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9 우즈베키스탄

한여름의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3(사막/히바/부하라)

코렐리 2019. 9. 17. 08:44

2019.7.31.(수)

 

이집트에서 사막의 밤은 끔찍하게 추웠다. 모로코의 사막도 밤엔 추웠다. 이 곳도 밤엔 추울거라 생각했다. 돌대가리야 그 땐 그 나라의 겨울이었고 이 곳은 여름이다. 추울 줄 알고 갔다가 천막 안이 덥고 답답해 뒈지는 줄 알았다. 아침에 자동으로 눈이 떠진 이유다. 사막의 추위는 무슨 얼어죽을... 씻고 떠날 준비는 마쳤다. 아침에 일어나 조식이 준비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있었다. 산책하다 보니 더운 바람이 두통 위에 걸쳐놓은 모자가 훌렁 벗겨져 모래바닥 위에 툭 떨어졌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이질적인 물건이 떨어지고 보니 잠깐이지만 적지 않은 생각들이 스쳐갔다. 사막에겐 필요없는 모자가 덩그라니...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내가 이런걸 쫓으며 포기하는건 아닌지... 참내... 니가 무슨 철학자냐. 웃기지도 않는다.;;;

 

날이 밝은지 오래지만 게을러 터진 태양은 이제서야 고개를 내민다.

 

떠나기 전 영봉군과의 기념촬영.

 

사장 아줌니가 먼저 와서 사진을 함께 찍자고 한다. 어... 엄니. 어깨에 손 대면 이거 성추행 아임꺼... ㅋ ㅡ,.ㅡ;

 

다시 돌아온 히바 시내. 도착시간은 10:30. 사막투어 차량운행자에게 팀 20달러 건냈다. 적지 않은 금액인지 무척 만족해 한다. 어차피 다음 도시로 이동할 기차시간은 널럴하게 남았다.

 

다시 이찬칼라 단지로 들어와 아직 들러보지 않았던 곳들을 둘러봤다. 도스트 알람 메드라사. 메드라사란 이슬람의 신학대학 같은 곳으로 학문을 연마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 곳엔 아무것도 없고

 

 

나무기둥 제작에 여념없는 작업팀 두 사람 뿐. 건물 그 자체 외엔 볼건 없다.

 

 

 

 

골목을 더 누벼봤다.

 

 

 

기차역으로 가기 전 12:00 쯤 이찬칼라단지 근처 버스 정거장 가까운 야외식당에서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이 곳의 샐러드는 소박하고 투박하면서도 단순하지만 단순하지만 맛있다.

 

샤슬릭은 다진 고기를 꼬챙이에 끼워 구운 음식을 말한다. ㅗ기를 뭉텅뭉텅 잘라 구운 샤슬릭을 먹고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런건 없었다. 젠장 알고보니 중동지역과 마찬가지로 이 곳도 고깃덩이 꼬치구이는 케밥으로 불렸다. ㅡ,.ㅡ;

 

14:28분 부하라(Bukhra)행 열차에 올라탔다.

 

방을 찾는 영봉군.

 

열차 안은 공간이 좁아 공기가 쉬이 답답해진다. 갈 길이 무척 멀다. 열차 식당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했다.

맥주 20,000숨

음료수 10,000숨

안주 4,000숨

물 4,000숨

 

부하라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밤인 22:30 경이었다. 기차에서 내리며 놀랐다. 열차가 플랫폼에 승객들을 내려주는게 아니라 철로에 내려준다. 상상초원 무개념이다.

 

일단 택시를 타고 부하라 시내로 들어갔다(20,000숨) 늦은 시간이어서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다. 쓸만한 호텔을 찾느라고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그닥 썩 마음에 드는 곳은 보이지 않았다. 그 중 고른 한 곳. 체크인을 한 시간은 밤 11시가 넘어서였다. 50달러를 지불했다.

 

가정집 같은 곳이었지만 창도 별로 없고 무척 답답한 느낌이 든다. 왜 집을 이렇게 지었을까. 우리에게 내 준 방에도 창은 없었다. 8시간이 넘는 장거리 여행에 지쳐 도착하자마자 씻고 잠자기 바빴으니 별 의미는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침이 되고 낮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