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4(일) 계속
이 곳이 옛 서천역 터다. 젊은 시절의 할아버지가 역장으로 근무하시던 곳이다. 역사는 그대로 남아 수도사업소로 탈바꿈했다. 위치는 그자리 맞지만 목조 건물은 오래 전에 사라지고 2층짜리 콘크리트 건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역사 위치를 근거로 어린시절의 아버지가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관사 자리였던 곳으로 지목한 곳에는 중장비가 들어서 흔적 조차도 없다.
역사 뒤로 넘어가니 이 곳도 공사가 한창이다. 가동을 멈춘 휴일이라 고요하다.
옛 향기가 남아 있지 않은 이 곳에서 아버지는 어떤 느낌으로 이 곳을 둘러 보셨을까. 아버지의 표정에선 왠지 모를 쓸쓸함과 허무함이 읽혀진다. 어머닌 그게 안쓰러운듯.
얼기설기 대충 올린 슬렛 건물이 아직도 남아 있음이 왠지 모를 옛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아버지의 옛 집을 등지고 들른 수산시장.
살아 움직이는 냄새가 가득하다.
이걸 박대라 부른다던가. 손님 박대하고 싶으면 이걸 내놓으면 눈치를 채는가. 아님 말구.
여기 저기서 팔팔 뛴다.
살아있는 생명체의 아름다움과 풍성함이 느껴진다. 앗. 한 놈이 누웠다. 배째라는군.
얘는 왜 울상이냐. 진상이다.
탐스러운 조개.
장을 본 우리 가족은 서울을 향해 떠난다. 한동안 밀리지도 않고 신나게 달린다.
가다 보니 간간히 밀리긴 하지만 서둘러 떠난 덕에 크게 밀리는 곳은 별로 없어 귀경길이 수월했다.
아버지의 이번 추억 더듬이 여행에서는 어떤 감흥을 얻으셨을까. 나야 풍성한 가을걷이의 아름다움을 보고 왔으니 좋고도 좋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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