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떠날까 선택하기 전까지 생각만 많았다. 이번 선택한 곳은 처음으로 떠나보는 미주 지역 중 페루다. 물론 전부터 오랜시간 염두에 두어 온 곳이기는 하다. 페루로 정한 이유는 그저 마추픽추 하나였다. 사실 페루 여행의 적기는 우리의 계절과 반대되기 때문에 여름에 떠나는 것이 좋고 겨울에 떠나면 우기가 한창이라고 한다. 뭐 상관 없다. 여름엔 그래도 갈 곳이 많지만 겨울에는 비교적 제한되어 있어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비오면 우산쓰고 다니면 되고 우산 없으면 등산복 후드만으로도 족하다. 맞고 다니면 도 어떠리. 도로가 침수되면 까짓거 한 두 도시 포기할 수도 있다. 남미의 전통음악 중 하나인 풀클로레(Folklore)도 현지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사실도 엄청 기대를 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항공편부터 뒤져봤다. 가장 저렴한 것으로 란항공과 대한항공이 연결된 1,994,000원(텍스 포함)짜리 항공권이 나왔다. 이 항공권을 예약했을 때만 해도 마드리드를 경유하는데 체류 시간이 무려 20시간이나 되니 기쁘다 못해 흥분까지 했다. 지난 겨울 스페인 여행때 정작 마드리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오지 않았던가. 이 정도 시간이면 충분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최초 도착 도시이자 마지막 도시였던 마드리드보다 다른 도시에 치중해 여행하길 잘했다는 자찬도 잠시. 예약해 놓고 보니 환불이나 변경이 불가하단다. ㅡ,.ㅡ;
찬바람, 뜀도령과 함께 놈놈놈이 함께 떠나기로 했다. 변수가 세 사람 중 한 사람도 안생긴다는 보장도 없고 실제로 한 사람은 불확실성이 점점 불가능으로 바뀌고 있고 또 한사람은 건강상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해 조절중이다. 어쨌든 보험 드는 셈 치고 아틀란타 경유의 2,595,700원 짜리로 다시 예약한 뒤 항공료를 지불했다. 보험료란 명목으로 60만원이 거저 날아갔다. 내게 추파를 보내던 마드리드도 덩달아 날아갔다. ㅠ ㅠ 게다가 눈꼽만치도 관심없는 미국땅을 경유하는데 체류시간도 거의 없건만 비자비 추가로 나가니 5~10만원은 추가로 더 날아갈 참이다. 그래도 어쩌랴. 나라고 갑자기 프로젝트성 업무가 때맞춰 떨어지지 말라는 보장이 어딨나.(에이 젠장 말이 씨될라) 휴가는 배짱 좋게 2주로 잡았다. 휴가신청? 아직 안했지. 이제 해 바뀌고 중순이 되면 그때 신청해야지. 항공 일정은 다음과 같다.
2012년 1월 28일(토) 11:00 인천출발 → 나리타 2시간 경유 → 아틀란타 2시간20분 경유 → 1월 28일(토) 22:20 리마 도착
2012년 2월 11일(토) 01:25 리마출발 → 아틀란타 2시간 55분 경유 → 나리타 3시간 30분 경유 → 2월 12일(일) 22:25 인천 도착
어쨌든 나는 떠난다. 누구든 말렸다간 죽는다. 사전 준비로 우선 페루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위해 문화 관련 책 한권 읽어 주시고.... 매번 여행 준비 때마다 읽는 큐리어스 시리즈의 페루편.
이 번 여행계획에 주로 참고한 세간다 남미 12개국편. 중고책방에서 구입했더니 엄청 싸다. 이걸 그동안 왜 몰랐나 몰라. 개정판이라고 해봐야 달라지는 것도 별로 없고 보면 출판년도가 그리 지나치게 오래지 않으면 이용할만하다.
이 책자 역시 페루만 다룬 책은 아니어서 세간다와 보완해 쓰니 두 권만으로도 적지 않게 도움이 된다. 더 있으면 좋은데...
우선 계획은 현지에서의 유동성을 고려해 정보 위주로 정리해 놓고 일정과 코스는 현지에서 최종 결정할 참(첨부파일 페루여행계획 및 페루 노선도 참조)이지만 리마에 도착하면 대략
리마(도착) →(익일 아침 국내선 항공 이동)→ 쿠스코/마추픽추(4일) →(밤차 이동)→ 푸노(2일) →(버스 이동)→ 아레키파(1일) →(밤차 이동)→ 나스카(1일) →(버스 이동)→ 이카(2일?) →(버스 이동)→ 리마(3일)
의 순으로 다닐 참이다. 거론한 도시 대부분 주어진 시간이면 그런대로 여유있게 다 다닐만 하지만 현지에서 시간이 부족하면 아레키파, 나스카, 이카 순으로 생략할란다. 하지만 교통편이 애매한 것도 약간의 문제가 있다. 나스카와 쿠스코를 다이렉트로 잇는 교통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뒤져 본 자료에는 나오지 않는다. 푸노에서 나스카로 바로 연결되는 도로도 마찬가지라 계획을 뒤집는 것도 그리 용이하진 않을 것 같다. 장거리 이동도 많아 밤차로 자면서 불편하게 이동할 일도 두 번이나 있다. 게다가 고산지대에서의 고산증에도 대비해야 하니 이 번 여행 만만치 않게 고단한 일정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좋다.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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