는 나도 어려서 먹어본 거라 그다지 희한할 것도 없지만 속이 탱탱하게 든 누에 번데기도 있고 어른 손가락 두개를 합친 크기의 바퀴벌레 튀김도 보인다. 음식 호기심 어지간히 많은 나지만 별로 안땡긴다. 핑계김에 도망간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식후 얼마되지 않은데다 날이 더워 먹히는거라곤 물과 콜라뿐이었다. 배낭 매고 이걸 들고 다니며 쫍쫍거리기에도 넘 거추장 스러웠던 것도 한 이유지만 지금이라도 먹어보라면? 먹는다. ㅡ,.ㅡ;

 

외곽들 도니 희귀 열대어 시장도 길에 펼쳐져 있어 볼만하다.

 

유전자를 변형시켰는지 새빨갛고 새하얀 가제들이 눈을 사로잡을만큼 예쁘다. 

 

다시 시장 안으로 들어와 보지 못한 가게들을 죄 다 둘러 보았다. 

 

평소 즐겨마시지 않는 탄산음료지만 여행중엔 콜라를 자주 마시게 된다. 점심으로 먹었던 똠양꿍 국물이 사실 짭짤한데 그걸 거의 다 마시다시피 했으니 시원한 콜라가 달디 달다.

 

악어 두개골이 신기해 한 컷. 여기에 팔 끼이면 본전도 못뽑을텐데 입 속에 머리까지 넣는 사람들은 뭔지. ㅡ,.ㅡ;

 

작은 갤러리들은 저마다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손재주도 손재주지만 감각 역시 대단하다.

 

처음엔 무슨 캐릭터가 이렇게 귀엽냐며 눈을 가까이 댔다가 섬세함에 놀라 바람빠지는 웃음소리가 새나왔다. 이거 완전 거시기하다. 하지만 민감한 소재에 대한 과감한 상품화가 신기해 한 컷 담아봤다. 사기도 민망하다. ㅍㅎㅎ

 

유리세공품 코너 

 

이게 뭔가싶어 뒤쪽을 봤다. 헐. 짜투리 천으로 만든 어린이용 기저귀 색. 재밌는 아이템이지만 덜 실용적인듯 하다.

 

조화와 말린 식물이 곱게 전시되어 주인을 기다린다.

 

먹고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비누.

 

헐.

 

이 곳에서 구입한 기념품. 냉장고 자석

 

다니다 보면 별 신기한게 다 보이지만 이건 메추리알을 부쳐 파니 기술이 좀 더 발전하면 생선알도 부쳐 팔을려나?

 

짜뚜짝 주말시장의 규모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안가본데 없이 다 둘러 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이 곳에서만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전철 타고 서둘러 카오산으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시암으로 이동했다. 

 

시암 역에 내리니 국적 불명의 이상한 한글 간판이 나온다. 뭐임? 파이가게? 아이스크림 가게? 어쨌든 안이 가게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텅텅비어 있으니 망한것 같다.

 

어쨌든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역에서 나오면 쇼핑센터로 연결된다.

 

디스플레이 수준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편이다.

 

 

쇼핑센터 입구에 장식된 거대 목마는 트로이 목마를 연상케 한다.

 

카오산으로 가기 위해 길을 건너 15번 버스에

 

올라타고 40분 정도 이동한 것 같다.

 

왕궁 가까이에 오자

 

국왕의 사진이 곳곳에 걸려 있음을 보게 된다.

 

민주기념탑도 가는 길에 있어 볼 수 있었다.

 

 

200년도 방문때 들러 본 적이 있어 건너 뛰면서도 아쉬운 생각에 담벼락 너머 보이는 왕궁을 찍어 봤다.

 

드디어 도착한 여행자들의 거리 카오산 로드.

 

세계 4대 블랙홀이라던가.

 

인도의 카슈미르, 네팔의 포카라, 또 한곤데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이 곳 태국 방콕의 카오산 로드 이렇게 네 곳을 일컷는 말이다. 한 번 빨려들가면 나오기 쉽지 않다나.

 

카오산 거리는 생각했던 것처럼 그리 큰 거리는 어니어서 잠깐이면 둘러볼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여유있게 한바퀴 돌고 나니 뱃속에서 헝그리 시계가 울려온다. 가장 괜찮아 보이는 식당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싱하맥주 큰병과 메뉴 사진을 보고 볶음 요리를 시켰다. 맥주부터 마개를 딴 채로 내왔다. 뭐야 이거? 큰거 달라니까 왜 작은걸 주는고? 음식을 기다리며 홀짝거리자면 큰게 좋고 양으로도 적당할 것 같아 큰걸 시켰는데 작은게 나온다. 이미 따버렸으니 잘몫 가져온 걸 탓하기 보다는 그냥 먹기로 했다. 시간상으로는 여기서 저녁을 먹고 떠나면 항공편 출발 한시간 전에 공항에 여유있게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음식이 나올 조짐이 보이질 않았다. 한국처럼 서비스 빠른곳이 없다고는 하지만 삼십분은 넘게 기다린 것 같은데 이건 좀 너무한다 싶었다. 그래도 독촉하지말고 기다리자고 했지만 조금씩 초조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수년전 요르단에서 비행기를 놓친 트라우마가 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전통의상을 입은 행상인이 식당 야외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팔고자 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사십분정도 되었을까. 그제서 들고 나온 것이 볶움밥이었다. 나는 어이가 없다 못해 화가났다. 주문을 받았던 아줌마를 불렀다.

"내가 시킨건 안나오고 왜  한참을 기다렸는데 엉뚱한게 나오는겁니까? 맥주도 큰걸 주문했는데 작은걸로 주는 것도 따지지 않았는데..."

아줌마는 그제서야 황급히 주문서를 뒤지다 말고 주문한게 뭐냐고 묻는다. 어이가 없었다. 시간이 없어 그냥 간다니까 금방 나온다며 나를 달래는 모습에 화만 더나 약간 언성을 높였다.

"얼마냐니까요?"

이제서야 요리를 시작하겠다는 이야기인데 그러자면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모처럼 찾아온 카오산 로드에서 짧ㄴ은 시간 머무르며 마지막 식사를 하고 떠나려던 나의 계획은 돌텡이 아줌마 때문에 여기서 여지없이 뭉그러졌다. ㅠㅠ

 

나는 화가 나서 맥주값만 지불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래전부터 와보겠다던 카오산 로드에서 곯은 배를 쥐고 떠나는 처량함이여...

 

버스를 타자마자 느껴지는 에어컨의 시원함 덕에 화는 어느새 누그러졌다.

 

다시 시암으로 돌아와 공항철도로 갈아탈 수 있는 파야타이역으로 가기 위해 다시 들른 쇼핑센터에는 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인지 수라간이라는 음식점이 성업중이었다. 메뉴 사진을 보자면 퓨전인지 한국음식하곤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인다. 

 

파야 타이역에서 다시 공항행 열차를 타고 돌아오니 뱃속의 시계소리는 요란했다.

 

공항으로 다시 돌아와서도 밥먹을 시간은 나지 않았다. 곧 항공기에 몸을 실을 시간이었다.

 

할 수 없이 아쉬운대로 주전부리로 만족할 수밖에. 싱하 맥주 한캔하고 초컬릿 한개. 이게 무슨 궁상이냐. 눈물젖은 초콜렛의 맛을 아시는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