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8일(화)
침낭을 대여하길 잘했다. 안그랬으면 밤새 떨었을게 틀림없다. 서늘한 아침공기를 맞으며 침낭에서 나와 주변을 둘러 보니 해뜨기 직전이지만 주변은 환한 편이었다. 주변의 바위들은 간밤에 자동차 불빛으로 듬성듬성 보기는 했지만 백사막이 한눈에 들어오는 밝은 아침에 다시 보는 바위들은 무척 신기한 모양새들을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마치 모자를 쓴 두 사람의 모습같다.
사막 한가운데서 일출의 광경을 보는 것도 무척 볼만하다.
바다 한가운데에서의 일출은 본 적이 있지만 사막에서의 일출은 또다른 감흥을 준다.
백사막은 바로 흰 바위들이 만아 그렇게 불리웠던 모양이다. 어떤 과정을 통해 생긴 것인지는 몰라도 자그마한 검은 돌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생긴 것도 무척 다양하고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침식사는 숫불에 데운 모래빵과 잼 그리고 버터 등이었다. 아침 식사 후 여행사 직원과 사장이 떠날 채비를 하는 동안
사람 모양의 바위 앞에서 한 컷
마지막 남은 흑사막과 베두인족 마을을 다시 들러 돌아가기 위해 가던 도중 '치킨바위'라며 사진 찍고 가란다. 한 번 올라가서 폼한번 잡아봤다.
마치 원폭 구름같은 바위도 있고 보통 신기한게 아니다.
이 곳을 지나 검문소를 통과해서 간 곳은
흑사막.
모래가 검은 것은 아니고 사막에 검고 윤이 나는 돌팍이나 작은 돌멩이들이 여기저기 또는 무더기로 깔려 거무튀튀하게 보인다.
흑사막에서 빠져 나온 투어팀은 다시 베두인족 마을로 들어 왔다. 투어가 거의 끝나가고 있는 시점이다.
이 곳 베두인족 마을에서 여행사 직원들은 사막에서 취사했던 그릇을 설거지하고 우리는 대충의 세면과 양치질을 했다. 이 곳을 오아시스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만일 그렇다면 오아시스는 결코 환상의 곳이 아니다. 이끼같은 건더기가 둥둥 떠서 쉼없이 흐르는 물은 결코 깨끗하지 않고 뿌옇다. 어떤 이는 돌아가서 씻는다고... 위쪽 사진의 초록색의 옷을 입은 사람은 여행사의 사장. 아래의 사진은 베두인 마을의 한 귀퉁이.
12시 조금 넘어 다시 사장의 집으로 돌아왔다. 와서 보니 두 팀의 사막여행 지원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안주인이 TV를 켜니 한국 방송이 나와 깜짝 놀랐다. TV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알지도 못하는 드라마를 방영하는 중이었다. 여주인인 전영선씨는 한국음식은 너무 귀해서 많이 그립지만 드라마는 이곳에서도 워낙 인기라 원없이 본단다. 우리는 점심 옵션으로 된장국 백반을 주문해 먹었다. 한국음식에 대한 기대를 잔뜩했는데 된장국은 색깔만 된장국이고 맛은 군대 된장국 같다. 하지만 이 곳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였던것만은 분명한 것같다. 점심을 먹고 오후 3시경 바하레이아 사막을 고속버스 타고 떠났다.
지루한 사막여행끝에 오후 7시경 기자시에 도착했고 그 곳에서 지하철을 탄 우리는 다시 Sun Hotel로 돌아왔다. Felfela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 전에 왔을 때와 달리 안쪽으로 안내되었다. 사막여행을 함께 했던 대학원생들과 대학생들이 이미 와서 밥을 먹고 있었다. 내가 추천하는 말을 듣고 와서 먹어 보고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우리는 이날 결코 만족스럽지 못했다. 우선 맥주를 주문할 수 없었다. 오늘은 이집트 전역에서 술판매가 안된단다. 이유를 물으니 아랍어를 아느냐고 묻더니 모른다고 했더니 그럼 설명이 어렵다는 듯 양손을 들어 보이며 어깨를 들썩었다. 맥주를 포기하고 음식을 주문하는데 쌀밥 주문도 안받아 주고 1인당 요리 1가지씩 반드시 주문해야 한다며 우겼다. 왜 레스토랑 내 다른 구역 담당 웨이터는 안그러는데 이 아저씨만 이러나 몰라. 구역담당 직원이 불친절하고 싸가지도 없었다. 우우리는 우리대로 우겨 요리 세가지에 쌀밥 다섯개 그리고 음료수 등을 시켰다. 남을거 더 주문해서 뭐하리. 당연히 팁도 안주었다. 팀도 아예 스스로 공제하려고 하기에 우리는 서비스가 나쁘니 팁을 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잔돈을 악착같이 받아 왔다. ㅎㅎ 열받은 모양이데. 이 날은 일찍 자고 원없이 잔 뒤 천천히 일어나기로 했다. 맥주 생각이 간절하다.
2008년 1월 9일(수)
여행중 아침 아홉시까지 늘어지게 잔건 내게 있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오늘은 이슬람 지구를 마저 돌고 나서 올드카이로를 돌아볼 참이었지만 어차피 올드카이로까지 돌아 볼 시간은 없을 듯했다. 간밤에 따져 보아도 올드카이로까지 돌아볼 시간은 안될 것으로 보여 포기한 셈이나 다름 없지만 가이드 책자에서 본 올드카이로는 그리 매력적인 방문지로 보였던 탓이기도 했다. 10시에 호텔을 나선 우리는 파운드화가 바닥나 환전소부터 찾아 다녔다. 환전필요가 없을 때는 그렇게도 많이 눈에 띠다가 막상 환전하려니까 환전소가 안보인다. 결국 첫날 환전했던 Bank of Misr 까지 가서 환전하고 술탄 알리 무하마드 사원과 리파이사원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 곳은 사막투어를 떠나기 전날 간신히 찾아 왔다가 문을 닫는 시간이어서 들어가 보지 못한 곳이었다. 우선 리파이 사원부터 들러 보았다. 내가 알기로 전에는 받지 않던 입장료를 지금은 받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원 모두 돈내고 보기 아깝지 않은 아름다운 건축물들이다.
첨탑이 무척 아름답다. 이 사원은 전체 외곽을 한 눈에 볼 수 없는 곳이었다. 바로 옆에 술탄 무하마드 알리 사원이 울타리를 두고 건설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어쨋든 사진을 찍은 것은 모두 부분적인 것들 뿐이다.
이 사원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사원이다. 얼핏보면 건축자재의 재질과 켜켜이 쌓인 모래먼지 때문에 오래되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고 장식은 매우 온전한 모습이다.
곳곳에 칠해진 금칠도 선명하다. 사원 입구에서 올려다 보고 찍은 사진이다.
역시 입구 위쪽 사진이다.
입구를 찍다 보니 예쁘게 생긴 여인네도 함께 찍혔다.
입구 왼쪽의 기둥장식
나도 입구장식에 어지간히 매료되어 있었던가보다.
이게 몇 장짼지 모르겠다.
나무로 만들어진 출입문도 화려하진 않지만 중후한 분위기가 있어 무척 아름답다.
사원으 다른쪽 출입구에서 내려다 보고 찍은 정원 사진. 왠지모르게 정리되지 않은듯 하면서도 정감있는 꾸밈새다.
술탄알리무하마드 사원과 리파이사원 사이로 보이는 블루 모스크. 둥근 돔형 지붕과 찌를 듯 높은 첨탑이 처음 보는거라면 인상적이었겠지만 터키의 술탄아흐메트자미를 엉성하게 흉내낸 모습에 감흥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사원 출입구에 세워진 안내판
사람들은 앉아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누워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있어서는 사원이 영혼의 안식처임과 동시에 육신의 휴식처로 인식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원 내부는 온갖 형형색색의 대리석이 사용되었고 각종 아라베스크충의 문양과 문자로 장식되어 있는데 화려하지만 어집럽지 않고 차가운 자재들이지만 온화한 분위기가 풍겨지는 중용의 미가 가득하다.
대리석에 새겨진 문양들은 섬세하게 파내서 다른 색의 오려낸 대리석 조각을 섬세하게 끼워 넣은 것들로 보인다.
나무문에 새겨진 문양들은 자개형태로 만들었다.
문을 닫고 문을 찍고 싶어지만 하나는 이미 고정되어 있어 불가능했다. 우리가 알고있는 교회나 사원과 달리 무척 편안한 분위기다.
어딜 가나 규모가 큰 회교 사원들은 많은 조명을 육중하게 달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장식처럼 되어 장중한 볼거리가 된다. (작성중)
성전 중앙홀의 한 쪽 귀퉁이에는 문양을 넣은 나무칸막이로 가름하여 공간을 새로 조성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한쪽 벽에 아래의 사진과 같은 대리석 문양이 설치되어 있어 올려다 보며 찍었다. 무척 아름답다.
점입가경이다. 뭐가 이리도 화려하노.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고 어지럽지 않으며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색조가 강렬한 것이 없고 조화가 이루어지는 색상의 대리석들을 쓴 탓일게다. 오른쪽은 대리석으로 만든 관으로 보이는 곳에 경의를 표하기 위함이다.
이게 바로 오른쪽에 보이는 대리석 관(?)
주변을 가까이서 세부적으로 담아 보았지만 흔들려 찍힌게 아쉽다.
별실의 높디높은 천정.
온화한 색상의 대리석 마감재만 보다가 한 쪽 벽을 장식하는 푸른색이 의외로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준다.
한 어둠침침한 방을 들어가 보니 테이블 없이 의자만 있는 컨퍼런스룸 같은 장소가 나온다. 아마도 이 사원의 원로들이 모이는 장소가 아닐까 한자.
이곳이야말로 성인을 모셔둔 곳이 아닐까 싶다. 방 안 한가운데 이 설치물이 있고 그 안으로 역시 관으로 보이는 것이 있고 조명이 은은해 경건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 사진 누가 찌건냐? 난가? 잘찌거떼이!
'배낭여행 > 07-08 이집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집트여행11(카이로→인천) (0) | 2008.02.28 |
---|---|
이집트여행9(기자/샤카라/카이로→바하레이아) (0) | 2008.02.15 |
이집트여행8(카이로) (0) | 2008.02.14 |
이집트여행7(룩소르) (0) | 2008.02.11 |
이집트여행6(아부심벨/아스완) (0) | 2008.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