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3(금)
일년 내내 기다렸다. 이 번에는 부산영화제 기간을 충분히 미리 알고 준비를 시작했다. 막상 티켓 오픈 당일 오전 09:00 오픈 시간에는 장시간의 회의 진행으로 바빠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했다. 오후가 되어서야 접속을 해놓고 보니 망연자실. 가장 보고싶은 영화 표들은 이미 다 동났다. 아 참 웬수들 집에나 붙어있지 영화제는 무슨 얼어죽을 영화제냐. 나는 어떡하라구. 미리 점찍어 둔 영화들은 이미 다 표가 날아갔으니 인기 없는 영화들 중에 고르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정말 보고싶은 호주 영화 운반책(Mule)은 창을 띄워 놓고 취소표가 나오면 얼른 채가려고 수시로 들어가 봤다. 운이 좋았다. 성공~~~! KTX열차표와 숙소 구하는데도 애먹었다. 영화제 티켓과 관계없이 KTX와 숙소는 미리 예약해 두었어야 했다. 어쨌든 작년처럼 이렇게 저렇게 해결은 되었다.
11:00 센텀시티 아시아 단편 경쟁 2(대만 외)
부산역에 도착하고 보니 부산역으로부터 센텀시티까지 가더라도 11:00 영화는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영화를 포기한 김에 부산역 근처에 유명한 밀면집이 있어 방문했다.
면수 맛이 구수하다.
허걱! 가격이... 좋아좋아.
전쟁때 메밀이 비싸 실향민들이 밀가루를 써서 냉면 대용으로 만든 것이 밀면이란다. 면은 소면과 비슷하지만 다대기가 들어간 육수는 냉면과 막국수 중간쯤 되는듯하다. 다대기 때문에 은은하거나 섬세한 맛은 없지만 투박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이 미각을 자극한다. 다시 생각나는 맛이다.
어차피 첫 영화를 날렸으니 시간은 남아돈다. 다음 영화를 보기 위해 해운대로 이동.
휴식공간을 위한 붉은 설치물이 인상적이다.
메가박스 해운대.
예매한 영화 10편 티켓 한꺼번에 받음.
어차피 남는시간 먹는데 투자. 그러잖아도 아점으로 먹은 밀면이 슬슬 꺼져가기 시작한다. 국밥집 지나다 보니 많은 사람들 때문에 호기심 발동. 함 들어가 봤다.
구수한 쇠고기 고기국밥. 값도 저렴해 좋다.
14:00 메가박스 해운대, 오색신검(The Sacred Arrow: 티벳)
이게 왜 중국 영화냐. 티벳 영화지. 어쨌든 완성도에 있어서는 그다지 할 이야기가 많은 영화는 아니다. 다만, 티벳은 내게 있어 호감의 국가인만큼 미리 알았다 해도 봤을 것 같다.
영화 막간에 갈데라곤 해운대 뿐이다.
이 곳을 들러 다음 영화장소인 롯데시네마 센텀시티로 이동.
17: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폭력에 관하여(Concerning Violence: )
쩝. 다큐먼터리를 무척 좋아하는 나지만 이 다큐에 대하여는 논하기가 대략난감이다. 다큐 제작의 취지와 목적 등 첫 멘트를 하는 여교수는 메모지를 들고 읽으며 카메라를 보지 않는다.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무차별 폭력과 그에 관련된 제한된 영상을 모아 억지로 편집한 느낌이 든다. 편협한 자료와 억지편집이라는 인상만 든다.
이 곳에서 멀지 않은 소향시어터로 도보이동.
19:30 더 컷(The Cut: 독일)
그나마 이 영화 하나가 허무한 하루가 될 뻔 했던 이 날의 실망에 위로가 되었다. 여기까지 와서 이제 시작하는 듯한 수준의 영화만 보고 간다면 두고두고 섭섭할 일 아닌가. 독일영화지만 아르메니아인들에 대한 터키의 잔혹한 학살을 주제로 했다. 아나톨리아 지역이었던 것 같은데... 터키의 강제이주와 강제노동 그리고 학살로 인해 뿔뿔이 흩어진 아르메니아인 가족의 처절한 비극을 화면에 담았다.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이 더이상 겪기 어려운 고통과 비극을 보며 가족과 함께 얼굴 맞대고 숨쉬며 사는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자갈치 시장에 들른 시간은 10:30.
한군데 골라 들어갔다. 회가 나오는동안 주전부리용으로 나온 개불과 멍게.
부산의 소주.
회가 맛이 좋으려면 적당한 두께와 폭은 필수조건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칼질을 함에 있어 세포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회를 잘 저미는 것이 개나쥐나 할 수 없는 이유다. 이 집은 훌륭하게도 아예 걸레를 만들어 내놓았다. 먹어본 회 중 최악이었다. 시간이 11:00를 넘기 시작했다. 매운탕을 끓여 달라니 미안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매운탕이 손이 많이 가서..."라며 말끝을 흐린다. 문을 닫아야겠으니 회나 먹었으면 가란 얘기다. 매운탕 안먹으면 먹다 만거 아닌가? 가뜨기나 최악의 회를 먹여 놓고... 회값 4만원에 소주값까지 받을건 또 다 받는다. 영화제 때문에 부산은 매년 한 번씩은 계속 들르게 될 것 같다. 이 집은 두 번 다시 안찾을란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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