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한국을 방문했던 마사유끼가 뒤늦게 보내온 사진들을 죄 다 올려 봤다. 사진을 보니 새삼 반가왔던 그 때 생각이 난다. 마사유끼와 마사요시가 도착한 그날은 마침 우리 부서 회식이 있던 날. 1차를 종료한 뒤 동료들은 일이 있어 모두 가버리고 나는 조교들과 함께 홍대 근방에서의 회식 2차를 하고 있었다. 마침 도착한 마사유끼와 마사요시 그리고 조교들. 지쩍은지 처음엔 서로 말을 못건네더라는...
그들을 위해 원하는 안주를 말하라고 했더니 곧죽어도 매운걸 시킨다. 그들이 주문한 것은 떡볶이안주..
식씩거리면서도 잘먹는다. 맥주는 거부하고 소주를 선호하더라는... 생맥주는 일본에서도 얼마든지 먹지만 한국 소주는 워낙에 비싼 탓인지... 정조교가 찍어준 사진인 듯...
조금 지나니 금방 친해져서는 마사유끼가 새침떼기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던가 보다.
직장 동료라고 소개했더니 마사유끼 왈 "직장 동료들이 다 젊고 너만 왜 삭았냐"고 묻는다. ㅡ,.ㅡ;
"assistant teachers"라고 소개하니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인물 좋은 한국녀들 보니 기분들이 어떠셔? ㅋ!
내 집에서 그들을 위해 내준 방에서 하루를 묵은 뒤 그들은 나와 함께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마침 이 날은 출근 전 중국어학원 수업이 마침 없는 날이라 DMZ관광을 가고싶어 하는 그들을 데리고
롯데호텔 내에 있는 여행사로 데려가 접수를 하도록 돕고난 뒤
나는 출근하고 그들은 투어에 합류했다. 필뜽! 다녀오데뜸다.
저녁때가 되어 퇴근 뒤에 종각 역에서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그들과 다시 합류했다. 아침에 헤어지면서 그들은 보신탕을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음식 호기심이 나만큼이나 많은 마사요시는 '느덜 진짜로 보신탕 먹을 수 있겠느냐'는 나의 질문에 '보신탕 먹어보기 전에는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나. 퇴근전 나는 종각역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어느 집이 유명한지 알아보았다. 데리고 간 곳은 명동에 위치한 한 보신탕집. 나는 보신탕을 안먹는 관계로 삼계탕 시키고 이들은 보신탕을 시켰다. 나는 먹지도 않으면서 먹는법을 친절하게 갤차줬다. 보신탕을 먹다 말고 신기한 음식을 연신 들여다 보더니 내게 양해를 구하고 삼계탕 맛을 봤다. 그러더니 자기네들끼리 서로 마주보더니 자기들도 삼계탕 시킬걸 잘못했다는 말을 했다. 여보셈!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음! 나눠먹잔 소린 더더욱 하지 마셈.
식사 후에는 소화도 시킬겸 청계천으로 데려갔다. 밤의 청계천은 도심 속에서 드물게 보는 아름다운 곳이니 자신 있게 데려 갔다.
다음날은 마침 토요일이라 그들과 함께 다니기로 했다. 아침에 어린 소 사골로 우려낸 곰탕과 김치로 아침식사를 마친 뒤 이들과 함께 집을 나섰다.
교통카드를 구해준 뒤 그네들과 다른 교통시스템을 설명하던 동안 마사유끼가 찍은 사진인가 보다.
이 날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남산 한옥마을. 내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다.
들어가다가 중국인 처자들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어 주다가 마사유끼가 자기의 카메라에도 담은 모양이다. 여기 맘에 드는 아가씨가 있었던건가? 아니 왜 잘해보지 그랬어? ㅋㅋ
이 아저씬(마사유끼) 내 사진만 찍었나? 하긴 내 사진만 골라서 보낸 모양이군.
이 곳에서 전통 결혼식이 오후 두시에 있다고 해서 의향을 물으니 이미 수원에서 봤다고 한다.
한옥마을에 설치된 디딜방아에 신기해하며 찍은 사진.
직접 체험해 보는 마사요시.
자리를 이동해서 이번엔 덕수궁으로 데려갔다.
한옥마을을 나오며 셋이서 포즈를 취했다.
이 번엔 덕수궁으로 갔다. 담날 예정된 창덕궁 방문이 기대되서 그런지 이 곳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갖는 눈치였다.
경복궁을 떠나 내가 좋아하는 열차집에 데려가 막걸리와 녹두전을 사줬다. 보통 좋아하는게 아니다.
뱃속이 그들먹해지자 청와대를 가보고 싶단다. 사실 차다고 다녀본 길이긴 하지만 일부러 구경 와보긴 또 처음이다.
발길을 돌려 향한 곳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시는 개화동집. 어머니가 마사유끼와 마사요시를 초대했다. 쉽게 사람을 초대하지 않고 초대 한번 하면 상당한 호의로 알고 있는 그들은 무척 이 초대를 고마워 했다. 게다가 해외여행 갔다가 현지인으로부터 초대받는 일보다 멋진 일은 없질 않은가. 어머니도 그걸 아시고 그들을 초대한 것이었다.
마당에 널린 크고작은 항아리를 그들은 무척 신기해 했다.
부모님께 인사시킨 뒤 서로의 블로그를 보여주며 잡담.
어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조카가 음식 준비하는 모습을 찰칵! 식구들 모두 지쩍어한다.
할머니댁에 왔다가 일손을 거드는 조카 윤정이. 시집 보내도 되겠군.
진짜 가정식 백반에 잔뜩 호기심을 보인 그들은 배가 터지도록 먹으며 어머니께 어눌한 한국어로 책까지 뒤져가며 "어머니,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겠다" 라고 너스레를 해서는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집으로 돌아가며 마사유끼와 마사요시는 어지간히도 좋았던지 몇 번이고 감사의 치하를 했다. 집으로 돌아오며 재승을 만났다. 시리아에서 함께 했던 재승도 마사요시와 마사유끼를 보고싶어했지만 시간은 이 날 밖에 없다고 해서 잠깐 만나고 다시 내집으로 돌아와 각자 흩어져 잤다.
담날 아침이 되어 찾아간 창덕궁. 하루에 창덕궁 방문허가가 4번 나는데 일본어 안내는 10시였던것 같다. 시간에 맞춰 가서 표를 구입한 뒤 매트의 막춤 흉내를 서로 시키던 때의 사진인 것 같다. 그들은 나를 찍고 나서 챙피하다며 크레이지 코리안하구 안논다며 먼저 총총히 가버렸다. 에이 배신자들 같으니.
그래놓고 카메라를 들이대며 또시키는건 또 뭐고 그렇다고 크레이지 코리안소릴 듣고도 또하는 사람은 또 뭐냐고. 또라이들이 따로 없군. 나만 또라이인건가? ㅡ,.ㅡ;
이 번엔 인사동으로 데려 갔다. 진짜로 매운맛을 보여주기 위해 이강순 실비집의 낚지볶음을 선보였다.
마침 한국의 WBC 준결승전에서 우리 한국팀이 베네주엘라를 박살내던 중이었다. 나는 일본이 틀림없이 우승할거라는 접대성 발언을 했고 그들은 한국도 너무 잘해서 일본의 우승을 보장할 수 없다고 되접대했다. 말이 씨가 된다고 그래서 결국 일본이 우승했나벼 이건 아닌뎅. ㅡ,.ㅡ;
마사요시는 경복궁으로 갔고 마사유끼와 나는 구스타프 클림트전을 보러 예술의전당 미술관으로 갔다. 구스다브 구리무뜨 익스히비션을 가보자고 하는 마사유끼의 말을 이해하는데 무지하게 애먹었다. 그게 뭐게? ㅡ,.ㅡ;
마사유끼는 담날아침 순창과 남원을 들렀다가 부산을거쳐 일본으로 돌아가고 마사요시는 담날 아침 바로 부산을 통해 역시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터ㅣ널까지 따라가 그들의 교통편을 확인해 준 뒤(고속터미널로 가야 하는데 남부터미널로 가서 약간의 시간을 허비했다)
저녁 때 다시 모여 그들이 원하는대로 삼겹살을 먹기 위해 떡삼시대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이 집 삼겹살과 모둠메뉴는 내가 먹어 봐도 다른 집도다 낫고 그들도 무척 좋아했다.
집으로 돌아와 그들과 마지막 음주를 했다. 술을 잘 먹지 않는 그들도 이 날은 적잖이 마셨다. 담날 그들과 작별인사를 한 뒤 나는 출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고 그들은 한글로 고맙다는 짤막한 인사의 쪽지를 남기고 떠났다. 그러잖아도 돌아가자 마자 빨리 도쿄로 놀러 오라고 성화다. 그러잖아도 보고싶은데 사진을 보내 오니 새삼 그리워지는군. 이 번 여름 네팔 다녀온 뒤 일본에도 함 들러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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