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7.8(목) 계속
흥경궁공원을 나와 다음으로 간 곳은 츠언쓰(慈恩寺: 자은사). 공원 입구에서 41번 버스를 탔다. 차 안에서 까칠한 눈빛을 날리는 뜀도령.
츠언쓰(자은사)에는 다잉타(大雁塔: 대안탑)이라는 탑이 있어 자은사 보다는 대안탑이 더 유명하다. 버스에서 내리니 이정표에 대안탑 기냥 나와 주시고.
길건너면 곡강공원부터 기냥 나와 주시고.
어걱! 이야 이거 멋지다. 이 곳 분수공원이 도쿄에서 본 분수공원 못지 않다. 규모로 보자면 이 곳이 훨씬 크다. 돌과 물로만 조성된 공원이 대안탑과 사창을 배경으로 뿜어대는 물의 향연은 그야말로 감동적이어서 이 곳에 한참을 머물렀다.
사실 머물렀다기 보다는 자은사를 향해 걸으며 느긋하게 즐겼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자은사 입구 반대편 담벼락 뒤꼭지 가까이에 이르면 길게 만들어진 부조가 단순한듯하면서도 역동적이어서 이역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빼엥~ 반바퀴 돌아 매표소가 있는 입구로 가면 서유기에서 삼장법사로 알려진 현장법사의 동상이 서 있다.
자은사의 입구.
맨날 손가락 브이 아니면 양손을 벌리고 헤 벌린 미소만 짓던 찬바람이 이런 구여운 포즈를 취할 때도 있군. 따라쟁이의 특기를 살려서 나중에 나도 함 따라해 봐야지.
대안탑(大雁塔)은 기러기와 관련이 있는 절이다. 기러기 '안(雁)'을 쓴 이유 몇 가지가 전해져 내려온단다. 그 중 하나는 현장이 서역으로 갈 때 서역의 호로탄이라는 곳에서 길을 읿어서 며칠동안 길을 찾지 못해서 합장하고 염불을 하자 공중에서 기러기 두 마리가 날아와 호로탄을 벗어나게 해 주어서 기러기에 보답하기 위해서 대안탑과 소안탑을 지었다는 이야기와 두 번째 이야기로는 석가모니가 수행할 때, 석가모니의 거처가 홍수로 단절되어 열흘이나 음식을 먹지 못하고 물이 물러간 후 공중에 기러기 떼가 날아오자 석가모니가 기러기가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자 기러기가 몇 마리 떨어졌단다. 이에 자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에 기러기를 땅에 묻어주고 그 곳에 탑을 세우고 안탑(雁塔)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각지에 세워진 안탑은 석가모니가 수행할 때 열흘동안 굶고도 사악한 생각을 하지 않은 고사를 기념하기 위해서 현장도 대안탑을 세운것이라고 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처음 자은사탑을 세우던 날 큰 기러기 한 마리가 자은사에 떨어져서 어린 승려가 기러기를 잡아 털을 뽑고 구워먹으려 할 때 현장법사의 제자 규기가 이를 보고 어린 중에게 "이는 '안왕인데, 일찍이 부처님의 사자가 되어 스승님을 구해 주었는데 어찌 구워먹을 수 있는가?"라고 꾸짖었고 현장법사가 이를 알고 한없이 슬퍼하며 묻어주고 천축국의 사각형탑을 세웠다고 한다. 그래서 대안탑이라고 하는데 사소한 생명도 소중히 여기라는 말씀이구만(뜀언)
츠언쓰(慈恩寺: 자은사)는 당나라 3대 황제 고종이 모후인 문덕황후를 공양하기 위해 648년 건립한 사찰이다. 자은사라는 이름은 자애심 많은 엄니의 은덕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당시에는 부지면적이 현재(32.314 제굽미터)의 7배에 달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해 볼 만하다. 당나라 말기에 전란으로 소실되어 대안탑만 남았는데 그 후 재건과 복원을 거쳐 오늘날의 규모가 되었다고 한다.
7층으로 세워진 사각탑인 대안탑은 높이 64미터의 대규모로 지어졌다. 이 곳에는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가져온 산스크리트어 불교경전을 보관하기 위해 652년에 건립했다고 한다. 창건 당시에는 인도 양식의 5층탑이었다고 하나 개보수가 이루어져 현재 형태의 7청탑으로 변형되었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연기와 향내를 계속 뱉어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하는 향로가 엄청난 크기에 보는이를 압도하고 그 뒤로는 황금빛 찬란한 대웅보전이 자리잡고 있다.
불상은 물론 실내외 장식 모ㅜ가 금빛이 찬란하다.
이따시만한 목탁도 눈길을 끈다.
화려하고도 황홀하기 짝이 없는 이 불당의 장식과 금불은 과연 부처님이 기꺼워할까 하는 의구심이 안생겼던 것도 아니지만 이 곳을 들여다 보는 나는 넋을 잃고 말았다.
머~~~~ㅇ!
뒤쪽으로 돌아들면 어린 부처가 역시 황금빛으로 모셔져 있다.
이 번에는 대안탑을 둘러볼 차례다.
이 곳은 입장료를 별도로 징수하는데 그 입장료가 만만치 않다.
꼭데기까지 올라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공간은 좁은데 반해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공기도 무척 탁하다.
꼭데기에서 밖을 내다본 모습이다. 바로 아래에 일본식 사찰건물이 보이고 그 너머 우리가 거쳐왔던 분수공원이 보인다.
다른 한 면에서 내려다 본 모습. 시안시의 지속적인 개발 현장이 저멀리에 희미하게 눈에 띤다.
대안탑에서 내려와 들러본 일본식 사찰. 이게 왜 여깄는지는 나도 모름.
박물관처럼 운영되고 있기는하드만...
자은사를 나와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왔던 길을 되짚기 보다는 반대편으로 돌기로 했다. 반대로 돌아도 분수공원이 나오기는 마찬가지니 재방송보다는 생방송이 나았다. 역시 탁월한 선택.
가는 길에 역시 공원이 조서외어 있어 거닐며 노닥거리기에도 좋다.
어른들이 안하는 짓이 없다니깐. 내가 봐도 나이는 똥꼬로 먹었는지 어지간히 철없다. ㅡ,.ㅡ;
저녁을 먹기 위해 들른 숙소 근처의 한 국수집. 무슨 국수가 넙쩍하다. 넙적한 면발을 국수그릇에 담아 각종 야채를 볶아 고명으로 얹었는데 어~~~~! 이거 맛이 예술일쎄? 게다가 값이 감동적이다. 테이블에 놓여있는 생마늘을 까서 국수에 곁들이면 이거 또 아주 예술이다. 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5위엔은 넘고 10위엔은 안되었던 것 같다. 여기서 우리는 맥주도 곁들였다. 아~~~ 그립다 이 맛. 살짝 얼근하고 달근하게 맥주까지 곁들인 우리는
근처 대형마트에 들러 맥주를 더 샀다. 물론 숙소에서 마실거지. 양~~~ 이거 뭐야 보기만해도 행복해지고 입 안에 침이 고인다. 샡ㅇ전 못보던 맥주들도 그냥 쫘아아아악!
그야말로 뭐부터 손에 넣어야 할지 고민하기도 행복스럽다. 가뜨기나 달근하게 마셔 살짝 얼굴이 벌개졌을 내가 이걸 들여다보고 흐믓해 하는 나 자신을 상상해 보면 한편 어이없기도 하다. 맥주도령과 맥주바람도 마찬가지였고.
일단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짐과 맥주를 내려 놓고 샤워부터 했다. 보통 개운한게 아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서 가장 먼저 간 곳은 지하의 바였다. 우리가 처음 이 곳에 방을 배정받아 들어 왔을 때 2층 침대에서 책을 보던 30세 정도의 처자는 그 때까지도 책을 읽고 있었다. 긴 퍼머 머리에 매력은 있지만 약간은 얼굴이 커보이고 드센 인상의 소유자였다. 나는 지하 바로 가기 위해 방을 나서면서 이 처자가 일본인인지 중국인인지 궁금해졌다. 영어로 말을 걸어봤다.
"지금 시간이 공짜맥주 제공하는 시간인데 맥주 마시러 안가요?"
"저 맥주 못마셔요."
"그래요? 그럼 우리끼리 마시고 올게요."
"앗, 잠깐요. 제 쿠폰 드릴테니 한 잔 더 드세요."
고맙다고 인사한 뒤 받아들고 나왔다.
맥주바는 호텔에서도 통로가 있고 외부로부터 통하는 입구도 있어 숙박객과 그냥 술마시러 온 외부인, 서양인과 동양인, 여자와 남자,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지만 게이와 레즈비언이 한데 어울려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아래 사진은 외부로부터 들어가는 입구에 설치된 드럼세트와 여기서 폼잡는 2명의 토용.
외부로부터 통하는 입구
이 카페는 토용을 주테마로 삼았다. 컬러풀한 토용에 뜀도령이 무척이나 눈독을 들인다. 언젠가 카페를 차리게 되면 이 놈부터 사다 놓아야겠다며 쉬지 않고 몇 컷이고 카메라에 담았다. 뜀군! 술집만 차리게 토용은 내가 만들어 주마. 내가 그런거 잘하는거 몰랐겠지?
쿠폰으로 받아 온 맥주를 즐기는 찬바람과 뜀도령.
이 곳 분위기도 좋고 인종도 각양각색이라 재밌고 좋긴 한데 이렇게 음악 시끄러운 곳은 질색이야...
맥주 쿠폰은 1박당 1장씩 제공된다. 우리가 3일밤을 숙박하니 맥주 쿠폰은 각각 3개씩이고 총 9개다. 날짜가 찍혀 있어 그 날 그 날 한 개씩밖에 쓸 수 없다. 같은 방에 묵는 처자가 준 쿠폰은 날짜가 지나서 쓸수 없었다. 괜스리 쪽만 팔렸다. 여기엔 기막힌 상술이 숨어 있다. 그게 만일 가능하다면 한꺼번에 석 잔 마시고 나가면 적당하다 생각하고 공짜만 즐기고 나갈테지만, 그게 아니어서 한 잔만 먹고 나가자면 왠지 알콜량도 부족하고 그냥 나가기 멋쩍어 한 두잔 더먹다 보면 눌러 앉을 수 도 있는게 아닐까. 우리는 한 잔 씩 마신 뒤 나가려다가 커피 쿠폰을 꺼내 들고 바에 가서 내밀었다. 그랬더니 의외의 질문을 했다.
"맥주로 드릴까요, 커피로 드릴까요?"
어허 이것 봐라... 당근 맥주져
우리는 맥주 한 잔씩 더 마시고 에누리 없이 걍 나왔다. 우헤헤...
넘넘넘 셋이 모였으니 그냥 넘어가면 섭섭하지. 공용홀에 모여 사 온 맥주를 꺼내 마시며 이제까지의 여정과 앛ㅍ으로의 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곳에서 기르는 고양이 한마리가 쉬지 않고 테이블 위로 올라와 우리의 먹거리 사이를 어슬렁거렸다. 우리가 가진건 과일과 맥주가 대부분이어서 녀석이 먹을만한건 아무것도 없었다. 직원이 달려와 미안하다며 고양이를 데려갔다. 우리 테이블 옆에는 서양인 남자와 한 여대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둘이 뭐가 그리 좋은지 쉬지 않고 웃음을 날렸다. 발음으로 봐선 한국인인것 같은데 왠 웃음이 그리도 헤픈지 살짝 거부감 든다. 우리가 나누던 대화를 얼핏 들었는지
"어? 한국인이시군요."
하며 반가운체 한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도 이 곳에서 한국 사람들은 그리 많이 만나진 못했다.
"여행가이드 책자 좀 잠깐 복사 좀 하고 돌려 드리면 안될까요? 돌아다니다 잃어버려서요."
반가운 이유가 있었군. ㅡ,.ㅡ;
우리는 그녀에게 책을 빌려준 뒤 일인당 3명씩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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