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여행/나의일상중에

준상군의 놀이

코렐리 2012. 6. 20. 12:59

2012.06.16(일)

준상군도 넉 달 뒤면 세 돌을 맞는다. 엊그제 태어난 것 같은데 많이도 컸다. 고집도 세고 싫고 좋음이 명확하다. 아직도 말이 제대로 터지지 않아 앞글자만 끊어서 말한다.

"시!" --- 싫어!

"식!" --- 식빵 주세요.

"잘!" --- 잘가요

"트!" --- TV(뽀로로) 좀 틀어 주세요.

성장과정에서 기저귀를 떼고 팬티로 전환하는 시기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에 좀 더 자연스럽게 전환하기 위해 아직 기저귀를 고수중이란다. 제 동생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이녀석 안쓰러울 때가 많다. 개화동집에 갔다가 이녀석과 놀아 주려고 마당으로 데리고 나가니 쓰레기부터 뒤진다. 취미가 어찌나 고상하신지 못말려.

 

"심! 큰! 머?" --- 이야 심봤다. 큰아빠! 이게 뭔줄 아우?

 

마법사의 제자란 애니메이션도 못봤수? 이게 바로 그거요. 어때 멋지오? 그래 못지다 멋져. 무지하게 멋지다. ㅡ,.ㅡ; 얘가 하도 머리에 쓰고 노니까 노인네가 깨끗이 닦아 놓으셨다. 빤질빤질 광택까지...

 

한참 화분을 모자처럼 뒤집어 쓰고 다니던 녀석 이제 싫증이 났는지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제 사촌 누나의 게임 놀이에 참견한다.

"나!" --- 나도 봐 누나! 

 

좀 보자구.

 

아, 좀 보자니까 그러네.

 

에유, 치사하다 치사해. 누가 자기 좋아서 그러는줄 아셔? 그런데...

 

미워도 다시 한번 찝쩍.

 

어유! 누나 이거 참 잘하는데?

 

내 참 디르브서... 안본다 안봐.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이 녀석의 사촌 다희에게 영화 보여 주기 데리고 나왔다. 극장 입구 햄버거 가게에서 신나게 프렌치 프라이를 먹는 준상군. 영화 마다가스카3  3D를 보러 왔지만 애는 영화 중간에 난리날게 틀림없다. 넌 빠지삼.

 

"먹!" --- 먹는게 남는거징.

 

 

다시 집으로 돌아온 준상군.

 

준상군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중 하나다. 무동력 자동차.

 

준상군이 좋아하기는 하지만 무슨 물건을 요따위로 만들었는지 의문이 든다. 동력 없이 만드는 것 까진 좋은데 이걸 밀어 주면 발을 올릴 데가 없어 발이 뒤로 밀려 다칠 위험도 있다. 스스로 타든 누군가 밀어 주든 이걸 타면 앞으로는 못가고 뒤로 가는 방법 밖엔 없다.

 

 

어주그리. 카메라 의식도 하는군.

"나 가요."

 

"안녕!"

 

그래서 이거 갖고 오래는 식상해서 못 논다.

 

그래서 하차.

 

출근했으면 일(흙장난)을 해야지

 

머리에 쓰고 다니던 화분에서 나온 흙이다. 못말려요.

 

준상군의 엄마 아빠는 아이 정서에 좋다며 흙장난을 하도록 내버려 둔다. 다른 엄마들은 옷 더러워지고 더럽다며 말리는데 얘는 복도 타고났다.

 

지나치게 위생적으로 키워 저항력이 약해지는 일을 방지 하기 위함이기도 하단다.

 

제 사촌 누나가 뭐하나 다가와 보니 오바성 너털 웃음. 오호호 으하하...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어쨌든 이녀석 건강한 것이 정말 다행이다. 내 조카라 그런지 엄청 귀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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