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레코드샵 두 번째 순례기 4(나카노,이케부쿠로,신주쿠)
2014.12.30(화)
새로 가 보는 곳에서도, 전에 가 본 곳 중 좋았던 곳을 다시 가도 재즈음반은 그닥 많이 나오지 않았다. 총알과 수납공간은 이제 마구 사도 좋을만큼 여유가 있지 않았다. 이 날은 전혀 다른 지역, 가보지 않은 샵들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숙소 가까운 오쿠보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이 번에는 나카노로 가 보았다. 나카노에서 내려 나갈 방향을 놓고 설왕설래 하다가 나온 곳에는 재래시장이 있었다. 나만큼이나 바람소리군도 재래시장을 좋아하니 시간도 남겠다 일단 들어가 봤다.
일본의 식료품 가게는 어딜 가봐도 재미가 있다. 일본 뿐 아니라 어딜 가도 재미가 있는 곳이 시장이고 식료품 가게다.
우리와는 다른 조리법으로 같은 재료를 놓고도 전혀 다른 음식문화를 만들어 내는 이 현장이 흥미진진하지 않다면 내가 아니다.
시장길의 좌측이나 우측으로 빠지는 길들은 먹자거리들이 형성되어 있었다. 미로 거닐기를 즐기는 바람소리군. 일본인들은 여간해서 패딩점퍼를 잘 입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렇게 밝은 원색의 옷은 입지 않는다. 이 곳은 아침이라 한적하지만 많은 사람들 틈에서도 이산가족 될 걱정이 안되는 것은 이 노랑 패딩 점퍼만 찾으면 되기 때문. 단연 눈에 띤다. ㅋㅋ
이른 아침이라 문연 곳은 없지만 거리 분위기가 재미있다.
개눈에는 역시 똥만 보인다. 음반의 바다를 종횡무진하면서도 음악에 굶주린 우리들에게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 뮤직바. 아침부터 문열 일 만무하니 통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뱃속에서 민생고 시계가 울려오기 시작했다.
시장 안에 있던 라멘집으로 발길을 다시 돌려
튀김을 얹은 라멘에 유부초밥으로 아점 해결. 오우 맛있어.
Rare라는 레코드점은 우리가 가전 정보로는 3군데에 있었고 지역도 나카노, 코엔지, 키치조지 등 비교적 지역적으로도 밀집되어 있었다. 디스크유니온과 달리 Rare는 비교적 간판이 눈에 잘 띠지 않는 편이었다.
16th visiting: Rare 나카노점
레퍼토리: ★★★
가 격: ★★★★
※ 평가 내용은 본인의 선호도에 입각한 사견임을 밝혀 둠. 연말 세일에 따른 음반 소진과 샵마스터의 레퍼토리 보충에 따른 시기별 차이로도 달라질 수 있으며, 따라서 평가내용은 이미 전년도에 다녀온 샵에 대하여도 달라질수 있음.
엘피가 있는 2층으로 가보았지만 크게 눈에 띠는 음반은 보이지 않았다.
리 모건, Introducing Lee Morgan 일본 CBS-소니반(원반 사보이)
그 중 하나 건진 리 보건의 데뷔음반. 데뷔초부터 멤버들이 화려하기 짝이 없는 헹크 모블리 5중주단과 협연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본다더니 시작부터 화려하게 등장한 그다. 젊은 날의 앳된 리 모건의 오래된 사진도 무척 인상적이다. 수록된 음악은 신선함과 화려한 기교로 가득하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디스크유니온 나카노점. 어딜가나 디스크유니온은 같은 로고를 크게 표시해 두는 통에 근처만 가면 찾기가 수월하다.
17th visiting: 디스크유니온 나카노점
레퍼토리: ★★★★
가 격: ★★★★★
※ 평가 내용은 본인의 선호도에 입각한 사견임을 밝혀 둠. 연말 세일에 따른 음반 소진과 샵마스터의 레퍼토리 보충에 따른 시기별 차이로도 달라질 수 있으며, 따라서 평가내용은 이미 전년도에 다녀온 샵에 대하여도 달라질수 있음.
이 곳에서도 음반을 몇 장 집어 왔는데 뭘 집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영수증엔 온통 일본어로 되어 있어 봐도 모르겠다. ㅡ,.ㅡ; 이 곳 나카노에서 마지막으로 들를 플라워 레코드를 찾아갔다. 위치는 제대로 찾은 것 같은데 그 위치는 아까 들렀던 먹자골목이었다. 도저히 판가게가 있을 것 같은 거리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냥 가려 했더니 그새 바람소리군이 행인에게 묻는 동안 보일동 말동 자그마한 레코드가게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18th visiting: 플라워레코드(나카노) --- 폐점
샵이 있는 2층으로 막 올라가려 하는데 바람소리군이 레코드점을 물었던 아저씨가 이 곳을 아는지 아마 문을 닫었을거란 이야기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닫혔넹?
바로 근처에는 블루스와 재즈 음악을 틀어주는 뮤직바가 눈에 들어왔다. 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숙소에서 좀 떨어진 곳이다.
우리는 레코드샵 "Rare"의 나머지 두 군데를 들를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코엔지점까지 가보고 가능성이 보이면 키치조지점까지 가기로 했다. 우리는 한 정거장 거리인 코엔지역까지 걸어서 갔다.
19th visiting: Rare 코엔지점
레퍼토리: ★★
가 격: ★★★★
※ 평가 내용은 본인의 선호도에 입각한 사견임을 밝혀 둠. 연말 세일에 따른 음반 소진과 샵마스터의 레퍼토리 보충에 따른 시기별 차이로도 달라질 수 있으며, 따라서 평가내용은 이미 전년도에 다녀온 샵에 대하여도 달라질수 있음.
이 곳을 찾아 냈지만 바람소리군은 곁에 없었다. 내가 가는 방향이 아닌 것 같다며 다른 방향으로 가 알아본다고 간 그가 돌아오니 않자 나는 그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바람소리군을 찾아 한참 돌아다니다 혹시나 해서 돌아와 보니 여기서 음반을 고르고 있더라는... 대략 어이없음. ㅡ,.ㅡ; 이곳에서는 락과 재즈 모두 뒤져 보았지만 글쎄요... 우리가 원하는 음반들은 그닥 나와주지 않았다. 걍 나왔다.
우리는 "Rare" 키치조지점을 포기하기로 했다. 두 군데 들러보고 나머지 한군데를 유추한 결과로 낸 결정이지만 실수였을른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에는 다시 전철을 타고 이케부쿠로로 이동했다. 바람소리군이 출출한지 빵 한조각씩 먹고 이동하잔다. 빵집을 들러봤다. 내가 고른 빵. 부드러운 빵을 좋아하는 성향은 일본이나 우리나 같다. 빵맛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곳에는 지금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소라빵도 아직까지 팔리고 있었다. 구르모빵 되것씸돠.
디스크유니온의 장점 중 하나는 대부분 전철역 근방에 있어 찾기가 수월하다는 점이다. 디스크유니온 이케부쿠로점은 빵집 바로 옆건물 4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20th visiting: 디스크유니온 이케부쿠로점
레퍼토리: ★★★★★
가 격: ★★★★★
※ 평가 내용은 본인의 선호도에 입각한 사견임을 밝혀 둠. 연말 세일에 따른 음반 소진과 샵마스터의 레퍼토리 보충에 따른 시기별 차이로도 달라질 수 있으며, 따라서 평가내용은 이미 전년도에 다녀온 샵에 대하여도 달라질수 있음.
이 곳에는 대단한 레퍼토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비틀스의 음반만 봐도 혀가 내둘려진다. 아래 비틀스 데뷔음반은 첫번째 프레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표기된 값이 어마어마하다. 이들의 정규음반 중 나도 영국 초반 또는 초창기 모노반 6장을 갖고 있지만 이 데뷔 음반은 그리 흔하지 않아 계몽사 라이센스 한장만을 쥐고 있을 뿐이다. 비틀스 1집은 옐로 팔로폰 레이블(아래 사진)이 출시되기 전 이미 골드 레이블로 두 번이나 출시된 바 있다. 매트릭스 넘버 확인은 안해봤지만 이건 아무리 빨라야 세번째 이후 프레스다. 그런데 값이 469,000엔이라? 젠장 이 음반은 일단 초창기반은 포기다.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운 음반이다. 침만 겔겔... ㅡ,.ㅡ;
아래의 음반도 걍 침만 흘릴 뿐이지만 이 음반은 내 사견으로는 맹목적인 비틀스 컬렉터들의 표적반으로 보여진다. "버처스샷"으로 불려지는 이 음반재킷은 고깃덩어리와 팔다리가 떨어진 아기인형의 조합으로 섬찟한 이미지를 품고 있어 출시 당시 미국에서 난리가 났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허겁지겁 이 음반을 회수해 간 캐피톨사는 재킷 제작비를 절약하기 위해 그랬는지 자원 재활용 정신이 투철했는지 이 위에 다른 이미지의 사진을 덧씌워 붙여 다시 내놓았지만 이게 알려지면서 음반을 사다 물을 뿌려 겉사진을 떼어내는 열풍(?)까지 생겼다. 아래의 음반 재킷도 표면이 매끄럽지 못하고 약간의 얼룩과 사진 입자가 일부 떨어져 나간 것을 보면 그 때 표면 사진을 벗겨낸 때문인 듯 하다. 어떤 놈인지 몰라도 사진 입자가 벗겨지지 않게 홀라당 잘 벗겨낸 걸 보면 드럽게 섬세한(?) 놈인가 보다. 어쨌든 이 음반은 그 때문에 다시 회수되는 수모까지 겪었는데 이 음반은 비틀스 컬렉터들에게는 꿈의 음반 중 하나임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난 모른다.) 표면사진을 벗겨낸 재킷의 음반 값이 이정도인데 덫씌운 표면 사진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속사진이 있음을 알수 있게 아주 조금만 들어낸 음반이 시장에 나온다면 값이 얼마나 될까. 존장 궁금하다.
이 곳에서 구입한 음반들 올려 보았다. 이 곳을 오지 않았으면 두고 두고 후회할 뻔했다. 이 곳에서 가뭄의 단비같은 재즈음반들 적잖게 집었다.
비틀스, Magical Mistery Tour, 일본 레드왁스.
이 음반은 이미 미국 캐피톨반과 계몽사 라이센스반을 갖고 있지만 레드왁스의 유혹은 뿌리치기쉽지 않다. 오비아이까지 달려 있어 좋다.
테드 존스, 메그니피슨트 테드 존스, 미국 유나이티드 아티스트반.
쓰리 사운즈, 일본 도시바 EMI반.
쓰리 사운즈 vol.2, 일본 도시바 EMI.
미국 본토에는 없고 일본에서만 출시된 음반.
지미 스미스, 크레이지 베이비, 미국 블루노트 63rd반.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값이 하도 싸게 매겨져서 실수로 잘 못 매겨진 값인가 했다. 상태가 심히 안좋아서 매겨진 값이란다. 반질 형편없다. 하지만 블루노트 초반들은 골이 깊어 지저분한 반질에도 잡소리가 거의 나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래도 좋다며 가져와서 집에서 틀어보니 판이 출렁출렁 춤을 춘다. 활달하기는 젠장... ㅡ,.ㅡ; 그래도 싼값이니 불만없음.
헹크 모블리, Roll Call, 미국 리버티반.
호레이스 실버 세레나데, 미국 리버티반.
리 모건, 지골로, 미국 리버티반.
21th visiting: 디스크유니온 신주쿠 재즈관(재방문-3일전 방문시와 다름)
레퍼토리: ★★★★★
가 격: ★★★★
※ 평가 내용은 본인의 선호도에 입각한 사견임을 밝혀 둠. 연말 세일에 따른 음반 소진과 샵마스터의 레퍼토리 보충에 따른 시기별 차이로도 달라질 수 있으며, 따라서 평가내용은 이미 전년도에 다녀온 샵에 대하여도 달라질수 있음.
1년전에 왔다가 엄청나게 많은 음반을 집어갔던 곳이다. 값도 좋은데다 연말세일의 혜택을 톡톡히 보았었다. 하지만 이 번 첫 날 와봤다가 실망을 금치 못했던 곳이기도 하다. 남들이 다 가져가고 없었던건가? 혹시 물건을 보충하지 않았을까 싶어 미련이 남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들러 봐았다. 역시 들러 보길 잘했다. 물건이 보충되어 있어 이 곳에서도 적지 않게 집었다. 그러나 새로 입고된 물건들은 같은 중고임에도 새로 입고되는 놈들이라 세일의 혜택에서는 빗겨나갔다. 그래도 나와주는게 어디냐며 열심히 집어댔다. 저녁이 되자 의견이 엊갈렸다. 나는 오모이데 요코초의 꼬질꼬질한 이자카야, 바람소리군은 나카노에서 봐 둔 블루스 재즈바. 바람소리군은 오모이데 요코초를 안주인과 함께 들렀지만 난 아직이었다. 내 고집이 바람고집을 이기고 결국 오모이데 요코초로 갔다.
그 중 특히 안주가 맛있어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자리확보가 유독 쉽지 않은 집이 있다. 이상하게도 종업원들인지 가족인지 몰라도 한 번도 주방 겸 카운터에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젊은 종업원 녀석이 우리가 가 주길 원하는 눈치였다. 처음엔 기분 상해 나왔지만 나와서 잠깐 생각해 봤다. 우익분자일수도 있고 한국인 관광객이 이미 진상을 떨고 간 뒤일 수도 있다. 나는 외국인들에게 공정하게 대했는지 돌이켜진다. 덕분에 공부 아닌 공부 했다. 그래 고맙다. 나 자신을 돌이켜 보게 해줘서. 기분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을란다.
우리는 자리를 옮겨 숙소 근처의 동네 이자카야에서 술 한잔 더했다. 그 곳의 주인은 안주도 맛있게 만들고 어찌나 싹싹하던지...