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18 대만

대만 무위도식 1

코렐리 2018. 4. 30. 14:06

2018.2.15.(목)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말이 있지만 완벽한 무위도식은 누구나 한 번 쯤은 해보고 싶은 일탈이 아닐까 생각된다. 잠자는 일과 먹는 일을 제외하고 사실 완벽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쓸 데 없이 인터넷이나 들척 거리다가 쓸데 없이 걸어나가 가게방에 들어갔다가 아무것도 안사고 나오거나 돌멩이라도 걷어차는 행위 조차도 없다면 무위도식이 아닌 식물인간 상태나 다름없다. 글 시작부터 거창한 개똥철학이 스멀스멀... 이건 아니다. 어쨌든 연휴가 되니 그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무위도식 좀 해보고 싶었다. 행선지는 볼 것도 별로 없는 곳이어야 하고 먹을거만 푸짐하고 맛있는(다녀와서 느낀거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던...) 곳이면 된다. 이러한 컨셉으로 갔던 곳이몇 년 전 칭다오였다. 이 번엔 대만이다. 2월 15일 22:35 인천발 중화항공 비행기다. 굳이 연휴 전날 떠나도 될 여행을 연휴 당일, 그것도 밤에 떠나는 것은 내 여행 지침과는 전혀 다른 행위이지만 항공권 에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416,000원이면 그닥 싸지는 않지만 연휴임을 감안하면 비싼 값도 아니었다. 어쨌든 떠난다. 타이베이로 출발~


기내식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기내식을 먹는 것은 여행에서 느끼는 큰 재미 중 하나다. 댑주분은 맛있다. 가장 맛없는 기내식은 네덜란드항공. 중화항공은 처음 타보지만 그에 비하면 비교적 맛있는 편.


타이베이 도착시간은 익일 00:25. 대중교통으로 시내 나갈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 근처로 예약해 둔 호텔로 갔다.




2017.2.16.(금)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가봤다. 뭐 하나 맛깔스러워 보이는 음식은 없다. 그래도 하루를 시작하는 마당이니 양은 푸짐하게. 1차.


2차


지하철로 이동하기 위해 공항으로 다시 돌아가


교통카드 구입.


공항철도를 타고 가는 코스에는 우리네와 모양새가 다른 산이 내다 보인다.


고층빌딩도 보이고... 시내로 이동하면서 보이는 도시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건물들이 굉장히 오래되어낡았다는 점이 눈에 띤다.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내려


MRT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이동하던 중 판촉활동인지 사자춤을 추는 젊은이들을 발견했지만 내가 카메라를 들이댔을땐 끝났다. 쩝.



어쨌든 전철 MRT선으로 갈아타고



진탄역에서 내렸다.


바로 길건너편에서 전화하면 게스트하우스인 펀 타이페이 호스텔에서 직원이 나와 안내한다나. 전화했더니 바로 같은 건물에서 직원이 나왔다.


체크인을 했다. 짐 대충 풀어놓고 밖으로 나갔다.


생각해 보니 양말을 덜챙겼다. 편의점 들어가 양말부터 두 켤레 사고.


숙소 주변은 스린야시장. 그래서인지 유원지에서나 볼 수 있는 시설들이 눈에 띤다. 슬슬 걸어봤다.



도심 복판에 이게웬 돼지우리냄새냐 싶어 근원을 찾아봤다. 멀리 갈 필요도 없었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돼지우리가 있는 줄 알았다. 취두부를 튀기는 냄새였다. 호기심 발동.


점심을 겸한 군것질을 하기 위해 일단 들어가 앉았다. 테이블과 의자는 편의점 앞에 설치했다 치우곤 하는 빨간 플라스틱 제품이었다. 성의 대따 없군. 취두부는 당근 먹어봐야겠고, 이 식당 안에서 남들이 먹는 전 같이 생긴것도 물어봐서 하나 시키고, 생선조미덮밥도 하나 시켰다. 



취두부와 조미건어덮밥은 왠지 퍽퍽한데다 맛이 너무 강해 그닥이다. 소스가 안으로 스밀 수 있도록 바삭하게 튀긴 취두부 윗부분을 쳐서 흠집을 낸 뒤 달작지근한 소스를 흘려넣고 그 위에 샹차이(고수)까지 뿌혔다. 바삭한 표면을 씹어 물먄 그 안에 부드럽게 삭힌 두부와 소스의 맛이 혀를 즐겁게 한다. 거기에 가미된 고수의 향은 완전 죽음이었다. 매우 맛있다. 이후로도 종종 생각날 정도다. 


부침개 같이 생긴 이 음식은 굴을 주재로로 썼고 계란과 실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가미해 부쳤다. 굴의 향과 계란의 풍부함이 더해지고 실체를 알 수 없는 기 무언가가 가미되어 약간의 쫄깃함을 선사한다. 이것도 무척 맛있다.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한 쪽에서 굴전(?)을 부치고, 또 한 쪽에서 취두부를 튀긴다. 맛있지만 냄새는 고약하기 짝이 없다.


숙소 주방시설.


휴게실



습관대로 일정 중 가장 먼 곳 부터 다녀 오기로 했다. 목적지는 지우펀.


가이드북에서 본 대로 지우펀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시외버스 정거장으로 갔는데... 에이 젠장.



찾아가서 왠지 헤맬 것 같아 기차역으로 갔다.




루이팡 역에서 하차.


825번 버스로 갈아탄다. 널럴해서 좋다.



지우펀에서 하차.


구경 시작. 이 곳엔 많은 사람들이 해질 무렵에 온다. 해진 뒤가 진짜라나...






























시장기 해결. 종이 그릇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음식은 비주얼도 크게 한 몫 하는법인데 그 면에서 배신한다. 사람이 많은걸 보고 들어왔지만 맛은 그냥저쟝 먹을만 하다. 감동적이진 않고.


관광객이 바글바글하다.



이 곳이 가낭 유명한 곳인데, 이 곳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영감님이 센과치히로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목용탕 외관하고 족큼 비스므리는 하다.





기념 촬영 한 컷.





발코니 난간에서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음식점에서 맥주 한 잔 했다 대만 맥주는 한국 맥주보다 더 맛이 없다.




기차역. 타이베이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잠깐 쉰 뒤 저녁 식사를 위해 다시 나왔다.


숙소 주변이 거대 야시장터인데 지역의 잇점을 살릴 필요가 있었다. 이 곳에 숙소를 예약한 이유이기도 했다. 







어휴. 이런걸 팔다니. 한국 같으면 판매불가다. 우리보다 상당히 개방적인 것 같다.




지하에도 무언가 있어 함 들어가 봤다.




한군데 골라 앉았다.




숙주나물 볶음과 돼지고기 볶음에. 육질좋은 돼지고기에 야채를 넣고 볶아 굴소스를 뿌려 달작지근하게 요리했다. 숙주는 빈약한 맛이 될 수도 있지만 버터를 녹여 볶음으로써 아삭한 식감에 풍부한 맛까지 가미했다. 주인장이 센스있는 양반이었다. 


맥주 한 병. 여기에 밥 한공기 주문했다. 늦은 저녁 기분좋게 먹고 일찍 들어가 기분 좋게 잤다.


2018.5.17.(토)

숙소에서의 아침식사. 차, 식빵, 잼은 숙소 주방에 항상 비치되어 있어 간단하게 아침식사 또는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숙소에서 책보다, 자다 침대에서 뒹굴다가 점식 먹으러 나왔다. 전 날 갔던 그 집으로.


전 날 먹었던 돼자고기는 쇠고기로 바꿔 보았고, 양배추 볶음을 추가했다. 역시 버터에 볶았다.


이 곳에서 수시로 마셨던 우롱차.


심심해서 기념품 가게 밀집지역으로 가봤다. 10개 사면 하나 덤이란다. 근데 왜 찍찍 반말이신지...



일본의 식민지를 겪은 우리는 일본이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대만은 일본의 지배를 받은 바 있지만 이들은 의외로 호감을 갖고 있어 적지 않은 친일적 문화가 거부감 없이 존재한다.


저녁에는 야시장터에서 가장 먹음직해 보이는 것들을 최소 단위로 맛을 보며 저녁식사를 대체하기로 했다. 막상 해보니 이게 보통 재미가 있는게 아니었다.






1번으로 선택한 길거리 음식.


찐 뒤에 굽는 만두.


만두소는 맛있지만 만두피가 두터운데다 보통 질긴게 아니다. 만두피와 만두소는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철저히 배신했다. 이건 NG.


두 번째는 수제 햄.


최소 단위로 샀다. 생마늘을 함께 준다. 맛은 수준급이다. 단단한 육질의 햄은 살짝 달작지근하고 함께 주는 생마늘 쪼가리를 함께 입한에 넣어 씹으면 나무랄 데 없는 맛이다. 





세번째 선택.


쭈꾸미를 다코야키처럼 구워냈다.


양배추도 함께 요리한다.


가쓰오룹시와 소스를 뿌려준다. 쫀득한 쭈꾸미에 고소한 양배추, 그리고 부어서 익힘으로써 결합시킨 반죽. 달직지근한 소스와 가쓰오부시의 행이 합해져 맛이 아주 좋다. 식감은 문어만 못하지만 어쨌든 맛있다.


세 번째 선택.


닭고기를 얇게 저며 양념한 뒤 역시 양념한 파를 감싸 돌돌 만 뒤 직화에 구웠다.


양념 맛은 아주 좋고 파가 씹히는 식감도 무척 좋은데 닭고기의 특성상 육질이 뻣뻣하고 파와 고기가 따로 씹힌다. 이건 베이컨으로 했으면 훨씬 봏은 맛을 냈을게 틀립없다. 파 따로 맛있고, 닭고기 따로 맛있지만 둘의 조합은 최악이다.



먹거리 골목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큰 사당이 눈에 띤다. 대박이다 소화도 시킬 겸 이런곳은 반드시 둘러봐야 한다. 



내부와 외부가 모두 화려하다.









배가 어느정도 차고 나니 맥주 한 잔 거나하게 하고 싶어졌다. 아무리 돌아봐도 쓸만한 맥주집 하나 보이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이렇게까지 눈에 띠질 않다니. 분식점 분위기의 스테이크 하우스 하나 간신히 찾아냈다. 이 곳에서 맥주 한 잔 하려주 메뉴판을 보니 타이완 비어 뿐이다. ㅠㅠ



군것질로 뱃속이 그들먹하니 이 곳에서 안주 없이 천천히 두 잔을 마시고 나왔다.





마지막 간식거리. 생선경단을 튀긴 것으로 보이는 이 길거리 음식도 맛이 있다. 다섯개를 꼬치에 꿰어 그 위에 뭔가 가루를 뿌려 주는데 독특하면서도 약간 매운맛이 가비되었다. 맥주와 함께 먹었으면 최상이었을 것 같다. 무위도식의 완벽한 하루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