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월)
아침에 일어나자 환전을 하고 방값부터 치러야 시기리야로 떠날 수 있다는 생각부터 떠올랐다. 일어나자 마자 씻고난 뒤 환전할 곳부터 찾기 위해 시계탑 방향으로 나섰다. 아침이지만 걷기 싫을만큼 후덥지근하고 습하다.
개눈엔 똥만 보인다. 이 날 시기리야로 떠날 버스 확인부터 할 생각에 가던 길에 버스터미널부터 들러 교통편과 승차위치부터 확인했다.
조금 더 지나가니 농산물시장이 나온다. 이른 아침인데도 이상하게 시장에 활기가 느껴지질 않는다.
이상할 정도로 환전상도 보이지 않고 눈에 띠는 은행들은 환전을 하지 않는단다. 이건 또 뭔노므 시추에이션? 할수 없이 숙소 반대방향으로 가 보기 위해 되돌아 숙소 근처 작은 호텔에 딸린 식당을 들려봤다. 메뉴판을 보고 고른 것이 나오고 나서야 중국음시인 모양이다. 무슨 탕수육 덥밥도 아닌게 국적도 불명이다. 이 곳에서 다행이 달러를 받았고 거스름돈은 스리랑카 루피화로 내주어 환전문제가 의외로 간단히 해결됐다.
밥을 먹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 주인아줌마한테 가방을 맡긴 뒤 터미널로 다시 가 시기리야로 떠나는 버스에 올라탔다.
처음 버스에 올랐을 때는 일본인 커플 한쌍 뿐 탑승객이 없었다. 출발한 뒤 탑승객이 늘기 시작했다.
가다 보니 탬버린을 든 남자가 올라타더니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독특함 음악과 리듬이 듣기에 나쁘지 않았다. 쥐어주는 돈의 단위는 작았지만 사람들은 그에게 돈을 주는데 우리네보다는 인색하지 않았다.
시기리야에서 내려 한동안 걸어들어 가다 보면 그 어마어마한 바위산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 유적까지는 걸어서 들어간다.
해자를 돌아
매표소 쪽으로 가며 만난 녀석. 카메라를 들이대는대도 눈치만 보고 도망칠 생각을 하지 않는 녀석도 만났다.
나무의 생태도 특이하다. 공기중의 수분을 흡수하기 위해 가지에서 뿌리가 내려오는 나무라고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있는 것 같다.
표값이 만만치 않았다. 3,900루피. 유적지 소개를 담은 C/D도 함께 준다.
표를 받아 박물관부터 들어가는게 순서다. 엉뚱한 방향으로 들어 적잖은 거리를 걸었다. 이건 개미집인가보다.
여기가 아닌게벼?
이 곳에는 어마어마한 불상이 서 있고
그 주변에는 승려들의 입상이 둘러쌌다.
엉뚱한 방향으로 온 통에 이 불상도 볼 수 있었으니 소득은 있었다. 바위 유적지에 오르면 이 불상까지도 보일 정도로 규모가 크다.
다시 되돌아와 박물관부터 들렀다. 진시된 유물도 많지 않고 둘러 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사진 촬영이 금지여서...
박물관에서 나온 뒤 바위 유적 입구로 들어섰다.
날이 혹독하게 덥고 습하다 보니 지치고 지친다. 이 곳은 일년 내내 이렇게 혹독하게 덥다는데. 나같으면 살기 쉽지 않겠다.
아직 꼭데기까지 이르지 않았지만 저 말리에 아까 보았던 하얀 불상이 여기에서도 보인다. 안가봤으면 엄청 궁금했을 것 같다.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었다는 천혜의 이 요새는 오르기도 쉽지 않았겠다. 어쨌든 돌돌이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프레스코화가 나온다.
불교설화에 기반한 프레스코화가 무척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고
자외선을 차단하려는 것인지 외부의 빛을 두터운 천으로 프레스코화가 있는 곳을 둘러쌌다.
이 그림은 어디서 많이 본듯하다.
이곳을 벗어나면 바위요새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 있다.
꼭데기까지 올라가면 바위 아래 올라가는 계단입구가 있고 계단입구 좌우로 이곳을 수호하는 짐승의 발이라도 되는지 압발을 좌우로 포진했다.
무척이나 습하고 더운 날씨여서 오르기 만만치 않다.
올라가다 보니 절벽 한가운데 어마어마한 시커먼 색의 벌집도 매달려 있고 벌들이 비행하는 웅웅거리는 소리도 위협적으로 들린다.
꼭데기에 오르니 바람이 무척 강하게 분다. 모자가 쉬지 않고 벗겨지고 날고 구르는 통에 쓰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 아무리 그래도 무더운 바람이라 전혀 시원하지 않았다. 내가 올ㄹ가자 이집트에서 온 커플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나서 나도 한 장 부탁했다.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이들은 포즈를 특이하게 취했다. 남자가 연인의 허리를 잡아 들어 올리는 낭만적인 포즈를 취했다. 내가 찍고도 아름다운 포즈였다. 내 카메라에는 그 사진이 없고 그들의 카메라에 담겼다. 나도 한 장 부탁했더니 이 친구의 농담이 재치있었다.
"포즈를 똑같이 해줄까?"
사진 찍기 위해 제가 내 허리를 잡고 들어주랴는 소리였다.
"헉"
위 사진은 남자가 찍어 준 사진이다. 보기 좋은 이 커플의 사진을 내 카메라에 담았다.
욕조에는 물이 가득 담겼다. 최근에 비가 왔나보다. 하긴 스리랑카는 이 시기가 우기다.
이곳 유적이 훤히 내려다 보이고 저멀리 부처 입상도 보인다.
이곳을 둘러보고 알량한 그늘이 가려진 작은 나무 아래서 한동안 쉬다 바위를 내려왔다.
바위요새에서 내려와 다른 코스로 돌아드니 올라갈땐 보지 못했던 코브라 바위가 보인다.
유적지를 나와 대로로 나오니 몇 몇 식당이 허름하지만 낭만적인 모양새를 한 식당이 몇 보인다. 마침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가장 나아 보이는 집으로 들어갔다.
스리랑카의 전통음식 중 하나다. 이름이... 뭐였더라...? 어쨌든 가는 국수를 삶아 넙적하게 펴서 물리를 말렸고 이를 커리 등 얹어 먹는다. 전통음슥 체험은 했지만 그리 맛있는 음식은 아니었다. 그래도 시장기가 심해 남김없이 다 먹었다.
한참 음식을 먹고 있는데 개 한마리가 도로가에 주저 앉아 내가 먹는 양을 물끄러미 본다. 생김새가 가까이 올까 두려울 정도로 끔찍하다. 개도 좀비가 있더냐. 영양실조가 완연하고 피부병이 온몸을 덮었다. 완쪽 발은 부러졌다가 대충 다시 붙었는지 돌아갔고 걸을때도 불편해 보인다. 어쩌다 이꼴이 되었을까. 꼴에 성질은 있어서 저보다 덩치도 더 큰 다른 놈이 와서 얼쩡거리니 으르렁거리며 쫓아낸다. 이 곳의 개들은 거의 대부분 영양상태가 심히 나쁘고 대부분 피부병도 갖고 있다. 그 중에 이놈은 정말 최악이다. 몸이 가려운지 쉬지 않고 뒷발로 몸 여기저기를 긁는다. 개도 나라를 잘 골라서 태어나야지 이 곳 스리랑카에서 태어나면 저주나 다름없다. 지금 다시 보니 불쌍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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